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반대한다

힙합, 유튜브, 관찰예능, 먹방을 가로지르는 위트 넘치는 문화비평

원제 Against Everything

지음 마크 그리프 | 옮김 기영인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9년 2월 22일 | ISBN 979118881056

사양 변형판 146x216 · 420쪽 | 가격 17,000원

시리즈 일상 인문학

수상/선정 〈가디언〉 〈뉴욕 매거진〉 〈파리 리뷰〉 선정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북 리뷰〉 에디터스 초이스 / 2019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책소개

힙합유튜브관찰예능먹방을 넘어 당신이 소비하는 모든 순간에 관한 책

지금여기를 예민하게 파고드는 현대인의 탐사보고서

모든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앞으로의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가디언〉 〈뉴욕 매거진〉 〈파리 리뷰〉 선정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북 리뷰〉 에디터스 초이스 

수전 손택은 해석에 반대한다. 로라 키프니스는 사랑에 반대했다. 그리고 마크 그리프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장폴 사르트르, 수전 손택의 뒤를 잇는 작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음악, TV 등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로 크게 호평받는 전방위적 문화비평가 마크 그리프의 비평 에세이 《모든 것에 반대한다》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습관적인 공감은 다양한 의견이 설 자리를 빼앗는다. ‘좋아요’는 엄청나게 달리지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는 SNS의 글들이 지금 우리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저자 마크 그리프는 이런 현상에 이의를 제기하며 운동, 음식, 성 상품화, 음악, 리얼리티 쇼, 경찰, 파병 등 현대 사회의 논란거리들을 보란 듯이 가져와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한다. 옳다 그르다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관해 속 시원히 답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생각들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자아낸다. 박식하고 독창적인 그의 글은 반대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필요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실제 어떤 선택이 가능해지기까지 세상에는 수많은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는 모든 것을 반대하고 질문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무조건적인 공감을 넘어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반대’ 의견은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진 새로운 오늘을 만드는 데 풍부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책의 저자인 마크 그리프는 미국에서 “가장 도발적인 문예잡지”로 평가받는 정치, 문학, 문화 계간지 〈n+1〉을 창간했고 ‘힙스터에 주의하라’라는 토론회를 열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뉴욕에 위치한 뉴스쿨 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에세이는 ‘미국 최고의 에세이’로 두 번 선정된 바 있다.

보여주는’ 건강과 만들어진’ 건강

우리는 어떤 건강을 챙겨야하는가?

현대인은 오늘도 건강해지기 위해 러닝머신 위에 올라서고 건강 도시락을 싼다. 땀을 뻘뻘 흘리는 고통스러운 운동 시간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자기만족으로 보상받는다. 반대로 이 고통의 시간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 ‘약한 사람’, ‘희망이 없는 사람’, ‘불성실한 사람’으로 치부된다. 근육질의 날씬한 몸매를 건강하다는 말로 포장해 판매하는 오늘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떠밀려 지방을 태우는 기계에 몸을 맡기게 된 것은 아닐까?

잘 짜인 유기농 식단과 비타민 목록은 음식에 관한 새로운 혹은 다른 생각을 막는다. 먹방과 음식책들은 끼니를 맛있게 챙겨 먹기보다 남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탐닉하게 만든다. 어떤 식품을 먹는 것이 안전한지 알려주는 방송들은 겉보기에만 건강해 보이는 식단을 만들기에 급급하다. 이 식단이 실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개개인에게 진정 맞는 식단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건강 지상주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또 다른 건강이 우리를 착각하게 만들 뿐이다. 저자는 미디어가 광고하는 ‘건강’이라는 허상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낱낱이 분석한다.

음악은 시대를 품고 시대는 음악을 품는다.

펑크힙합을 어떻게 비평할 수 있는가?

현대인은 음악을 사랑한다. ‘무인도에 갖고 갈 가장 아끼는 음반’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는 음악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고 머릿속에 많이 저장해둔다.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면 그 시대의 풍경과 사람이 떠오르지 않던가?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팝, 즉 대중음악을 역사적 상황, 현대의 흐름과 연결 지어 설명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는 과거의 펑크, 록과 지금의 힙합을 관찰하고 목격해온 사람으로서 시대를 반영한 음악 비평을 직접 시도한다.

힙합의 경우 자신이 백인으로서 그 분야에 얼마나 무심했는지, 더 나아가 요즘 백인들이 흑인의 삶에 뿌리를 둔 힙합을 어떻게 착취하고 소비하는지 비판한다. 대학가의 흑인들이 출연하는 공연에 왜 정작 흑인 청중의 숫자는 현저히 적은가? 슬럼가의 마약 갱단에 속할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의 랩 가사를 십대 백인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따라 불러도 되는가? 이 외에도 라디오헤드를 통해 90년대 청년들의 우울함을,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그레이트풀 데드의 비교를 통해 60~80년대 펑크의 역사와 그 당시 팽배했던 반사회적 저항 문화를 반추한다. 저자는 우리가 무심코 흘려듣는 음악이 사회문제를 어떻게 반영하고 또 비판하는지 보여준다.

