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적 감수성으로 그려낸 사랑의 무늬
나를 생각해
도시적 감수성으로 그려낸 사랑의 무늬
로맨틱하고 시크한 이은조 첫 장편소설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로 등단한 이은조 첫 장편소설. 등단작을 통해 “수준급의 구성과 문체, 안정적인 구도로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작가는, 이 작품 속에서 연극 무대와 현실, 일상과 추억을 오가는 매력적인 교차 구도와 왈츠와 같은 경쾌한 문장으로, 일인가족 시대의 삶과 사랑을 로맨틱하고 시크하게 조명하고 있다.
1998년 중앙일보를 통해 일찍 희곡으로 등단하기도 했던 작가는, 20대 희곡작가이자 연극 기획자인 ‘유안’이라는 여성의 내면의 필터로 거른 여러 방식의 삶과 사랑을 마치 연극무대 위에 오른 작품 속의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들려준다. 매우 포스트모던하고 흥미로운 소설 속 연극은 그녀의 희곡 등단작을 재구성한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유안’의 눈을 통해 가족이나 애인끼리도 쓸데없는 간섭은 사양하고, 온라인으로 만나 문자로 헤어지는 시대의 사랑의 풍경을 도시적 감수성으로 시크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실연과 열패감, 불이해의 벽을 넘어 진정한 ‘나’와 ‘나만의 사랑’을 찾아가려 노력하는 젊은 세대들의 모습을 모성적 포용력으로 보듬어 낸다. 그래서 이 작품은 시크하면서도 따뜻하고, 도시적이면서도 모성적이다.
사람도, 사랑도 성장한다. 그러는 동안 잊히고 퇴색하는 것들이 있다. 분홍은 잊혀졌다. 지금 나의 분홍 원피스는 연극을 위한 차림인 것처럼. 처음 사랑하게 되었을 때 ‘사랑할게요’라고 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랑이 끝났다는 인사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본문 중에서)
내면의 권태를 들추는 경쾌한 시선!
삶의 불협화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합주곡
연극작가를 꿈꾸는 여주인공의 주변 현실이 내면의 시선을 따라 펼쳐지는 이 작품은 오늘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일, 가족, 사랑, 우정 등을 소소히 클로즈업한다.
모두가 돈을 좆아 달려가는 세상에서 돈보다는 꿈을 좆는 연극계 사람들. 그러나 열정만으로 되는 현실은 없다. 예술만 하고 싶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요구한다. 작가는 연극 작가이자 홍보실장인 여주인공을 통해 그러한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의 굴레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분투하는 삶들에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할머니, 위장이혼을 하고 새살림을 차린 아버지, 싱글맘 친구와 수상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 언니, 이렇게 뿔뿔이 해체되어 일인가족이 되어 버린 집안의 모습은 간섭 없는 이 시대의 풍경이다. 하지만 작가는 일가족의 각기 다른 삶과 사랑의 방식을 보여줄 뿐 옳고 그름을 가르지 않는다. 그리고 각기 떨어져 살아도 마음으로 보듬는 가족애를 보여주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오늘의 사랑임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결혼은 할 생각 없고 만나면 습관적으로 섹스나 하면서도 외로운 게 두려워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 관계는 ‘남들이 하니까’, ‘없으면 허전하니까’ 하는 타성에 젖은 사랑, 그 내면의 권태를 들춘다. 소설 속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연극 작품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이십 대의 사랑, 짝사랑, 동성애 등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그려져 현실의 예술화를 체험하게 한다.
“우린 이미 길들여졌어요.”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 그런 느낌 없어요? 연애를 하고 있는 데 늙어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사랑할수록 깊어지는 게 아니라 바닥이 나는 느낌.” (본문 중에서)
이처럼 작가는 지지부진한 청춘의 버석거리는 일상과 불협화음을 배경에 깔고, 이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계속해서 꿈꾸고, 자신이 마주한 현실과 최선을 다해 싸우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고 있다고. 그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작품을 읽다 보면 삐걱거리는 불협화음이 한데 어우러져 어느새 아름다운 합주곡으로 작품 속에 녹아 흐른다.
그래서 다양한 삶과 사랑의 방식을 포옹하고 있는 이 작품은 로맨틱한 연애 소설이기도 하고, 일인가족 시대의 시크한 가족 소설이기도 하며, 인생의 한 시기를 통과해 가는 가슴 아린 성장 소설이기도 한, 바로 우리들 삶의 이야기다.
작품 줄거리
경영난에 허덕이는 극단 ‘명우’의 홍보 직원이자 작가인 장유안, 돈도 안 되고 인기도 별로 없는 연극 관련 직업을 가진 그녀는 얼마 후 자신의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시점에 사라진 실장. 5년째 커플인 남자친구와의 섹스뿐인 연애는 소모적인 느낌이 든다. 가족들 역시 각자 자신들만의 사랑을 찾아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한편 요즘 떠들썩하게 성공한 연극 작가가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나가던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열패감은 더 짙어만 간다.
어쩌다 명우의 실장 자리를 맡게 되면서 그녀는 후원을 얻기 위해 당차게 협찬사 홍보팀에게 술 접대까지 하지만, 자금난은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유부단한 남자친구는 결혼을 두려워하며 그녀에게 문자로 이별 통보를 보낸다. 공연 올리기 전날엔 건물주가 나타나 극장대관료를 선입금하라고 요구한다. 과연 그녀는 첫 번째 작품을 무사히 무대에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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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삶도 이은조 소설 안에서는 왈츠처럼 녹아든다.”
