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 남극에서 있었던 어느 의사의 감동적인 생존 전쟁!
얼음에 갇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낯설고, 황량한 곳, 그러면서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남극에서 닥터 제리 닐슨의 이색적인 경험은 시작된다. 그녀의 생생한 육성으로 담은 “ICE BOUND – 얼음에 갇히다”는 불리한 환경을 헤쳐 나가는 과학자들, 자연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풍경, 현대 의학의 한계, 그리고 흔하지 않은 고립된 역경 속에서 서로 강하게 묶여 있는 한 공동체의 그칠 줄 모르는 탐험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한 여자가 자기 자신과 내면의 용기, 그리고 그녀가 구출되기까지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었던 동료들의 열정적인 헌신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닥터 제리 닐슨에 관한 이야기는 그녀가 암에 걸린 채 남극에 갇혀 있을 때부터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큰 화젯거리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녀를 취재하기 위한 세계 언론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그녀 자신도 크게 당황하긴 했지만, 결국 그녀는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의 모험과 용기를 솔직하게 얘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온 뒤 많은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그녀는 미국인들의 영웅이 되었다. 닥터 제리 닐슨이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인간 승리를 이루었기 때문(퍼블리셔스 위클리)이다. 거기에 우리의 가슴을 잔잔하게 어루만지는 따스한 휴머니즘(다이언 소여, 래리킹 라이브쇼에 출연하여)까지 엿볼 수 있어, “ICE BOUND – 얼음에 갇히다”는 그야말로 모든 서재에 비치되어야 할 책(라이브러리 저널)이 되었다. 그 결과 남극에서 암을 이겨낸 용감한 어느 여의사의 휴먼스토리를 담은 “ICE BOUND – 얼음에 갇히다”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21개국에서 단시간 내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흥미를 끄는 이야기로 시작되어, 가슴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제리 닐슨의 이야기는 단지 한 여자가 암을 이겨내고 재난의 끝에서 대담하게 탈출한 영웅기가 아니다. 이것은 “희박한 공기 속으로”와”퍼펙트 스톰”등의 고전처럼, 대자연을 통해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공포와 희망 그리고 원초적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인간의 가장 진실되고, 정직한 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새로운 창 구실을 한다. 영하 30도를 밑도는 날씨, 6개월간 계속되는 밤,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8개월간의 고립, 그리고 그 속에서의 암 선고. – 여러분이라면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1. 소외된 삶으로부터 탈출하다
우리는 참 많은 고립과 소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가정에서의 소외, 사회에서의 소외, 직장에서의 소외 등등. 비록 몸은 어딘가에 속해 있어도 소통할 대상을 상실한 소외감은 스트레스와 부정적 인생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47세의 응급실 전문의였던 『ICE BOUND – 얼음에 갇히다』의 저자 제리 닐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응급실 전문의로 일하는 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에 대한 무력감과 함께 소외감을 느낀다. 응급실의 비합리적이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시스템들이 그녀로 하여금 소외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거기에 남편과 자식으로부터의 고립도 뒤따랐다. 언어 폭력을 일상적으로 휘두르는 남편과 그 남편을 닮아 가는 아이들이 그녀를 철저히 고립시켜 갔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들은 현대 여성의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일 수도 있다. 어떤 여성이 대화가 부족하고, 목표가 불분명하고, 자신의 울타리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소외감과 고립감에 휩싸이게 되는 예는 우리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소외와 고립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정작 합리적인 탈출구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리 닐슨은 달랐다. 그녀는 새 삶을 찾아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불태웠고, 남편과 아이들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어느 날 의학 잡지의 구인란에서 ‘남극 기지 파견 의사 모집’이라는 광고를 보고 지원, 드디어 지구 끝 남극으로 떠나게 된다.
2. 낯선, 그러나 이내 마음을 끄는…
현대의 도시는 낯설음의 대명사이다. 늘 그 자리에 있는 빌딩들, 늘 그 자리에 있는 가로수들이 환경의 단순함을 표현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모양을 바꾸는 도시는 언제나 낯설게 다가온다. 도시의 어두운 회색빛, 무거운 하늘빛이 이런 낯설음을 당연하게 만들며, 이것은 적응되지 않는 익숙함의 형태로 우리 안에 머문다. 그럼 하얀 눈과 수십 가지의 파란빛으로만 둘러싸인 곳은 얼마나 낯설까? 제리 닐슨이 남극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눈부신 낯설음이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빛나는 대지와 하늘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추위와 함께 다가왔다. 처음에는 남극에 오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한 그녀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남극에 빨려 들어갔다. 건물이라고는 대원 41명이 머무는 돔밖에 없는 넓은 빙하대륙 위에서 그녀는 한번도 지루하다거나 익숙하지 않다는 느낌을 가져보지 못했다. 머리 위로 반짝이는 오로라며, 늘 모양을 변화시키는 빙하벽이며, 바라볼 때마다 색이 바뀌는 하늘빛이 그녀에게는 늘 신기하게 다가왔을 뿐 아니라, 원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남극은 그렇게 그녀의 마음을 잡아끌었으며, 상처 받은 그녀의 새로운 안식처가 되었다.
