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3.05-06

윤고은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3년 5월 10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288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48 | 분야 잡지

책소개

● cover story

“소설 쓸 때 지도를 제작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낯선 곳에 처음 도착해서 이리저리 걸어보고 올라가보고 수집도 하고 필요한 왜곡도 하면서 지도를 만드는 거야. 그런데 오래전에 쓴 단편 속으로 지금의 내가 다시 들어간다는 건 새로운 지도 제작이랑 또 조금 다른 경험인 거지. 이번 작품을 예로 들면 한 10년 전에 제작된 지도를 들고 같은 입구로 가는 건데, 그러면 기존 지도가 도움이 될까요? 어차피 100퍼센트 믿진 못하잖아. 시간이 너무 흘렀으니까. 이 제약적인 상황이 매력적이야.” ―윤고은, 「cover story」 중에서

48호 cover story 인터뷰이는 『밤의 여행자들』로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The CWA Dagger)’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윤고은이다. 소설과 에세이, 라디오 DJ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앞에서는 늘 더 바쁘기를 기꺼이 선택한다는 그가 에너지 가득한 이야기를 나누어주었다. 소설 쓰는 일과 다른 일을 병행하는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Axt』에서 연재했던 『불타는 작품』의 뒷이야기가 지면에 실린다.
인터뷰는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염승숙이 진행해주었다. 함께 작업해온 시간 덕에 더욱 친밀한 분위기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소설 안팎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특히 단편에서 장편으로 확장된 『불타는 작품』을 중심으로 윤고은의 작품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윤고은의 소설 세계를 좀 더 유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삶과 소설에 대한 충실함이 닮아 있는 두 사람의 다정한 이야기를 기쁜 마음으로 지면에 실어 보내며, 바쁜 시간의 일부를 나눠준 두 소설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intro

“그래서, 누군가의 노동과 헌신으로 구성되고 완성된 이 세상 한 귀퉁이에서, 보수가 완료된 다리를 건너고 밤사이 비워진 음식물쓰레기통을 이용하면서, 좀처럼 ‘발견’되지 않을뿐더러 그 노동의 현장에 나는 부재하더라도 저마다의 작은 세계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려고 한다. 보려 한다면 언제든 볼 수 있고 상상할 수도 있으며 언젠가는 내 문장으로 재현하는 날도 올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_조해진, 「보려 한다면 보이는 작은 세계들에 보내는 문학의 마음」 중에서

『Axt』 48호는 문학의 자리와 역할을 고민하는 소설가 조해진 intro로 시작한다. 각자 서 있는 자리는 다르지만 서로의 세계를 상상함으로써 연결될 수도 있는 그 가능성의 세상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48번째 『Axt』의 문을 연다. 이 문을 통과한 독자들의 눈에 더 많은 것들이 보여지기를, 그리고 온도와 채도가 서로 다른 그 세계들에 마음을 쓰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 hyper-essay * ing
새로운 연재로 독자를 만나게 될 hyper-essay를 소개한다. 시인 김연덕이 오래 간직하고 되새겼던 ‘물질’과 ‘물건’에 관한 글이 연재된다. 삶의 부분들이 담긴 물질들을 통해 시인의 삶과 시적인 세계의 통찰을 엿볼 수 있을 ‘주머니 속 물질들’ 연재에 독자들의 많은 기대를 바란다. 시인 장혜령의 연재 역시 계속된다 이번 호에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를 주제로 말의 권능을 되살리는 일에 대해 썼다. 리스펙토르의 방식을 통해 용기를 얻은 화자의 목소리,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발화되는 목소리에 독자들이 귀 기울여주기를, 그리고 다시금 그녀의 방식을 통해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언어의 힘을 통과한 또 다른 글을 독자에게 함께 소개한다. 번역 과정의 이야기를 담은 ing에서는 이상의 시를 번역한 번역가 김동희의 에세이를 소개한다. 국내 저자로 알고 있는 시인 이상의 시를 ‘번역’한다는 것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이상의 일본어 시를 현대 한국어로 되살리는 일은 한국어와 일본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특수한 작업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아득하고 치열했을 번역 과정의 기록이 이곳에서 독자를 기다린다.

 

● table * colors
언제나처럼 언어를 횡단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글도 준비되어 있다. 이번호 table에서는 다와다 요코의 『지구에 아로새겨진』을 번역하고 만든 번역가 정수윤과 편집자 정희수가 이야기를 나누어주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독일에 거주하면서 일본어와 독일어로 글을 쓰는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자리인 만큼 횡단의 언어를 다루는 소설가 김나현이 함께 자리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번역하는 동안 자신이 드러나지 않도록 작가의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어 번역한다는 번역가 정수윤을 통해 우리에게 도달한 다와다 요코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일견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다와다 요코의 문학에 접근하고 싶은 독자들의 손에 길잡이별이 되어줄 이 좌담을 올려놓는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문학의 고전을 읽는 colors에서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함께 읽었다. ‘멋진 신세계’라는 제목의 근간이 되는 셰익스피어에서부터, 포드 자동차의 발명이 기점이 된다는 점까지,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대상과 미래 인식, 오마주와 패러디 등을 짚어준 평론가 손정수의 글, 영화를 레퍼런스로 디스토피아 소설이라는 장르를 분석하며 작품에 접근하는 소설가 김종옥의 글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멋진 신세계’를 보여준다.

