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의 맞짱다이어리

지음 김소라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06년 10월 25일 | ISBN 8956601682

사양 변형판 148x210 · 272쪽 | 가격 9,500원

분야 비소설

책소개

싸움은 즐거워?!
– 이 땅의 모든 소심남 소심녀의 속을 뻥 뚫어주는 상큼발랄 맞짱 가이드

참고 또 참는 당신의 복장은 안녕한가요? – 스트레스 만발 대한민국

#story 1

심신의 피로를 달래고자 쇼핑을 나선 A양. 몸과 정신이 분리될 정도로 과격하게 운전하는 택시기사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지만 떨리는 손으로 요금을 내며 째려보는 걸로 항의를 대신한다. 힘겹게 유명브랜드 매장을 방문한 A양, 들어서자마자 불친절한 직원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지만 꾹 참고 구경을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 그냥 나가려는데 뒤통수가 따끔따끔하다. 결국 “돌아보고 올게요” 하는 변명 아닌 변명을 읊조리며 매장을 나선다. 마침내 다른 곳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 기분 좋게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건만 물건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민 고민 하다가 다시 매장을 찾아간 그녀는 “대박세일” 물건은 환불이나 교환이 안 된다는 냉정한 대답에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왔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이런 일 한 번쯤 안 겪은 사람 있을까? ‘손님이 왕’이라는 구호 아래 친절함을 강조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아직도 말로만 친절을 외치며 속으로는 ‘손님이 봉’이라고 생각하며 소비자를 내려다보는 고자세 판매사원은 곳곳에서 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몸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는 ‘환자는 밥’이라는 자세로 일관하는 안하무인 의사 때문에 없던 화병까지 걸리고,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먹는 음식에 넣어놓고 너무 당당한 음식점 주인 때문에 3년 전에 먹은 자장면이 올라온다. 가만있는 사람 성격 테스트 해주겠다고 덤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 없을 지경이다.
A양의 하루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지만 이런 몰상식한 대우에 가슴 후련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일을 당했을 때 ‘더러워서 참는다’는 심정으로 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막상 잘못한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사는데 당한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 혼자 화를 삭인다고 해서 상대는 전혀 변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와 똑같은 제2의 희생자만 양산할 뿐이다. 결국 꾹 참은 나는 이긴 것이 아니라 싸우지도 못 하고 진 것이 아닌가?

