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부조리와 억압 속에서 우리가 버렸던 ‘뿔’ 이야기
오래된 뿔 1
“권력의 얼굴을 한 야만의 심장을 들이받다!”
파란의 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역작
1980년부터 2004년까지의 파란 많은 한국 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역작 《오래된 뿔》(전2권)이 출간되었다. 2012년 ‘호서문학상’ 수상작 《오래된 뿔》은 의문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통해, 5.18 광주로부터 최근 30여 년간의 질곡의 현대사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그간 단편적으로 5.18민주화운동 등을 그려온 작품은 있어 왔으나, 우리 현대사를 유기적 연결고리로 꿰뚫으면서 통시적으로 구현해 낸 작품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손을 떼기 힘든 매력을 가지는 것은 다만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책이어서가 아니라, 그 현대사를 아주 흡입력 있고도 재미있게, 그리고 가슴 뭉클하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5.18이니, 6.29니 하는 무거운 역사적 소재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추리소설 기법을 접목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기억을 끼워 맞춰 나감으로써 점차 사건의 비밀이 풀리도록 설정했다. 작가는 1993년 광주를 방문한 후 이 소설을 쓰기로 결심, 2004년 초고를 집필하고, 8여 년간 방대한 자료조사와 수정을 거듭한 끝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
고광률 장편소설 《오래된 뿔》은 추리소설의 흡입력과 속도감, 그리고 퍼즐 맞추기식의 묘미로 읽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며, 그 속에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에 대한 비판과 고발을 교묘히 감춤으로써, 야만의 심장에 영리하고 날랜 직구를 던진다.
한 기자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로 들여다본
우리 현대사의 거대한 벽화
어느 날 한 기자가 깡패의 칼에 찔려 죽는다. 과연 누가 그의 죽음을 사주했을까? 작품은 정의를 추구하지만 나약하며 영특하지도 못한 더딘 발자취를 따라 다초점 렌즈를 들이댄 듯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다각적인 관점이 거대한 벽화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이 모여 양파껍질 같은 복합 다층적인 이야기 구조가 한 꺼풀씩 벗겨지며 서서히 권력의 그늘과 음모가 드러난다.
죽은 자가 남긴 금고열쇠와 결승문자로 남긴 암호의 행방을 찾아 나서며 추리소설의 급박한 호흡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점차 기억의 역류를 타고 5월광주와 6월항쟁의 현대사를 파노라마처럼 재현한다. 더 나아가 정․권․언의 유착, 친일․친독재 세력의 변신, 부정부패와 가혹한 민중탄압, 피해자와 가해자의 아픔과 은원(恩怨)이 얽히고 풀리면서 이야기가 굽이친다. 스펙터클한 빠른 장면전환은 독자를 책 두 권 분량의 장대한 스케일의 스토리 속으로 지루할 틈새 없이 빨아들인다.
5.18로부터 한 세대를 건너온 지금. 어느새 역사서 속의 한 줄로 요약돼 버린 우리의 아픈 역사를 후세대들은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그런 의미에서 고광률 작가의 《오래된 뿔》은 반가운 소설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대중소설 기법을 차용하여 현대사를 문학적으로 맛깔나게 요리하고, 그 안에 ‘우리 시대의 지배권력 메커니즘과 그 속에 담긴 부조리’라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빛 뿔을 선연히 세우고
역사의 진실을 향해 내달리는 숨 가쁜 서사!