3. 특수 상황에서의 만남과 우정
새로운 환경, 그것도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과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내 것, 내 가족의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자신의 틀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늘 안정적인 것과 풍요로운 것에 익숙한 사람들의 희망은 오로지 계속 안정되고 풍요로운 것이다. 8개월간 계속되는 남극의 겨울은 그야말로 혹한의 연속이다. 영하 30도를 넘나들고, 때로는 영하 40도를 밑돌아 그 어떤 비행기의 이착륙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6개월간은 전혀 빛을 볼 수 없는 암흑기가 이어진다. 거기에 9000피트 높이의 빙하 위에 기지가 있다보니 대원들의 고산병 증세도 심각했다. 그래서 제리 닐슨은 심한 불면증과 우울증, 단기 기억 상실에 시달리는 대원들을 돌보는 것이 동상에 걸린 환자를 돌보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업무가 되었다. 모든 대원들이 동상에 걸렸을 정도로 남극의 추위는 대단하다. 날이 너무 춥고 건조하다 보니, 살이 찢어지는 사고가 생기면 강력 접착제로 상처를 붙여야 될 정도였다. 이처럼 세상 속에서의 경험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하긴 아이스박스를 온장고로 사용할 정도이니, 일상의 안정과 익숙함을 기대한다는 것은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곳이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늘 보는 얼굴만 보고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짜증나고 무료할까?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남극 기지 대원 41명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존경심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마치 작은 부족사회라고나 할까? 사람은 적었지만 내가 못하는 일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었다. 그래서 그 사람만 믿고 있으면 그 일에 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나에게 의지하는 만큼 나도 그들에게 의지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과 믿음만으로는 단순한 만남을 이어갈 수 없어 남극 기지 대원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파티를 즐긴다. 대원 생일, 슬러시 파티, 성 패트릭 기념일, 추수 감사절, 독립 기념일, 300클럽(기온이 영하 40도로 떨어지면 영상 90도가 되는 사우나실에서 알몸으로 있다가 남극점까지 10분 정도 달려갔다 오는 이벤트. 이것을 거쳐야만 진정한 남극인이 된다) 등등, 행사는 대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제리 닐슨은 최대한 파티에 참석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모임 속에서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워갔으며,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4. 우정은 위대하며, 삶에 대한 사랑은 더 위대하나니…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도와줄 친구가 있느냐고. 이런 질문이 유효한 것을 보면 그런 친구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게 분명한 듯하다. 친구가 많이 아플 때 그 옆에서 희망을 노래해 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고립된 지역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친구에게 자신의 외로움을 뒤로 하고 삶에 대한 가치를 얘기해 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겨울이 되어 기지가 폐쇄된 지 1달 뒤, 제리 닐슨은 자신의 왼쪽 유방에서 멍울이 잡히는 것을 느낀다. 단순 낭포일 거라 생각한 그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지만, 다시 한 달 뒤 잠정적으로 암 진단을 내린다. 그리고 이 사실을 기지 대원들과 미국의 남극 기지 담당자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이메일로 알린다. 미국의 암 전문의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조직 추출 샘플을 슬라이드로 보낸 결과 최종적으로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제리. 어떠한 방법도 없었다. 비행기의 이착륙이 전혀 불가능하고, 약품을 구할 수 없는 남극의 동절기는 그렇게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기지에서의 유일한 의사인 제리 닐슨의 암 발병 소식을 들은 대원들은 결코 당황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한 이 전문가들은 드디어 공중투하 작전을 생각해낸다. 미국 정부도 이에 동의에 제리 닐슨에게 필요한 화학 요법 치료제와 각종 음식들을 영하 27도의 날씨 속에서 남극에 공중투하 한다. 이것으로 삶을 연장 받은 제리 닐슨은 변함없이 환자들을 진료하고 파티에 참석함으로써 대원들과 하나됨을 유지한다. 심지어 시 낭송대회 등을 열어 대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쓰기도 했다. 그러나 화학 요법 치료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유일한 의사가 아픈 상황이라 의료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그녀의 치료를 도와야만 했다. 그녀는 일부 대원들에게 링거를 꽂는 방법과 링거 줄을 조절하는 법을 가르쳐 자신의 치료를 돕게 했다. 대원들은 자신의 일이 많은 상황에서도 – 남극 기지 대원들은 주 6일 근무를 했다. – 그녀의 화학 요법 치료를 적극적으로 도왔으며, 그녀가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런 친구들로 인해 그녀는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5. 드디어 구출, 그리고 또 한번 새로운 인생이…
자신과 관계없는 일, 그것도 최악의 조건하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우리들은 과연 어떻게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을 이유로 정중하고 단호하게 거절할 것이다. 스스로 무모하다거나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는 일에 나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남극 기지에서 암에 걸린 제리 닐슨을 구하기 위해서 미국 정부뿐 아니라 뉴욕 공군 방위대, 남극지원협회, 남극 기지 대원이 하나가 되어 열심히 뛰었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자금과 군의 정예부대까지 동원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구조에 참가한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업적보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잘 버티고 이겨내 준 제리 닐슨에게 감사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인디애나폴리스 대학병원에 도착한 제리 닐슨은 이메일로 자신의 상태를 돌봐준 캐시 밀러라는 의사와 해후한 뒤,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현재 부모님의 집에서 요양중이며, 남극 기지에서 세상으로 나온 대원들과 계속해서 우정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