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하는 일
악스트 Axt 2025.05-06
『Axt』가 창간 10주년을 맞이했다. 기념호인 61호의 키워드는 ‘계속하는 일’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 어떤 일을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Axt』를 10년 동안 지속하게 했던 것은 바로 문학의 힘일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문학을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지, 왜 계속 문학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았다. 그리고 지난 발자취와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마음으로 이번 호를 준비했다. 10년 동안 『Axt』를 지켜봐온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앞으로도 읽고 쓰는 우리가 문학이라는 이름 아래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
◌ interview
“그 모든 과정들은 ‘박정민’이라는 이름을 달고 해야 하는 일을 ‘박정민’이 직접 할 때 얻어질 확률이 높다고 믿습니다. 좀 힘들긴 한데요. 그럼에도 다들 잘해주셔서 용기를 얻습니다.”
_박정민, interview 중에서
이번 호 interview에서는 출판사 무제의 대표이자 배우 박정민을 인터뷰이로 초대했다. 연기도, 글을 쓰는 것도, 책방을 시작하는 것과 출판사를 시작한 것도 ‘충동’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면 오래 일을 하지 못했을 거라 감히 짐작한다. 앞으로도 여러 방면에서 활약할 그와 무제의 ‘듣는 소설’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지 응원하게 된다. 인터뷰 마지막에 실린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의 후일담은 그 축제 날의 열기를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short interview * cover story
특별 기획으로 꾸려진 short interview에서는 앞으로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젊은 소설가 10명의 짧은 8문 8답이 실려 있다. 소설가 김기태 김채원 돌기민 서장원 성혜령 안담 예소연 이서아 이현석 전춘화가 그 주인공이다. 짧은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는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이들이 앞으로 문학장에서 어떤 궤적을 남길지 계속해서 지켜봐주기를 바란다.
한편 cover story에는 『Axt』 창간호를 디자인한 디자이너 이승욱이 자리해주었다. 몇 번의 리뉴얼을 거친 『Axt』의 첫 모습은 어땠는지, 날카로운 도끼 모양의 로고와 제호는 어떻게 정해졌는지 그 비하인드를 살펴본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무엇이 변했고 또 변하지 않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chat * review
chat에서는 소설가들이 사랑한 명작,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35년 동안 폐지를 압축하며 죽는 날까지 그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인물. 조금은 괴짜 같기도 한 이 화자의 독백을 소설가 박선우 정영수, 시인 서윤후와 함께 들여다보았다. 이번에 모인 세 명은 작가임과 동시에 편집자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책을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가 오래 문학의 곁에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review에는 소설가 공현진 함윤이의 서평이 실렸다. 각각 한국소설 한 편과 해외소설 한 편을 선정했다. 시원한 곳에서 이들이 치열하게 읽어낸 소설들을 따라 읽으며 무더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 novel
장편소설 연재가 실리는 novel에는 이번 호부터 소설가 하가람의 신작이 함께한다. 세계 최초 멸종 위기 동물원이 있는 키키랜드에 가고 싶어 하는 두 자매의 소망이 그곳에서 자란 최후의 호랑이의 이야기와 겹쳐지며 독자들을 그 세계 속으로 이끈다. 기꺼운 마음으로 이어질 『햇빛무늬동물』의 서사를 따라 읽어 주기를 바란다. 소설가 김숨의 『초대』는 최종회에 이르렀다. “바다를 모르겠다”라는 말은 곧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과 같다. 섬사람들은 그 안에서만 나고 자란 듯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모를 이들도 해초처럼 섞여 살아간다. 이들의 뒷이야기는 출간 예정인 단행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소설가 송섬의 『멜볼딘 동물원』 4회는 새로운 만남으로 시작한다. ‘나’를 찾아온 한 여자. 그 여자는 돌연 모습을 감췄던 연서의 딸이었다. 연서는 무엇을 숨기고 있던 것일까. 그리고 그렇게 숨겼던 이야기를 ‘나’는 온전히 믿을 수 있을까. 소설가 정기현의 『살구 농원 술래잡기』는 3회 차에 접어든다. 인물들은 각자 새로운 만남을 가진다. 선열은 그토록 피해 다니던 남편의 막내아들을 마주치고 만다. 기정은 사무소에 찾아온 박정김과 예상보다 긴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문종일은 김장숙과 만나고 있는 것을 기정에게 들킨다. 이런 만남들이 어떻게 또 다른 만남을 불러올지 계속 주목해 보자. 소설가 이선진의 『잃기일지』 2회에서는 주인공의 세컨드가 등장하며 그가 사실은 위장결혼을 하고 있음이 밝혀진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진한 조카의 뼈 있는 말들은 기묘한 서사에 더욱 긴장감을 높인다.
editor’s note
백다흠 곡선의 마음 2―3
review
공현진 김남숙 「보통의 경우」 8―15
줌파 라히리 「지옥-천국」
interview
박정민 보이지 않는 어떤 필연이 작용한 일 16―33
chat
박선우·서윤후·정영수 작고 사소하게 변주하기 34―51
cover story
이승욱 계속하는 일 52―59
short interview
김기태 60―79
김채원
돌기민
서장원
성혜령
안 담
예소연
이서아
이현석
전춘화
review
함윤이 이연숙 『아빠 소설』 80―87
오에 겐자부로 『M/T와 숲의 신비한 이야기』
novel
김 숨 초대(최종회) 186―213
송 섬 멜볼딘 동물원(4회) 214―231
정기현 살구 농원 술래잡기(3회) 232―263
이선진 잃기일지(2회) 264―289
하가람 햇빛무늬동물들(1회) 264―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