《오래된 뿔》의 형식이라는 그릇은 드라마틱한 작법에 기초한 미스터리지만, 그 그릇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작가는 소설을 빌려, 권력의 얼굴을 한 야만을 집요하게 해부하며 역사의 알리바이를 한 치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한 필치를 선보인다. 그야말로 제목처럼 황금빛 뿔을 선연히 세우고 역사의 진실을 향해 숨 가쁘게 내달린다.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철저한 계산과 의도 아래 선택되었다. 장 의원은 정치계와 교육계를, 호서매일 사주인 민 사장은 언론계를 대표함으로써 정교언의 유착을 그린다. 그리고 노조와 시민운동권, 대학생 운동권의 모습을 통해 이권중심적인 민중운동의 모습도 그려진다. 급속한 성장 정책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교육, 언론이 사회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각종 비리에 얽혀 있어 문제점이 많았다. 이 작품은 그런 권력을 쥔 사람들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권력을 탄생시킨 주체는 바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한편, 장 의원이나 민 사장, 죽은 박갑수의 할아버지 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일가의 이야기는, 일제 친일파 세력이 어떻게 여전히 한국사회 권력의 핵심에 서 있는 건지, 일제에 빌붙었던 사람들이 시대가 흘러 어떻게 다시 미제로 갈아탔는지, 왜 힘없는 자들은 핍박받는 삶을 대물림해야 했는지 등의 청산하지 못한 역사 문제를 들춰냄으로써, 현대를 거슬러 올라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의 현대사를 유기적 관점으로 조망하고 반성한다.
“장상구의 십자가를 다 만들었습니다. 매다는 일만 남았어요.”
우명순이 말뜻을 알아들었다. 장상구를 심판할 증거 수집 작업을 마쳤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왜 십자가죠?”
십자가라는 말이 몹시 거슬렸다. 부적합한 용어였다. ‘폭탄’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무덤’이나 ‘관’ 등등, 얼마든지 다른 용어로 부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숭고한 희생의 상징인 십자가를 갖다 붙이다니…….
“죄가 어디 한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어지나요……. 세상이 다 같이 거들어서 만든 것이지.”
- <본문> 중에서
역사의 질곡 속에서 우리가 버린 ‘뿔’의 의미
대한민국 역사를 만든 건 바로 우리들이다!
작가는 모든 등장인물을 작품의 중심에 놓고 주인공적인 관점으로 들여다본다.
5.18때 진압이라는 명분하에 사적 복수를 하려 했던 장 의원의 야심과 콤플렉스, 지방신문사 사장의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욕망과 자격지심, 조폭 두목의 여자가 돼서라도 복수를 하려 했던 여자의 증오심, 조직 내 2인자로 밀리면서 두려움을 느끼는 조폭의 열등감 등 작품은 어느 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모든 인물이 각자의 스토리를 지닌 채 주인공으로 기능한다.
그리고 모든 주인공들은 각기 욕망과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며 그렇기에 공감할 만한 인간적인 면을 가진다. 심지어 소설의 악역인 장 의원조차도 그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세상이 잘못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작품은 노조나 시민운동권이라고 해서 친절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노조가 ‘해직기자 구명’을 위한 시위를 하는데, 그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해직기자는 노조가 투쟁구실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이용한다고 말한다. 대학 내 운동권 수장 또한 자신의 출세를 위해 민주화 운동을 이용하는 정치성이 다분한 인물로 묘사된다.
즉, 이 작품은 대한민국 역사를 만들어 온 바로 우리 모두의 사랑과 분노, 눈물의 이야기이며, 역사의 질곡 속에서 “우리가 버린 뿔이 우리와 ‘그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되짚어 보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가슴을 관통하는
재미있고 묵직한 역사 미스터리
작품 속에서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던 사람들은 살인교사자를 알게 되지만, 거대한 권력 앞에서 분노의 뿔을 억누른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뿔들이 솟구치는 날, 전쟁이 다시 시작됨을 예고한다. 그리고 종내에 작품은 갖은 핍박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어둠을 뚫고 동터 오는 새벽을 그려 낸다.
집단 윤간으로 임신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오 마담은 아이를 갖게 된다. 4선 의원 장 의원은 민주화의 흐름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과거의 행적이 발가벗겨진다. 살해당한 자의 아들은 살아남아 아버지와 꼭 닮은 모양으로 의젓하게 성장한다. 오랜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 우리가 버렸던 ‘오래된 뿔’.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서지 말고 그 뿔을 세워 싸워야 할 때라고 말하는 듯, 작품의 마지막은 양 기자가 장 의원의 에쿠스를 향해 성난 황소처럼 돌진하는 모습을 그리며 끝난다.
