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수학과 김민형 교수가 전하는 인생과 학업에서 잊지 말아야 할 질문과 답

아빠의 수학여행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아들에게 꼭 일러주고 싶은 세상의 모든 질문

지음 김민형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4년 1월 2일 | ISBN 9788956607337

사양 변형판 150x210 · 288쪽 | 가격 14,000원

분야 비소설

수상/선정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2월에 읽을 만한 책'

책소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부모와 10대가 된 자녀들이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

 

우주와 삶에 관한 답을 찾는 여행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정교수,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초빙 석좌교수, 세계적인 수학 석학이자 아들에게는 더없이 자상한 아버지 김민형 교수가 가족과 떨어져 영국과 독일에 머물렀던 어느 해 여름 동안 아들에게 쓴 편지를 모은 책 《아빠의 수학여행》이 출간되었다(은행나무 刊). 낯선 곳에서 얻는 기쁨과 놀라움을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 편지에는 쉽고 재밌는 수학 이야기와 함께 평소 아들과 주고받았던 철학, 음악, 미술, 문학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생각들이 따뜻한 문체와 명료한 사유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우주와 플라톤의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시인들은 왜 어둠과 슬픔에 대해 노래할까”
“너와 나는 왜 다를까”

사람이 우주와 삶에 대해 품는 무수한 질문이 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우주의 비밀을 구하고 ‘플라톤’으로 상징되는 수학과 철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그림과 시의 소재를 얻었다. 질문하는 힘은 인간의 역사를 풍부하게 하고 이끌어왔을 뿐 아니라 개인의 역량도 발전시킨다. 저자는 이 시대의 대표 인문학자인 아버지 김우창 교수로부터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질문들을 좇아 학업의 길을 걸으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 당장은 답을 얻긴 어려워도, 질문을 거듭하여 좋은 질문으로 탁마해낼 때, 오히려 답보다 질문이 바른길로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는 방법, 편지 쓰기
그렇다면 좋을 질문을 탁마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소크라테스를 인용한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때문에 상대방은 아주 곤란해했지만 대화가 끝날 즈음에는 결국 답을 구하는 자의 머릿속 문제의 본질이 확실해졌다면서, 이것이 철학의 특성이라고 일러준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아들에게 쓴 이 편지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처럼 사유를 확장시키는 ‘대화’라고 할 수 있다. 편지를 통한 대화법은 저자 본인도 부친에게 영향받은 것이다. 저자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을 당시, 아버지로부터 안부와 함께 문학과 철학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잔뜩 적힌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편지 쓰기는 3대에 걸쳐 대물림된 자녀 교육법이자 부모와 자녀가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던 것이다.
또한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밝히듯이 “나 자신을 위해 쓴 글”이기도 하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동안 쓴 이 편지들을 통해 치유의 효과를 경험했다며, 부모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도 ‘편지 쓰기’를 추천한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권장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편지 쓰는 일이다. 이메일이라도 괜찮다. 종이에 쓸 필요는 없지만 공들여서 쓰는 습관은 중요하다. 어차피 허비하기 쉬운 저녁 시간에 글짓기 연습을 하게 될뿐더러 가련한 마음을 건설적으로 위로하는 데는 이만한 방법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을 어설픈 아빠 조교의 시범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수학자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의 기록인 동시에 저자의 진솔한 마음이 담긴 에세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아들에게 어떤 내용의 편지를 썼을까? 수학 연구를 위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그는 유럽에서 머물며 그날 겪었던 일들, 만난 사람들,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편지를 써서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우편으로 부쳤다. 인간 지식의 역사가 요동치며 발전했던 곳 유럽, 그 현장에서 느낀 문명과 지적 성취의 향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랜 여행을 통해 질문의 답을 찾아온 아버지가 아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더 좋은 질문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만의 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를 들어, 어느 날의 편지에는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하는 동안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이름을 딴 ‘뉴턴 수학연구소’에서 잠시 연구하게 되었다며 뉴턴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소개한다. 또 어느 날에는 런던으로 떠난 여행에서 그리니치 천문대를 방문했다며, 사람들이 왜 정확한 천문도를 갖고 싶어 했는지, 그리니치 박물관에 소장된 파도에 영향받지 않는 해상 시계를 어떻게 발명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일 본의 ‘막스 플랑크 수학연구소’ 연구실에서는 양자역학의 시초 아이디어를 만들어낸 사람인 막스 플랑크로 시작하여 오늘날의 물리 이야기로 뻗어 나간다. 물론 지루한 교양서처럼 물리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내지는 않는다. 사물의 근본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니 결국 너와 꽃 한 송이와 돌멩이는 결국 같은 물질로 이뤄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묻고, 애초에 ‘모든 것은 하나다’라고 설파했던 그리스의 철학자를 불러들인다. 물리학으로 시작했던 이야기가 철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먼지 입자들이 다시 합쳐져서 더 많은 별과 행성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어떤 행성에서 생물체가 자라고 죽고 번식하고 진화하다가 그 생물체 중 일부가 별들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저 별들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궁금해하면서 ‘철학’을 하는지 말이야. – 본문 146쪽

