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의 힘
이 남자가 이기는 법
우리는 김응용에 대해서 오해하거나 속고 있다
코끼리의 몸집에 여우의 지략을 가진 우승제조기 김용용의 리더십과 경영전략을 담은 《김응용의 힘》이 출간되었다(은행나무刊).
많은 야구팬들 혹은 일반인들은 김응용에 대해서 오해하거나 속고 있다. 우리는 김응용이 곰처럼 미련하고, 사납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는 애꿎은 덕아웃의 의자를 부수거나 심판의 멱살을 잡고, 선수들의 정강이를 걷어찬다. 겉으로 보면 그는 흉포하다. 시합 중에 퇴장 조치를 가장 많이 당한 사람도 김응용 감독이다. 거구의 덩치에 별명은 ‘코끼리’다. 손아귀 힘도 대단하다.
그러나 그런 ‘흉포함’만으로 전인미답의 ‘한국시리즈 10회 우승, 4회 연속우승, 승률 50%’가 가능할까? 스물두 번 치러진 한국시리즈에서 그는 해태 시절 아홉 번, 삼성 시절 한 번을 포함하여 10승의 대고지에 올랐다.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가능하긴 했지만,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는’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했고, ‘프로 야구 감독들의 무덤’이었던 삼성 라이온즈도 우승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만년 우승 후보’ 삼성은 김응용을 만나기 전 한 차례의 통합우승을 제외하고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동안 삼성은 국내의 모든 유명 감독들에게 지휘봉을 맡겼으나 실패했다. 삼성 감독을 맡은 후 은퇴를 한 감독들도 많다. 김응용은 이 ‘감독들의 무덤’에서 살아난 유일한 사람이다.
삼성 구단의 경영자인 사장으로 결정되기 전에도, 김응용은 이미 경영자였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 그리고 김응용은 드디어 ‘사람 뽑는 일’에 관한 한, 최고의 기업인 삼성의 계열사 사장이 되었다.
김응용에겐 뭔가 특별한 경영 기법이 있다
김응용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억센 선수들을 휘어잡고 적진으로 돌격한다. 여린 선수를 만나면 강하게 기르고, 강한 선수를 만나면 반드시 그 기를 꺾어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고 시작한다. 그는 여우 같은 교활함과 침묵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혹자는 오케스트라의 명 지휘자 같은 ‘마에스트로 경영법’이라고도 이야기하고, 혹자는 ‘가부장제의 아버지’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모두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
“마에스트로는 흔히 ‘내가 지휘하는 동안은 내 마음대로 한다’는 자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누가 뭐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 ‘내가 지휘자다. 내가 책임진다’라고만 표현한다. 인간적이지도, 적당하게 타협하지도 않는다. 원칙을 정하고 그 원칙대로 모든 것을 진행한다. 자신의 지시에 한 치의 어김이 있어도 불같이 화를 낸다. 사람들은 김응용을 일컬어 ‘필드의 마에스트로’라고 한다.”
“그가 삼성에 가서 처음 한 일은 엉뚱하게도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것’이었다. ‘삼성이 그동안 우승 못한 이유를 알겠다. 뛸 만한 선수가 없다. 이 정도의 실력으로는 결코 우승할 수 없다. 정신력이 떨어져서 우승을 못했다고 했는데 아니야. 전력이 떨어져서 못했던 거야.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세워야겠다.’ 기부터 죽이고 시작하는 일. 그것은 그 나름의 전략이다.”
김응용은 숱한 위기의 순간, 급변하는 필드의 시합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분석하고, 정리했다. 그 시합의 내용들이 바로 김응용 식 경영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모델들이었다. 《김응용의 힘》은 김응용의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어,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소상히 보여주는 관찰 보고서이자 ‘뭔가 특별한 김응용 식 경영법’에 대한 소개서이다.
“승부에선 빈틈없는 김응용 감독.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아무 잘못 없는 심판을 뒤흔들기도 했다. 승부처라고 생각되면 초반이라도 번트를 대고 투수 개인에겐 더없이 중요한 1승이 걸려있더라도 가차 없이 바꿔버린다. 교체지시를 받은 투수가 너무 억울해 ‘정말 잘할 수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애원해도 일절 봐주는 법이 없다. 수틀리면 성큼성큼 올라가 공을 빼앗아버린다.”