검은 하늘에서 아주 오래된 별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별이 진 하늘이 뿌옇게 탈색된 것 같았다. 그는 민우의 품에서 또다시 갑수를 느꼈다. 그때, 엉킨 차량들 틈에서 비비적거리던 검정색 에쿠스가 상향 라이트를 깜빡거리며 슬금슬금 빠져나오고 있었다. 민우가 에쿠스를 향해 몸을 돌렸다.
“안 돼!”
민우를 낚아챈 양창우가 안간힘을 다해 일어섰다. 그러고는 에쿠스를 향해 힘껏 내달렸다. 성난 황소의 뿔처럼…….
- <본문> 중에서
이렇듯 작품은 사적인 복수와 역사적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엮고, 현대사회의 질곡이 개인의 일생을 어떻게 폭력적으로 규정하는지 진지하게 파헤치고 있다. 또한 퍼즐을 맞춰 나가듯 결말을 향하여 이야기를 조립해 나가는 논리의 정교함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무겁고 불편한 주제에 대해 대중이 쉽게 몰입해 공감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 냈다는 점이 소설로서 가장 큰 미덕이라 할 것이다.
흥미로운 구성과 치열한 필치로, 현대사의 한 장(章)을 시대의 가슴을 관통하는 재미있고 묵직한 역사 미스터리로 날렵하게 변주하고 있는 《오래된 뿔》.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소설적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우리 시대의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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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뿔 하나씩 감추고 산다. 행여 돋을까 봐 조아리고 두리번거리며 낮은 자세로 살아갈 뿐이다. 그럴수록 시대와 인간을 농락하는 거악은 더 질기고 독하게 숙주를 갉아먹는다. 숨기는 데도 한계가 있다. 뿔들이 솟구치는 그날이 오면 전쟁이 시작된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최소한의 양심과 자존을 위한 싸움이다. 황금빛 뿔을 선연히 세우고 역사의 중심을 향해 달려갈 때, 그리하여 그들이 거대한 무리가 될 때, 비로소 피 흘리는 역사는 한 뼘쯤 진실을 밝히게 될 것이다. 《오래된 뿔》은 그 뿔들을 위한 숨 가쁜 서사다. ―조용호(소설가)
문학을 문약(文弱)과 동일시하는 곤란한 버릇이 한국문학에는 있는 듯하다. 《오래된 뿔》은 오랜만에 만나는 남성적 소설이다. 고광률의 힘 있는 문장은 80년 5월 광주 이후 우리 현대사를 대결의 상대로 삼는다. 감상적이며 쇄말주의적이라는 이유로 한국 소설을 멀리해 왔던 독자들에게 특별히 권한다. ―최재봉(한겨레 기자)
간략 줄거리
어느 날 지방지 해직 기자 박갑수가 어린 깡패의 칼에 찔려 죽는다. 이 사건의 원인과 동기 그리고 교사자를 찾기 위해 그의 친구인 양창우 기자와 미모의 오 마담 그리고 젊은 검사가 들러붙어 사건을 추적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군 출신인 두 남자가 죽은 박갑수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양창우는 특정 지역에서 떼로 온 조문객들을 보고 죽은 친구의 과거에 대해 자신이 제대로 아는 게 없음을 깨닫는다. 갑수가 생전에 자신의 장지를 명함에 적어 남긴 사실을 알게 된 양 기자는 충격 속에서 죽기 전날 밤 친구와 가졌던 술자리에 의문을 풀어 줄 단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살인 교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오 마담은 물증을 찾아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 양 기자에게 조각 정보를 흘리고 사건 담당 검사의 정의감을 자극한다. 그러나 그녀는 검사로부터 의심을 받게 되고 교사자의 하수인인 내연남의 배신으로 제거될 위기에 처한다. 대선과 총선을 목전에 두고 7년 전 행악을 추적받게 된 진압군 출신 국회의원 5.18 장상구는 박갑수가 숨겨둔 비밀스런 보따리를 찾아 없애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데…….
