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성큼 다가가고 싶은, 나의 첫 미술 책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
“이 책은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_본문 중에서
미술에 성큼 다가가고 싶은,
나의 첫 미술 책
인문학의 꽃, 미술사가 처음인 당신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미술사의 핵심 장면들을 단 한 권에 담았다
수많은 특별전과 초대전을 통해 교과서에서나 보던 명화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서양 미술의 역사를 단 한 권으로 손쉽게 따라갈 수 있는 책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은행나무 刊)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술관 데이트’, ‘전시회 데이트’ 같은 말이 심심찮게 들려올 정도로 미술 감상이 일상에 가까이 다가왔지만, 아직도 명화 앞에만 서면 어리둥절해지고 미술관이 곤란하기만 한 사람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150여 개의 도판을 담아 선보이는 이 책은 상냥한 구어체로 각 사조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속도감 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미술관 가기 직전에 광범위하되 얇지도 않은 배경지식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간간이 삽입된 화가들 간의 에피소드들은 읽는 재미와 더불어 역사적 지식을 배가한다. 이 책의 저자인 미술사가 이연식은 ‘인문학의 꽃’이라 불리는 미술사가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초심자를 위해 미술사를 새로이 썼다. 이에 그가 택한 방법은 교과서 첫머리에서 우리의 정신을 아득해지게 만들던 고대의 미술품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르네상스의 작품들로 독자의 시선을 붙들어두는 것이다.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로크와 고전주의, 인상주의, 추상표현주의 등을 거쳐 현대미술까지 소개한 뒤, 행위예술 퍼포먼스에서 샤머니즘과의 연관성을 찾아 예술의 태초로 돌아가 고대와 중세의 미술을 이어 소개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친숙한 것에서 가장 덜 친숙한 것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그리고 19세기에 우리가 흔히 진정한 예술의 시작이라 생각하는, 르네상스 이전을 이상향으로 삼았던 ‘라파엘전파’를 소개하며 끝을 맺는다. 기존의 통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시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조들 간의 연관성이 오히려 미술사를 더욱 끈끈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술관 가기 전날 밤 읽고 가는
쉽고 친절한 서양 미술사 특강
이 책의 1장 〈우리가 아는 미술의 시작, 르네상스〉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미술의 거장들을 낳은 르네상스 시대에 대해 다룬다. 흔히 생각하듯 르네상스를 이전 시대와의 단절로 여기지 말 것을 강조하며 서두를 여는 이 장에서, 초기 르네상스의 싹을 틔운 조토와 마사초, 르네상스의 전성기로 이끈 보티첼리, 그리고 르네상스의 3대 거장 레오나르도,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르네상스를 유럽 전역으로 전파하는 데 일조한 티치아노, 그리고 북유럽에서 르네상스를 모범적으로 받아들인 뒤러를 다룬다. 2장 〈바로크와 로코코〉에서는 유럽 여러 나라가 르네상스를 흡수하여 발전시킨 결과물인 바로크와, 쾌락과 풍요의 귀족 문화에서 태어난 화려 난만한 로코코를 소개한다. 바로크의 대표적인 거장 카라바조와 그의 영향을 받은 젠틸레스키, 라투르, 베르니니, 플랑드르 지방의 브뤼헐, 루벤스, 반다이크, 17세기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대표적인 궁정화가인 벨라스케스, 훗날 인상주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프랑스의 푸생과 클로드 로랭 등이 이 장에서 소개된다. 3장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사조들을 다룬다. 사치스럽고 방탕한 귀족 사회를 전복한 만큼 문화 또한 방종 이전의 엄정한 옛것을 찾고, 역사와 사상의 진보에 기여하던 고전주의 그림들의 경향을 다비드와 앵그르를 중심으로 살핀다. 고전주의가 복무하던 나폴레옹 왕조가 무너진 후 갈 곳 잃은 격정을 화폭에 담아낸 낭만주의에 대해서는 그로, 제리코, 들라크루아의 그림과, 프랑스 바깥에서 낭만주의를 펼친 프리드리히, 터너, 고야 등을 통해 알아본다. 4장 〈사실주의와 인상주의〉는 부르주아 계급과 함께 등장한 사조들을 다룬다. 그림의 주제는 현실에 발 딛고 있어야 했고 그림의 크기도 부르주아들이 사서 감상하며 즐기기에 적합한 정도로 작아졌던 사실주의의 경향을 쿠르베를 통해 소개한다. 또한 살롱전 중심의 미술계 바깥에서 분투한 마네, 모네, 드가 등이 꽃피운 인상주의와, 쇠라, 로트레크, 고흐, 고갱, 그리고 후기 모네의 그림들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의 등장 이후 실험적인 요소를 더하거나 진폭이 더욱 큰 격정을 담아낸 신인상주의를 다룬다. 인상주의 화가들과 같은 시대에 활동했지만 결이 다른 작품세계를 선보인 세잔으로 시작하는 5장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는 독자들이 교과서를 통해 배운 현대미술의 정석적인 난감함을 한껏 반영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화가들은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을 넘어서서 캔버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해나가기 시작했는데, 마티스, 브라크, 피카소, 칸딘스키, 몬드리안 등 다양한 계열의 추상미술이 이로부터 배태된 것이다. 