전쟁미시사

지음 이규철, 김한신, 김정운, 김경태, 엄기석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4년 11월 29일 | ISBN 9791167375032

사양 변형판 152x223 · 248쪽 | 가격 22,000원

분야 종교/역사

책소개

국난을 이겨낸 ‘구국의 영웅들’에 가려진
조선 시대 전쟁을 이겨낸 백성들의 삶을 조명하다

오랜 시간 민간에서 소장해온 일기와 편지 등의 사료를 발굴‧번역해온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융합본부가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를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하는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25권 『전쟁미시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철학, 사학, 문학 등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꾸린 공동연구팀이 조선 시대의 전쟁을 기록한 『임진일록』 『계암일록』 『운천호종일기』 『계암일록』 『매원일기』 등의 사료를 다방면으로 분석하여,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병자호란 등 나라의 존망을 위협한 거대한 전쟁 에 휘말린 민중들의 삶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러한 조선 시대의 굵직한 전쟁들은 이미 교과서나 영화, 소설 등의 각색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쟁에 관한 일반적인 서술은 예를 들어 ‘임진왜란 3대첩’이라 불리는 진주성대첩‧행주대첩‧한산도대첩을 설명하고 그 전투를 이끈 구국의 영웅들(김신, 권율, 이순신 등)을 숭앙하는 방식이다. 그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나라가 위험했겠지만, 그들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희생당한 병사, 그리고 전쟁기의 삶을 이겨낸 백성들이다. 『전쟁미시사』는 전쟁으로 혼란해진 조선에서 어떤 사회적‧제도적 변화가 일어났고 그에 백성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전쟁은 어떻게 백성들의 삶을 바꾸었는가
-전쟁으로 인한 조세 부담과 혼인‧가족 관계의 변화

전쟁을 치르기 위한 기본이자 필수 요소는 바로 군량과 군수품이다. 조선 역시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규 세목 이외에 추가적인 비정규 세목을 만들어 세수를 늘렸다. 조선 시대의 크나큰 전쟁들이 국토를 황폐화하고 대규모 인명 피해까지 남긴 것을 고려하면, 백성들은 이중의 부담을 짊어졌던 셈이다. 게다가 전쟁 후 복구 비용, 그리고 전쟁 후에 증가한 외교 비용 역시 별도의 세목으로 추가 징수하여 충당하였고 이러한 추가 징수는 수십 년이나 이어졌다. 이처럼 전쟁은 백성들을 궁핍하게 만들었고 사회에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이러한 불안은 이른 혼인으로 이어졌다. 특히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는 재상의 딸을 데려가 혼인을 시키고 조선의 처녀를 청나라에 시녀로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조선 사회에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한양은 물론 각 지역의 사대부부터 서민들까지 청나라에 딸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혼인을 서둘렀다. 게다가 전쟁으로 생활이 불안정해지자 서로의 삶을 지탱해줄 가족을 우선하는 가치관이 널리 퍼졌으며, 그 결과 혼인 연령은 계속해서 낮아졌고 혼인 절차도 점점 간소화되었다. 이는 이후의 혼례 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남길 정도의 커다란 변화였다.

 
백성은 어떻게 전쟁에 대처하였는가
-사대부와 백성들의 의병 활동, 전쟁 정보의 수집

임진왜란 당시 패전보가 연이어 도착하자 사대부와 백성들은 서둘러 피란을 가는 한편, 그곳에서 생활을 수습하고 백성들의 힘을 모아 전열을 정비해 의병 활동을 시작하였다. 지역 사대부는 의병 결성과 운용 과정에 의견을 보태었는데, 전황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많은 의병장이 전사하여 그렇게 병력을 모집하고 이끌 사람이 줄어들자 사대부들도 의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이처럼 전쟁 시기에는 각자의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란을 간 관료부터 백성까지 힘을 합쳤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전황에 관한 정보가 지역까지 공유되었던 덕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전쟁처럼 체제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에서는 정확하지 않거나 거짓된 정보가 사람들을 홀리는 경우가 많은데, 전쟁을 치른 개인들의 기록과 실제 역사를 비교해보면 놀랍게도 조선에서는 그러한 불상사가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지역 사대부들도 한양이나 평양의 정보, 조선군·명군·일본군의 동정을 신속하게 파악하였으며, 이는 촘촘하게 구성된 사대부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했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기존의 정보 전달 체계가 무너지지 않았고, 그 덕분에 지역 백성들도 전쟁의 상황을 파악하며 피란을 가거나 의병을 조직하는 등 전쟁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전쟁 미시사』는 전쟁을 치르는 백성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한편, 전쟁이 사람들의 일상에 깊은 상처와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긴다는 사실을 부각한다. 조선은 여러 차례 전쟁을 겪으며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큰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고, 나라 전체가 전쟁 후유증에 시달렸다. 전쟁을 극복한 사람들의 기록은 다시는 이 땅에서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한편, 전쟁을 이겨낸 우리 백성들의 기상을 되새기게 한다.