넘쳐나는 미디어와 그 안을 유영하는 현대인들의 감각 깨우기

리얼리티 쇼는 정말 리얼한가유튜브는 왜 인기를 끄는가?

영상 매체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셀 수 없이 많아진다. 저자는 엄청난 영상 홍수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유의미한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은 리얼리티 쇼다. 최고의 스타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외모 콤플렉스 극복을 위한 성형 프로그램, 저예산 데이트 프로그램,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서로를 탓하기만 하는 카사디안 가족의 프로그램 외에도 정말 많다. 몇몇 비평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사람들이 관음증을 해소한다고 말하지만 저자는 리얼리티 쇼의 핵심은 바로 ‘비난’이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현대인의 보편적인 갈등을 전시한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겪은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며 누군가를 욕한다. 욕하는 맛으로 보는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가 보지만, 또한 아무도 본다고 말하지 않는다.

리얼리티 쇼만큼이나 ‘보는 눈’을 필요로 하는 매체는 유튜브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은 이미 존재하는 영상을 짜깁기하거나 아마추어들이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유튜브를 즐겨본다. 저자는 유튜브가 포르노를 철저하게 배척하고 아마추어의 퍼포먼스를 싣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분석한다. 더불어 이와 같은 이유로 브이로그와 여러 가지 상품들의 리뷰 영상이 엄청난 조회 수를 얻는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양산되는 가짜 뉴스들의 위험성 또한 놓치지 않고 지적한다.

이 외에도 아이들의 성 상품화, 힙스터의 흥망성쇠, 시민을 위한 경찰의 역할과 수행, 강대국의 횡포와 자비 없는 전쟁 등 늘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주제들을 아우르며 문제와 반론을 제기한다. 사소한 말실수로 비난 받기 쉬운 주제들이지만 저자는 논리적이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낸다. 무겁고 진지한 철학 용어보다는 친숙한 일상의 언어로 현대 사회의 진정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저자의 비평들은 모두가 함께 생각해보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보다 넓은 공론의 장을 제공할 것이다.

반대를 실천하는 삶,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는 삶으로

저자는 어릴 적 미국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이자 《월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로부터 반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소로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더 가난해지는 삶에 반대했고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사업에 반대했다. 그리고 도시를 떠나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사색하는 삶을 살았다. 저자는 이런 소로의 삶을 존경하고 동경하지만 정작 지금의 물질적 삶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 나름대로 주어진 현실 속에서 소로의 삶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한다. 바로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모든 것에 반대하는 것.

그가 실천하는 반대는 세상을 통째로 바꿔버릴 거대한 계획을 궁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일상 속에서 조그만 걱정들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지금껏 당연시 여겨온 것들, 일상과 타협해온 평범한 사건들을 조금은 다르게 보고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면 절대 부서지지 않을 것 같던 벽이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다.

조그만 걱정과 반대 의견들로 쌓아 올린, 느리지만 단단한 변화의 힘을 믿게 만드는 책이다.

목차

서문

1부
운동에 반대한다
섹스 아이들의 오후
음식에 대하여
옥토맘과 아기 시장

2부
삶의 의미 1: 경험이라는 개념

3부
라디오헤드 또는 팝 철학
펑크: 알맞은 고통
랩 배우기

4부
삶의 의미 2: 직감적 법제화 또는 재분배

5부
리얼리티 텔레비전의 현실
위튜브
힙스터는 무엇이었나?

6부
삶의 의미 3: 마취적 이데올로기

7부
모가디슈, 바그다드, 트로이 또는 전쟁 없는 영웅들
경찰을 간파하다

8부
삶의 의미 4: 소로 트레일러 파크

감사의 글

작가 소개

마크 그리프 지음

미국의 문화비평가. 역사학과 문학 전공으로 하버드대학교를 최우등 졸업하였고 마셜 장학금을 받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영미 문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예일대학교에서 미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에는 뉴욕에서 문화 비평지 〈n+1〉을 공동 창간하여 지금까지 편집인으로 있으면서 정치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글을 기고하는 한편, 현재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에세이는 ‘미국 최고의 에세이’로 두 번 선정된 바있고, 2015년에는 저서 《인간 위기 시대》가 프린스턴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되었다. 《모든 것에 반대한다》를 편역한 《블루스크린》은 2011년 독일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대중적, 비평적 성공을 거두었다.

기영인 옮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수학한 뒤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현대문학과 문화를 공부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3대학 비교문학과에서 프랑스와 영국 현대소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니나 부라위의 《나쁜 생각들》,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백 년의 시간》, 스티나 비르센의 《누가》 그림책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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