김응용에게 배우는 원포인트 릴리프
김응용의 특별함은 바로 자신이 직접 체득하고 실천한 ‘김응용 식 원포인트 릴리프’로 정리된다. 김응용은 먼저 분명한 원칙을 정하고 원칙대로 모든 것을 처리했다. 선수 확보, 선발 명단 작성, 선수단 운영, 위기시 대처 등 모든 분야에서 김응용이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했는지를 이 책에 담았다.
또한 ‘먼저 선수들의 기부터 죽이고 시작’하는 등의 투박한 뚝배기 식 경영법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준에 맞는 ‘글로벌 경영법’을 창조한 김응용의 경영법이 세계적인 기준과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은지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1. 확신을 가지고 강공하라
여러 번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한번 약할 때 상대는 감동한다. 끝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다가 한번 강하면 상대는 반발한다. 확신이 있으면 강공하라.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라. 상대는 감동한다.
2. 침묵하라
망하는 회사가 회의 잦다는 말이 있다. 말 많은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하기는 힘들다. 말 많고, 긴장감 없는 회의는 쓸모가 없다. 커피 브레이크와 회의는 분명히 다르다. 카리스마는 침묵에서 시작된다.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으면 차라리 침묵하라. ‘리더가’ 이해하는 조직보다는 ‘리더를’ 이해하는 조직이 강하다.
3. 가지 자신을 차별화 하라
리더는 조직원과 당연히 다르다. 그러나 리더는 조직원과 다른 것이 아니라, 다른 조직의 리더와 차별화 되어야 한다. 감독이 선수와 다른 것은 당연하다. 감독은 다른 감독과 다르고, 다른 감독과 차별화 되어야 하며, 다른 감독들을 이겨야 한다. 부하 직원이 창의성이 없다고 답답해하는 리더는 낙제다. 창의성 있는 부하 직원을 고르고, 창의성 있는 부하 직원으로 기르는 것이 바로 차별화 된 리더의 덕목이다.
4. 칭찬하지 마라
칭찬은 수단이다. 목표가 아니다. 감독의 목표는 승리지 칭찬이 아니다. 리더의 목표는 이기는 것이다. 사람 좋으면서, 이기지 못하는 리더는 최악이다. 리더의 양식은 승리지 칭찬이 아니다. 리더는 승리로 살아남아야 한다. 전쟁에서 마음씨 좋고 이기지 못하는 장수는 모든 병력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칭찬하지 않더라도 병사들을 모두 살아남게 하는 장수가 유능한 것 아닌가?
5. 연줄, 이젠 끝났다
김응용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내 눈에 보이는 진실’을 챙겼다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실력만 믿어야 한다. 연줄은 바이러스 균이다. 오염되면 순식간에 조직 전체가 망가진다. 경쟁력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연줄이다. 학연, 지연, 혈연이 없어야 이길 수 있다. 김응용은 수많은 연줄을 모두 피했다. ‘내 편 안에 또 내 사람’을 만드는 것은 나머지 전 조직을 적으로 만드는 짓이다.
6. 어제의 스타를 믿지 마라
이순신 장군이 스타급 병사를 데리고 한산대첩에 나선 것은 아니다. 을지문덕이, 강감찬이, 김좌진 장군이, 징기스칸이 스타급 병사를 데리고 전쟁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 아래서 큰 전투를 치렀던 병사들은 자연스레 스타급 병사가 되었다. ‘남이 키운 머리 굵은 스타’는 어차피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병사는 전쟁터에서 자라고 스타급 선수는 필드의 격전을 거치며 자란다. 내가 키운 스타급 선수도 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다. 하물며 남이 키운 스타급 선수가 어찌 내 말을 고분고분 들으랴.
7. 사람을 경영하라
흔히 회사를 경영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결국은 사람 경영이다. 누가 가르쳐줄 수도 없다. 인재를 찾아내고, 내 사람을 만들고, 그들이 스타급 직원이나 경영자가 되게 만드는 것. 쉽지 않다. 그러나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다. 리더가 할 일은 사람을 찾아내서 기르는 일 뿐이다.
