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정교한 관점, 우아한 문장, 충격적인 반전! 문학적 감성으로 완성된 살인과 영혼의 파노라마

인생의 단맛

원제 Die Suesse des Lebens

지음 파울루스 호흐가터러 | 옮김 김인순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1년 7월 28일 | ISBN 9788956605340

사양 변형판 150x210 · 344쪽 | 가격 12,000원

분야 해외소설

책소개

“겨울호수 위에 펼쳐진 아름답고 섬뜩한 소우주”
오스트리아의 ‘스티븐 킹’ 파울루스 호흐가터러 대표 심리 스릴러
★2009 제1회 유럽연합문학상 최고 수상작
★2007 독일추리소설상 수상작

이국적인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엽기적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해가는 심리스릴러 《인생의 단맛》은 추리적 재미와 문학적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실제로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이자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한 바 있는 작가이기도 한 파울루스 호흐가터러는 이 책으로 ‘오스트리아의 스티븐 킹’이라는 별명과 더불어 본격적인 오스트리아 대표작가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동시에 이 책은 2006년 출간 당시 그 해의 최고 소설에 수여하는 독일서적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07년에는 독일추리소설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제1회 유럽연합문학상 최고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곱 개의 정교한 관점, 우아한 문장, 충격적인 반전!

소설의 첫 장은 할아버지와 손녀가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 속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곧이어 일곱 살짜리 소녀는 머리가 으스러진 채 눈밭에 누워 있는 할아버지의 사체를 홀로 목격하게 된다. 충격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우아한 문장과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묘사된 사건 현장은 공포스럽기보다는 섬세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것은 마치 독수리 흉내를 내듯 거기 눈 속에 누워 있다. 두 팔을 날개처럼 활짝 벌리고서. 그것은 달빛을 빨아들인다. 아이는 두 발을 모으고 몸을 숙인다. 검은 끈 부츠가 할아버지 부츠처럼 보인다.… (중략) … 그런데 원래 머리가 있어야 할 곳에 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는 몸을 더 깊이 숙인다. 머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머리가 원래 불룩 솟아 있어야 할 곳에 뭔가 납작한 것이 있다. 그 납작한 것은 움푹 팬 구덩이 속에 들어 있으며 아주 새까맣다. 아이는 집게손가락을 내밀어 은빛으로 어른거리는 한가운데를 살짝 건드린다. 은빛으로 어른거리는 것은 축축하면서도 단단하다.”
- 본문 중에서

작가는 정신적 충격으로 실어 증세를 보이는 소녀와 그를 치료하는 정신과의사, 이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와 유력한 용의자들로 차례차례 관점을 옮기며 예리하면서도 간결한 필치로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한 사람, 특히 수사관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반면, 이 책에서 작가는 장이 새롭게 바뀔 때마다 관점과 문체를 바꿔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또한 사건을 조사하는 정신과의사나 경감의 관찰내용과 설명을 묘사하는 과거 시제와, 환청에 시달리는 신부나 형에게 학대 받는 소년 등 용의자의 체험을 그리는 현재 시제가 수시로 교차하며 예상치 못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문학적 감성으로 완성된 살인과 영혼의 파노라마

이 소설은 정신과의사 호른의 견지에서 일종의 심리 파노라마가 농축된다. 아름다운 호수를 낀 작은 도시 푸르트는 온화한 삶의 표면 뒤로 온갖 정신장애와 폭력이 병존하는 오스트리아의 소우주이다. 물론 그곳에는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내와 어린 딸에게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 자신의 아이를 악마라고 믿는 젊은 엄마, 부모에 대한 애증으로 우울증에 걸린 여대생, 유복하지만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나 범죄에 무감각해진 청소년, 전쟁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노인. 이들을 대하는 사이 호른은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어쩌면 서로 상관하지 말자는 합의에 토대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다.

“그는 하이데마리를 생각하고, 자신은 결국 빈 껍질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오로지 빈 껍질만. 사람들이 오만하게 정체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규정하기 어려웠다. 그것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람을 꾸역꾸역 채우는 모든 것과 관계있었다.” – 본문 중에서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작가는 하나의 소우주를 현미경으로 확대하듯 인간의 영혼과 사회현실을 투영해내는 순문학적 시도를 선보인다. 서술적으로 특별히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다면적, 다층적인 구성을 통해 단순한 살인사건의 차원에서 확대되어 삶의 어두운 이면과 복합성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흥미진진한 긴장감과 불안한 삶의 풍경화

실제 정신과의사이기도 한 작가는 심리분석적인 시선으로 인간 심연의 어두운 풍경과 영혼의 상처를 치밀하게 파고들어, 이것이 자신과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책 속에서 경감 코바치는 눈 속에 죽어 나동그라져 있는 수십만 마리의 벌들을 보면서 말한다. “인생의 단맛을 제대로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 이런 짓을 저지르기 마련이지.”

