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에센스 03 색의 해방, 감정의 폭발 – 야수주의

지음 권화영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5년 11월 28일 | ISBN 9791167376015

사양 변형판 110x175 · 252쪽 | 가격 16,800원

분야 예술/대중문화, 인문

아트 에센스 시리즈

책소개

필요한 것은 오직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

낡은 관습을 박차고 혁신적 표현에 도전하다

 

오직 다섯 개의 작품이면 된다. 현대미술사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 시리즈, ‘아트 에센스’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학계와 현장의 접점에서 활약 중인 현대미술포럼 집필진의 서양미술사 강의를 책으로 만나는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오직 다섯 개의 대표 그림으로 각 미술사조의 핵심만 파악해 ‘아는 만큼 보이는’ 감상의 기쁨, 명작을 알아보는 감식안, 자신만의 자유로운 예술적 취향을 발견하게 해준다. 매혹적이지만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완벽한 길잡이다.

 

색의 해방, 감정의 폭발 야수주의

잘 그리는 법 따위는 없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음을 일깨운 포효

‘아트 에센스’ 시리즈 세 번째 책은 야수주의를 다룬다. 야수주의는 ‘자연의 재현’이라는 목표를 완전히 거부하고, ‘굳이 현실 그대로 그릴 필요가 있는가?’라는 급진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들에게 색채는 더 이상 자연을 모방하는 도구가 아니었으며 인간의 주관적인 감정과 진실된 감정을 직접 전달하는 살아 있는 언어였다. 마티스의 순수한 기쁨, 블라맹크의 원시적 충동, 드랭의 지적 실험, 루오의 영적 갈망, 반 동겐의 도시적 감각 등 이 모든 것이 현실을 압도하는 강렬한 색채로 표출되었다. 이들은 완벽한 그림보다는 진실한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혁신이 단순히 미술 내부의 조형 실험에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야수주의 화가들 중 상당수는 기존 아카데미 미술의 모든 규칙과 관습에 도전하는 아나키즘적 사상을 지녔으며, 캔버스 위의 색채 해방은 곧 사회적 해방의 은유이자 실천이었다. 야수주의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는 깨달음이다. 오늘날 브랜드 로고의 강렬한 색 대비나 디지털 미디어의 현란한 색감 등 이들이 열어젖힌 색채 자율성의 전통은 현대 사회 전반에 걸쳐 살아 숨 쉬고 있다.

 

색채의 해방을 꿈꾼 젊은 챔피언들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매혹적이지만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오직 다섯 개의 대표 그림으로 각 미술사조의 핵심만 파악하는 시리즈다.세 번째 책에서는 주관적이고 진실한 감정이 재현을 앞서야 한다는 믿음으로 색채의 해방을 부르짖었던 야수주의자들의 행보에 집중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색채’의 절대적 우위를 주장한 점이다. 이들은 인상주의자들조차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목표 즉 현실의 재현라는 목적 자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직접 전달하는 언어의 위치에 색채를 올려놓는다. 즉 색채를 대상을 재현적으로 묘사하는 수단이 아닌 감정과 상징, 마음속 깊은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언어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은 사과의 색이 아닌 열정과 사랑, 격정과 분노를, 파란색은 하늘의 색이 아니라 평온함과 고요함 때로는 냉정함과 우울함을 전달한 것이다.

 

붓을 든 아나키스트

저자는 야수주의자들의 활동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활동했던 시대의 사회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야수주의자들이 첫 전시(1905)를 열었던 20세기 초, 프랑스 제3공화정이 등장한 시기는 20세기의 출발점이자 사회 전체가 새로움으로 들끓던 격동의 시대였다. 이 시기 대부분의 야수주의자들은 부르주아 사회의 관습과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아나키스트들이었다. 이러던 것이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전쟁의 충격과 혼란을 경험하면서 정치나 이념보다 작품의 색과 형태 자체에 집중하는 ‘형식주의’ 미술 비평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맥락은 캔버스 위에도 영향을 미쳤고, 야수주의자들은 작품 속에 정치적 의도를 담기보다는 순수한 조형적 성향으로 차츰 나아갔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는 깨달음

