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 조화와 균형의 삶

지음 서동석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4년 12월 22일 | ISBN 9788956608259

사양 변형판 146x216 · 300쪽 | 가격 13,000원

시리즈 인문학 코멘터리 4 | 분야 종교/역사

책소개

국내 최초로 에머슨의 사상 전반을 조망하다

다양성이 반목하는 우리 사회에 제시하는 중도의 미학

 

근대 미국의 사상을 만들어낸 미국 지성의 아버지 랄프 왈도 에머슨.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에머슨은 문장 단위로 분절되어 자기계발류로 소개되거나, 책으로 묶이더라도 그의 작품들 위주로 소개되곤 했다. 그런 에머슨에 대해 『에머슨, 조화와 균형의 삶』은 그의 사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소로우나 스나이더의 생태주의의 모태가 된 그의 자연관과 어떤 것에도 미혹되지 않는 ‘투명한 눈동자’, ‘초절주의(超絶主義, Transcendentalism)’로 대표되는 그의 세계관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그가 추구한 삶의 진실과 지금의 우리에게 전하는 삶의 시학을 조명한다. 이 책은 에머슨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에머슨의 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는 저자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에머슨 사상 입문서다.

에머슨은 곡절 많던 개인사를 통해서, 신대륙의 자연에 엄습한 산업혁명의 그림자를 통해서, 공동(空洞) 상태인 신대륙 고유의 지성을 메우기 위해 밀려들어오는 다양한 동서양의 사상을 수용함으로써 양극단의 모순적인 요소들을 아우르려 노력한 인물이었다. 어느 한 편을 취사선택할 것 없이 생사고락의 윤회를, 자연과 문명의 화해를, 동서양의 통섭을, 신의 이름이 아닌 세상을 아우르는 대령(大靈, over soul)을 믿었던 그는 평생에 걸쳐 삶과 세상에 있어 조화와 균형의 문제에 천착했다. 이런 그의 사상은 퍼거슨 소요 사태가 상징하듯 당시로부터 여전히 이어져 내려오는 반목과 편파의 사회에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에머슨의 근대 미국이 그러했듯 계층 간 대립이 심화되고 다문화사회의 초입에 발을 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그가 희구한 조화와 균형은 필시 유의미할 것이다.

 

소로우의 생태주의의 모태가 되고

휘트먼을 인정한 근대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

 

“19세기 영어로 된 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워즈워스의 시와 에머슨의 수필이다”

_영국 비평가 매튜 아놀드

1803년 유니테리언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난 에머슨은 실제로 보스턴 제2교회의 부목사로 부임하기도 했지만, 경직된 교리와 교회의 형식에 지쳐 근원적인 영적 힘을 노래하며 문필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워즈워스, 콜리지, 칼라일과 같은 당대의 선도적인 영국 문인과 교류하고 소로우, 휘트먼, 프로스트, 게리 스나이더, 에밀리 디킨슨과 같이 현대에까지 고전으로 숭앙받는 문인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의 ‘지적 독립 선언문’이라 불리는 「미국의 학자」를 연설하기도 한 그는 칸트의 선험철학, 로크의 경험주의, 데카르트의 이원론 등 유럽의 유수 이론들과 미국 정신의 3대 건설자라고 일컫는 조너선 에드워즈의 청교도적 이상주의, 벤저민 프랭클린의 계몽주의적 실용주의, 토머스 제퍼슨의 농본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를 계승하는 가운데, 힌두교, 불교, 유교, 수피니즘 등 다양한 동양 사상을 수용하면서 미국 신세계만의 고유한 사상인 초절주의를 이끌어냈다.

 

삶의 고락, 사상적 대립, 종교적 갈등, 동양과 서양 사이에서

자연의 보상적 원리와 중도적 지혜로 삶의 진실을 희구하다

 

에머슨은 미국 대자연을 딛고 서서 산업혁명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는 근대 문명을 바라보며 자연의 상보적인 원리를 깨치고 생태적 자연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 그의 초절주의는 자연의 상보적 원리를 토대로 우리의 삶에 있어서 상보성을 찾는다. 자연의 존재 양상을 그대로 인간의 삶의 양상으로 옮겨옴으로써 에머슨은 생활철학으로서도 초절주의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 책은 이런 에머슨의 시선을 따라 에머슨의 사상과 시학에서 삶의 진리를 찾는다.

