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하는 청년들

지음 강지윤, 양민희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6년 5월 28일 | ISBN 9791167376619

사양 변형판 135x210 · 300쪽 | 가격 19,000원

분야 정치/사회

책소개

우리 사회의 미래가 하나씩 꺼져가고 있다
안전한외로움과 각자도생이 생존 방식이 된 사회에서
청년들의 고립은 나약함이 아닌 저항의 몸부림이다

 

성실한 취재는 말할 것도 없고, 날카롭게 살피면서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려는 저자들의 태도에도 탄복했다.”
_장강명(소설가 먼저 온 미래저자)

 

서로를 목격하고 경청하며 벌어진 어떤 꿈틀거림을
나는 감히 희망적으로 느꼈다.”
_하미나(작가 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저자)

은둔청년 54만. 그마저도 2024년에 확인한 숫자다. 청년 스무 명 중 한 명은 방에서 나오지 않은 지 벌써 2년 넘었다는 뜻이다. 그사이 청년을 은둔 상태로 몰아넣은 주원인인 ‘취업난’은 나아지기는커녕 심각해졌고, ‘쉬었음’ 청년은 매해 증가하고 있으며,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은둔하고 있는 청년들 상당수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실정이다. ‘세상이 얼마나 살기 좋아졌는데, 편한 일만 찾으면서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사회와 정부는 은둔청년을 ‘응원’한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 테니, 다시 사회로 나오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은둔청년이 줄어들고 있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가 고립과 은둔으로 내몰고 있는 청년들이 그보다 많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나도 은둔청년이 될 수 있겠다’라고 느낀 두 청년 기자가 굳게 닫힌 방문 너머의 청년들을 만났다. 《은둔하는 청년들》은 지워지는 고립·은둔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한국 사회가 청년들을 고립·은둔으로 내몰고 있음을 밝힌 날카로운 탐사의 기록이다. 그들은 고립·은둔청년들을 만나며 기자로서 살아가는 자신들이 ‘운이 좋았음’을 느끼고 서늘해진다. 학교와 가정에서 폭력을 당해서, 대학 입시에 실패해서,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져서, 일자리를 잃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서…. 청년들은 생의 모든 순간에 은둔으로 내몰릴 위험을 겪고 있었고, 그 모든 위험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었다.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려면 불운한 고난을 견뎌내거나 운 좋게 겪지 않는 수밖에 없었다. 청년들은 언제 바닥으로 추락할지 모르는, 낭떠러지 위의 ‘징검다리 게임’을 하고 있다.

 

패배하면 낙오되고 이겨도 불안한,
요람부터 무덤까지경합하는 무한경쟁 사회

“많은 청년이 자신을 패배자라고 느끼더라고요.”
청년 고독사 현장을 수습하던 김새별 대표는 청년들을 안쓰러워하며 말한다. 고독사가 노년층만의 문제였던 것은 옛날이야기다. 자연사가 대부분인 노년층과 달리 청년 고독사는 대부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이며, 취업 실패,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무력감이 주원인이다. 수십 장의 이력서, 밀린 월세와 생활비, ‘남들처럼’ 취업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조하는 일기,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청년들의 고독사 현장에는 치열한 경쟁의 흔적과 좌절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저자들이 만난 청년들은 좌절을 겪었을 때 쉽게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목표와 무관한 것을 하지 않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한국 사회의 ‘무한경쟁’은 청년들의 좌절을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 때부터 각자도생의 경쟁 규칙을 체화한 청년들은 청년 일자리가 감소하고 불안정 노동이 증가하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좌절의 원인을 찾기보다, 어제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지 않는 자신을 탓했다. 사회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누가 그렇게 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냐’, ‘할 거 없으면 상하차라도 하든가’라는 조롱 섞인 말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사회에서는 ‘승리’한 사람도 불안하다. 남들이 선망하는 기업에 취직한 이들도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부조리를 겪거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도,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이 돌이킬 수 없이 상해도 그만두지 못한다. ‘버티지 못한’ 자신의 책임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해주는 것처럼 마음 검진도 해줘요. 경우에 따라서 상담 센터를 연계해주기도 하지만, 그러다 주변에 소문이라도 나면요? 정신병력이 알려져서 승진에서 밀리면 어떡해요. 저 정도의 우울감에 젖은 수건들은 상담조차 받으러 가는 건 사치예요. 내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건 힘든 일인 것 같아요.
_본문에서

