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0.03-04

최은미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0년 3월 6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188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29 | 분야 잡지

책소개

*새로운 편집위원과 함께하는 『Axt』 29호, 편집위원 손보미, 김유진, 강화길. 세 여성 소설가들이 만들어낼 『Axt』의 미래.
*커버스토리 최은미 “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울고 있는 게 아니라 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2020년 신춘문예 등단자 신종원 전미경, 그들이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로 채운 short story.

 

“후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내가 주체가 돼서 무언가를 선택했다는 거잖아요. 그 에세이를 쓰지 않았다면 전 후회조차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이 후회는 ‘내 것’인 거예요. 그리고 이 이야기도 ‘내 이야기’예요. 저는 『어제는 봄』도 「내게 내가 나일 그때」도 ‘내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어요. 내 경험을 썼다는 뜻이 아니에요. 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울고 있는 게 아니라 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최은미, 「cover story」 중에서

29호의 cover story 인터뷰이는 마법적이라고 할 만한 인력의 소설을 써온 소설가 최은미이다. 소설 속에서 매력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로 가득찬 공간을 만들어온 그가 스스로 발붙이고 있는 현재의 공간들을 어떻게 구획하는지, 그 공간들을 넘나들며 어떤 정체성을 오가는지, 그리고 그 정체성들과 어떻게 친밀해지고 또 사투를 벌이는지가 인터뷰에 담겼다. 사투 끝에 얻어낸 그의 글은 어디로 나아갈까? 그는 고통으로 길어낸 문장들을 스스로 겪어나가면서 ‘후회까지 선택’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를 따라 지난한 과정을 함께 따라온 독자들은 글을 통해 징후적으로 겪는 그의 미래를 조금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는 이번 호부터 『Axt』 편집위원으로 함께하게 된 소설가 강화길이 진행해주었다. 최은미의 문장을 ‘너무한 문장’이라고 소개한 그는 ‘너무한 문장’에 장악당한 경험을 공유하며 최은미의 문장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해나간다. 너무한 문장, 너무한 순간 속에 녹아든 최은미의 진심을 조금씩 읽어내는 강화길은 좋은 독자로서 또 다른 독자에게 자신의 감상을 공유해주는 한편, 좋은 소설가로서 소설가의 내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이토록 꼼꼼한 인터뷰를 독자여러분도 함께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 intro * review
29호는 ‘수영’이라는 키워드와 함께한다. intro에서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영화라는 구상물 속의 수영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문을 연다. 영화에서 수영하는 인간의 재현이 그토록 어렵다면 문학에서는 어떠할까. 그 같고 다름 속에서 영화와 문학이라는 장르를 오히려 되묻는 그의 질문이 신선하다. 한편 review에서는 이 질문에 화답하듯, 수영을 주제로 하여 선택된 다섯 작품의 리뷰가 실린다. 문학 속 수영의 순간을 포착하면서 다섯 명의 필자 류재화 김보경 황현진 정지돈 보배는 물이 몸과 밀착되는 순간, 어쩌면 세계가 몸과 밀착되는 순간을 다룬다. 물속을 걸어본 경험, 외부의 무언가가 몸을 충만하게 혹은 두렵게 감싸 안는 순간에 대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다섯 편의 리뷰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biography * photocopies * monotype * hyper-essay * short story
봄으로 진입하는 3월, 지상에서 물속으로 들어가듯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을 공유해준 글들도 『Axt』 29호와 함께한다. biography에서는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로 독자를 만난 소설가 송지현의 자전에세이가 실린다. 첫 소설집 발간 이후의 불안과 멈춤 속에서 다시 에필로그 이후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그의 다음 소설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기대와 기쁨을 안겨준다. 시인 권민경은 이런 송지현의 소설을 힘껏 응원하는 리뷰를 실어주었다. 송지현이 가지고 있는 힘으로 ‘무엇이든 쓸 수 있다’고 말하는 단단하고 상냥한 목소리는 응원의 대상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photocopies에는 시인 성동혁의 시와 에세이가 편집자 김서해의 사진과 함께 수록된다. 성동혁은 몸의 고통 속에서도 러시아 붉은광장을 다녀온 순간을 우리 앞에 내보여주었다. 살을 에는 듯한 모스끄바의 순간, 그 속에서 오롯하게 마셨던 에스프레소 한잔은 우리의 세계에 그곳의 소리와 향기를 가져다주는 것만 같다. 셰프이자 칼럼니스트인 박준우 monotype에서 우리에게 다소 낯선 ‘터키 와인’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었다. 타지에서의 작은 용기가 여행의 새로운 기쁨을 주었다는 그의 경험은 삶의 여행자인 우리가 다른 세계의 문을 두드려볼 작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를 북돋아준다. hyper-essay에는 소설가 강희영의 수필이 새롭게 독자들을 찾아간다.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커뮤니케이션 사이언스를 공부하고 있는 그는 다른 언어의 세계에서 겪는 시차를 그리움과 애정을 담아 써주었다. 지연된 시간 속에서 그곳의 시간을 이곳으로 밀어 보내온 그의 글이 또 다른 시차를 경유하여 독자들을 만나보게 되는 순간을 기대한다. 최근 등단자의 삶에 진입한 소설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번 호 short story는 2020년 신춘문예 당선자 소설가 신종원 전미경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오랜 기간 읽힐 날을 고대하고 있었을 그들의 글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감각의 세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소설가로서 출발하는 그들이 많은 독자들을 얻어 더 넓고 깊어질 것을 믿는다.