제1장 하늘과 땅
제2장 남은 사람들
제3장 총
제4장 열쇠
제5장 충성
“젊은 독자에게 진실 알려주고 싶어”
고광률 소설 <오래된 뿔>(전 2권, 은행나무)의 중심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 “교련복 차림의 상고머리 고교생을 미제 콜트 45구경 권총으로 사살하는 사진”이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찍힌 이 사진은 사진 속 청년 박갑영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7년 뒤 그의 쌍둥이 형 갑수의 죽음을 초래하고, 또 다른 인물들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삶을 뒤틀리게 만든다.
대전을 무대로 삼은 소설은 지역신문 기자인 박갑수의 의심스러운 죽음으로 문을 연다. 단골 카페에서 주인인 오 마담과 술을 마시던 그가 옆 탁자에 있던 깡패와 말싸움 끝에 칼에 찔려 절명한다. 그 사건이 있기 얼마 전 갑수는 지역 국회의원이자 대학 설립자의 아들인 장상구가 80년 5월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 지휘관으로서 갑영을 비롯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는 내용의 칼럼을 신문에 실으려다가 해직된 상태였다. 장상구 의원과 연결된 폭력배들이 갑수에 대한 협박의 말을 전한 바가 있었고, 갑수를 칼로 찌른 깡패는 그 폭력배들과 같은 조직 소속이었다. 정황상 장 의원의 살인 교사가 분명해 보였지만, 노회한 장 의원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며 권력과 경제적 이득이라는 기득권을 갈수록 공고히 한다. 그런 장 의원을 상대로 갑수의 신문사 동료 양창우 기자와 군 출신 두 사내가 갑수를 대신해 복수를 하고자 각개 약진한다.
<오래된 뿔>은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으로부터 7년 뒤인 1987년 6월항쟁에서 12월 대통령선거 사이의 기간을 주요 배경으로 삼아 시대의 상흔과 사회 지도층의 부패를 들추어낸다. 소설 속 현재인 87년과 그 ‘원죄’에 해당하는 80년을 수시로 오가면서 퍼즐을 맞추듯 범행의 배후와 배경을 쫓는 추리적 틀이 인상적이다.
(이하 중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55692.html
이 소설은 2004년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총선,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7년 총선, 1980년 광주항쟁 등 24년의 시간을 오가면서 불행했던 현대사의 이면을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파헤친다. 1987년 총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지방지 해직기자 박갑수가 깡패의 칼에 찔려 죽는다. 친구인 기자 양창우는 충격 속에서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기 시작한다.
(이하 중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0122130045&code=900308
1987년 지방지 기자 박갑수가 해고되고 곧 깡패의 칼에 찔려 죽는다. 깡패는 우발적 살인이었다며 자수하지만 의심이 남은 이들이 진실을 찾아나선다.
7년 전 박갑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외국 기자들에게 광주 학살 소식을 알렸다. 이 때문에 쌍둥이 동생이 갑작스레 끌려가 죽임을 당했다.
이 모든 일의 뒤에는 장상구가 있다. 형제를 살해하고도 장상구는 승승장구해 4선 의원이 된다. 청산되지 못한 과거는 오래 불행을 낳고 여러 목숨을 앗아간다.
(이하 중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876944
대전대에 따르면 고 팀장은 2004년 초고를 집필한 뒤 8여 년간의 방대한 자료조사와 수정 끝에 이번에 작품을 완성했다.
이 책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29 민주화 선언 등 역사적 소재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추리소설 기법을 접목했다.
등장 인물들의 기억을 끼워 맞춰 나감으로써 점차 사건의 비밀이 풀리도록 설정했다.
(이하 중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news1.kr/articles/846049
지난 1980년부터 2004년까지의 파란 많은 한국 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장편소설 '오래된 뿔'(전2권)이 출간됐다.
올 '호서문학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의문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가 등장인물의 기억에 따라 뒤죽박죽 섞여 있다. 독자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이렇게 섞여 있는 스토리를 퍼즐처럼 꿰맞추며 읽어나간다.
이 소설은 5.18 광주로부터 최근 30여 년간 질곡의 현대사를 관통한다.
