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붓다

이응준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9년 7월 1일 | ISBN 9791189982270

사양 변형판 128x188 · 204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내소설

수상/선정 2019 문학나눔 선정 우수 문학도서

책소개

난투하는 세계의 이면을 파헤치는 자의 날카로운 풍자!
이응준 엣쎄이소설 《해피 붓다》

“모든 것들의 맞은편에는, 인간이라는 신의 어둠이 있다.”
―본문 중에서

소설가이면서 시인, 영화감독과 에세이스트로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매번 새로운 문학적 시도로 빛을 발하는 작가 이응준의 신작 소설 《해피 붓다》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시된 신작 《해피 붓다》는 어느 한 작가의 기행과 모험, 지적 유희 그리고 홀연히 사라지는 주변 사람들과 그 사라진 존재를 기다리는 아이러니 속에서 인간다움 혹은 인간의 정신성에 대해 묻고 있는 작품이다. 돈키호테가 떠오르는 몽상가적 행동과 익살스러운 장치, 사무엘 베케트의 희비극적 블랙유머로 점철되는 지적 유희는 작가 이응준이 현재 놓인 문학 장(場)과 지식인 사회를 겨냥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낳는다. 문학과 지식이 죽은 사회에서 ‘작가란 무엇인가?’ 혹은 ‘이런 시대에서의 작가라면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등 무분별한 지식의 혼용과 문학의 자본주의화 범람으로 퇴보하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자 철학적인 우화로도 읽힐 수 있겠다. 동시에 이응준 특유의 입담과 날카로운 필치, 문학의 고전작품들의 세련된 해석이 작품을 관통한다. 또한 냉혹하고 희망 없이 자기 앞의 생을 향해 질주하지 못한 수많은 독자들에게 던지는 유쾌한 인문학적 상상이 담긴 이 책은 시대와 패거리와 권력 앞에 무장해제당한 ‘우리’들의 마음에 브레이크를 넣고 지금 눈앞의 세상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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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블랙유머와 철학적 우화
자유와 저항의 몸짓으로 실존의 해방을 꿈꾸는 몽상가의 외침!

작가인 ‘나’는 ‘몽유병의 여인’이라는 바에서 바의 주인인 ‘F형’과 ‘정한심 양’을 기다린다. 그러나 정한심 양은 오지 않고, 지인 ‘봉’으로부터 정한심 양이 연예계 기자를 그만두고 《무장한 소녀를 위한 해방 저널》이라는 1인 혁명 잡지를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기다리는 정한심 양은 오지 않고 정말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한심 양을 기다리는 척하면서 ‘해피 붓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혹은 지금 기다리고 있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혼돈스러워 한다.
그러던 중 ‘나’는 자신의 글을 연재 중인 잡지의 편집장 ‘백가’가 세상을 위협하는 악마이며 일의 원흉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저항의 일환으로 백지 원고를 건네지만 어째서인지 백가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원고를 받아 간다. ‘나’는 백가에게서 악마 꼬리를 확인하려 하지만 꼬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백가가 꼬리를 감출 정도로 위험한 악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가 기다리던 정한심 양은 돌아올 기미가 없다.
정한심 양의 소식을 궁금해하던 중, ‘나’는 ‘우주소년’이라고 이름 붙인 동네 노숙자에게 정한심 양이 그림자 정부에 의해 서울 모처의 안전 가옥에 납치 구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나’는 이 소식을 F형과 봉에게 알리려 하지만 봉은 정한심 양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F형과 그의 바 ‘몽유병의 여인’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다.
‘나’는 결국 홀로 정한심 양을 찾으러 롯데월드로 향하고, 거기에서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는 백가의 전화를 받는다. 그러나 ‘나’는 정한심 양을 구하기 위해 그녀가 갇혀 있는 불타는 풍차 괴물을 향해 돌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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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역설 속에서,
나는 해피 붓다를 기다린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로 이루어진 《해피 붓다》는 그 이야기 안에 수많은 질문들로 가득 찬 작품이다. 진실은 무엇인가. 사랑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사회에서 죄란 무엇인가. 신과 인간의 관계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기다리는 일은 무엇을 일깨워주는가 등등. 역사적 사실에서 질문을 던지고 문학의 고전에서 힌트를 내비친다. 작품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철학 종교 예술 정치 등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때로 화자는 취기와 망상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적 질문 앞에서는 또렷한 명징함을 드러낸다. 이것은 《해피 붓다》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지금 이 사회의 병든 내부를 조명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약컨대, 이 작품은 그것에 대한 은유랄 수도 있겠고 비유랄 수도 있겠다. 또는 지금 이 시대의 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세계에 저항하고 하는 외침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작품은 어느 한 작가의 처절한 자기고백으로 읽혀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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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해야 할 일을 모를 때 우리는 방황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타락한다. 해야 할 일이 벽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강해진다. 그 벽을 무너뜨리고 전진했을 때 우리는 깨닫는다. 해야 할 일을 다 했을 때 우리는 감사하며 침잠(沈潛)한다. 이제 더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궁리할 때 우리는 조용히 기쁘다. 인생이 끝없는 자의식과의 괴로운 싸움이구나. 이래서 질식당하지 않기 위해 인간은 스스로 벌레가 되어 자신을 내려놓을 신을 필요로 한다. 나는 그의 얼굴도 모르지만, 나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전혀 없는. 결국, 나의 죄라는 신.
―본문 115쪽~116쪽