 

● colors * hyper-essay * novel
한편 고전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colors에서는 평론가 손정수와 소설가 김종옥이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는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텍스트를 다층적으로 읽고 재해석해온 역사를 요약하며 손정수는 펠림세스트로서 이 텍스트가 무한히 다시 읽힐 수 있으며 읽혀야 함을 지적한다. 김종옥은 상징으로서의 ‘유령’에 집중하며 우리가 마주보아야 하는 것이 무언인가에 대한 질문과 독자를 대면시킨다. 작가 정여울hyper-essay에서는 최근 영화로도 개봉된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을 통해 ‘이곳에서 짓밟히고, 찢기고, 거부당할지라도’ 자신을 돌보며 나아가는 삶의 눈부신 빛을 보여준다. 신화가 사라진 현대에서 우리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살아낼 수 있는 신화의 순간을 말하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 안의 신화의 순간과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novel에서는 소설가 백가흠의 「아콰마린」이 연재를 시작한다.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의 한 순간을 ‘2024년, 3월 21일, 서울 도심’과 연관시키며 독자들에게 긴장을 유발하는 이 소설에 독자들의 큰 관심과 기대를 바란다.

 

● insite * cross
소설 바깥의 현실을 텍스트와 함께 읽는 시도도 계속된다. 사진잡지 『VOSTOK』와 함께하는 insite에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작가 장진영의 <애드미럴티 시위대>가 실렸다. 위험과 두려움 속에서 카메라 앞에 섰을 시위대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을 개별자로 응시하는 순간 홍콩 시위의 현실은 이전과 다른 무게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cross에서는 내전이 계속되어온 레바논을 배경으로 한 드니 빌뇌브의 영화 <그을린 사랑>을 여러 텍스트와 함께 읽는다. 시인 황인찬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지옥은 신의 부재」 세 작품을 함께 읽어내며,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 인간을 뒤덮을 때 그 불가해 속에서 문학이 하는 일에 대해 고민한다. 소설가 이종산은 『시간의 틈』을 함께 읽으며 광기와 폭력에서 비롯된 비극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서와 그로 인해 가능해지는 미래들에 대해 고민한다. 폭력과 차별이 시대의 화두가 된 이 시대에 독자들의 숙독과 고민을 불러오는 글이 되기를, 그리하여 새롭고 놀라운 ‘가능한 미래’들을 불러오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Axt』 29호를 마무리하는 outro에서는 새로 편집위원에 합류한 소설가 김유진이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설렘과 낯섦, 당혹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좋은 것들을 천천히 말해주는 그의 따듯한 목소리에서 『Axt』의 다음을 상상해보게 된다. 마스크 속에서 ‘자발적 감각 제한 상태’로 머무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이 한 권의 잡지가 낯설고도 기분 좋은 무게감으로 가닿기를 바란다.

목차

intro
정성일 영화와 문학을 ‘수영’한다는 것・002

review
류재화 파스칼 키냐르 『빌라 아말리아』・018
김보경 왕정치 「따니아오 호수 이야기」・024
황현진 플래너리 오코너 「강」・028
정지돈 윌리엄 피네건 『바바리안 데이즈』・033
보 배 조 월튼 『나의 진짜 아이들』・037

cover story
최은미+강화길 끝나지 않은 감정의 온도・042

biography
송지현 사건을 의뢰받지 못하는 탐정은 언제까지 탐정일 수 있을까・072
권민경 존버의 방식으로 ―송지현의 첫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078

photocopies
성동혁+김서해 ГУМ・084
굼・086

insite
장진영 애드미럴티 시위대・088

cross 영화 〈그을린 사랑〉
황인찬 신의 이해, 사랑의 불가해・098
이종산 용서와 가능한 미래의 세계들・106

colors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손정수 『폭풍의 언덕』이라는 팰림세스트(palimpsest)・114
김종옥 편지는 항상 목적지에 도착한다・120

monotype
박준우 터키에서 온 와인・126

hyper-essay
정여울 신화가 사라진 시대, 내 안의 신화를 살아내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선물・134
강희영 개화기・146

short story
신종원 밴시의 푸가・152
전미경 배드민턴의 역사・166

novel
백가흠 아콰마린Aquamarine(1회)・180

outro
김유진・186

작가 소개

최은미

2008년 『현대문학』에 단편 「울고 간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 중편소설 『어제는 봄』이 있다. 2018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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