“한국 사회는 양극화를 ‘해소할’ 정서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오찬호 사회학자의 말처럼, 과도한 경쟁은 경쟁을 줄이자는 합의마저 방해한다. “내가 (여기까지 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노력이 ‘부족해’ 실패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써서 지원한단 말인가. 이러한 사회에서 대학 입시, 취업 준비, 직장 생활 등 어느 시기든 좌절을 겪고 멈춰 서는 순간, ‘아무도 나를 도와줄 리 없다’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고 자기 혐오에 시달리며 서서히 은둔을 내몰리고 마는 것이다.

 

연결되지 않아도 생존할수 있는
풍요로운 고립의 시대에 갇힌 청년들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빠르게 성공하는 것이다. 이때 시간을 쓰고도 ‘보상’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인간관계는 ‘기회비용’이 큰 선택이 되고, 인간관계를 끊고 성취에 몰두하는 ‘자발적 고립’은 성공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준비하거나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취업 준비,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는 것은 일상적 풍경이 된 지 오래다. 청년들의 생애주기에 ‘고립’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고도로 발달한 사회 인프라는 직접 연결되지 않고도 생존을 보장한다. 식사는 문 앞으로 배달받고, 세상일은 온라인으로 파악하며, 타인과는 SNS로 교류한다. 가장 적은 기회비용으로 식사, 연결, 외로움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아직 사회적·경제적 자원을 갖추지 못한 청년들에게 관계의 기회비용은 더욱 무겁게 다가오고, 단절 혹은 고립은 위험을 줄이는 대안처럼 다가온다. 고립·은둔청년의 상당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평범하게’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그 준비의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 인간관계에 쏟을 마음도 시간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라는 기회비용을 아껴 ‘성공’하더라도 돌봄이라는 과제가 오롯이 자기 책임으로 남는다. 그런데 경쟁의 ‘목표와 무관한 것’인 돌봄의 기술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타인의 돌봄이라는 따뜻한 온기도 남을 돌보는 보람도 없는 자기돌봄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를 효율적으로 ‘먹이고 달래서’ 다시 경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노동에 가깝다. 일이 바쁘거나 몸이 아프거나 불의의 사건이 벌어지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외나무다리 위의 균형이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고도로 발전한 사회는 결국 개인이 알아서 살아남도록 만드는 ‘풍요로운 고립 사회’가 되어버렸고, 그 속에서 청년들은 안전망조차 없이 “절전 상태”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원래는 사람들을 되게 좋아했어요. 그런데 일은 잘렸지 취업은 안 되지, 어느 순간 다 피곤해지더라고요. 제가 사람 말을 잘 들어주는 성격이거든요. 안 그래도 힘든데 자꾸 나한테 기대는 것 같았어요. 요즘은 남에게 먼저 손을 내밀면 내가 먹고살기 힘들어진다는 생각을 해요. 각박하죠? 그런데 사회도 부족한 사람을 받아주지 않잖아요.
_본문에서

 

