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1.05-06

지음 김경욱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1년 5월 12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244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36 | 분야 잡지

책소개

격월간 문학잡지 『Axt』 36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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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소설가 김경욱 X 박민정
“당신 인생의 벨 에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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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우리가 자연은 비정하다고 생각하는데 자연이 하는 일에는 선악이 없잖아요. 인간적인 관점이지요. 압도적인 힘으로 문명을 위협할 때, 우리 자신이 조그마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일깨울 때 우리는 자연을 악으로 묘사하게 돼요. 그런데 자연에게는 그런 의도 자체가 없죠. 영원불멸한 순환. 그 거대하고 무정한 사이클 위의 한 점으로 자기 자신을 느끼는 건 굉장히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회적 존재로서 효능이 다하고 밀려나는 신세가 되더라도 자신의 존엄을 끝까지 지킬 수 있다고, 그렇기에 더더욱 존엄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일 거예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문학이 아닌가 생각해요.” _김경욱, 「cover story」 중에서

서태지가 문학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수많은 시네필들이 영화에 열광하는 등 문화에 대한 욕구가 이례적으로 강렬하게 분출되던 1990년대. 소설가 김경욱은 하드보일드적 스타일과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선명하게 이미지가 그려지는 영화적 글쓰기로 당대 가장 ‘핫한’ 신세대 작가로 떠올랐다. 『Axt』 36호는 그렇게 소설 외부로부터의 소재를 재가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온 김경욱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여전히 글을 쓰고 있을 때가 가장 평화롭다는 그와 소설의 ‘시대’, 문학의 ‘세대’, 그리고 그 둘을 가로지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설가 박민정이 인터뷰어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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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 table * ing * colors

『Axt』 36호는 시인 김혜순의 ‘intro’로 문을 연다. 호스피스로 향하는 앰뷸런스 안, 어머니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 기도. 시인의 말처럼, 시는 언어가 상실된 곳을 원한다. 낯선 심연으로부터 길어올린 미지의 언어, 그 자유의 목소리를 향해.

“그러나 내가 들은 이 목소리는 통역이 불가능한 것. 언어가 아닌 것. 어쩌면 해방인 것. 신체적, 감정적 이완인 것. 한없이 언어를 열고 나가는 것. 죽음 직전의 옹알이. 재잘거림. 언어의 카타르시스.” _김혜순, 「intro」 중에서

최근 출간된 해외문학 중 한 권을 골라 작가, 번역가, 편집자가 모여 작품에 대한 좌담을 나누는 코너 ‘table’. 이번 호는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시인, 그리고 에세이스트 마거릿 애트우드의 신간 『글쓰기에 대하여』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글쓰기에 대하여』를 편집 및 출판한 ‘프시케의숲’ 성기승 대표, 우리말로 옮긴 박설영 번역가와 함께 소설가 강화길이 함께 자리해주었다. 글쓰기를 향한 대가의 통찰,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 예술과 인문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를 예리하고 위트 있는 시선으로 톺아내는 애트우드의 박식한 강의는 창작자들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명과 커다란 위로를 건넬 것이라 기대한다.

‘ing’에는 번역가 이예원의 에세이가 실렸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고민들, 그 수많은 생각의 발자국들로 기록한 번역의 타임랩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의 이름을 배우고 부르려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그의 진심 어린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능동적 사유의 장을 열어줄 것이다.

‘colors’에서는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연극으로도 여러 번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마누엘 푸익의 명작 고전 『거미여인의 키스』를 다룬다. 그 시대의 상식으로는 좀처럼 넘어서기 어려운 관념의 장벽을 이야기 속에서 대담하게 해체하고 있는 유의미한 작품을 문학평론가 손정수와 소설가 김종옥이 함께 읽어주었다.

