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관하여

은행나무 위대한 생각 01

마르셀 프루스트, 유예진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4년 4월 16일 | ISBN 9788956607627

사양 변형판 140x210 · 296쪽 | 가격 13,000원

시리즈 은행나무 위대한 생각 1 | 분야 비소설, 종교/역사

책소개

“책이 존재하는 곳은 작가가 아니라 독자의 마음속이다.”

유년기의 독서를 통해 예술의 절대적인 가치를 반박하다

프루스트는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소설가로 기억되지만, 그에 앞서 번역가였으며 미술 평론가이기도 했다. 이 책은 프루스트의 예술론을 명확히 드러내는 역자 서문 두 편과 화가들에 대한 에세이 여섯 편을 소개한다. 특히 <러스킨에 의한 아미앵의 노트르담>과 화가 에세이들은 국내 최초의 전문(全文) 번역 출간으로서 의미 깊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입체적, 감각적 묘사로 생생히 살려낸 숨겨진 걸작

영국의 대문호 러스킨은 본래 미술 평론가로서 활동을 시작했으나, 점점 사회정의 실현에 중점을 두면서 예술에 있어서도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프루스트는 당대의 많은 사람들처럼 러스킨의 열렬한 애독자였지만, 7년에 걸쳐 그의 책 두 권을 번역하는 동안 점점 그에게 반발하여 자신만의 예술관을 세우게 된다. 따라서 이 글들은 프루스트가 러스킨에게 받은 영향과, 이를 통해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표제작 <독서에 관하여>는 특유의 서정적이고 호흡이 긴 문장으로 유년기를 생생히 되살리고 있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숨겨진 속편처럼 반갑게 읽힌다.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을 읽을 때 친구가 와서 같이 하자는 놀이, 페이지에서 눈길을 돌리게 하거나 자리를 바꾸게 만드는 귀찮은 꿀벌이나 한 줄기 햇빛, 손도 대지 않은 채 옆에 있는 벤치 위에 밀어둔 간식, 파란 하늘 속으로 해가 점점 그 힘을 잃어가면 집에 들어가서 먹어야 하는 저녁식사, … 만약 지금도 다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뒤척이기라도 하면 그 책들은 묻혀버린 날들을 간직한 유일한 달력들로 다가오고, 그 페이지들에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저택과 연못 들이 반사되어 보이는 것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독서에 관하여》 17쪽

 

그러나, 프루스트는 느긋하고 매혹적인 수다에 그치지 않고 독서와 예술에 대한 통찰로 나아간다.

 

우리 내부에 위치한 장소들의 문을 열어주는 존재로 남아 있는 한 독서는 우리의 삶에 유익하다. 반대로 독서가 정신의 개인적인 삶에 눈을 뜨게 하는 대신에 그것을 대체하려 할 때 위험해진다. 그럴 때면 진리는 … 수동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이미 준비된 꿀을 음미하는 것과도 같이 서재 선반들에 꽂힌 책들에 손을 뻗어 닿기만 하면 되는 물질적인 것이며, 위험한 존재가 된다.   -《독서에 관하여》 38쪽

 

프루스트에게 독서의 의미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어떻게, 어디서, 무엇을 느끼며 읽었는가 하는 것이다. 책을 쓴 작가보다 그것을 읽는 독자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을 싣는 셈이다. 그는 특히, 러스킨이 도덕으로 예술을 평가했듯 예술에 절대적 가치를 갖다 대는 것은 ‘이상적’ 예술에 현실을 끼워 맞추는 ‘우상숭배’로 이어진다며 강력하게 비판한다. 이는 책(예술작품)의 내용과 작가(예술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독서(예술)론에 정면으로 던지는 반박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예고하는 프루스트 예술론의 시작

러스킨을 탐독하고 반박하면서, 프루스트는 번역자를 넘어 독창적인 소설가로 거듭나고 마침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창작에 이르렀다. 거창한 주제보다 진솔한 자신만의 표현방식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신념으로, 프루스트는 평범한 부르주아 청년인 자신의 삶을 불멸의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예술론은 고전에 대한 맹목적 ‘우상숭배’에 빠지기 쉬운 현대의 독자에게 좋은 귀감이 되며, 항상 새롭게 읽히는 ‘살아 있는’ 고전을 지향하는 《위대한 생각》 시리즈의 첫 권으로서도 손색이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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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자를 위한 살아 있는 고전,

