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경 이원영

지음 임희국, 배요한, 강정구, 박종천, 강윤정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2년 11월 30일 | ISBN 9791167372581

사양 변형판 152x223 · 292쪽 | 가격 20,000원

분야 인문

책소개

일제강점기, 어두운 민족의 현실에 맞서
평등과 박애의 종교적 신념과 민족의 혼을 지킨 봉경 이원영 목사의 신념과 생애

오랜 시간 민간에서 소장해온 일기와 편지 등의 사료를 발굴‧번역해온 한국국학진흥원 연구 사업팀이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를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하는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22권 『봉경 이원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철학, 사학, 문학 등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꾸린 공동연구팀이 20세기 안동의 대표적인 기독교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다층적 위상을 지닌 봉경 이원영 목사(1886~1958)의 기록을 연구하여 집필한 결과물이다.
퇴계 이황의 14대손으로 태어난 봉경 이원영은 어릴 적에 유교 문화를 체득하며 성장했으나 서구 문명이 유입되고 일제의 수탈이 시작되면서 급격한 사회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후 보문의숙에서 근대적 교육을 받은 이원영은 예안 3‧1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된 후 기독교에 입교하였으며, 감옥에서 나온 뒤 목사가 되어 독립운동을 이어나갔다. 당시 많은 기독교 단체나 교인이 일제와 타협하거나 적극적으로 부역했던 것과 달리, 이원영은 민족의 독립을 이루고 기독교의 평등 사상에 입각해 악습을 철폐하고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꿋꿋하게 지켜냈다. 그는 섬촌교회를 설립하여 안동 지역에 기독교를 전파하였고,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가 공부할 수 있는 야학을 세웠다. 이 책에서는 불의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이자 기독교인 이원영 목사의 생애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당대의 기독교 사회의 모습과 지역 사회의 정세를 밝히고 있다.
퇴계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유학자에서
저항적 역사인식을 지닌 기독교인으로 거듭나다

퇴계 이황의 14대손으로 유서 깊은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이원영은 성인이 될 때까지 16년 동안 정통 유학 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근대적 교육을 실시하는 보문의숙에 제1회 입학생으로 들어갔다. 보문의숙에서 이원영은 주자학을 기본 바탕으로 하여 서양의 과학기술과 문명, 세계사를 학습하며 저항적 역사 인식을 갖게 된다. 이후 예안에서 벌어진 3·1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일본 경찰에 체포되고, 감옥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여 교인의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 이처럼 이원영은 전통의 유학, 서양 문명과 세계사, 기독교 등 다양한 사상이 공존하기 시작한 과도기에 여러 분야의 지식을 섭렵했던 지식인이었고, 현실을 입체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일제의 탄압과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신념을 지닐 수 있었다.
감옥에서 나와 목사가 된 이원영은 한결같이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섬촌교회를 비롯해 여러 기독교 교육기관을 세워 교육사업과 포교에 앞장섰다. 그는 강자와 약자, 차별과 차등, 부림과 억눌림이 없는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굳게 믿었고, 이러한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 곧 3·1운동의 민족정신을 완성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모든 인간의 삶은 평등하다는 생각으로 신분 차별과 같은 구습과 전근대적인 문제를 교회와 평등한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해결하고자 하였다. 그는 섬촌교회에 야학을 설립하여 양반, 노비, 여성, 무산자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남녀가 평등하고 신분의 차별이 없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었다.
퇴계학과 기독교를 접합시킨
이원영 고유의 ‘유교적 기독교관’

이원영의 활동과 그가 지닌 사상은 당대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특별한 것이었다. 그는 목사가 되기 이전에 깊이 체득했던 퇴계학의 전통을 바탕으로 기독교를 재전유했다. 그는 기독교를 전파하며 물욕에 굴복하여 불필요하게 사치를 부리거나 성경 공부·봉사 정신·신앙의 자세에 대한 수양을 게을리하는 것을 경계했는데, 이는 불순한 욕망에 물들지 않는 순수한 이치인 ‘이(理)’를 지향하고 경전 공부와 수양의 자세를 강조한 퇴계학의 전통과 맞닿는 것이었다. 또한 죄악의 암흑에서 벗어나 생명이 넘치는 광명한 생활을 견지하는 생활 개선을 강조했는데, 이는 ‘성신의 변화’를 받아들여 죄악된 생활을 버리고 생명의 생활로 나아가고자 하는 퇴계학의 ‘반정’ 사상을 바탕으로 기독교적 중생 개념을 해석한 것이었다. 즉, 그는 퇴계학에서 강조하는 개과천선과 경건함이라는 유교적 수신(修身)을 영적 차원으로 재전유하였다.
이원영은 유교와 기독교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으나 각각이 인간관계의 도덕과 신-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종교로서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이원영이 일제와 타협한 다른 기독교인들과 달랐던 것은 성년이 될 때까지 몸에 익힌 유교적 선비의 절의(節義) 정신의 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절의 정신을 바탕으로 예안 3·1 운동을 벌인 데 이어 목사가 된 후에도 교육과 신앙에 몰두하며 비타협적 독립운동을 이어나갔다.