또한 자동기술법의 앙드레 마송을 비롯해 키리코, 달리, 에른스트로 대표되는 초현실주의를 짚고, 무대를 미국으로 옮겨 잭슨 폴록과 로스코를 살핀다. 6장 〈오늘날의 미술〉은 말 그대로 20세기 이후의 다양한 미술을 다룬다. 레디메이드 양식을 맨 처음 선보임으로써 미술을 새로이 정의하는 데 엄청난 영향을 끼친 뒤샹을 필두로 이브 클랭, 클래스 올덴버그, 로이 릭턴스타인, 앤디 워홀, 피에로 만초니, 마크 퀸, 데이미언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등, 다양한 오브제들을 만들고 실험한 현대미술가들을 살핀다. 들판에서 번개를 유도한 월터 드 마리아, 건물과 자연을 천으로 뒤덮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인공태양을 활용한 올라푸르 엘리아슨처럼 미술의 장소를 확장한 예술가들과, 비디오아트를 활용하듯 매체를 확장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선보인 백남준에 이르면 미술은 더 이상 캔버스 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게 된다. 이 장에서 마지막으로 다루는 또 다른 행위예술가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퍼포먼스는, 관객에게 그 내면을 투사케 한다는 점에서 예술을 일종의 샤머니즘 굿으로 귀결시킨다. 샤머니즘의 호출은 자연히 예술의 태초로 넘어가, 7장 〈미술의 기원〉은 선사시대 동굴 벽화에서 시작하게 된다.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최초의 미술은 망자에 대한 고대 이집트 미술과도 연관될 수 있다. 이후 미술은 그리스의 사실적인 조각상으로, 로마의 모각들로 이어지며 유럽대륙에 발을 붙였고, 기독교에 충실했던 중세에 접어들면 이콘화와 성당 건축, 스테인드글라스로서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수도원을 중심으로 필사된 서적들이나 태피스트리, 제단화 등에 그 흔적을 진하게 남겼다. 중세는 흔히 르네상스 이전의 암흑시대라는 오해를 사지만, 중세의 경제적, 문화적 발전이 있었기에 르네상스라는 위대한 사조도 이룩해낼 수 있었다.
미술이 매번 새로이 정의되듯이
미술사도 끊임없이 다시 작성되어야 한다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은 직후 르네상스의 그늘에 가리워 있지만 당시에도 시대의 사명에 충실하며 끊임없이 발전해왔던 중세의 미술에 주목한다. 미술의 정의도, 그 예술성의 평가도, 역사의 작성도, 모두 시대에 따라 변동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 예로써 19세기 중반 영국 낭만주의의 한 유파였던 라파엘전파가 라파엘로 이전의 중세 미술에 천착한 것을 소개한다.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발전에 미술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어왔으며, 그에 따라 미술사는 단일한 것으로 고착될 것이 아니라 매 시점과 필요에 따라 매번 새로 쓰여져야 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은 그 역사와 맥락을 알 때에 더욱 그 깊이가 더해지기에, 미술을 감상하는 데 있어 미술사를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시대를 따라 발생한 미술 사조들이 당대의 역사와 그 사상을 반영하는 것을 보면, 미술사가 ‘인문학의 꽃’이라 불리우는 것에 아무런 어색함이 없다. 요즘처럼 유수의 명화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때 미술사를 공부하는 것은, 아름답고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과 함께 인류가 지나쳐온 세계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미술에 빠져들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당신을 위해 쓰여진 아주 친절한 미술사 가이드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과 함께, 미술관도 전시회도 예술에 관한 대화도 이제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서문
1 우리가 아는 미술의 시작, 르네상스
광장의 라파엘로 / 르네상스형 인간, 르네상스의 예술가 / 치마부에와 조토 / 마사초 / 원근법 / 보티첼리 / 라파엘로 / 레오나르도 / 미켈란젤로 / 티치아노 / 마니에리스모 / 북유럽의 르네상스
2 바로크와 로코코
격동의 시대, 격동의 예술 / 카라바조 / 강렬하고 경건한 표현 ―젠틸레스키, 라투르, 베르니니 / 브뤼헐, 루벤스와 반다이크 /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 17세기 네덜란드 회화 / 벨라스케스 / 17세기 프랑스 / 우아하고 화려한 세계의 꿈―로코코
3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대혁명이 낳은 예술 / 신고전주의의 대두 / 다비드, 그리고 앵그르 / 그로, 제리코, 들라크루아 / 프리드리히와 터너, 고야
4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혁명과 도시 개조 / 계급의 문제 / 살롱을 둘러싼 소란과 반목 / 야외로 나간 물감 / 카페와 예술가 / 찰나와 영원 / 불안한 영혼이 낳은 새로운 회화 / 모네의 실험
5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
예술의 새로운 양상 / 세잔 / 마티스 / 입체주의 / 추상미술의 시작 / 초현실주의 / 미국의 추상미술 / 로스코
6 오늘날의 미술
콜렉터와 오늘날의 미술 /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정의―뒤샹 / 클랭의 신비주의 / 팝아트와 워홀, 유명세 / 공간의 확장 / 매체의 확장 / 개념의 확장과 퍼포먼스
7 미술의 기원
동굴 그림―미술의 시작 / 고대 이집트 미술 /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미술 / 기독교 미술의 성상 / 중세의 성당과 스테인드글라스 / 중세의 필사본과 태피스트리 / 플랑드르의 회화 / 라파엘로 이전의 미술을 찾아서 / 끝없이 새로 쓰는 미술사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