우리는 자신의 완강함이 타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그 타인 안에는 심지어 애인도 들어 있고 가족도 들어 있다. 그런데 세상과 인생은 자꾸만 우리에게 완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완강함에 중독되어 있다. 정말로 우리는 완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가? 예외와 신념을 갖춘 투쟁은 진정 불가능한 것일까? 사람들은 자꾸 귀에 다가와 속삭인다. 완강하지 않으면 너는 패배자가 될 거라고. 자신의 완강함으로 인하여 애인과 가족조차 작거나 크게 희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우리들에게 말이다. 때로는 방법이 본질을 규정하고 구원한다. 무엇이 완강함을 극복한 진정한 강함이고 무엇이 완강함에 갇힌 사악한 어리석음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지금 이것만은 잘 알겠다. 우리는 자신을 생각할 적에 기쁨만큼이나 ‘괴로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삶의 길이고 아름다운 인간이다.
―본문 146쪽

목차

▣ 차례

몽유병의 여인을 기다리는 급진 낭만강경파의 복싱 프롤로그 ____ 013
무장한 소녀를 위한 해방 저널 ____ 043
피리 부는 우주소년과 세상에서 가장 귀한 양초 ____ 069
장미의 벼락 속에서 당신과 나는 ____ 099
밤이 오는 동안 누가 가장 두려운가 ____ 128
악당은 천사보다 연구할 가치가 있다 ____ 150
해피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 ____ 180

도움받은 문헌들 ____ 202

작가 소개

이응준

이응준은 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로 등단했고, 1994년 계간 《상상》 가을호에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3년 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중앙선데이〉에 21편의 칼럼을 연재하면서 정치·사회·문화 비평을 시작했다. 시집 《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애인》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소설집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무정한 짐승의 연애》 《약혼》, 연작소설집 《밤의 첼로》 《소년을 위한 사랑의 해석》, 장편소설 《느릅나무 아래 숨긴 천국》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국가의 사생활》 《내 연애의 모든 것》, 엣쎄이소설 《해피 붓다》, 소설선집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논픽션 시리즈 ‘이응준의 문장전선’ 제1권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 산문집 《영혼의 무기》, 작가수첩 《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 등이 있다. 2008년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Lemon Tree>(40분)가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2013년 장편소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SBS 16부작 TV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13년 5월 27일 자와 2015년 10월 9일 자에서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을 각각의 특집으로 다뤄 집중 조명했으며, 특히 2015년 10월 9일 자 「한국의 통일: 소설은 한반도의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상상했다」에서는 작품 중 2개의 챕터(32매)를 발췌 번역 소개하였다. 록밴드 YB의 노래 <개는 달린다, 사랑처럼.>을 작사했다. 문화무정부주의 조직 ‘문장전선’의 리더. 2인 작가 ‘독서실형제’의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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