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악스트 Axt 2026.1-2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6년 1월 15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280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64 | 분야 잡지

책소개

『Axt』 64호의 키워드는 ‘비보호’이다. 운전하는 이들이라면 익숙하게 접했을 이 단어는, 풀어 말하자면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요즘 우리는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보다 오히려 그 바깥에 서 있다는 느낌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불안은 일상이 되었고, 안전은 당연한 전제가 아니라 간절히 묻고 확인해야 할 질문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그 질문에서 이 키워드가 시작되었다. 이번 신년호를 통해 독자들이 비보호의 세계에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감각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interview

“지금은 시에서의 ‘나’가 무너지든 솟구치든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바라보려 해요. 화자의 발화나 위치를 제가 결정한다기보다 그 목소리가 침묵하는지 비명을 지르는지 잘 들으며 따라가려 하는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하기도 하고 그저 소멸하기도 하고요.” _김선오, interview 중에서

interview에서는 오는 2월 신작 시집 『말 꿈 몸』의 출간을 앞두고 있는 시인 김선오와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베를린에서 거주 중인 그를 설명하는 많은 수식어는 ‘비보호’라는 키워드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믿음이 사라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학을 믿고 싶다는 그는, 그 믿음으로 낯선 상태를 능동적으로 사유하며 자신의 작업으로 확장해 나간다. 이를 통해 시가 얼마나 밀도 높은 ‘종합예술’인지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한다.

◌ issue * chat
issue 코너에서는 기자 박소영이 ‘어쩔 수 없이’ 고양이 TNR 사업에 참여한 경험에서 출발하여 사회가 “보호하기를 적극적으로 포기한 수많은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도 밖 동물들은 어떻게 보호될 수 있을지, 애초에 그 경계는 누가 설정하는 것인지 고민해보게 된다. 한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김현수는 경계선 지능을 가진 이들에 대해 고찰한다. 이들은 ‘정상’ 그룹에도 ‘장애’ 그룹에도 속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관찰하고 보호하려는 것이 곧 우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chat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원작 소설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액스』를 시인 김보나, 잡지 『프리즘오브』 편집장 안정윤, 소설가 예소연과 함께 읽어보았다. 정상 사회에 어떻게든 맞추어 살아가려는 개인들을 소설과 영화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천천히 짚어보았다.

◌ novel
novel에서는 소설가 정기현의 『살구 농원 술래잡기』가 최종회를 맞이한다. 매일 작아지는 박정김과 기정의 세계는 그 크기만큼이나 서로의 차이를 드러낸다. 그들의 세계는 이제 맞닿을 수 없는 것일까. 어떤 이야기는 이렇게 조용히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묶이게 될지 끝까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한편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네 편의 소설 연재가 이어진다. 5회차를 맞이한 이선진의 『잃기일지』에서는 짝꿍의 손목을 새빨갛게 만든 이석기의 이야기로부터 필리핀에서의 진진주의 과거로 이어진다. 공저자 펄과 함께 쓰인 진진주의 사전에는 또 어떤 단어들이 각기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하가람의 『햇빛무늬동물들』 4회에서는 웅이 말과 규칙을 배우게 되며 영선의 집에 사는 것에 익숙해진다. 처음으로 같은 언어로 대화를 하며 서로의 비밀을 나눈 연오와 웅이 어떤 사건을 맞닥뜨리게 될지 기다려진다. 김이설의 『천이의 법칙』 3회에서는 유진의 어머니인 화정과 친구 은선이 어떻게 친해졌는지를 들려준다. 이야기를 읽고 난 뒤에는 왜 화정이 이곳으로 돌아와야만 했는지, 유진의 입장에서는 알 수 없던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다. 최미래의 『작은 복수들』 2회는 호선이 초대받은 파쿠르 모임이 실상 ‘작은 복수 모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더욱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각자의 와일드를 지키기 위한 조용한 움직임들이 지속된다.

◌ key-word * short story
‘기후 위기’를 주제로 릴레이 연재를 이어가는 key-word에서는 소설가 이오칠의 「고속도로 모놀로그」가 실렸다. 인간들의 이동에 편리한 길은 동물들에게는 목숨을 걸고 횡단해야만 하는 “검은 무대”와도 같다. 소설은 불평과 불만, 권태와 슬픔이 서로 충돌하는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우리가 무엇을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short story에는 두 편의 신작 단편소설을 수록했다.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자인 임수지의 「건강해지는 기분이야」는 ‘건강하게 산다는 건 정말 좋은 거’라는 선배의 문자 메시지로 시작한다. 특별한 사건이 없이 가만가만 이어지는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 말에 어느새 납득하게 될 것이다. 조예은의 「캐빈 피버」는 폐암에 걸린 큰고모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한 가족들의 잔혹사를 조명한 작품이다. 돈을 향한 집착이 빚어낸 한 가족의 붕괴를 날카롭고 서늘하게 그려낸다.

◌ review * cover story
review에서는 장소를 중심으로 책 두 권을 읽어낸 소설가 공현진과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대표작을 독파한 시인 한영원의 서평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책을 통해 무엇을 찾아내고 엮어냈을지 확인해주길 바란다.
cover story에는 사진작가 최영귀의 사진 연작 〈모놀로그 Ⅰ〉이 자리했다. 죽은 남편이 부재한 공간과 그가 남긴 물건들 사이를 떠나지 않는 여인은 부재를 통해 자신 앞에 놓인 비극을 절감한다. 이처럼 슬픔을 회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마주하는 모습은 죽음 앞의 인간이 언제나 보호받아야 할 연약한 존재만은 아님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목차

editor’s note
백다흠 김낙수 그리고 유만수 2―5

review
공현진 조해진 『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 10―17
    기예므로 로살레스 『표류자들의 집』

interview
김선오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낼 수 있을 거라는 완전한 믿음 18―33

chat
김보나·안정윤·예소연 어쩔수가없다 34―53

issue
박소영 어쩔 수 없다는 말 54―57
김현수 보호와 비보호 사이 58―62

cover story
박지수 스스로 길어올리는 비극 64―73
    ―최영귀의 〈모놀로그 Ⅰ〉

key-word
이오칠 고속도로 모놀로그 84―103

review
한영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 104―107
                  『저항의 멜랑콜리』

short story
임수지 건강해지는 기분이야 108―134
조예은 캐빈 피버 136―172

novel
정기현 살구 농원 술래잡기(최종회) 174―195
이선진 잃기일지(5회) 196―218
하가람 햇빛무늬동물들(4회) 220―241
김이설 천이의 법칙(3회) 242―258
최미래 작은 복수들(2회) 260―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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