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9.11-12

한유주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9년 11월 8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296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27 | 분야 잡지

책소개

*커버스토리 한유주 “나는 꿈속의 문장들을 빌려 글을 시작한다”
*‘한국 SF의 가장 우아한 계보’ 김초엽의 biography
*“언니, 그건 지난 학기잖아요”, 영화 <벌새>와 문학을 교차하며 지난 것들을 기억하는 방식, 황인찬 이종산의 cross
*Key-word:여성서사-고딕스릴러, 여성의 불안을 적확하게 발화하는 테마픽션 릴레이 수록 시작!

“내게 소설은 시간이다. 플로베르와 카프카는 소설의 시간을 발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권태의 시간과 벌레의 시간을. 즉 현대를. 그들의 현대 이후에는 현대들이 있다. 미시적인 현대들이다. 나는 그중 하나를 받아쓴다. 그 시간을 변주하고, 번역하고, 인정하고, 거부하고, 혹은 그 시간에 장악당하고, 휘둘리고, 배반당하고, 때로는 배신하고, 그런 것들을 쓰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유주, 「cover story」 중에서

27호의 커버스토리 인터뷰이는 소설가 한유주이다. 얼마 전 소설집 『연대기』를 출간한 그는 언어를 ‘변주하고 번역하고 인정하고 거부하고 혹은 장악당하고 휘둘리고 배반당하고 배신하며’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끊임없는 복제와 분열, 재창조의 글쓰기 속에서 그가 구성해온 문학적 세계의 연대기(chronicle)를 읽으며, 우리는 글로써 잠시나마 불가능한 타자와 연대한다. 일견 난해한 그의 소설을 읽는 독자를 향해 “일단 죄송하고……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의 상냥함을 먼저 읽은 후에, “그것들의 의미를 전적으로 자기 식대로 헤아려보라”는 요청에 따라 우리는 그의 글 속에서 더 자유로운 독해를 할 용기를 얻게 된다. 그 용기에 기대어 따라 읽는 인터뷰 속에서 우리는 그와 함께 헤매고, 그처럼 말해보고, 그의 생각을 알아차렸다고 오해하고, 그런 방식으로 잠시나마 연대하게 될지 모른다.
그의 소설을 근작부터 다시 읽어나가며 역순의 연대를 구성했다는 인터뷰어, 소설가 백가흠의 꼼꼼한 질문 역시 우리의 단어장을 넓히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특히 세상의 모든 것을 각각 명명하는 고유명을 찾는 둘의 질문과 답변이 만들어내는 커버스토리 속의 작은 단어장, ‘이를테면 한유주’의에 집중해주시기 바란다. 문학은 경계와 경계 사이로 미끄러지는 의미들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 그럼으로써 한참을 앞서가는 것. 그렇다면 독자인 여러분들도 함께 ‘이를테면 000′의 방식으로 『Axt』 27호를 함께 읽고 써주시기를 바란다.

● key-word
*이번 호에서 처음 선보이는 key-word는 여덟 명의 작가가 쓴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릴레이로 수록한다. 우리가 선택한 첫 번째 테마는 여성서사, 고딕-스릴러이다. 2015년 이후 ‘불안’은 여성의 삶에서 가장 주요한 감각으로 자리 잡았다. ‘불안’을 전면화하는 고딕-스릴러 소설을 통해 여성이 겪어내는 세계와의 불화가 발화되고, 이 시대에 필요한 공감과 연대를 불러오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소설가 최영건지 혜가 그 첫 순간을 함께해주었다. 여성의 젠더에 대한 사회적 불안을 새로운 방법으로 다룬 최영건의 소설과 ‘마을의 미친년’ 한자의 삶과 화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삶이 겹겹의 레이어를 형성하며 쇠락한 고택 속에서 공명하는 지 혜의 소설이 독자를 기다린다. 고딕-스릴러라는 비현실의 양식을 입고 가장 내밀한 우리의 불안을 다룬 작품을 써준 소설가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많은 독자들이 이 글 속에서 더 다양한 논의를 촉발할 문학의 요소들을 찾아내주시기를 바란다. 더불어 앞으로 진행될 릴레이 연재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 intro * review * cross
*intro에서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영화의 메타성을 발견한 순간을 공유한다. 그 순간은 끊임없는 질문으로 돌입하는 순간이며 아름다운 동시에 비극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정성일은 ‘당신은 어느 순간 문학의 메타성을 발견하느냐’고 질문한다. 문학이 독자에게 저항하기 시작하는 순간에 대한 독자 각각의 감상과 대답이 궁금하다. 이번 호 review의 주제는 메타(meta)이다. 자기와 타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끝없는 갈등과 넘어섬의 세계. 문학은 언제나 그 자체로 메타적이다. 그렇기에 정지돈 이슬아 류재화 김보경 함성호 다섯 명의 필자들이 선택한 ‘메타’에 대한 텍스트가 더욱 궁금해진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낸 메타와 메타적 텍스트를 만나보자. 영화와 함께 문학을 읽어가는 cross에서는 영화 <벌새>를 읽는다. 과거의 시공간을 다시 불러내 지금을 비추게 하는 <벌새>의 방식을 현실과 문학 사이의 메타적 관계로 읽어내면서, 시인 황인찬은 니시오 이신의 ‘망각 탐정 시리즈’를, 소설가 이종산은 김세희의 『항구의 사랑』을 함께 독해한다. “언니, 그건 지난 학기잖아요”를 기억하는 모든 독자들이 함께 읽어보기를 바란다.