이처럼 봉경 이원영은 안동 지역의 독립운동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기독교를 전파하며 민족의 독립과 전전근대적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는 데 이바지했다. 또한 기독교를 퇴계학적으로 재전유하여 실천적 삶을 이어간 그는 영남지역에서 기독교가 뿌리내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개인의 신념을 지키고 사회적 대의를 추구한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자신을 쇄신하며 불의에 굴하지 않는 삶의 귀감으로 다가온다.

목차

책머리에

1장 20세기 초반 사립 보문의숙 교과서 소고 : 경상북도 혁신유생들의 교육구국운동을 중심으로
서론 | 보문의숙 설립의 역사적 배경 | 보문의숙의 설립 과정 | 보문의숙의 학제와 교육과정, 교과서 | 보문의숙 역사 교과서, 개화기 도서 출판 | 정리 등

2장 봉경 이원영 목사의 삶과 목회에 대한 연구 : 그에게 미친 퇴계학의 영향과 연관하여 목회자도 유학자도 꼭 기억해야 할 이름, 봉경 이원영 목사 | 유교에서 기독교로 : 이원영의 생애와 삶의 주요 궤적 | 이원영 목사의 삶과 목회에 드러나는 퇴계학의 영향 | 맺는말 : 다시 봉경 이원영 목사를 그리워하며

3장 예안 유생 이원영의 기독교 수용과 섬촌교회 설립 의미 : 『섬촌교회당설립일기』를 중심으로
머리말 | 경상북도 북부 지역에 기독교가 뿌리 내리는 과정 | 예안 3·1운동과 이원영의 기독교 수용 | 섬촌교회 설립 : 『섬촌교회당설립일기』 | 섬촌교회 설립의 의미 | 맺음말

4장 봉경 이원영 목사의 종교관과 설교에 나타난 유교와 기독교의 만남
머리말 : 이원영의 선비기독교 | 일제강점기 이원영의 종교관 | 이원영의 설교에 나타난 한국 유교의 기독교적 재전유 양상 | 맺음말 : 퇴계의 유교에서 이원영의 기독교로

5장 봉경 이원영의 생애와 민족운동
머리말 | 원촌에서 태어나다 | 신학문을 수용하다 | 1910년대 중반 교유 관계 | 1919년 예안 3·1운동 주도 | 기독교 수용과 민족운동 | 해방 후에도 계속된 종교적·민족적 양심

작가 소개

임희국 지음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대학에서 블룸하르트 Chr. Blumhardt 연구로 박사학위 수여. 세계화 시대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 속에서 한국 영남지역 개신교(장로교회) 역사 local history 연구를 그 현장에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시사 micro history와 구술사 oral history 연구 방법을 교회사 서술에 적용했다. 저서로는 『선비 목사 이원영』 (수정증보판, 2013), 『한국 장로교회 130년. 기다림과 서두름의 역사』(2013), 『공감, 교회 역사 공부. 아래로부터의 역사인식, 미시사, 지역교회사』(2014), 『강원도 장로교회 강원동노회 60년. 생명의 땅 새 창조를 향하여』(2014), 『경안노회 100년. 경북 북부지역 장로교회사』(2022)가 있다.

배요한 지음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The Divine-Human Relationship in Korean Religious Traditions」 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신학자가 풀어 쓴 유교 이야기』, 『흐름으로 보는 서양사상』, 『복음이란 무엇인가』, 『등에는 십자가 입에는 노래』 등이 있고, 논문으로 「유교와 기독교의 인간관에 관한 비교 연구」, 「기독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에 관한 소고 -退溪의 修己에 대한 강조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강정구 지음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경상북도 북부지역 장로교 조사(교역자), 장로 권수백權秀伯의 사역(1902~1941)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 3·1만세운동 경상북도 북부지역 책임연구자를 지내며 「경상북도 북부지역 3·1만세운동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를 저술하였다. 경안노회 역사위원으로 지역교회사에 관심을 갖고 「근대 기독교와 신문화의 요람, 목성산자락」, 『안동교회 111년사』(공저) 등을 집필했다.

박종천 지음

서울대학교에서 「다산 정약용의 의례이론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 시대 예학(禮學)과 유교 문화를 주전공으로 삼아 한국의 종교문화와 더불어 영화와 만화 등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 시대 일기 자료와 향약 및 계 관련 자료를 중심으로 조선의 일상생활과 사회 · 문화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유한의 시간을 비추는 무한의 스크린 –종교와 영화의 세계-,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 《양동마을과 공동체의 미래》, 《조선시대 예교담론과 예제질서》, 《다산 정약용의 의례이론》 외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강윤정 지음

단국대학교에서 「定齋學派의 現實認識과 救國運動」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저로 『경북여성 항일투쟁 이야기–만주로 간 경북여성들』, 「여성독립운동가 남자현의 항일투쟁」, 「문암 손후익의 가계와 유림단 의거」, 「3·1운동에 참여한 대구·경북 여성과 이후 활동」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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