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한국 대표작가 아홉 명이 쓴 가족소설

지음 양귀자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05년 5월 20일 | ISBN 8956601178

사양 변형판 148x210 · 296쪽 | 가격 9,500원

분야 국내소설

책소개

소중한 가족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가족이 된다!

양귀자.이순원.김인숙.구효서.하성란.권지예 등
한국 대표작가 아홉 명이 보여주는 이 시대의 가족 풍경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지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본질적인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의 중심축에는 사회의 최소 구성단위이자 기저인 ‘가족’이 있다. 출판계도 이러한 움직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실용·교양 분야에서 가족을 화두로 한 책들이 다수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이러한 분위기를 반증한다.
그러나 문학 분야에서만큼은 별반 눈에 띄는 시도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문학은 가족이라는 공동체보다는 인간의 개체성에 더 주목해왔다. 문학이 사회를 모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의 반투명 거울 역할을 해온 것을 생각한다면, 문학 속에서 가족의 모습을 성찰하고 삶의 문제들을 다시금 조명해본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에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가족사진》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환점을 형성한다. 양귀자, 이순원, 구효서, 김인숙, 하성란 등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아홉 작가들의 소설이 한 편씩 수록된 이 소설집은 인간의 개체성이 날로 부각되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운명 공동체가 지닌 근원성을 되짚고 있다.
누구나 가족의 구성원이지만 자신이 가족의 일원임을 깨닫기는 힘든 이 시대에, 천륜이라는 말로 대변되던 전통적인‘가족’상은, 특별한 관계이긴 하지만 살다가 깨어질 수도 있는 디지털 ‘가족’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이 시대의 가족은 고정불변의 개념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변화 선상에 놓인 집단’인 셈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들 역시 온몸으로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가족이다. 양귀자에서 이만교까지 아홉 명의 작가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되 제각기 다른 사회적 시간대에 속한 다양한 가족의 모습들을 작품 속에서 풀어내고 있다. 그들은 하나의 모범답안을 답안지에 써내듯 구태의연한 가치관을 독자에게 강요하는 대신, 작가 스스로도 한 사람의 일원인 우리네 가족의 모습을 예리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 세상에서도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다시 들어가겠다”(〈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는 주인공은 “가족이란 계약 관계가 파기됐으니 다른 계약을 맺으라”(〈꿈을 꾸었어요〉)고 말하는 주인공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모두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가족 풍경들을 삶의 편린처럼 한 장 한 장 찍어내고 있다. 가슴 뭉클한 인간애와 함께 파편화된 상처의 기록들이 이 한 권의 책 속에서 공존한다. 그 한 장 한 장의 ‘풍경 찍기’를 따라가노라면 우리는 어느새 우리 삶의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혈관 속을 흐르는 온기마저 닮은 사람들, 가슴과 가슴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진 사람들, 우리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형태가 어떻게 변하든 아무 조건 없이 우리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가족이란 이름의 사람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 이 책은 그 소박한 진실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마음의 카메라로 찍은 아홉 장의 가족사진