“마누엘 푸익은 그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죠. (동성애에 대한) 정보가 폭력적으로 거부되어왔으니, 나는 그걸 서술 속에 폭력적으로 각인시키겠다. 그것은 거기에 문학적 텍스트와 상관없이 하나의 설명으로서, 각주로서 있다” (……) 이 소설에서 각주는 단순한 문학적 장치 이상의 의미를, 더 근원적인 문제로부터 기원하는 어떤 절실함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_손정수, 「소설과 영화의 길항, 그 혼융의 형식에 담긴 현실과 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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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biography * diary
소설가 김성중 최유안 민병훈 임선우 전예진, 시인 안미옥 백은선, 활동가 보배가 이번 호 ‘review’의 서평을 실어주었다. 얼마간의 꽃샘추위가 무색하게 불쑥 찾아온 여름의 문턱, 여덟 명의 작가가 소개하는 여덟 편의 소설들을 만나보자. 첫 책을 낸 신인 작가의 에세이를 싣는 ‘biography’에는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를 출간한 이현석과 장편소설 『부디, 얼지 않게끔』을 출간한 강민영이 글을 보내왔다. 작가로서 맞이하게 된 그들의 새로운 계절에 많은 독자들의 따듯한 응원이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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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ite * book cover * cross
사진잡지 『VOSTOK』와 함께하는 ‘insite’. 이번 호에는 사진을 이용해 지식과 기억, 시각 이미지와 언어의 관계를 탐색하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권도연 작가의 작품을 실었다. 고요한 정적 그 이면에서 초기 무동력 항공기 선구자들의 요동치던 욕망을 추적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을 두고 박지수 편집장은 “그들이 만든 비행기 설계도를 수집해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행기 모형을 만들고 촬영하는 과정은 어쩌면 그들의 광기를 복원하는 작업”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들을 ‘시간 여행자’로 호명한 작가의 표현처럼, 독자들 또한 권도연의 작품 안에서 ‘시간 여행자’가 되어보기를 바란다.

‘book cover’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요이한의 표지화 작업들을 소개한다. 그는 개성 있고 매력적인 그림체로 다양한 책표지 작업을 진행해왔고, 최근 싱어송라이터 프롬과 함께 그림책 『미드나잇 드라이버』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저 진실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그것이 허구나 환상일지라도 그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현실이라고 믿고 싶”다는 요이한의 작품을 통해 텍스트가 이미지화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몽환적인 감정들을 함께 느껴보자.

시인 황인찬, 소설가 이종산과 함께 문학과 영화를 교차해 읽는 ‘cross’ 연재가 이번 호를 통해 마무리된다. 지난 2년간 총 12편의 영화를 여러 편의 문학작품과 함께 읽어온 두 작가는 마지막 영화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택했다. 열린 결말로 개봉과 동시에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다양한 해석을 낳았던 영화 <곡성>을 시인 황인찬은 시로다이라 쿄의 『허구추리』와 함께, 소설가 이종산은 셜리 잭슨의 『우리는 언제가 성에 살았다』와 함께 읽었다. 이들의 마지막 연재글을 있는 힘껏 즐겨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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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rt story * novel
이번 호 ‘short story’에는 소설가 정지돈의 단편이 실렸다. 엠은 파리를 횡단하다 자전거를 도둑맞고, 르 카리용에서 만난 베네에게 ‘자전거를 찾아줄 테니 코뮤니즘 페스티벌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는다. 런던과 파리를 가로지르는 정지돈의 지적 세계를 그의 신작 단편에서 만나보자. ‘novel’에는 두 편의 연재소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인 박연준의 「여름과 루비」 5회는 가려져 있던 그간의 이야기들이 아이의 입을 통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소설가 김희선의 「247의 모든 것」 3회는 타인이 지옥이 된 시대, 철저한 방역을 통해 질병이 컨트롤되고, 열을 감추지 못하도록 처방받지 않은 해열제가 금지된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목차

intro
김혜순 옹알이는 메아리・002

review
김성중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시간은 밤』・020
최유안 최은미 『어제는 봄』・025
민병훈 사라 스트리츠베리 『사랑의 중력』・030
임선우 윤해서 『0인칭의 자리』・034
전예진 헤르타 뮐러 『저지대』・039
안미옥 마르그리트 뒤라스 『여름비』・043
백은선 앙투안 볼로딘 『미미한 천사들』・048
보 배 테오필 고티에 『모팽 양』・052

cover story
김경욱+박민정 당신 인생의 벨 에포크・058

biography
이현석 다름을 단련하는 일・096
강민영 오늘도 내일도 무민・102

insite
권도연 SF・108

book cover
요이한 꿈에 가까운 그림・120

cross 영화 <곡성>
황인찬 탈진실의 시대・128
이종산 당신은 이 동네에서 그런 헛소문을 들어본 적 있어?・136
―두려움과 의심의 미궁에서 빠져나오기

table 마거릿 애트우드 『글쓰기에 대하여』
강화길+박설영+성기승 애트우드라는 숲, 미로・146

ing
이예원 당신이 알려 하지 않는 이름・170

colors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손정수 소설과 영화의 길항, 그 혼융의 형식에 담긴 현실과 꿈・180
김종옥 중요한 건 외양이다・186

short story
정지돈 지금은 영웅이 행동할 시간이다・194

novel
박연준 여름과 루비(5회)・208
김희선 247의 모든 것(3회)・226

outro
김유진・242

작가 소개

김경욱 지음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아웃사이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베티를 만나러 가다』 『위험한 독서』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소년은 늙지 않는다』, 중편소설 『거울 보는 남자』, 장편소설 『황금 사과』 『동화처럼』 『야구란 무엇인가』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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