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억이 조작되고 억압받는 안티-유토피아

메모리케어

진보라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3년 8월 28일 | ISBN 9791167373434

사양 변형판 135x205 · 316쪽 | 가격 15,000원

분야 국내소설

수상/선정 ▷해외판권계약: 터키

책소개

과거의 기억이 조작되고 억압받는 안티-유토피아
“당신의 모든 기억을 이제부터 우리가 관리하겠습니다.”

한강, 정유정, 손원평 등 한국 작가들의 한류를 이끈 Barbara J. Zitwer Agency
주관, 새로운 글로벌 한국 작가를 발굴하는 장편소설 공모
The New Korean Voice Prize 수상작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영어권 번역물로 활발히 소개하고 수출하는 Barbara J. Zitwer Agency가 글로벌 한국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전을 기획, 첫 번째 수상자로 진보라의 《메모리케어》를 선정했다. 수상 이후 일 년여 동안 수정·퇴고를 마치고 이번에 출간한 신작 장편 《메모리케어》는 ‘브레인 업로드 기술’로 인해 인간의 기억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된 도시에서 벌어지는 거대 음모와 그 음모를 파헤치고 온전한 기억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계속되는 분쟁과 갈등에 지친 어느 한 도시. 그 도시는 암울한 현재를 벗어나기 위해 특별한 기억관리시스템 메모리케어를 도입한다. 사람들의 기억을 관리하고 삭제하는 시스템인 메모리케어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기억을 인위적으로 심어주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이지만, 시스템의 또 다른 이면에서는 기억을 관리함으로써 사회적 불만을 제거하고 지배구조 안에 사람을 가두고 조종하며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인 기억의 주도권을 빼앗는 게 목표다. 이 소설은 그 은밀하고 위험한 계획에 맞서 시스템을 만든 무리들과 그 기억의 주도권을 온전히 인간에게 되돌려주려 하는 주인공 간의 치열한 갈등을 다루고 있다.

기억관리시스템 ‘메모리케어’로 사람들의 기억이 관리된다

가까운 미래.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계속되는 분쟁과 갈등에 지친 도시는 암울한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의 기억에 남은 트라우마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특별한 기억관리시스템 ‘메모리케어’를 도입한다. 현재의 고통과 슬픔, 정서적인 약함을 거세함으로써 불행을 없애고 행복할 권리를 위해 도안된 기억관리 시스템. 그로 인해 사회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브레인 업로드’ 기술로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신작용이 디지털데이터로 바뀌어 메모리케어의 메인 컴퓨터에 전송되고,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은 메모리케어의 서버에 동기화된다. 메모리케어를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특별한 약물과 헬멧이 그것. 열여섯 살이 되면 누구나 자판기를 통해 메모리케어 약물을 구입할 수 있고, 약물을 복용한 사람은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원하는 기억을 골라 지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메모리케어는 사람들의 기억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억만 남기는 것으로 관리되고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의 싹인 가족의 생애주기와 함께 가족 중 고인이 된 사람의 기억을 즉시 삭제하는 게 이 도시의 가장 강력한 질서. 하지만 주인공 봄이는 할아버지의 죽음의 기억이 메모리케어를 통해서도 삭제되지 않는 걸 경험하게 된다. ‘고인의 기억을 간직해서는 안 된다’는 이 세계의 엄중한 질서가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던 것. 메모리케어가 작동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함구하며 도시의 가장 중요한 규칙을 어기게 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주인공 봄은 고인의 기억을 간직하는 특권의 대가로 메모리케어 용품을 생산하는 제약 회사의 비밀 마케터로 위장 취업하게 되고, 약물 홍보를 위해 인위적으로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일에 앞장서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시가 40년간 숨겨왔던 충격적인 비밀들이 밝혀지는데…….

나의 소중한 기억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유발해야 한다면?

이 소설은 기억의 주도권이 타인에게, 혹은 사회 시스템에 의해 조정되고 관리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기억이 타인에 의해 컨트롤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 보편타당한 사실이 어긋나는 경우 큰 사회 혼란이 벌어질 거라는 걸, 혹은 상상조차 안 해봤을 것이다. 소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자극한다. 만약에 그런 일이 진짜로 벌어진다면? 우리의 기억이 온전히 기억되지 않는다면? 하고 말이다.

목차

프롤로그 009

1장 질서

전날 아침 017
지키지 못할 약속 030
고인의 기억 042
기억의 자유 049

2장 거래

경계 061
웃는 아이들 075
첫 번째 사건 084
도도와 디디 093
반려동물의 집 101
기억관리국 114
착각 126
망각 132
전조 139
이안 152

3장 기억하는 자들

두 할아버지 167
고향으로 돌아온 소녀 178
유나 191
친구 204
통과의례 217
유일한 과거 228
선택 234
차선 241

4장 Request for Deletion

선택의 책임 251
마리사의 집 263
기억을 잇는 다리 268
Request for Deletion 282
유일무이한 기억 296
엔딩 303

에필로그 309
작가의 말 312

작가 소개

진보라

199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고 도시계획직 공무원으로 일했다. 《메모 리케어》로 The New Korean Voice Prize를 수 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 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거나, 또 멀어져가 고 있는 작은 지역들이 간직하고 있는 환상적인 서사를 발견해내는 취미가 있다. 그 서사를 자양 분 삼아 지금의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도시의 오늘’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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