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0.11-12

임솔아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0년 11월 9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292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33 | 분야 잡지

책소개

● intro
『Axt』 33호는 시인 김혜순의 문장으로 문을 연다. “외부는 한없이 고요하다.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내 이름을 부르는 단 한 사람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조차 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개구리였다가, 토끼였다가 이불이었다가, 불타는 장작이었다가, 뜨거운 가마솥이었다가, 외할머니의 밀주 항아리였다가 나에 대한 나의 이름 지음은 한없이 연기된다. 하지만 이 만물은 혀가 없는 내 구멍으로 쏠려 들어온다.” ―김혜순, 「상실의 환유」 중에서

● cover story

“저한테는 글쓰기가 해마의 역할을 하나봐요. 덜 휘발되게 만든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니 더 오래 곱씹게 되고, 곱씹다 보면 당연히 나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게 되어요. 수많은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게 당연한 나 자신이, 어떤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을지를 선택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저는 여기거든요. 제가 쓰는 문장들이 미래의 나에게 전해질 문장이었으면 좋겠다 싶은 거죠.”
―임솔아, 「cover story」 중에서

33호 cover story 인터뷰이는 소설가 임솔아다. 글쓰기를 통해 무언가를 오래 곱씹는다는 그는, ‘인간을 계속 믿어야 한다’는 로맹가리의 문장을 다시 쓰면서(임솔아 「악당」) 무엇을 곱씹었을까. 그 문장으로 미래의 임솔아에게, 그리고 미래의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을까. 그 진솔한 이야기가 커버스토리에 담겼다. 인터뷰는 소설가 강화길이 진행해주었다. 시와 소설을 아우르며 임솔아의 작품을 따라 읽은 그는, 임솔아의 인물들을 낱낱이 살피고 그 인물들이 남겨놓은 마음을 낱낱이 살피며, 작품의 달라진 결을 면밀히 감지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나이 먹음’이 쉽게 ‘딱딱해지는 것’으로 치환되고 점점 더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힘들어지는 요즘, 달라지는 ‘나’를 글 속에 기입하고 미래에 전달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소설가는 어떤 미래를 위해 분투하는 걸까. 그러기 위해 ‘떠남’을 불사하는 소설가의 애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 table * ing * antenna * colors
풍성해진 해외문학 꼭지를 주목해주시기 바란다. 최근 출간된 해외문학 중 하나를 골라 책을 만드는 데에 참여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table에서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주목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주혜와 책임편집자 염은영, 그리고 시인 안희연이 자리해주었다. 강력한 여성 시인이자 페미니스트이자 레즈비언 활동가인 에이드리언 리치의 산문집을 한국에 처음 펴내면서 겪었던 희열과 마음의 부침이 진솔한 이야기로 묶였다. 읽고 쓰는 여성으로서 온몸으로 리치의 언어를 통과한 세 명의 목소리가 독자를 이야기의 테이블로 부른다. 번역자의 이야기를 담는 ing에서는 소설가 백수린이 뒤라스의 『여름비』를 번역하며 그의 문장에 매혹되었던 경험을 공유한다. 매혹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 했으나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는 그의 겸손한 고백과는 달리, 이 글을 읽는 독자는 그가 번역한 『여름비』를 읽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아시아 문학을 주목하여 소개하는 antenna에는 일본 문예춘추사에서 잡지 『문예』를 편집하는 편집자 다케하나 스스무의 글을 편집자 허유민이 번역하여 실었다. 다케하나 스스무는 최근 일본문학의 동향과 한국문학이 일본문학에 끼친 영향들을 개괄하며, 소멸할 정도로 ‘약한 남성’, 완력과 권력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남성연대 등을 탐구하는 일본작가 마치야 료헤이를 소개한다. 동시대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해외문학 고전을 두 개의 시선으로 읽는 colors에서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다시 읽는다. 평론가 손정수는 소설이 완성될 무렵의 찰스 디킨스를 레퍼런스로 하여, 소설가 김종옥은 영화 <위대한 유산>을 레퍼런스로 하여 텍스트에 서로 다른 색을 입혔다. 『위대한 유산』이 독자에게 남기는 서로 다른 ‘유산’을 얻어가기를 바란다.

