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애원 1
존심애물
우리나라 최초 민간 의국 존애원(存愛院)
의원들의 헌신적 구료제민 일대기
425년 전 상주 존애원의 잊혀졌던 의료 역사 현장을 그린 휴먼 스토리
- 하용준 장편소설 《존애원》 출간
“나는 어떤 경우라도 환자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환자라도 신분을 차별하지 않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세계 최초의 민간 무료 의료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존애원(存愛院)의 역사 속 실존 의원들의 헌신적 구료 활동을 담은 《존애원》이 역사 소설가 하용준에 의해 2권의 장편소설로 출간되었다.
소설 《존애원》은 경북 상주시 청리면 율리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무료 의료기관인 존애원을 모티브로 쓴 작품이다.
존애원은 임진왜란 직후 경상도관찰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온 정경세가 지역 양반들의 계 모임인 낙사계 계원들에게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해 설립되었다. 정경세, 이준, 김각, 강응철, 김광두, 송량 등은 전쟁으로 인해 흉흉하고 피폐된 고을의 민심과 향풍을 쇄신하고자 무료 의국을 설립하고, 송나라 사상가 정호의 글에서 ‘존심애물(存心愛物:타인을 사랑하는 데에 마음을 기울인다는 뜻)’ 넉 자를 따와 존애원으로 명명했다.
각자 처지에 맞게 재물을 출자하여 건물을 신축하고 곡식과 약재를 마련한 뒤 당대 명의로 알려진 성협을 초빙하여 존애원의 당임으로 삼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을 진휼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었다.
하용준 작가는 지난 3년 동안 면밀한 자료조사와 현장 답사를 통해 존애원의 설립과 운영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한편,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임진왜란 이후의 열악하고 긴박했던 백성들의 실상을 사실감 있게 재현해냈다. 액자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소설은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교차로 배치하는 독특한 서사적 기법을 통해 원고지 3천 매 분량의 내용을 흡인력 있고 드라마틱하게 전개하고 있다.
《존애원》의 이야기를 이끄는 두 중심축은 낙사계를 통합하고 상주 선비사회의 정신적 지주로 묘사되는 정경세와 그의 종 담야의 의술 성장기다. 소설 속에서 두 인물이 주축이 돼 다양한 인물군상들의 헌신적인 의료구민 활동이 펼쳐진다.
“굶지 않는 백성이 어디 있으며 아프지 않은 백성이 어디 있겠는가? 이러한 참혹한 때에 우리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두루 미치게 한다면 그 얼마나 떳떳한 일이 되겠는가?” _본문 중에서
조선 중기 정경세는 당파 싸움에만 매몰돼 있던 사대부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낙향해 존애원을 설립한다. 이어서 그는 향약계를 결성, 아픈 백성을 치료하고 헐벗은 백성을 구휼하는 마을 자치 애민 운동을 펼친다. 또한 자연을 벗 삼아 시회(詩會)를 열고 낙동강을 주유한다.
한편 정경세의 종인 담야는 존애원에 들어가 원임인 성협, 이찬, 박지지에게서 진정한 의술을 배우고 재야의 숨은 고수들로부터 존애원에서 얻을 수 없는 산약초의 비방과 인체 해부 등 당시에는 금지되었던 의술 행위를 터득하며 급기야 조선의 명의로 거듭난다.
조선 중기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극적이고 다채로운 의술 활동을 통해 궁중 의술과 약재 거래, 지방 의생들의 참여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하고 신비로운 한의학의 세계가 현실감 있게 묘사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존애원 의원들의 살신성인 구료제민의 현장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는 대서사로 되살려냄으로써 대하 역사소설을 완성했다.
‘존애원에서 굶주림을 면했고 아픔을 달랬으며 병을 고쳐 나갔다’
1인칭과 3인칭을 넘나드는 원고지 3천 매의 대하 역사 드라마!
소설의 주무대인 경북 상주 존애원과 궁궐 내 혜민서, 금나라 성경은 그 자체로 광해군-인조 시대의 혼란과 고난이 뒤섞인 역사의 현장일 수밖에 없다. 소설은 존애원을 찾은 헐벗고 병든 백성들의 안타까운 처지에서부터 궁궐 내 혜민서 내의녀들의 암중모색, 병자호란으로 끌려간 조선 피로인들의 억울한 포로생활에 이르기까지 혼돈의 조선 중기(광해군-인조 대)의 역사적 현실을 낱낱이 보여준다. 동시에 자연스럽게 왕권세력과 사대부, 내의원 의원들과 존애원 의원, 일반 백성들의 저마다의 분투와 역정의 과정을 그려 나간다.
하용준 작가는 “사설 무료 의료시설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존애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보다 앞선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위대한 국가적 역사문화유산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되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존애원과 그 설립 이념인 존심애물의 정신을 널리 홍보하고 교훈으로 삼는 일을 더 이상 늦추지 말아야겠다”고 존애원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강조함으로써 출간 소회를 밝혔다.
이렇듯 소설 《존애원》의 출간은 그동안 상주시에 건물로만 존재했던 존애원의 구료제민 활동상이 한 편의 장대한 역사 스토리로 제대로 복원되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존애원은 질병 앞에 무방비 상태였던 상주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사설 의료국으로 그 유래는 전국적으로 희귀하다. 백성들은 존애원에서 굶주림을 면했고 아픔을 달랬으며 병을 고쳐 나갔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다. 소설을 통해 마주하는 구료제민의 역사 현장은 오늘날 또 다른 의미에서 어려운 의료 현실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과 의미를 안겨준다.
프롤로그 11
존심애물
강물에서 건진 아이 19
술렁이는 남촌 42
의국을 찾는 사람들 62
세상을 바꾸는 일 93
백수회에 나타난 무희 126
발목을 자른 김 진사 154
금란패를 하사받다 189
의원의 길에서 219
어떤 가르침 249
태독(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라 280
인내하는 깊은 뜻 311
나라의 근본은 오직 백성 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