● biography * insite * colors
*메타를 주제로 한 까닭일까. 두 항 사이의 거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들도 풍성하다. biography에는 ‘한국 SF의 가장 우아한 계보’라는 평을 들으며,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최근 한국일보문학상 본심에 오른 소설가 김초엽의 자전 에세이가 실린다. 더 멀리 갈 수 있는 SF를 쓰면서도 지금·여기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숙고하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우리는 지금―미래의 거리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김초엽의 소설을 읽어낸 문학평론가 박신영의 리뷰는 이런 작가의 고민에 응답하는 듯하다. 두 글을 함께 읽는 것은 고민이 오가는 지점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잡지 『VOSTOK』와 함께하는 insite에는 국군광주병원 옛터에서 사진작업을 진행한 사진작가 정희승의 사진이 실린다. 그의 작가노트에는 방치된 국군광주병원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데, 이는 지금의 우리가 그때의 광주를 기억하고 재현하는데에서 오는 괴리를 깨닫게 한다. 그런 방식으로 그의 작업물은 지금―과거의 차이에 대해 골몰하게 한다. colors에서는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의 작품 『빌러비드』를 다룬다. 노예사냥꾼을 피해 달아나다가 자신의 딸을 죽이고 체포된 마거릿 가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빌러비드』를 대하는 세 명의 소설가 김성중 김종옥 임현의 글은 소설―현실의 거리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장이 될 것이다.

● monotype * hyper-essay
*현실감을 단단하게 붙들어줄 글들도 함께한다. monotype에서는 셰프이자 칼럼니스트 박준우가 삶과 밀접한 음식에세이로 여러분을 맞이한다.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먹는 멋 부리지 않은 소고기 튀김, 그리고 회사원의 분노를 삭혀주는 짬뽕 등, 소박한 일상의 음식들이 보여주는 차분한 위로를 함께 맛보길 바란다. hyper-essay에서는 작가 정여울이 우리 삶에 필요한 균형에 대해, 기자 권석천이 SNS에서 벗어나는 경험에 대해 공유한다.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균형을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낸 정여울의 글은 자신 안의 결핍과 화해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권석천은 ‘굿바이, 저커버그!’라는 유쾌한 제목과 함께 SNS 시대에 윤리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매체의 강력한 힘에 매인 현대의 모두가 읽어봄직한 글이다.

● short story * novel
*이번 호 short stort에는 소설가 백가흠 기준영 도재경의 글이 실린다. 독특한 인물과 장면으로 깨달음의 순간을 재구성하는 백가흠의 소설, 단단히 서 있는 것의 아름다움과 어려움을 생각하게 하는 기준영의 소설, 게임 속 아이로부터의 구출신호를 받은 화자를 통해 일상의 폭력성을 되새기는 도재경의 소설이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여러분의 독서를 기다린다. novel에서는 두 작가의 소설이 최종회를 맞는다. 소설가 이승우의 <이국에서>에서는 긴 여정 끝에 이루어지는 임창수의 마지막 결정을 만나볼 수 있다. 소설가 강화길의 <치유의 빛>에서도 그간 타인의 발화로만 구성되어온 진리의 삶이 대단원에 달하고, 마지막 순간 오롯이 진리 자신의 서사가 등장한다. 두 작품을 끝까지 완성해준 작가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함께 읽어주신 독자에게는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작가 이충걸의 3부작은 여전히 매력적인 문장으로 여러분과 함께한다. 쇼와 죠의 이야기는 어떤 파도를 기다리듯이 방파제 끝을 걷는다. 끝을 향해가는 그 여정에 끝까지 동행해주시기를 바란다.

메타와 현실을 오가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읽고 쓴다. outro에서 편집위원 손보미는 이렇게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간다’는 문장에 대해서 뭐라고 덧붙여야 할지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게 내가 돌아갈 (불완전할지언정)유일한 행성일 테니까.” 우리에게는 읽고 쓰는 것이 최대의 가능성인지 모르겠다. 이번 호에서 여러분도 이 불완전할지언정 유일한 가능성을 함께 향유해주었으면 좋겠다.

목차

◆ 27호 차례

intro
정성일 저항은 어디서부터 오는가・002

review
정지돈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오블리비언』・018
이슬아 제임스 설터 『소설을 쓰고 싶다면』・022
류재화 귀스타브 플로베르 「구호수도사 성 쥘리앵의 전설」・026
김보경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034
함성호 김종삼 『북치는 소년』・038

cover story
한유주+백가흠 나는 꿈속의 문장들을 빌려 글을 시작한다 ・044

biography
김초엽 차가운 우주의 유토피아・068
박신영 보이지 않는 너를 찾아서・074

key-word
최영건 안과 완의 밤・082
지 혜 삼각 지붕 아래 여자・098
insite
정희승 기억은 뒷면과 앞면을 가지고 있다・116

cross – 〈벌새〉
황인찬 기억은 재현, 재현은 기억의 방식・124
이종산 우리는 두려워서 그것을 사랑이 아니라 우정이라고 말했다・130

colors –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김성중 타르처럼 검고 진한 사랑・138
김종옥 우리는 언제 하나의 ‘리얼리즘’ 소설이 다른 그것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을까?・144
임 현 이야기라는 공동체・150

monotype
박준우 오늘을 잘근잘근 씹는 일・154

hyper-essay
정여울 아니마와 아니무스 ―자기 안의 결핍과 화해하는 개성화의 길・162
권석천 굿바이, 저커버그!・176

short story
백가흠 오아시스를 지나치면・182
기준영 들소・204
도재경 홈・218

novel
이승우 이국에서(최종회)・234
강화길 치유의 빛(최종회)・250
이충걸 지금은 고통이 편리해 3 ― 이불 도둑(2회)・276

outro
손보미 ・294

작가 소개

한유주

2003년 단편소설 「달로」가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달로』 『얼음의 책』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연대기』,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가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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