청년이 아니라 사회를 고쳐야한다
완전 고립사회에서 환대의 공동체로 나아가려면

저자들이 만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게으르고 무기력’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고립·은둔청년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학업과 구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을 여러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지 고립·은둔청년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미진하고, 그보다 청년들을 고립·은둔으로 빠뜨리는 사회의 부조리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을 뿐이다.
골든타임을 놓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일본이다. 한국보다 수십 년 일찍 청년층의 고립·은둔 현상을 겪은 일본은 그들을 사회로 불러들이는 데 실패했고, 청년들이 고립·은둔 상태로 나이 들면서 ‘8050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80대 고령 부모가 50대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하면서 빈곤에 허덕이거나, 부모의 사망 후에 50대 자녀가 고독사하거나, 간병이 필요해진 노부모를 살해하는 ‘간병살인’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정책은 청년 개개인의 회복을 도와 다시 취업하도록 만드는, 문제가 있는 ‘쉬었음’ 청년을 ‘생산가능 인구’로 ‘고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 일본이 시도했다가 크나큰 실패를 경험한 방법이다. 청년을 은둔으로 내모는 무한경쟁과 ‘풍요로운 고립’의 현실이 그대로라면, 다시 방 안에 갇히는 청년은 늘어날 뿐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 ‘고쳐야’ 할 것은 청년이 아니라 사회다. 대학 입시, 취업, 직장에서 실패를 경험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실패에 대한 조롱 대신 타인의 안녕이 나의 안녕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공정한 경쟁’을 내세우는 능력주의 대신 상호 돌봄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고립과 은둔의 그림자가 청년을 넘어 전 사회를 집어삼키기 전에, 우리는 절실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 그림자의 가장 어두운 부분에,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바로 연결과 환대로 나아갈 실마리가 있음을 두 기자의 치열한 기록이 보여주고 있다.

 

추천의 말

한국 사회는 증상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중병에 걸렸고, 이 책은 성능 좋은 내시경이다. 저자들은 유능한 소화기내과 전문의처럼 바깥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깊숙이 살피고, 내출혈이 진행 중인 현장을 분석한다. 성실한 취재는 말할 것도 없고, 날카롭게 살피면서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려는 저자들의 태도에도 탄복했다. ‘완전고립’과 ‘은둔중년 사회’라는 디스토피아를 피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손쉬운 낙인이나 처방이 아니라, 똑바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바로 이 책처럼.
_장강명 소설가, 먼저 온 미래저자

어떤 책은, 책의 표면이 전달하는 내용 너머 좀 더 깊은 지점에 잠재된 저자의 마음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 마음에 두려움이 포함되어 있을 때, 두려운데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해보기로 결심할 때, 나는 그 글을 신뢰하게 된다.
이 책에 수많은 만남이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자로서 직접 목격했을 현장. 은둔 청년들과 가족들과 나누었을 대화. 두려워하면서도 방법을 모색했을 시간들. 서로를 경청하고 목격하느라 무언가가 벌어지기 시작한 어떤 꿈틀거림이 일견 건조해 보이는 신문체의 문장들 사이를 비집고 내게 전해졌고, 감히 희망적으로 느꼈다.
은둔청년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쉬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들여보려 애쓰는 동안 그 모든 제스처들은 최소한 듣는 이를 변화시켜 놓기 마련이다. 우리가 가진 공포와 두려움을 타인을 향한 연민과 진지한 관심으로 굴절시킬 때, 어떤 작은 기적이 벌어지는지 이 책이 존재로서 입증하고 있다.
_하미나 작가, 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저자

작가 소개

강지윤 지음

2022년 〈노컷뉴스〉에 입사해 현재 노컷팀에서 일하고 있다. 억울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사회의 사각지대를 비추는 것이 직업의 의미이자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이 책을 함께 쓴 양민희 기자와 ‘저출산’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검증한 기획기사로 양성평등 미디어상 대상(국무총리상),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언론대상 보도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제16·17회 서울대학교 팩트체크 우수상을 받았다.

양민희 지음

2014년 〈스포츠서울〉에 입사해 6년간 머물렀다가 현재 〈노컷뉴스〉에서 기사를 쓰고 뉴스를 편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 순간 진심을 담아 진실로 쓰겠다는 각오로 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소외된 이들 곁에 가장 가까이 머물고 싶다는 간절함이 이 길을 버텨온 원동력이었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고독 死각지대, 고립청년〉 기획기사로 언론윤리대상 기자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공저로 《대한민국 출산·출생 팩트체크 문답》이 있다.

표지/보도자료 다운로드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6 +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