 그의 사상은 무엇보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꿈같은 이상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에머슨의 초절주의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현실과 이상의 모순을 바로 보고 그 사이에서 심미적 질서를 찾으려는 생활철학이다. 초절주의는 인간의 삶의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대변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_본문 11쪽

에머슨 자신 또한 많은 가족을 먼저 떠나보내고 첫 아내와 첫 아들도 일찍이 잃는 등 개인적인 아픔이 많았던 인물이다. 이때 그는 천성적인 낙천주의로 이를 극복하려 애쓰며 인생의 고락 역시 자연처럼 순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자연과 문명이 화해하듯이, 인간만사의 불행과 행복은 반드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삶의 고해(苦海)를 건너고 있는 우리들도, 언젠가 자연의 상보성에 의해 치유되고 보답받는 날이 올 테다.

 우리네 인생에는 불행과 행복이 중첩되어 있다. 지위의 높고 낮음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길게 보면 운명은 동일한 시소의 양 끝과 같다. 기쁨 속에 슬픔이 잉태되어 있고 불행은 행복의 씨앗이다. 불행과 행복은 서로 원인과 결과로 꼬리를 물고 있어서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운명적 보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_본문 183쪽

나아가, 자연관과 초절주의가 인간의 개인사뿐 아니라 사회에서 목도하는 양극성의 모순들 틈에서 이루어질 때 에머슨의 생태적 자연관은 사회 생태주의로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사상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에머슨은 동양의 경전들을 끌어 왔다. 흔히 상반된 것으로 보는 동서양의 사상을 조화롭게 바라보며 그 가운데 균형점을 찾음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진리를 추구할 수 있었다. 에머슨은 삶의 진실을 획득할 수 있는 경지를 ‘중도(中道)’로 보았다. 이는 인간 내면이나 개인사의 고락뿐 아니라, 인간 세상에 펼쳐지는 양극의 모순을 모두 아우르는 동시에 초월하여, 양극의 어느 극단에도 미혹되거나 경도되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를 일컫는다. 삶의 모순이 자아내는 갈등 속에서 조화된 삶을 희구하며 매순간 진실하게 산다면 바로 이것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라고 본 것이다.

삶의 모순을 바라보는 시인의 투명한 눈동자

조화와 균형을 좇는 초절주의를 만나다

 

에머슨의 초절주의와 상보적 원리는 아픔 많은 우리 시대에 크나큰 위로가 된다. 그의 초절주의가 동서양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친숙한 사상들도 함유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서양의 관점에서 중도를 바라보며 다시금 그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교리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종교의 사상을 초월적 존재인 ‘대령’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보며 받아들였던 에머슨에게서, 갈수록 심화되는 종교 갈등의 내면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나아가 국경이 점차 희미해지고 다양한 인종과 그에 따른 다양한 사상들이 우리 이웃이 되어가는 이 시기에, 그리고 세대와 계층과 집단이 충돌하여 반목을 빚고 사회적 비용이 투자되는 우리 현실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의 균형을 잡는 데 천착한 에머슨의 사상은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목차

프롤로그
Ⅰ. 에머슨의 사상적 배경
Ⅱ. 자연과 인간
1. 인간의 물화(物化)
2. 생태적 자각
3. 관계의 망과 끝없는 변화
4. 생태적 원리
5. 자연치유
6. 원초적 관계
Ⅲ. 다양성의 세계와 통일성의 세계
1. 동서양의 근본적 통일성
2. 모순을 넘어 균형으로
3. 삶의 초절주의: 일상과 영원의 만남
Ⅳ. 일상의 삶과 중도
1. 삶의 모순과 보상
2. 자립
3. 실용주의적 중도
V. 삶의 시학
1. 상상력
2. 창조적 변용
3. 삶의 미학과 삶의 진실
에필로그

작가 소개

서동석 지음

고려대학교에서 〈에머슨의 중립성 추구: 삶의 양극적 모순에 관한 생태적 통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0여 년간 서남대학교에서 영문과 교수로 재직한 후 대학을 나와 수행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는 에머슨의 중심사상인 조화와 균형이 수행의 핵심원리인 중도와 통하고, 무엇보다 에머슨이 추구하는 진실한 삶이 건강은 물론이고 인간사 모든 경영의 최고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그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중도의 방법으로 인문학, 건강, 그리고 처세론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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