 

● short story * novel
소설 지면 역시 다양한 매력을 품은 채 독자를 기다린다. 이번 호 short story에는 소설가 백가흠의 「우다브노에서 아침을」과 소설가 김홍의 「이승진, 이승진, 그리고 이승진」이 실린다. 백가흠의 소설은 어느 날 머나먼 이국에서 전해진 아버지의 부고로부터 시작된다. 단역 배우였던 아버지의 삶이 가족의 손을 떠난 후 한참만에야 전해진 소식에 주인공 희은은 홀로 먼 땅을 향해 간다. 튀르키예와 아제르바이잔에 인접한 작은 국가 조지아의 ‘우다브노’라는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그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김홍의 소설은 “아버지는 갤럭시였다”는 재기발랄한 문장에서 시작한다. 공시지원금과 할부금, 약정 조건을 횡단하며 명의 난민이 된 가족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증빙하는 지금의 모습을 김홍다운 필치로 그려냈다. novel에서는 네 번째 연재를 맞이하는 소설가 배수아의 『속삭임 우묵한 정원』이 독자를 기다린다. 속삭임으로 존재하는 여자의 삶이 조금 더 밝혀지면서 그간 파편처럼, 흩어진 편지처럼 전해지던 이야기가 얽혀들기 시작한다. 전혀 다른 목소리를 가진 세 편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읽히기를 기다리며 지면에 깃들었다. 이 목소리가 독자에게 닿아 각각의 울림으로 펼쳐지며 공명해나가기를 바란다.

 

● review * biography * diary * insite * monotype
읽고 쓰는 이들의 기록이 담긴 글들도 굳건히 자리를 잡고 독자를 기다린다. 김성중 정지돈 권혜영 강보원 김지승 다섯 명의 필자는 review를 통해 봄바람 속에서 읽은 것의 일부를 공유해주었다. 좋아하는 것들을 읽어나간 기록이 독자들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어 독자들의 독서에 스며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젊은작가들의 에세이를 수록하는 biography에는 올해 초 『헤드라이너』를 출간한 소설가 임국영의 에세이가 실렸다. 집중해온 주제를 놓아주는 한편 작품의 세계가 넓어지는 터닝 포인트에 서 있는 그의 허심탄회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그의 작품 세계를 조금 더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그가 써나갈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함께 마음에 자리 잡아 소설가의 다음 작품을 응원하고 기대하게 한다. 두 달에 한 번씩 소개되는 소설가 최진영의 일기, diary에는 여섯 번째 제주 일기가 도착해 있다. 따듯한 사진들과 함께 최근 오픈한 카페의 이야기, 챗GPT, 야구 이야기, 친구 이야기 등 독자들의 일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소박한 이야기들이 꼭꼭 눌러 담겼다. 소곤소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듯 책장을 넘겨주시기 바란다. 사진잡지 『보스토크』와 함께하는 insite에는 사진작가 김경태의 작품, 〈Bumping Surfaces〉가 실렸다.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대상의 실제 물리적 특성을 교란시키는 그의 작품은 타인의 외부, 그 표면을 서로 경합시킨다. 박지수 편집장의 소개와 함께 물질의 표면이 새롭게 의미 부여되는 순간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움직임에 대한 에세이를 연속해 싣고 있는 monotype에서는 이번호 주제를 ‘산책’으로 잡았다. 거창한 운동은 아니지만 일상과 가장 가까울지 모르는 이 움직임에 대해 소설가 이서수가 글을 보내주었다. 스스로를 ‘사계절 산책자’라고, ‘산책을 은밀한 업으로 삼고’ 있다고 소개하는 작가가 걷는 천변의 풍경이 에세이에 어른거린다. 에세이를 따라 읽으며 독자는 그 천변을 함께 걷게 된다. 5월의 시원하고 포근한 날씨 속에서 작가와 함께 천변을 걷고 돌아오면, 당신의 책상에는 다시금 문학, 『Axt』가 있을 것이다.

목차

◆ 48호 차례

intro
조해진 보려 한다면 보이는 작은 세계들에 보내는 문학의 마음・002

review
김성중 조지 손더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프랜신 프로즈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020
정지돈 배리 기포드 『스타호텔 584호실』 ・025
권혜영 사만타 슈웨블린 『입속의 새』・029
강보원 나일선 『우린 집에 돌아갈 수 없어』 ・034
김지승 쓰시마 유코 『빛의 영역』 ・039

cover story
윤고은+염승숙 웬만하면 다 더 하고 싶어요, 이야기를・044

biography
임국영 엽록의 사랑・086

diary
최진영 무제 폴더 Ⅵ・092

hyper-essay
장혜령 불타는 부재의 편지―클라리시 리스펙토르・106
김연덕 가볍게 되살아나는 가루들・118

insite
김경태 Bumping Surfaces・126

monotype
이서수 천변 산책・136

table 다와다 요코 『지구에 아로새겨진』
정수윤+정희수+김나현 지금 내 상황이 언어가 됐을 뿐・148

ing
김동희 경계를 허무는 시간・186

colors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손정수 소설이라는 ‘신세계’를 형성하는 ‘멋진’ 재료들・200
김종옥 인류에게 행운을・206

short story
백가흠 우다브노에서 아침을・214
김 홍 이승진, 이승진, 그리고 이승진・232

novel
배수아 속삭임 우묵한 정원(4회)・246

outro
김유진・286

작가 소개

윤고은

2008년 『무중력증후군』으로 한겨례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 『도서관 런웨이』 등을 썼다. 이효석문학상, 대거상번역추리소설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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