당당한 대한민국을 위해 김소라가 간다! – 오색찬란한 그녀만의 싸움 노하우

이런 점에서 당하고는 못 사는 여기자 김소라가 자신의 파란만장한 싸움의 역사와 화려한 싸움의 기술을 코믹하게 담아 엮은 책 <소라의 맞짱 다이어리>(은행나무 刊)는 시원하다. 시원하다 못해 그간 뭉쳐있던 마음 속 울분이 싹 내려가는 듯하다. 참는 게 이기는 것이 아닌 참는 게 지는 것인 대한민국에서 사는 모든 소심남, 소심녀들의 막힌 속을 후련하게 뚫어주고 당당하게 자기 권리를 외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그녀는 무엇이 다르기에 이렇듯 자신이 하고픈 말을 당당하게 하고 살 수 있는 것일까? 이른바 ‘소심한 A형’이라는 저자는 자신 역시 예전에는 당사자에게 말 못 하고 뒤돌아서 괴로워했지만 어렵게 첫 싸움(?)에 승리하고 나자 그 다음부터는 점점 더 당당해지고 요령이 붙어 이제는 딱 부러지게 항의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소라의 맞짱 다이어리>를 읽다 보면 그녀의 생활을 지배하는 것은 ‘머피의 법칙’이요, 그녀의 삶은 ‘별의 별 일 다 당하는 종합선물세트’이다. 그간 우리를 괴롭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녀에게 차례로 덤벼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백화점 직원에게 이리 치이고, 홈쇼핑 업체에게 저리 치인다. 서점 직원이 딱딱거리며 덤비고 명품샵 점원에게 기막힌 대우를 받는다. 청첩장부터 신혼 가전제품까지 뭐 하나 한번에 OK되는 것이 없고,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그녀의 아픈 몸은 물론 멀쩡하던 정신까지 홱 돌게 만든다. 타는 택시들은 여름 납량특집을 방불케 하는 공포특급이거나 롤러코스터 부럽지 않은 살벌한 놀이기구이다. 택시에 지쳐 버스를 타면 그녀의 미모(?)에 끝없이 치한이 들러붙는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그녀가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한 사람의 조그만 노력이 사회를 바꾼다”는 나름의 소신 때문이다.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여러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특별한 싸움의 기술을 전수하기 보다는 대리만족할 수 있는 통쾌한 웃음을 준다. 그녀의 싸움은 강하고 당차면서도 살벌하기보단 재미있고 즐겁다. 그녀는 결코 점원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바닥에 패대기치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 서럽게 울며 동정을 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끝까지 예의와 매너를 잃지 않을 뿐더러 말도 조목조목 논리정연하다. 그런 그녀의 우아한 싸움이 그녀를 승리로 이끌며 그녀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렇게 유쾌한 싸움이라면 나도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절로 든다. 스포츠조선의 말뚝 연예부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저자의 만만치 않은 이력과 톡톡 튀는 말솜씨에 곁들인 재치 만점 일러스트 또한 책 읽는 맛을 더한다.
김소라의 ‘유쾌 상쾌 통쾌한 싸움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친절한 소라 씨’는 각 일화마다 상황에 유용한 팁과 소비자보호원의 사례를 제시하여 싸움의 핵심을 일깨워 주고 이제부터 조금씩 목소리를 내도록 격려한다. “쇼핑을 갈 때는 최대한 차려 입고 가라!”는 재미있는 팁부터 “세일기간에 판매한 제품에 대해 교환이나 환불, 수리를 거절하는 것은 불법이다” “학원, 문화센터 등의 교육시설의 경우 수강하지 않은 달의 수강료는 환급받을 수 있다” 등 생활의 정보까지 다양한 팁을 통해 그녀의 맞짱 포인트를 실생활에 곧바로 접목할 수 있다.

이제 할 말은 하고 살자! – 싸움이 즐거워지는 이유

사고 싶은 물건, 맘에 드는 물건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싸게 사서 쓰던 시대는 지났다. 주위를 둘러보면 수많은 상품들이 선택을 기다리며 있고 손님을 끌기 위한 마케팅과 영업 전략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아직도 완전하게 ‘소비자의,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친절사회’는 정착하지 못한 듯하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가 없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다. 내 돈 내고 내가 쓸 물건 사면서 분통터지는 일을 당하고, ‘내가 최고’라는 얼굴로 불친절하고 거만하게 나오는 공무원 때문에 우울해진다. 모처럼 떠난 여행길에 비싼 돈 내고 탄 비행기에서 짐짝 취급당하고 자신이 강도인 줄 착각하는 ‘돈 내놔’ 가이드에게 팁 뜯기고 나면 풀러 간 스트레스가 말로 쌓인다. 말도 안 되는 걸로 시비 걸고 자기 스트레스 나한테 푸는 직장 상사, 괜히 앞에선 웃으면서 뒤에서 험담하고 다니는 동료는 우리를 지치게 한다.
이제 나도 할 말은 하고 살고 싶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소라의 맞짱 다이어리>를 읽고 나만의 맞짱 다이어리를 써보자.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소심모드는 던져버리고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을 기억하자. 그도 어렵다면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자. 내가 내는 작은 목소리, 그것이 대한민국 모든 소비자의 당당한 권리 주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 이 이유만으로도 이 책이 지닌 가치는 충분하다. 더욱이 이렇게 유쾌하고 즐거운 싸움이라면 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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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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