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멈춘 곳에 행복이라

성타 생활명상집

지음 성타(性陀)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07년 5월 27일 | ISBN 9788956601960

사양 변형판 147x205 · 224쪽 | 가격 10,000원

분야 종교/역사

책소개

그 속에 실체와 허상을 바로 보는 지혜와 행복이 있음을…>
-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의 첫 생활 명상집

초파일이다. 굳이 불교 신자가 아니다 하더라도 이맘때면 거리에 걸려 있는 고운 연등에 소원을 빌기도 하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경구에도 한번쯤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일 년에 몇 안 되는 소중한 시간인 것이다.
이웃과 공동체의 삶, 세계 평화와 환경에 누구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온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이 이 같은 기회를 실생활 속에 보다 자주 접할 수 있도록 귀한 말씀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은행나무 刊). 책 속에 담긴 글들은 대중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생활법문과 크고 작은 세상사를 불교인의 눈으로 본 소회를 적은 시론들, 그 외에 삶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와 변화를 주제로 쓴 짤막한 글들을 사진과 함께 곁들여 묶은 것이다.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글 솜씨이지만, 한 구절 한 구절 읽어 내려가다 보면 바쁜 삶에 아옹다옹 매달려 사는 우리 삶이 얼마나 헛되고 부질없는가를 일깨우는 깊은 진리와 깨달음이 가슴 가득 느껴진다. 치장 없이 진실을 담아 전하는 소박한 말씀이 도리어 진한 감동으로 와 닿는다.

국내 대표 사찰 가운데 하나인 불국사 주지스님의 첫 명상집에는 과연 어떤 말씀이 담겨 있을까?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자는 황소같이 자란다. 살은 불어나지만, 두뇌와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스님은 《법구경》에 나오는 이 얘기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혜의 통로를 스스로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수많은 대화 가운데 내가 진지하게 경청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많은 이들이 지혜는 입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귀를 통해 들어온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다는 얘기다. 또한 내가 하는 많은 말들이 상대에게 진정 도움이 되고 지혜의 종자가 되어 그들 가슴속에 싹을 틔울 자양분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묻는다. 즉, 말의 홍수 속에서 일방적인 말이 아니라 서로 교감하고 배려하며 마음에 따뜻함이 전해지는 ‘말다운 말’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자신의 마음자리를 잘 살펴라’고 당부한다. 형태 없는 마음이 위치와 장소를 차지한다는 말이 어찌 보면 모순처럼 들린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각각의 자리가 있다고 한다. 아버지의 자리, 자식의 자리, 직장에서의 자리……. 즉 형태는 없지만 역할과 위치가 있는 것처럼 마음자리도 이와 같다는 말이다. 이 마음자리를 살피고 돌봐서 마음에 휘둘리고 끌려 다니지 말라는 속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마음을 살피고 바로 보면 참으로 잡다한 생각들과 감정들이 뒤섞여 잠시도 조용할 틈이 없습니다. 우리가 고요 속에 있다고 생각할 때도 마음은 부단히 움직입니다. 마음을 바로 보고 그 작용이 지금 나를 지배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본다면, 내가 진정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게 되고, 스스로 자신이 주인 되는 수행과 기도에 힘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 中에서 -

‘내 마음의 조작’이란 글에서는 원효 스님의 ‘인과의 노래’에 나오는 “산하대지(山河大地)와 사생고락(死生苦樂)이 내 마음의 조작이오”를 인용함으로써 변화무쌍한 마음의 속성과 휴식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바쁘게 움직일 땐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내 마음의 조작이 얼마나 많은 허상들을 만들고 부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잠시 한 생각 멈추고 마음을 들여다보면 잠시도 쉼 없이 움직이는 자신의 마음을 보게 됩니다.
그 한 생각 멈추는 것은 골방에 한 줄기 햇살이 들어와 공간을 비추는 일과 같습니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몸에 대한 휴식에 앞서 마음에 대한 멈춤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 中에서 -

이 밖에도 자신을 넘어 이웃과 공동체, 세계를 바라보는 불교인의 바람직한 자세에 관한 따끔한 충고도 곁들인다.
《팔천송반야경》에 나오는 “보살의 장엄은 일체중생을 제도하여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는 것이며, 그 마음조차 내지 않는 것이 보살의 장엄이다”라는 구절을 들면서 보살의 장엄, 즉 치장은 화려함이 아닌 일체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강조한다. 마음속에서 자비의 마음을 내어 힘들고 고단한 이웃을 향해 그 마음을 실천하라는 얘기다.
또한 불교를 깨달음의 종교라고들 말하지만, 결코 아니라고 역설한다. 불교는 깨달음을 일체중생뿐 아니라 일체 모든 것에게 회향하는, 실천하는 종교라는 것이다. 그 실천의 한 방편으로 불교계에서뿐 아니라 세상과 함께 했던 나눔의 삶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늘어나는 생산에 비해 날로 줄어드는 쌀 소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고단한 삶, 9·11테러에 대처하는 미국의 잘못된 정책, 급격한 출산율 저하에 대응하는 다양한 인구 정책의 필요성,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댐 건설과 탈북자를 대하는 우리의 왜곡된 시각에 대한 우려와 정책 등.
이 책은 절 안에서 자신의 성불과 구도만을 위해 안주하지 않았던 스님의 실천적 삶을 통해 함께 하는 삶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던져준다.

“가져도 가져도 부족합니다. 나누고 또 나누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늘 모자라지만 베풂은 나누어도 나누어도 줄지 않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욕심보다는 나누어도 줄지 않는 삶이 더 행복합니다.”

책을 마무리 짓는 스님의 잔잔하고도 심중한 말씀이 욕심과 성공의 멍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우리들을 꾸짖는 듯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는다.

작가 소개

성타(性陀) 지음

불국사에서 월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동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으며 통도사 강원을 졸업했다. 법주사승가대학 강사와 불국사 총무를 거쳐 1980년부터 1998년까지 제 6~11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다. 포교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재)성림문화재연구원 이사장, 동국대학교 재단이사, 전국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불국사 주지 겸 회주로 주석하고 있다.
경주 지역에서는 ‘경주경실련공동대표’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을 만큼, 우리나라 NGO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종교계 인사 가운데 한명이다. 15년 가까이 열정적으로 환경운동에 힘써온 환경운동가이자 지역 내 시민운동의 발전에 앞장서온 실천적 인물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마음 멈춘 곳에 행복이라》 《금오집》 《자연과 나》 등이 있으며, 번역서 《불소행찬》과 논문 〈백암사상〉 〈경허의 선사상〉 〈경허 선사와 한말의 불교〉 〈한국불교와 사회적 성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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