목차

책머리에

1장 『계암일록』에 나타난 17세기 초반 별역 문제
머리말 | 광해군 연간 재정 부담 증가와 별역 발생 | 인조 연간 별역 징수 지속과 변화 양상 | 맺음말

2장 김종의 『임진일록』을 통해 본 피란 생활과 의병 활동 김경태
머리말 | 피란의 시작 | 강화도에서의 활동 | 새로운 의병진의 모색 | 맺음말

3장 17세기 전쟁과 혼인과 거주 방식의 변화 김정운
전쟁과 일상의 변화 | 성행하는 혼인 | 간략해진 절차 | 친족 조직의 등장 | 변화의 의미

4장 1593년 조선 조정의 명군지휘부 접촉과 일본군 공세 논의
머리말 | 평양 수복 이후 조선 조정의 명군지휘부 접촉 노력 | 경략 송응창의 조선 조정 인식과 기본 책략 | 맺음말

5장 『임진일록』을 통해 본 전쟁 중 민간의 정보 수집과 교류 양상
머리말 | 전쟁 발생 초기 피난 과정 속의 정보 전달 | 민간의 전쟁 상황 파악과 명군 관련 정보의 전달 | 맺음말

작가 소개

이규철 지음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가톨릭대학교에서 「조선초기의 對外征伐과 對明意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조선시대 사료 기반 역사콘텐츠의 현대적 재현과 제작」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벌과 사대』 『고려에서 조선으로』(공저) 『한국사, 한 걸음 더』(공저) 등의 저서가 있으며, 「연산군 대 대외정벌 추진 과정을 통해서 본 외교 역량의 약화」 「서울史의 경계 확장과 역사적 소재의 활용 -단종·연산군을 중심으로-」 등의 논문이 있다.

김한신 지음

충북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임진전쟁기 柳成龍의 군사·외교활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섬호집』, 『사대문궤』 등을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번역했으며, 「1598년 조선 조정의 명군지휘부 접촉과 전쟁국면 調整」, 「인조반정 이후 朝廷 構成과 광해군대 평가작업」, 「광해군대 廢母論의 전개과정」 등 선조·광해·인조대를 대상으로 논문을 내고 있다.

김정운 지음

경북대학교 영남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경북대학교에서 「17~18세기 경상도 북부지역 사족의 친족관계 연구」 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저로 『도동서원·무성서원』 등이 있다. 논문으로 「17세기 경상도 사족의 혼례 방식」 「노상추 일가의 의례 활동과 친족 관계」 「이익(李瀷)과 영남지역 학자의 교유」 「17세기 초반의 대구와 사대부 손처눌孫處訥(1553~1634)의 다면적 위상」 「조정(趙靖, 1555~1636)의 일기를 통해 본 전쟁 속 일상과 가족」 등이 있다

김경태 지음

전남대학교 역사교육과 부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임진전쟁기 강화교섭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허세와 타협 -임진왜란을 둘러싼 삼국의 협상-』 등의 저서와 『편역 사대문궤』 등의 역서가 있으며, 「동경대학(東京大學) 사료편찬소(史料編纂所) 소장 「사료고본(史料稿本)」의 임진왜란 초기 서술에 대한 비판적 검토」 「임진왜란기 조선의 이미지에 대한 인식과 그 변화」 「2000년대 이후 임진왜란 연구의 새로운 경향과 과제」 등의 논문이 있다.

엄기석 지음

공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조교수

동국대학교에서 「조선후기 황해도 상정법(詳定法) 시행과 지방재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후기 재정사와 역사지리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논저로 「17세기 전반 황해도 공납제 변화와 별수미(別收米) 시행」 「역사지리정보시스템(HGIS)을 활용한 조선후기 군현도로 복원 : 여지도서 황해도 도로조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도서 지역에 대한 행정 편제 변화 : 서남해안 도서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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