이 책은 마치 ‘별들의 잔치’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작가진이 화려하다.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한국 문학계의 중심으로 우뚝 선 대표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뛰어난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들답게 작품들 또한 개성이 뚜렷하다. 그들은 때론 걸쭉한 입담으로, 때론 담담한 속삭임으로, 또 때론 날카로운 풍자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가족’이란 공통된 화두를 내걸고 있긴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은 개성적인 문학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양귀자의 〈마지막 땅〉은 원미동을 배경으로 가난한 삶 속에 얽혀드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고, 이순원의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는 가시밭길과도 같은 어머니의 삶을 유년의 기억 속에서 감성적 문체로 유추해내며, 김인숙의 〈술래에게〉는 소통 불능 상태에 놓인 가족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구효서의 〈도라지꽃 누님〉은 외로움이란 생채기를 지닌 누님의 삶을 자연 속에서 펼쳐내며, 서하진의 〈개양귀비〉는 가정이란 이름 아래 일방적으로 참고 인내한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여성적 문체로 담담히 풀어나간다.
고은주의 〈꿈을 꾸었어요〉는 계모와의 새로운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이야기를 사춘기 소녀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하성란의 〈별 모양의 얼룩〉은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상실하는 공황 상태의 고통을 여실히 보여준다.
권지예의 〈풋고추〉는 매운 풋고추의 기억으로 남은 당돌한 청춘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이만교의 〈너무나도 모범적인〉은 정직한 사람에게 그리 너그럽지만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겪은 소년과 가족의 이야기를 개성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아홉 편의 이 맛깔스러운 작품들은 제각각의 색깔만큼이나 다채롭고 인상적인 가족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서로 다른 사회적 시간대를 겪으며 살아온 삶의 궤적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려내는 가족상은, 전통적인 혈연관에 얽매인 것에서부터 제도적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가족 관계에 대한 고찰,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상실되는 가족성, 당돌하고 개성적인 형태의 가족사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비단 한 가족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책 속에서 가족은, 가족을 이루는 한 개인과 가족을 품고 있는 사회를 긴밀히 이어주며 서로를 건네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결국 이 시대의 가족이란, 어느 한 혈연 집단의 개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속한 사회 속에서 이어지고 귀속되며 확장하는 ‘사회적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아홉 명의 작가들은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힘겨운 세상살이를 이겨내는 힘은 바로 우리의 가족과 맞잡은 손길 속에 있다. 이 책의 책장을 덮을 때쯤, 우리는 마음의 셔터를 누르며 소중한 가족사진 한 장을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은 함께 있을 때 더 아름답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힘들게 하는 사람도 많지만, 힘이 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경우에 다 해당되는 사람도 있다. 가족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가족은 또한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정 밖의 사회가 지나치게 안일하거나 흥청거릴 때는, 가족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이 느슨해지고 전체보다는 개인의 문제에 더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가정을 에워싼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주어진 여건을 헤쳐 나가기 위해 가족은 한마음이 되고 다 같이 노력하는 자세가 된다.
이렇듯 유기적 기능을 가진 가족은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참으로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너무 가까운 곳에서 늘 함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이 책을 기획하는 의도는, 알고는 있지만 잊고 사는 이러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가족 구성원 스스로가 가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가족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생각해 보게 하는 데 있다.
물론 이 소설들이 오로지 가족 사랑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러는 작지 않은 문제를 펼쳐 보이기도 하고 더러는 기형적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가족의 본질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가족의 모습을 알게 되고, 알게 됨으로써 더 사랑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수준 높은 문학작품 속의 가족을 만나다 보면 한 가족 구성원보다 그들이 모인 가족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함께 있을 때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 ‘편집자의 말’ 중에서

■ 수록 작품

_ 마지막 땅(양귀자)
제 가슴마다 가난한 상처를 이겨내며 사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 그들이 엮어내는 ‘단단한 슬픔’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희망을 찾는다. 가진 것이 없어 볼품없는 삶 속에도 진실은 숨어 있다는 작가의 고백을 듣는다.

_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이순원)
1996년 제27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내 유년의 기억 속에 어머니가 산다. 그 어머니의 가슴에서 고단한 삶은 물빛 무늬로 흐른다.

_ 술래에게(김인숙)
지독한 소통불능의 병을 앓는 우리에게 던지는 외침. 가족 내에 도사리는 침묵은 화해라는 허상인가. 끊임없이 나의 ‘술래에게’ 말을 건다, 소통하고 싶다고……

_ 도라지꽃 누님(구효서)
상처받은 것들이 온 산허리를 뒤덮으며 보랏빛 도라지꽃 더미로 피어난다. 외로움이라는 생채기를 품은 불구의 것들을 향한, 한없이 따뜻한 작가의 시선을 만난다.

_ 개양귀비(서하진)
빼앗긴 것들에 대한 향수가 개양귀비 꽃잎 속에 스민다. 가정이라는 미망 아래 지켜야 했던 것과 잃어야 했던 것들을 파헤친다. 섬세한 여성적 목소리가 들려주는 상실의 이야기.

_ 꿈을 꾸었어요(고은주)
가족이란 관계의 새로운 방정식을 말한다. ‘믿으면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믿어보는 데서 가족은 형성된다. 가족의 개념에 대한 진지한 비틀기가 시작된다.

_ 별 모양의 얼룩(하성란)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재난. 갑작스런 상실은 가족의 기억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는데…… 별 모양의 얼룩으로 기억되는 살아 있음에 대한 단 하나의 희망.

_ 풋고추(권지예)
청춘은 성난 풋고추의 맛으로 기억된다. 아프고 맵고 설익은 기억 속에 애잔하게 남은 아버지. 그 시절, 누구도 내게 삶의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_ 너무나도 모범적인(이만교)
‘너무나도 모범적’이었던 나의 유년시절. 하느님이 내려다보는 세상은 정직한 자에겐 그리 너그럽지 않았다. 정직하게, 너무나도 정직하게 살라.

작가 소개

양귀자 지음

1955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8년 〈다시 시작하는 아침〉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 《슬픔도 힘이 된다》《원미동 사람들》《지구를 색칠하는 페인트공》《희망》《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등이 있다. 1988년 ‘유주현문학상’, 1992년 ‘이상문학상’, 1996년 ‘현대문학상’, 1999년 ‘21세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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