세상에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방법
단순한 호기심으로부터도 지적인 탐구가 이어진다. 가령 어느 날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마셨더니 잠을 못 이뤄 너에게 편지를 쓴다. 그런데 커피를 마시면 왜 잠이 오지 않을까?’ 간단하고 자연스러운 질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아직 전부 밝혀내지 못한 화학물질의 신비에 대한 호기심을 돋우게 한다. 이처럼 지식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방법은, 저자 자신이나 유럽에서 만난 많은 수학자가 ‘생각의 지도를 그리는 법’과 다르지 않다.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는 가운데 다른 지적 영역의 아이디어들이 흘러들어 생각의 우물을 긷게 된다는 것이다.

수학자들은 플라톤의 세계 속으로 더 깊이 계속 파고들어 가다가, 그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다른 부분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디에 대륙과 바다, 섬, 흥미진진한 동굴 따위가 있는지를 점점 더 밝혀내게 돼. 그런 한편, 물리적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도 사고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온갖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플라톤의 세계에 관해 점점 더 깊이 생각하게 되지. 플라톤의 세계에서 온 대상들이 계속해서 일상 세계로 흘러들어오고, 특정한 물리적 현실과 맞물리는 거야. 생각의 역사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단다. – 본문 171쪽

수학자 아버지가 쓴 글은 흔히 생각하는 수학, 과학 위주의 딱딱한 이야기일까? 저자의 편지에는 인문학적, 문학적 감성 또한 넘친다. 이 책에는 워즈워스, 하이네, 바이런, 블레이크 등 낭만주의 시인들의 시가 많이 인용되어 있다. 시를 읊고 시 한 구절, 한 구절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탄하기도 하고 시인이 무엇을 상상했을지 따라가 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낭만주의 시인들이 이상으로 삼았던 서양 학문의 위대한 원천인 그리스로마 이야기까지 가닿게 된다.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 지적 영역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학문의 영역 어느 쪽으로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이다. 친절한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편지에는 단순히 텍스트만 적힌 것이 아니다. 저자는 머물렀던 곳에서 산 사진이나 그림엽서, 편지에서 소개한 그림이나 인물의 사진을 첨부해서 보냈다. 시각적인 자료가 질문을 만드는 과정을 구체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의견에 따라 이 책 또한 편집하는 과정에서 사진 자료들을 여러 장 선정하여 글과 함께 배치했다.

