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벽당간찰

편지를 통해 살펴보는 조선 후기 사족들의 생활상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 ISBN 9191167371065

사양 변형판 152x223 · 276쪽 | 가격 18,000원

분야 인문

책소개

나라와 백성에게 헌신하며 청렴한 삶을 살아온 선비, 함벽당 류경시
그가 주고받은 800여 점의 편지를 통해
조선 후기 지방 사족의 생활사를 새롭게 조명하다

오랜 시간 민간에서 소장해온 일기와 편지 등의 사료를 발굴‧번역해온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사업팀이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를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하는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19권 『함벽당간찰』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철학, 사학, 문학 등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꾸린 공동연구팀이 안동 함벽당 집안의 간찰(=편지) 834점을 분석하여 조선시대 간찰의 내용‧형식‧화법부터 당대 관리의 생활상, 역사적 장면까지 다방면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조선시대의 편지인 간찰에는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부터 만물의 이치와 정사를 논하는 중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고, 공적 기록의 역사에서는 살펴볼 수 없는 내밀한 장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함벽당 종가는 안동 집안의 유력한 선비 집안으로, 지역사회와 공직에서 여러 역할을 맡았던 가문이었다. 함벽당 집안의 선비이자 향촌 사회를 다스리던 사족(士族)이었던 류경시(1666~1737)는 중앙 정부는 물론 여러 지역에서 관직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문인들과 관계를 맺고 전국 각지를 떠돌다아녔다. 그러다 보니 그는 일가친척이나 동료 선비들과 자주 간찰을 주고받았으며, 그 내용에는 집안 대소사, 학문, 관리의 업무 등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었다. 편집과 정리를 거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그의 솔직한 간찰들을 통해 조선 후기 사족들의 삶과 문화를 세밀하게 살펴본다.

 

한 집안의 삶이 담긴 사적 편지들로
공적 기록 너머의 삶을 들여다보다

국가나 민족적 관점에서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역사에서는 살펴보기 어려운 조선시대의 생활상은 주로 일기와 같은 개인들의 기록을 통해 연구되었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시선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공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간찰에는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관계성과 간찰에서 사용되었던 예법과 화법까지 살펴볼 수 있다.
조선시대 간찰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내용은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관혼상제에 대한 축하를 전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유교적 전통에서 중시되었던 행사들이 수신인과 발신인 사이의 관계를 막론하고 주된 화제였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요청하는 실용적인 내용도 있었다. 또한 전염병이나 전란으로 인한 고생, 과거시험의 준비와 급제에 관한 내용, 관직 생활의 따분함 등 가족이나 자신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도 많았다. 나아가 학문을 갈고 닦는 선비들은 머나먼 곳에서 서로 간찰을 통해 만물의 이치와 천하의 도리를 논하는 등 학문의 실질적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간찰의 주제와 별개로 수신인과 발신인 사이의 관계와 예법에 따라 서로를 부르는 호칭, 간찰의 서두에 들어가는 내용, 간찰을 보낸 이유를 드러내는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처럼 간찰을 쓰기 위해 숙지해야 하는 예법이 다수 존재했는데. 이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보다 훨씬 정중하고 복잡한 형식이었다. 특히 공적인 간찰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간찰을 대신 써주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이처럼 간찰은 조선시대의 생활과 문화의 새로운 측면을 밝혀주는 귀중한 사료로, 『함벽당간찰』 집필에 참여한 다섯 명의 연구진은 각각 다른 부분에 천착했다. 김순석 박사는 간찰 자료의 특성을 분석하고 유형을 분류했으며, 김정민 박사는 간찰의 예법과 화법에 주목하여 그 속에 담긴 마음가짐과 글로 표현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김채식 박사는 류경시의 간찰을 통해 몇몇 역사적 장면을 살펴 역사를 입체화했고, 김명자 박사는 간찰 자료와 족보, 문집 등의 자료를 활용해 함벽당 문중의 역사와 관계망을 고찰했다. 마지막으로 윤성훈 박사는 류경시가 지방관을 역임하던 시기에 보낸 13편의 간찰을 분석하여 지방관의 삶을 복원했다.

 

혼인학문관직 관계망을 통한 함벽당 가문의 확장과
가문을 부양하는 지방관 류경시의 삶

함벽당 집안, 안동 전주류씨는 퇴계학파의 두 계열 서애계와 학봉계 중 학봉계를 대표하는 성씨로, 16세기부터 안동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전주류씨는 안동에서 관계망을 넓히기 위해 안동 권씨나 안동 김씨 등 안동의 토속 성씨를 비롯해 유력한 집안들과 혼인 관계를 맺었다. 특별하게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싶은 집안과는 중첩 혼인을 맺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유력한 인물들과 교유할 수 있었고, 함벽당 집안이 영향력이 증대되는 계기가 된다.
유력한 집안과의 혼인 관계망은 곧 학문적 관계망으로 이어졌다. 전주류씨 류학의 사위는 영남의 대표적인 학자들과 교유했는데, 이러한 인연은 류학의 손자인 류경시에게 이어진다. 류경시는 자손들과 안동 인근의 인재들을 정신적‧물적으로 지원하고 서원의 원장을 맡는 등 향촌 사회의 밑바탕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행위이면서 자손들에게 학적 관계망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류경시가 관직을 역임하면서 이러한 관계망은 더욱 넓어졌고, 자신의 가족뿐 아니라 집안의 삶을 책임지는 위치에 오른다. 류경시는 지방관을 맡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도 10여 가구의 생계를 책임졌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류경시의 일가친척들 역시 관직을 얻은 류경시에게 자연스럽게 의존하였고, 류경시는 아들을 시켜 집안 대소사와 가정 경제를 꼼꼼하게 관리했다. 이처럼 지방관은 가족과 떨어져 살지라도 간찰을 주고받으며 활발하게 교류했고, 먼 곳에서도 가족을 부양하고 집안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목민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 류경시의 일면을 엿볼 수 있으며, 조선시대 지방관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편지, 간찰은 관찬 기록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의문들에 구체적으로 답해주고 있다. 사화와 정변, 왕조의 교체와 같은 굵직한 역사의 흐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모습을 이해할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함벽당 류경시의 간찰로 우리는 조선시대를 살아온 선인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장 옛날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 전주류씨 함벽당 종가 간찰을 중심으로 김순석
간찰은 어떻게 구성되었을까 | 전주류씨 함벽당 집안 간찰에 담긴 내용 | 옛날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2장 함벽당 집안 편지의 화법 김정민
옛 편지란 | 화법의 전제 | 화법의 형식 | 함벽당 편지의 공감 방법 | 함벽당 편지의 공감 내용 | 소통의 화법

3장 함벽당 간찰로 본 역사 속의 몇 장면 김채식
연구의 방향 | 류경시의 인간상과 『함벽당문집』 | 간찰을 통해 본 류경시의 벼슬생활 몇 장면 | 간찰과 역사기록의 비교 | 덧붙이는 말 한마디

4장 조선 후기 전주류씨 함벽당의 관계망과 그 특징 김명자
전주류씨 함벽당, 관계망 속에서 만나다 | 가계 및 혼인을 통한 관계망의 형성 | 거주 공간의 이동과 함벽당 관계망의 변화 | 전주류씨 함벽당, 관계망에서 나오다

5장 간찰을 통해 본 조선시대 지방관 가족의 일상 : 양양부사 류경시의 경우 윤성훈
왜 간찰인가 | 조선시대 지방관과 간찰 | 양양부사 재임 기간 동안 류경시가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를 분석하다 | 편지를 통해 본 양양부사 재임 시기 류경시 가족의 일상 |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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