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주의로 다시 읽는 동아시아 제일고전 《논어》, 도발적 재해석으로 ‘혁명가 공자’를 만나다
공화주의자 공자
《논어》에서 길어 올린 파격의 정치사상
“공자는 ‘대륙의 돈키호테’이자 혁명적 공화주의자였다”
공화주의로 다시 읽는 동아시아 제일고전 《논어》
도발적 재해석으로 ‘혁명가 공자’를 만나다
혈통에 의한 지배를 거부하고 ‘왕 없는 나라’를 상상한 진보적 인본주의자 공자
유교적 관점을 탈피하여 21세기의 시각으로 복원해 낸 완전히 새로운 군자학!
동아시아 최고 고전 《논어》를 서구적 정치사상인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화주의자 공자》가 출간되었다. 새롭게 재해석한 《논어》는 고리타분한 옛 글이 아니라, 신분 차별과 억압에 맞서 타인과의 평등을 실천했던 공자의 진보적 사상을 담아 오늘날 21세기에도 유효한 삶의 지침서다.
2000년 넘게 동아시아의 고전으로 읽혀온 《논어》는 맹자와 순자, 한나라의 고주(古注), 송나라 주자의 신주(新注), 명대 왕양명의 양명학적 해석 등 크게 네 차례의 중대한 해석을 거쳤다. 특히 한국은 조선 500년간 주자학의 절대적 영향 아래 공자를 ‘충효를 중시한 전통주의자’이자 ‘신분 질서를 옹호한 보수주의자’로 오독해 왔다.
이 책은 기존의 주류 《논어》 해석 틀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원 텍스트가 품고 있는 진실을 발굴해 낸다. 저자의 눈에 비친 공자는 ‘혈통에 의한 통치’를 거부하고, 양심의 자유와 시민적 덕성을 주창한 진보적 인문주의자이자 혁명가다. 이 책은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공자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추적하며, 2500년 전 그가 꿈꿨던 ‘군자학’이 어떻게 현대 공화주의 사상과 맞닿아 있는지 치밀하게 증명해 낸다.
성인군자라는 박제된 틀을 깨고 나온 ‘대륙의 돈키호테’
우리는 흔히 공자를 고귀한 핏줄을 타고나 유유자적하게 도덕을 설파한 성인군자로 여긴다. 하지만 실상 그는 사생아나 다름없는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세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열일곱에 어머니를 잃은 고아나 다름없었다. 이 책은 미관말직을 전전하며 스스로 학문을 깨우친 입지전적 인물인 공자의 생애를 생생하게 복원한다.
공자의 삶은 세속적 기준에서 철저한 ‘실패자’였다. 삼도도괴(三都倒壞)라는 정치적 비책이 무산된 후 55세의 나이에 조국 노나라를 떠나 14년간 처절한 정치 낭인 생활을 했다. 예순여덟에 초라하게 귀향한 뒤에는 외아들 백어와 최고의 애제자 안연, 평생의 반려제자 자로를 연이어 가슴에 묻는 참척(慘慽)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무너져가는 문명 질서를 지키기 위해 홀로 거대한 권력에 맞섰다. 저자는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멈추지 않았던(知其不可而爲之者) 공자의 치열한 실존적 저항을 일컬어 ‘대륙의 돈키호테’라 명명한다.
2500년 전 인물이었던 공자는 충효를 앞세운 봉건주의자가 아니라 양심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주창한 진보적 인문주의자였다. 20세기를 살았던 평균적 한국인보다 훨씬 계몽적이고, 진보적이고, 다원적이었다.
이 책은 동아시아의 최고 고전인 《논어》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재발견된 공화주의자로서 공자의 진면목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쓰였다.
우리는 공자 사상에 뿌려져 있는 공화주의적 사상의 씨앗들을 재발견할 것이다. 혈통에 의한 자의적 지배를 거부하고 주종관계에 예속되지 않을 자유의 추구, 후천적 노력을 통해 시민적 덕성을 갖춘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혁명적 발상, 물리적 힘이 아니라 합리성과 포용력에 기초한 문명 질서와 정치 질서를 갖춘 공동체에 대한 사랑(카리타스)으로서 어짊이다.