● review * biography * diary
review에서는 김성중 정지돈 민병훈 전예진 백은선 안미옥 오은교 7명의 필진이 가을에 읽은 작품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 특별히 이번 호는 우루과이, 프랑스, 일본, 캐나다, 브라질, 한국 등 서로 다른 7개국의 작품이 골고루 실렸다. 물리적 국경이 가로막힌 이 시기에도 문학으로 국경을 가로지르는 여정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신예 작가들의 에세이를 담는 biography에서는 소설가 김멜라 허희정의 에세이가 실린다. ‘나’와 멜라 사이를 오가는 김멜라의 문장들, ‘하프’와 ‘하프’ 사이에서 아주 약간의 기울기로 존재하는 허희정의 문장들, 그 섬세하지만 활달한 문장들이 독자들에게도 매혹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diary에는 소설가 정용준의 가을일기가 실린다. 결실의 계절 동안 그가 맺어온 결실들 혹은 상실들을, 그 작고 분명한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아주시기를 바란다.

● insite * cross
문학의 ‘바깥’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꼭지들도 독자를 기다린다. 사진잡지 『VOSTOK』와 함께하는 insite에서는 경제호황과 고성장의 상징이던 옥외광고가 어떤 식으로 방치되고 유지되는가를 주제로 작업해온 사진작가 조재무의 작품, ‘빌보드 별곡’을 소개한다. 빈 빌보드를 바라보는 일을 ‘끝내 채워지지 않을 내 욕망의 상징’을 바라보는 일로 바꾸어내는 사진 작업을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영화와 문학을 교차해 살피는 cross에서는 2019년을 달구었던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문학작품과 함께 읽는다. 시인 황인찬은 박민정의 「모르그 디오라마」를, 소설가 이종산은 세라 워터스의 『나이트 워치』와 박선우의 『우리는 같은 곳에서』를 영화와 나란히 두었다. 수많은 상징과 은유가 뒤섞인 이야기 사이를 ‘뒤돌아-보라’는 영화의 명령을 따를 때, 우리는 무엇을 더 보게 될까?

● short story * novel
소설의 자리에는 다섯 명의 소설가를 초대했다. short story에는 소설가 박솔뫼의 「원준이와 정목이 영릉에서」, 소설가 임현의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이 실렸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축을 가운데 두고 달라지는 시선을 면밀하게 포착해내는 서로 다른 두 소설이 독자들의 ‘시선’을 기다린다. novel에는 한 호의 휴재를 거쳐 더 탄탄한 이야기로 돌아온 소설가 백가흠의 「아콰마린」 4회가 연재된다. 새로운 단서가 발견되며 소설은 이제와는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소설가 황현진의 「곽」 역시 이야기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했다. 3회 연재분에서는 가족묘의 이장과 더불어 생과 사의 순간을 날카롭게 돌아보는 이야기가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한편 소설가 김희선의 「247의 모든 것」 1회를 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우주선에 갇혀 지구 밖으로 방출된 유해 바이러스의 숙주 ‘247’의 이야기가 독자를 기다린다. 흥미로운 소재와 속도감 있는 문장을 기다리게 될 독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목차

◆ 33호 차례

intro
김혜순 상실의 환유・002

review
김성중 오라시오 키로가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022
정지돈 올리비아 로젠탈 『적대적 상황에서의 생존 메커니즘』・026
민병훈 다와다 요코 『용의자의 야간열차』・030
전예진 기 드 모파상 외 『세계의 환상 소설』・034
백은선 마거릿 애트우드 『눈먼 암살자』・039
안미옥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G.H.에 따른 수난』・044
오은교 서수진 『코리안 티처』・050

cover story
임솔아+강화길 미래의 나에게 전해질 문장들・054

table
안희연+이주혜+염은영 깨어나기, 다시 보기, 이름 바꾸기・088

ing
백수린 설명할 수 없는 매혹・112

antenna
다케하나 스스무 문학, 새로운 감각으로・120

biography
김멜라 멜라와・128
허희정 하프 앤 하프・134

diary
정용준 가을일기・138

insite
조재무 빌보드 별곡・154

cross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황인찬 당신 얼굴 속의 시간・166
이종산 뒤돌아봐요・174

colors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손정수 이상한 가역반응으로 빚어진 미메시스・182
김종옥 오직 여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구원한다・186

short story
박솔뫼 원준이와 정목이 영릉에서・192
임 현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204

novel
백가흠 아콰마린Aquamarine(4회)・218
황현진 곽(3회)・252
김희선 247의 모든 것(1회)・274

outro
손보미・290

작가 소개

임솔아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을, 2015년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 장편소설 《최선의 삶》,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겟패킹》이 있다.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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