이은조의 첫 장편소설 《나를 생각해》는 마치 왈츠와도 같은 경쾌한 문장으로 우리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가끔 사랑에 대해 말할 때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환경이 사랑의 방식을 규정한다고 생각한다. 환경이 다르면 사랑을 선택하는 방식도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은조의 소설은 한 가족 구성원인 네 사람을 통해 사랑의 방식이 다르면 그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이가 여든이 넘어서도 어린 시절의 연인 같은 친구를 잊지 못해 편지를 쓰듯 매일 일기를 쓰는 할머니가 그렇고, 남편과 이혼 후 여자 친구의 집으로 아예 짐을 싸 들어가 사는 배우 어머니가 그렇고, 남자 친구가 있으면서도 마치 동성 커플처럼 이혼한 동호회원과 동거를 하는 언니의 모습이 그렇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공 유안만이 만나면 늘 어디(모텔)에 ‘잠깐만 가자’는 같은 또래의 남자를 사랑한다. 20대 희곡 작가이자 연극 기획자인 유안의 눈에 비친 여러 형태의 사랑과 삶의 방식이 마치 연극무대 위에 올려진 작품 속의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사랑도 삶도 이은조의 소설 안에서는 왈츠처럼 녹아든다. -이순원(소설가)
작가 이은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예대 극작과를 졸업했다.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이 당선되고,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가 당선되어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 이 소설은 등단 후 첫 번째로 만든 노트에서 비롯되었다. 청춘이 단 한 장으로 끝나는 시절이 아니라는 걸 예감할 즈음이었다. 여러 겹의 시절에서 첫 장을 메웠다. 소설에 쓴 연극은 나의 희곡 등단작을 재구성했다. 한데서 따스한 곳으로 옮겨 마음이 놓인다.
그사이 태어나고 자란 서울을 미련 없이 떠났고 떠나온 거리만큼 앓았다. 조동선 선생님께서 작가는 스스로를 유폐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초고를 완성했던 날, 오래도록 생을 쫓아다니던 무섬증에서 벗어났다는 걸 알았다. 폴더를 만들어 저장해 둔 것처럼 고독, 외로움이 몸의 일부로 스며들어 있었다. (…)
생애 첫 번째 책이다. 그 뒤에서 나는 또 기대한다. 글이 나를 끄집어내기를. 세상에 뚝 떨어뜨려 주기를. – 중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선정
말 한마디에 연인 관계가 깨질 수도 이어질 수도 있다. 다음은 작품 속 두 상황.
5년째 사귄 커플. 여러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고, 만나서 하는 일은 ‘기계적인 섹스’다. 자장면을 먹다가 남자가 심각하게 말한다. “우리 결혼할까?” 여자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 남자가 산통을 깬다. “하하, 농담이야.” 여자는 젓가락을 놓고 나간다.
여자는 일과 관계된 사람과는 절대 연애를 안 한다는 것이 신조다. 일로 만난 남자는 같이한 업무가 끝났지만 계속 문자를 보낸다. 어느 날 남자는 마음을 털어 놓는다. “음. 음. 우리 내일 밥… 먹으면서 얘기할까?” ‘밥이나 먹자’는 말이 아니어서 여자는 미소 짓는다. (...)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기사 보러 가기 ▶ http://news.donga.com/3/all/20110507/36996785/1
◇나를 생각해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로 당선된 이은조(40)씨의 첫 장편소설이다.
20대 희곡작가 겸 연극 기획자인 "유안"이라는 여성을 통해 1인가족 시대의 삶과 사랑을 낭만적이고 세련되게 조명한다. 가족이나 애인끼리도 쓸데없는 간섭은 사양하고, 온라인으로 만나 문자로 헤어지는 시대의 사랑 풍경을 도시적 감수성으로 펼쳐 보인다.
연극 무대와 현실, 일상과 추억을 넘나드는 교차 구도와 경쾌한 문장이 돋보인다. 소설에 등장하는 연극은 작가의 희곡 등단작을 재구성한 것이다. (...)
기사 원문 보러가기 -> http://www.newsis.com/article/view.htm?cID=&ar_id=NISX20110510_0008164979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장편소설.
희곡작가면서 연극 기획자인 여주인공의 내면을 통해
지금 시대 도시적 사랑의 풍경을 그린다.(...)
은행나무ㆍ 304쪽ㆍ1만2,000원
기사 원문 보러 가기 ->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105/h2011050614300684210.htm
가족이나 애인끼리도 쓸데없는 간섭을 사양하고,
온라인으로 만나 문자로 헤어지는 시대의 사랑 풍경을
도시적 감성으로 그려낸 장편소설.(...)
도서출판 은행나무/1만 2천 원.
기사 원문 보러 가기 ->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subSectionId=1010090000&newsId=20110506000198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으로,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로 당선된 이은조 씨의 첫 장편소설.
20대 여성 희곡작가이자 연극 기획자인 주인공 유안의 삶을 통해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다. 소설에 등장하는 연극은 작가의 희곡 등단작을 재구성한 것이다. (...)
기사 원문 보러 가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05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