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여행자처럼, 때로는 생활자처럼 서른둘, 내 인생의 치유를 위해 떠난 가슴 벅찬 멕시코 여행
멕시코 일요일 2시
여행과 생활 사이_멕시코 이야기
서른둘, 인생의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야 할 때!
치유를 위한 여행 에세이
7년간의 카피라이터 생활을 접고 훌쩍 떠난 남미,
그 첫 번째 여행지 멕시코에서 장기 여행자 생활을 하게 된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고, 여유롭게 방황하며 느끼는 모든 것을 담은 책.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떠난 여행길,
그 길에서 만난 햇살 가득한 멕시코 오후 2시의 스케치!
*** 모험, 두려움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멕시코 일요일 2시》는 취미가 아닌 치유를 위한 여행을 떠난 한 여자의 햇빛 쨍쨍한 멕시코 모험기이다. 앞을 향해 달려온 7년을 접고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남미행 여행을 결심한 저자는 산업사회의 최전방이라는 광고업계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해 왔다. 바늘 끝의 예리한 감성을 놓치지 않기 위한 날선 하루하루, 30초 안에 소비자를 사로잡는 카피를 쓰기 위해, 1퍼센트 안에 들기 위해 경쟁을 생활화할 수밖에 없는 삶. 필요한 건 탈출이었다.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갈증으로 저자는 해묵은 자신의 두려움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로 결심한다.
“어떤 사람은 무모하다 하고, 어떤 사람은 용감하다 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부럽다 했다.”
그 싸움의 장소로 선택된 곳이 바로 멕시코.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축복으로 받아들여, 망자를 위한 축제까지 연다는 멕시코와 멕시코 사람들이 궁금했던 것이다. ‘죽음’ 과 ‘죽음 같은 고독’에 대해 두려움에 싸여 있던 저자에게 꼭 필요한 여행지였다. 7년을 일했으면 1년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선사한 저자의 용감한 여행은 그렇게 멕시코에서 시작되었다.
“광고 회사에 다닌 지도 7년째. “행복하다”의 반대말은 “바쁘다”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바빠서 행복하지 못했다. 생활 반경은 집, 회사, 집, 회사, 회사, 회사, 집. 일주일은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연애란 걸 해본 게 언제더라…? 그러다 마음이 고장 났다. 꾸역꾸역 스트레스를 삼키다가 뻥 하고 구멍이 뚫려버린 거다.”
‘처녀자리, A형, 토끼띠의 소심함을 가진 이’라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두려움으로 꽉 찬 마음의 치유를 위해 보통 사람들도 총을 소지하고 다닌다는 미지의 땅 남미를 택한 것이다. 그런데 멕시코에 첫발을 내디디면서부터 원래의 여정, 계획은 그녀의 기대와 달리 모두 어그러진다. 남은 건 그녀를 이끌어주는 낯선 타인과, 낯선 삶.
*** 찰미타, 열매도 사람도 넉넉한 착한 마을
멕시코의 첫 여행지는 특이하게도 전혀 멕시코답지 않은 작은 마을, 찰미타이다. 멕시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난생 처음 보는 프랑스 여행자의 제안에 이끌려 엉뚱하게 예정에도 없던 친환경 공동체 집단이 있는 그 미지의 장소를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저자는 언어와 피부빛이 다른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어설픈 공동체 생활을 한다. 모든 것이 자급자족되는 마을에서 물질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전화도, 인터넷도 수월치 않은 환경에 한편으로는 낯설어하면서 한편으로는 언어가 아닌 감정의 공유를 느끼며 서서히 낯선 그들에게 마음을 연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두려움은 바로 자신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 안에 두려움이 얼마나 많은지 이곳 멕시코에서 새삼 느낀다. 개에 대한 두려움,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 다른 신념에 대한 두려움, 존재에 대한 두려움…. 생각해 보니 혼자라고 느낀 이래로는 단 한번도 강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 요즘은 어쩌면 나는 태어날 때에 이미 은숟가락 대신 엄청난 두려움과 함께 태어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두려움의 존재를 서른 해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이다.”
월드와이드 버전의 생일파티와 비전 퀘스트를 향한 특별한 의식 등 색다른 경험을 맛보지만, 서서히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쯤 처음에 불쑥 찾아들었을 때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찰미타를 떠나면서 진정한 자신만의 멕시코 여행이 시작된다.
*** 총천연색 자유, 그곳이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자취를 찾아다니는 미술관 관람과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밤낮 없는 시티 유람, 묘한 감정의 교류와 흥분이 벤 로맨스가 심심한 여행길에 활력을 더한다. 빨주노초파남보 크레파스 색깔의 과나후아토와 거대한 시간의 흔적을 담은 피라미드 테오티우아칸으로의 짧은 소풍도 아름다운 대자연 앞에 온갖 생각의 무게들을 놓아두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다.
“한없이 작은 나는 아득한 과거와의 소통을 일찌감치 접어두고,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라도 타듯 조심스레 피라미드 꼭대기까지 올라가본다. 전망 한번 시원하군. 털썩 주저앉아 거기까지 지고 온 생각들을 모두 놓아주었다. 한 뼘 더 가까워진 태양을 바람이 저만치 밀어주었다. 거기 태고의 시간과 소통하는 것은 한줄기 바람이 전부였다.”
3주 동안 스페인어를 초스피드로 마스터해보겠다는 깜찍한 포부를 안고 찾은 쿠에르나바카에서 멕시칸들의 리얼한 일상까지 덤으로 배우고, 더 이상 생활자가 아닌 여행자가 되어 와하카,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과달라하라, 작은 마을 차물라와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시우아타네호까지… 멕시코의 따가운 오후 햇살 속에서 저자는 마치 이불 홑청처럼 바람에 나부끼고 보송보송 말려져 다시 새로운 세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길은 멀었지만 무섭지 않았고, 사람들은 달랐지만 어렵지 않았다. 아름다운 지구가 숨어 있고, 환하게 웃는 내가 숨어 있었을 뿐. 다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인생의 두려움이 폭풍처럼 휘몰아칠 때, 그 두려움과 맞서기 위한 치유의 길로 떠난 멕시코 여행. 처음 여행의 동기가 되었던 ‘죽은 자의 날’ 축제보다 비행기가 연착된 공항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멕시칸들에게 심장이 뜨거워짐을 느꼈던 그녀. 서른둘, 여자의 여행은 과연 어떤 색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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