현대사를 흡입력 있고도 재미있게, 그리고 가슴 뭉클하게 들려준다. 작가는 5.18이니 6.29니 하는 무거운 역사적 소재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추리소설 기법을 접목했다. 또 등장인물들의 기억을 끼워 맞춰 나감으로써 점차 사건의 비밀이 풀리도록 설정했다.
(이하 중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4758465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 한국 현대사 문학적 승화
지난 1980년부터 2004년까지의 파란 많은 한국 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고광률 씨의 장편소설 ‘오래된 뿔’(전2권)이 출간됐다.
올 ‘호서문학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지난 2004년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총선,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7년 총선, 1980년 광주항쟁 등 24년의 시간을 오가면서 불행했던 현대사의 이면을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파헤친다.
그간 단편적으로 5·18 민주화운동 등을 그려온 작품은 있어 왔으나, 우리 현대사를 유기적 연결고리로 꿰뚫으면서 통시적으로 구현해 낸 작품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하 중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www.jndn.com/
그렇다면 작가 고광률이 이번에 펴낸 장편소설 <오래된 뿔>1,2(은행나무)에 나오는 그 '뿔'은 어떤 상징을 담고 있을까. 작가는 두 권짜리 장편소설에 들어가기에 앞서 시인 김기택이 쓴 시 '소싸움'을 싣고 있다. "뿔에 매달려 씩씩거리는 커다란 뿌리를 보라. / 피의 힘으로 노려보는 눈."이라고 시작하는 시 말이다.
1980년 5·18 광주부터 유월항쟁 등 지난 30여 년 동안 겪었던 우리나라 뼈아픈 현대사를 꾹꾹 눌러담은 이번 장편소설에서 작가는 '오래된'과 '뿔'이란 무기를 들고 그 속내를 샅샅이 파헤친다. 여기서 말하는 '오래된'은 아무리 세월이 오래 흘러도 결코 잊을 수 없는 피에 젖은 역사를 상징한다. '뿔'은 그렇게 거꾸로 가는 역사를 바로 되돌리기 위한 저항이다.
(이하 생략)
--> 기사 바로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95373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우리 세대에게 광주민주항쟁은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역사적인 화두였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광주’라는 글자가 호남에 위치한 도시의 지명으로 떠오르지 않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아픔으로 다가오게 된다. 하지만 동학농민운동이 우리에게 아득하게 느껴지듯이 젊은세대(10~20대)들에게 광주민주항쟁 역시 그저 역사 속의 한 사건으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읽은 가장 충격적인 ‘광주’에 대한 기록은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였다. 물론 그 시절 대동제(요즘에는 축제라고 부른다)때에는 항상 ’5.18 사진전’이 열리곤 하였지만, 사진에서 묘사하지 못하던 세세한 부분들이 책속에 훨씬 더 많이 있었다.
그 이후 ‘학살자’가 청와대에서 나오면서 ‘광주’에 대한 책들이 봇물 쏟아지듯 많이 발간되었지만 감히 말하건데 황석영만한 발군의 기록자는 없었다.
새대가 바뀌면 기록의 방법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젊은 신세대들에게 ‘조용필식’의 노래로는 어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광주’가 수많은 역사속의 한 장면이 아니라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생채기’라는 것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기록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판단하였다. 그래서 ‘광주’라는 주제를 두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하였다.
또 ‘광주’는 30여년 전 기억 속의 사건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 삶 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작중 인물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추리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헝클어진 시간적 배경들이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등장인물들의 기억에 따라 무질서하게 배열되는 장면들을 끼워 맞추기 위해 책읽기를 가끔씩 멈추어야 했다. 이러한 추리소설적 구성은 ‘트롯트’세대들 보다는 ‘K-POP’세대들을 염두에 둔 저자의 계모(計謀)였을 것이다.
저자 ‘고광률’은 나와 같은 대학을 다녔던 동문이다. 학창시절 그는 학보사 편집장으로 활약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와 나는 일면식도 없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이 누구를 바탕으로 꾸며졌는가를 알 수 있기에 책을 읽는 내내 더욱 재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