“유감스러운 일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벌집 상자 일입니다. 그것은 완전히 부질없는 짓이었고, 결국은 나 자신에게 한 짓이었지요. 끝에 가서 닥치는 대로 마구 부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런데 벌들이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아십니까? 벌들은 벌집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들어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 본문 중에서

작가는 인간의 영혼과 삶에 대한 묘사를 살인사건과 교묘하게 접목시켜 긴장감 있게 스토리를 진행시켜 나간다. 독자는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삶의 조각들을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하나하나 맞추어 나가야 한다.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개의 줄거리들이 결국 끝에 가서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아지고 예상치 못한 결말이 독자를 강타한다.
일곱 개의 정교한 시선과 치밀한 구성, 우아한 문장과 충격적인 반전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소설은 섬뜩하고도 아름다운 인생 드라마이자, 위험과 혼란에 처한 인간 심리와 현대사회를 날카롭게 분석한 수준 높은 사회분석서라 할 수 있다.

춥고 긴 겨울, 평화로운 호반의 도시에 깃든 불온한 기운은 이름 모를 공포와 광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주민들 가운데 누가 밤에 찾아온 잔인한 방문객인가? 누가 이렇게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을까?

* 줄거리 *

어느 겨울밤 노인의 머리가 으스러진 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노인의 일곱 살짜리 손녀 카타리나는 할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하고, 그 순간부터 단 한 마디도 말하지 않는다. 아이의 치료를 맡은 정신과의사 호른이 본의 아니게 그 사망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연루된다.
강력반 경감 코바치는 귀갓길에 눈 덮인 호수가 보이는 야외 카페를 즐겨 찾고, 저녁이면 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한다. 하지만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바빠지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상이라고 보기 힘든 용의자들의 기이한 풍경들이 낱낱이 파헤쳐진다. 갓 소년원에서 출감한 열여섯 살 소년은 어린 동생에게 끔찍한 임무를 부여하고, 한 가장은 아내와 어린 딸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른다. 자신의 아이를 악마라고 믿는 여자, 신의 음성보다는 밥 딜런의 음악에 빠져 사는 신부.
갖가지 정신장애와 어두운 상처를 안고 있는 주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그들의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 해외 서평 *

★★★★★ 이 책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간이 옳은 길을 놓쳐 버렸을 때 어떠한 나락에 이르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

★★★★★ 오스트리아의 작은 지방 도시에서 펼쳐지는 섬뜩한 살인 이야기. 오늘날 절망스러울 정도로 풍요로운 시대에 부유함과 권태로움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해당되는 날카로운 사회연구서이다. – 스위스 일간지

★★★★★ 작가는 악마적인 요소를 설탕에 발라 독을 가득 품은 프랄린으로 독자들에게 내놓는다. -

★★★★★ 호흐가터러의 문장은 요란스럽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명징하며, 본래 의도는 간접적으로 표현된다. 그의 작품은 절대로 메커니즘이 삐걱거리는 법이 없고, 공포가 자아내는 긴장감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고조된다는 점에서 그가 장인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

★★★★★ 이 소설에서 파울루스 호흐가터러는 호흡이 길다. 하부 줄거리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며, 다양한 살인 동기들을 조심스럽게 이어 맞추고, 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하나의 작고 어두운 우주를 창조해낸다. -

★★★★★ 호흐가터러의 소설을 읽는 것은 순수한 즐거움이다. 위트 넘치면서도 범죄 스릴러의 법칙들을 간과하지 않음으로써 긴장감 있고, 세심하며, 문장이 간결하다. 무엇보다도 언어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도에 꼭 들어맞는다. -

★★★★★ 파울루스 호흐가터러는 특유의 예리함과 재치, 음악성을 발휘해 실로 긴장감 넘치는 소설을 썼다. 우리는 과연 현실을 얼마나 많이 공유하고 있는가 하는 심각한 물음이 범죄사건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다. – 라르스 브란트(Lars Brandt, 작가)

작가 소개

파울루스 호흐가터러 지음

1961년 오스트리아 엠스테텐 출생. 대학에서 의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현재 빈에서 작가와 소아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유럽 문학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오스트리아 빈의 엘리아스카네티 장학금을 받았다. 지금까지 《외과의사Chirurgie》 《니스텐의 규칙Die Nystensche Regel》 《급류Wildwassser》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특히 2006년 출간된 장편소설 《인생의 단맛Die Suesse des Lebens》은 그 해의 최고 소설에 수여하는 독일서적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독일추리소설상(2007)과 제1회 유럽연합문학상(2009)의 최고 수상작으로 뽑혔다.

김인순 옮김

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칼스루에 대학과 함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고려대 독문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에 출강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깊이에의 강요》 《열정》 《꿈의 해석》 《기발한 자살여행》 《저지대》 《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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