8. 독대하지 마라
권력은 독대에서 발생한다. 제왕도 그러했고, 대통령도 그러하고,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다. 힘은 독대에서 발생한다. 무릇 리더된 자는 독대를 조심해야 한다. 독대한 사람들끼리는 아무 말 없었더라도 독대하지 않은 자는 그 자리를 보면서 수만 가지 생각을 한다. 모든 조직원들과 공평하게 독대할 수 없다면 아무와도 독대하지 마라. 편애는 순식간에 조직을 망친다. 독대한 자의 웃음은 그 자리에 끼이지 못하는 사람에게 비수가 된다.
9. 하늘이 무너져도 원칙을 지켜라
한번이라도 무너지면 원칙이 아니다. 작은 원칙이 딱 한번 무너지면 큰 조직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참 쉬운 일 같지만 원칙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리더가 할 일은 원칙을 세운 다음, 누가 원칙을 지키고, 누가 원칙을 지키지 않는가를 지켜보는 일이다. 예외 없는 원칙만이 참 원칙이다. 제일 중요한 원칙은 원칙을 세운 리더가 그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김응용은 그 원칙을 잘 세우고 철저하게 지켰다.
10. 목표를 늘 기억하라
새가슴이라도 좋고 강심장이라도 좋다. 목표를 잊지 마라. 리더는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아니고 ‘되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리더는 어떤 모습을 가져도 좋으나 목표를 잊지 말고 늘 챙기는 사람이다. 강심장이라도 좋고 새가슴이라도 어쩔 수 없다. 리더는 강심장으로 진행하고, 새가슴으로 마무리한다. 세상에는 승장과 패장이 있지 강심장 리더와 새가슴 리더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잊지 말고 늘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리더의 덕목이다.
11. 소신을 가져라
소신은 고집이 아니다. 원칙과 합리성이 바로 서면 소신이고 아니면 괜한 고집이다. 합리적인 소신이 없으면 순간적으론 편해도 결국은 무너진다. 소신 없는 직원은 오래가지 못한다. 소신 없는 리더는 순간적으로 무너진다. 소신 없는 직원은 대하기 편할지 몰라도 대사를 더불어 도모하지 않는다. 소신 없는 리더는 ‘좋은 이웃’이지 리더가 아니다. 리더는 합리적인 소신을 가져야 하고 그 소신이 침해되면 반발해야 한다. 상대는 그 순간 기분이 나쁠지라도 오랫동안 기억한다. 김응용과 부딪힌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를 기억했다.
12. SELF REMODELING이 필요하다
리더는 책을 읽고 정보를 모아야 한다.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고, 체화하는 과정은 리더의 필수 덕목이다. 리더의 또 다른 덕목은 변화하는 것이다. 표적이 움직이는데 한 곳에 총질을 하는 리더는 없다. 상황이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리더는 끊임없이 정보를 모으고, 연구하고 도전하는 사람이다. 달라지지 않으면 죽는다. 리더의 중요한 덕목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다.
13. 미쳐야 산다
무릇, 미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 길을 정할 때는 심사숙고하더라도 일단 정해지면 미쳐야 한다. 김응용은 야구에 미쳐서 야구의 마에스트로가 되었다. 그의 승리는 미친 자가 만든 결과이다. 그의 승리는 ‘미쳐서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 만든 결과이다. 그저 열심히 한 평범한 사람이 평균 5%의 승률을 기록할 때 그는 미쳐서 50%의 승률을 기록했다. 좋아하는 일에 미치는 것. 바로 살아남는 리더가 가장 먼저 이루어야 할 덕목이다.
기사의 원문은 위의 원문보기 또는 아래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2005년 3월 5일 토요일
한윤정 / 경향신문
기사의 원문은 위의 원문보기 또는 아래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 URL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5030405091&intype=1
기사의 원문은 위의 원문보기 또는 아래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 URL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8&aid=0000102574
기사의 원문은 위의 원문보기 또는 아래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 URL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05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