_7~9쪽, <동아시아 제일고전의 재해석〉에서
‘왕 없는 나라’를 상상한 혁명가, 공자 사상에 내장된 공화주의를 읽다
이 책의 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공자가 ‘왕 없는 나라’, 즉 공화정(共和政)을 상상한 정치사상가였다는 점이다. “야만의 땅에 군주가 있어도 문명의 땅에 군주가 없는 것만 못하다”는 《논어》의 구절에서 저자는 주나라 역사에서 14년간 왕 없이 귀족들의 합의로 통치되었던 ‘공화(共和)시대’의 가능성을 길어 올린다.
공자가 주창한 ‘예치(禮治)’는 윗사람에 대한 일방적 굴복이 아니다. 군주와 신하가 주종관계가 아닌 서로를 존중하는 대등한 관계, 즉 악셀 호네트가 말한 ‘훼손 없는 상호주관성’을 바탕으로 한 인정투쟁의 산물이다. 공자는 누구나 후천적 학습을 통해 덕성과 능력을 갖추면 국가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자연 귀족’의 이상을 설파했다. 이는 사익보다 공익을 앞세우는 ‘천하위공(天下爲公)’의 정신이자, 훗날 18세기 서구에서 꽃피운 공화주의 사상의 핵심과 정확히 공명한다.
현대 사상으로 새롭게 재해설하는 혁신적인 《논어》 해석
책은 무력과 공포가 아닌 말과 글의 힘(文德)으로 세상을 교화하려 한 공자의 사상을 파고든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라는 공자의 외침은 단순한 도덕적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공화국 공민이 자신이 속한 정치공동체의 이상을 수호하기 위해 바치는 대승적 사랑, 곧 ‘카리타스(caritas)’의 동양적 발현이다. 어짊(仁)을 수호하려던 공문 제자들의 치열한 삶과 죽음은, 오늘날 민주주의와 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현대 시민들의 양심의 자유와 완벽하게 겹쳐진다.
수많은 해설서가 공자를 과거에 가둬둘 때, 이 책은 ‘창조적 오독’을 감행하며 공자를 21세기의 한복판으로 소환한다. 신분 계급의 굴레를 거부하고, 억압에 타협하지 않으며, 타인과 나를 동등하게 대우하려 했던 진보적 실천가 공자의 저서, 낡은 유교의 껍질을 깬 진짜 《논어》가 우리에게 다시 읽혀야 하는 이유다.
왕조시대의 인간관계는 타고난 신분에 의해 서열이 규정된다. 강렬한 인정 욕망을 지녔던 공자는 이러한 불평등한 인간관계의 부당함을 꿰뚫어 봤다. 또한 누군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타고난 혈통에 의해 결정되는 것의 불합리성을 타파하고자 했다. 그 결과물이 통치학(도)과 인간학(덕)을 갈고닦은 지도자감(군자)에게 왕위를 선양하는 공화주의 정치사상으로서 군자학 아니었을까?
전통적 유학의 관점에 서면 예치는 윗사람에 대한 일방적 충성과 복종이 강조되는 것으로 변질된다. 반면 군자학의 관점에 서면 통치자와 피치자는 ‘훼손 없는 상호주관성’에 입각해 서로를 인정할 때 비로소 공존, 공영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로 새롭게 풀어낼 수 있다. 공화주의자로서 공자가 또 한 번 재발견되는 순간이다.
_174-175쪽, <‘왕 없는 나라’ 상상한 공자>에서
여는 글 동아시아 제일고전의 재해석
1장 대륙의 돈키호테
2장 군자의 개념혁명
3장 유학이 아니라 군자학인 이유
4장 어짊(仁)의 정체: 도와 덕의 조화
5장 증자-맹자-주자의 왜곡
6장 요순을 찬미한 이유
7장 주공을 흠모한 이유
8장 부모 삼년상이 중요한 이유
9장 ‘왕 없는 나라’ 상상한 공자
10장 군자학에 내장된 공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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