수학자 아버지가 들려주는 한 편의 ‘오디세이아’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어릴 적 아버지가 선물한 《서양의 부흥 – 인류 공동체의 역사》라는 책을 나이가 들어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며, 각 나라가 그 자체 하나로만 굴러간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갈라진 역사를 유기적인 맥락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에게 있어 각 나라의 역사를 파편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중요한 문제의식인데, 이는 한국인 아버지를 두었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들이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배려로 읽힌다. 이에 더불어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도 “모두가 베토벤 같은 음악만 쓴다면 라파엘처럼 그리는 사람도 한 명도 없을 테고 아르키메데스처럼 재미있는 도구를 만드는 사람도 안 나타날 것”이라며 다양성이 얼마나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지 일깨워주려고 한다. 서로 다른 모습과 생각들을 지닌 사람들이 더욱 섞여 살게 될, 앞으로의 세상이 귀 기울여야 할 어느 지혜로운 아버지의 메시지라고 말할 수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계 이곳저곳을 공부하며 두루 여행하는 ‘수학여행’ 중인 저자는 아들이 더 자라 함께 여행할 날을 꿈꾼다.

우리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면서, 서로를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때조차, 결국에는 같은 걸 찾고 있는 온갖 영혼들을 만난단다. 우리는 만나고, 기회가 주어지면 얘기하고, 서로 악수하고 아주 얇은 선이나마 한 번에 하나씩 연결점을 만들어 가. 그리고 마침내 그 점들이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하나의 세계라는 완성작을 만들어내는 거지. – 본문 262~263쪽

저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마지막 편지를 썼다. 이 정성스러운 편지는 클로드 로랭이 그린 <오디세우스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덧붙이며 끝난다.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던 오디세우스의 여행과 귀향 이야기를 담아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결말을 그린 그림이다. ‘삶’이라는 진정한 여행은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이 편지는 네 손에 직접 건네줄게”라고 말하며 아들을 곧 만난다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던 저자의 마음은 고된 모험 끝에 고향으로 귀환하는 오디세우스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끝났어도 《오디세이아》가 인류에게 남았던 것처럼, 이 한 권의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기록을 넘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부모와 10대가 된 자녀들,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질문’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첫 번째 편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을 너와 나누고 싶구나 … 6
두 번째 편지 인간의 역사는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란다 …14
세 번째 편지 모든 답을 알려주진 않을게 네가 직접 멋진 답을 찾아보렴 …24
네 번째 편지 세상에는 아주 중요한 질문들이 있단다 …36
다섯 번째 편지 때로는 시 읽는 기쁨을 느껴보렴 …46
여섯 번째 편지 밤은 사색하기에 아름다운 시간이란다 …56
일곱 번째 편지 사람들은 언제나 하늘과 바다 건너편을 궁금해했어 …68
여덟 번째 편지 가끔 아빠는 네가 어떤 어른이 될지 상상해본단다 …84
아홉 번째 편지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 많단다 …96
열 번째 편지 언젠가 아름다운 이상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있었어 …110
열한 번째 편지 여행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해 …122
열두 번째 편지 우리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136
열세 번째 편지 진실을 찾기 위한 탐험이 필요할 때가 있단다 …148
열네 번째 편지 생각의 지도를 그리는 법을 알려줄게 …164
열다섯 번째 편지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는 아름답기 마련이란다 …186
열여섯 번째 편지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것을 지니고 있어 …202
열일곱 번째 편지 여행의 즐거운 순간마다 네가 생각 난단다 …210
열여덟 번째 편지 짧은 편지로도 진심을 전할 수 있단다 …230
열아홉 번째 편지 진실은 간단하지 않아 …240
스무 번째 편지 우리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야 …264
에필로그 부모 자신을 위한 편지 …282

작가 소개

김민형 지음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이자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초빙 석좌교수. 전공은 수학의 고전 분야인 ‘정수론’이다. 중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개교 이후 처음으로 조기 졸업하여 당시 화제가 되었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매사추세츠공과대, 퍼듀대 등을 거친 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를 역임했고, 2010년에는 포항공대 연산 석좌교수로 추대되기도 했다. 2011년에 한국인 수학자로서는 처음으로 옥스퍼드대 정교수로 임용되었으며, 2012년에는 호암과학상을 수상했다. 수학과 대중 간의 소통의 장으로서 수학 재단 설립을 꿈꾸며, 포항공대 박형주 교수와 함께 수학 대중화를 위한 ‘수학콘서트 K.A.O.S’의 메인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수공상》이 있다.
현재 영국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지내면서,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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