《은행나무 위대한 생각》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고전 논픽션 시리즈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내놓는 《위대한 생각》은 국내 최초의 ‘고전 논픽션’ 시리즈이다. 문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거장들의 치열한 삶, 솔직한 감정, 특별한 사유가 담긴 저술들을 소개한다.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난해한 내용은 지양하고, 광범위한 독자의 흥미를 살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저자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작품을 우선 채택하므로, 해당 저자에 입문하려는 독자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게다가 국내에 번역된 적이 없거나 부분 번역, 혹은 이미 절판된 작품 위주로 엄선하여 고전 애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또한 전공자와 전문 번역자 들이 번역에 참여하여 유려한 텍스트는 물론 해설과 도판 등 작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보충 자료도 제공한다. 논픽션의 특성상 읽다 보면 당대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도 자연히 얻게 된다.

 

낯익은 거장의 숨겨진 걸작을 만나다

프루스트를 처음으로 읽어보려고 하는데 가장 쉽고 재미있는 작품은 무엇일까? 평범한 소설가였던 졸라를 ‘행동하는 양심’의 표상으로 남긴 ‘나는 고발한다…!’는 어떻게 쓰였을까? 영국의 국민 작가 디킨스는 저널리스트로 먼저 유명해졌다는데 그가 쓴 잡지 기사들은 과연 어땠을까? 고전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할 얘기들이다. 프루스트는 ‘소설가’, 보들레르는 ‘시인’이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일 뿐이다. 지금까지 거장들의 일면만 알아온 독자는 《위대한 생각》을 통해 그들의 새로운 면모, 새로운 목소리를 접할 것이다.

 

고전문학과 인문교양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선택

《위대한 생각》은 매번 새롭게 읽히는, 지속성과 현재성을 모두 갖춘 시리즈를 지향한다. 보들레르는 150년 전에 일찍이 예술의 현대성은 아름다움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으며, 순수예술과 대중문화가 동등한 지위와 가치를 지녔음을 통찰하였다. ‘미국 철학의 아버지’ 에머슨의 글은 지금 서점에서 찾을 수 있는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도 명쾌한 처세론을 담고 있다. 디킨스와 졸라의 에세이는 지금 여기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정치적‧경제적 문제들을 좀더 넓은 시각으로 고민하게 한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거장의 통찰은 오늘날 우리의 새로운 통찰을 부르고, 그들과 우리의 부단한 대화로 이어진다. 현대에도 시의성 있는 주제, 그리고 검증된 저자의 뛰어난 문장을 겸비한 《위대한 생각》은 고전문학과 인문교양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시리즈이다.

목차

독서에 관하여
러스킨에 의한 아미앵의 노트르담
샤르댕과 렘브란트
렘브란트
와토
귀스타브 모로의 신비세계에 관한 노트
화가, 그림자, 모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와 엘리자베스 시달

역자해설 – 프루스트, 러스킨, 그리고 화가들

작가 소개

마르셀 프루스트

(1871~1922)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평론가. 의과대학 교수였던 아버지와 문학적 조예가 깊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한 유년기를 보낸다. 기숙학교 시절 고전을 탐독하고, 젊은 시절에는 사교계와 살롱을 드나들며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다. 당대 영국의 대문호 존 러스킨을 7년에 걸쳐 탐독하며 그의 저서 중 《아미앵의 성서》(1904), 《참깨와 백합》(1906) 두 권을 번역하고, 역자 서문을 통해 이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예고하는 자신의 예술론을 펼친다. 생애 마지막 13년간은 사교계와 멀어지고 약한 체질과 평생 앓았던 천식으로 고생하며 자신의 방에 칩거하여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성하고 삶을 마감한다. 그 외 작품으로는 학창시절 쓴 시와 에세이를 모은 《즐거움과 나날》, 미완성 자전소설 《장 상퇴유》, 미완성 문학비평서 《생트뵈브에 반박하여》가 있다.

유예진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보스턴 칼리지에서 프루스트를 전공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연구중점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프루스트의 화가들》(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이 있으며, 역서로는 《반 고흐, 마지막 70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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