야수주의는 불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존재하면서 미술사에 지워지지 않을 족적을 남겼다. 야수주의자들은 젊은 날 한때의 반란에 그치지 않고 일생에 걸쳐 부단히 노력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 혁신을 거듭했다. 색채의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여 “안락의자” 같은 예술을 만들고자 했던 마티스, 머리가 아닌 오직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 튜브에서 직접 짜낸 물감처럼 순수하고 직접적인 감정을 분출했던 블라맹크, 마티스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회화와 무대예술의 경계를 과감히 해체, 종합예술을 추구했던 드랭, 스스로 “나는 야수가 아닌 신앙인”이라고 말하며 이중섭을 비롯한 한국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던 루오, 여성 초상화에서 과감한 실험 정신을 보여주며 예술의 ‘순수성’과 ‘상업성’의 경계에서 질문을 던진 반 동겐…. 이러한 야수주의자들의 정신적 유산은 오늘날의 현대미술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추천사

윤난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명예교수

19세기 중엽 이후 100여 년은 진정 당대적인, 즉 ‘모던modern’ 미술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과감한 실험을 통한 형식과 기법의 비약적인 전환이 거듭된 이 시기 미술은 그만큼 흥미로운, 그러나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이 되어왔다. 한편 인터넷과 여행이 일반화되면서 이미지의 광범위한 유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당대 미술을 감각적으로 수용하는 이른바 ‘미술 애호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들에게 모던 미술은 매혹적인 그러나 난해한 대상이다.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이러한 일반 감상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제목처럼, 당대 미술의 에센스를 뽑아 쉽고도 친근한 어조로 이야기해주자는 것인데, 이번에는 인상주의에서 후기인상주의와 야수주의, 그리고 입체주의로 이어지는 흐름을 추적한다.

현대미술사를 전공하고 교육과 집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술사학자들로 이루어진 필진은 각 사조를 대표하는 5개의 작품을 선별하여 그 형식과 내용, 미술사적 의미를 쉽고도 친절한, 동시에 알찬 강의로 재구성한다. 필자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참신한 내용 구성과 필체도 주목할 만하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바로 옆에서 강의를 듣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끼는 동시에 미술을 보는 새로운 시각에 눈뜨게 될 것이다. 풍부한 관련 도판, 충실한 주석과 함께 전개되는 내용은 주요 작품을 넘어 당대 미술사 전반을, 나아가 그 사회적 맥락까지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게 한다. 이 작은 책이 실제로는 매우 넓고 깊은 내용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손안에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이 책을 들고 전 세계 미술관을 순례할 날을 상상해본다. 그들이 그 작품들의 진정한 미술사적 의미를 깨닫게 되기를, 현대미술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목차

들어가며
I. 마티스, 〈생의 기쁨〉 – 감정이자 음악이자 생명인 색
II. 블라맹크, 〈샤투의 집들〉 – 계산보다 본능, 절제보다 폭발
III. 드랭, 〈빅 벤〉 – 그늘에 가린 현대미술의 개척자
IV. 루오, 〈사이렌〉 – 영혼을 보듬는 위안의 빛
V. 반 동겐, 〈큰 모자를 쓴 여인〉 – 붓을 든 아나키스트
나가며

참고 문헌
미주
야수주의 다섯 개의 그림

작가 소개

권화영 지음

한국현대미술 연구자.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현대미술사 박사과정 중이다. ‘1990년대 한국의 개념적 작업’을 연구하고 있으며, 단독 논문으로 「박이소의 설치드로잉 연구: 포스트식민주의 ‘형식’으로서의 ‘비형식’」 「1990년대 한국의 개념적 작업 연구: 박이소, 안규철, 김범 작업을 중심으로」 「김범의 다매체적 작업 연구: 회화의 개념적 확장과 유동적 현실의 인식」이 있고, 《그들도 있었다: 한국 근현대 미술을 만든 여성들》을 공동 집필했다.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국립 강릉원주대학교에서 한국현대미술사 수업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강의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표지/보도자료 다운로드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9 +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