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에이션 루트

2024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원제 バリ山行

지음 마쓰나가 K 산조 | 김은모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5년 2월 24일 | ISBN 9791167375254

사양 변형판 128x188 · 216쪽 | 가격 17,000원

분야 해외소설

수상/선정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책소개

2024년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단 두 작품으로 대표 문학상을 휩쓴 작가의 인생 등반 소설
, 재미있었다.
다 읽고 다만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행복하겠습니다.”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베리에이션 루트》가 출간된다. 작가 마쓰나가 K 산조는 2021년 군조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뒤, 두 번째 발표작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단 두 작품으로 일본 신인 작가에게 주어지는 주요 문학상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른바 ‘오모로이 순문(재밌는 순문학)’을 표방하는 작가로, 문학성이라는 핵을 간직한 채 심플하고 재밌는 작품을 추구한다.
《베리에이션 루트》는 이런 작가의 방향성과 등산 애호가이자 직장인인 자신의 경험이 절묘하게 만나는 작품이다. ‘베리에이션 루트’는 정해진 길이 아닌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는 등산법을 뜻하는 용어로, 작가는 경영난에 봉착한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는 주인공이 의문의 동료와 함께 산에 오르며 그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렸다. 끝없는 불안과 무쓸모의 예측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한나절 산행과 같은 고요와 선선함을 안겨주는 책이다.

 

베리에이션 루트’,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참여한 산악회에서 찾은 삶의 샛길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봄철 등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운동 부족 해소를 위해. 선착순 열 명 한정. ‘등’골 빠지는 일상에 ‘산’행으로 힐링을.’ 썰렁한 2행시를 곁들인 내용이었다. (…) 결국 한 달에 한 번쯤 사내 게시판에 알림글이 올라오는 정기 행사로 자리 잡았다. 물론 나도 고정 멤버 중 한 명으로, 운동도 되거니와 짧은 여행 기분도 맛볼 수 있는 등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드디어 회사에서 내가 있을 곳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_본문 중에서

이직한 지 3년, 사내 인간관계를 위해 주인공 하타는 산악회에 참여한다. 거기서 정해진 길이 아닌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 산을 오르는 일명 ‘베리에이션 루트’를 하는 메가를 마주한다. 한편 회사는 경영난에 빠지고, 직원들은 자꾸만 경영진에 불려간다. 이런 와중에도 계속 산에 오르는 메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걸까, 알지만 상관하지 않는 걸까. 하타는 그런 메가가 한다는 ‘베리에이션 루트’가 못내 궁금하다. 마침내 그는 메가에게 은근슬쩍 접근을 시도한다. “베리, 하신다면서요?”

 

등산은 문학적 행위, 이건 소설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세밀한 묘사와 리얼함으로 완성한 재밌는 순문학

내가 추천한 작품은 ‘베리에이션 루트’였다. 비일상의 ‘리얼’한 무대가 먼 곳이 아닌 일상에 인접한 곳에서 펼쳐진다. 완성도가 훌륭하고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될 것이다. _히라노 게이치로, 아쿠타가와상 심사평

바위 이끼 위로 흐르는 물에서 푸른 냄새가 풍겨오는 듯한 묘사. 기교를 부리지 않는 정공법에 감탄했다. _야마다 에이미, 아쿠타가와상 심사평

이 책에서 등산은 소설의 중심을 차지하지만 거대한 대자연이 아닌 전철 차창으로 보이는 ‘뒷산’을 무대로 한다. 주인공 역시 별일 없이 회사 생활을 계속해나갈 수 있길 바라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이러한 설정에 대해 작가는 일본 문예지 <다빈치>와의 인터뷰에서 “산에 오르면 ‘나’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 자체가 문학적 행위로, 이건 소설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더불어 여러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인간은 일을 하고 있기에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리얼하지 않다”며 “모든 곳의 일상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계속 묘사하고 싶다”(각각 <산과 계곡>, 고단샤 북클럽과의 인터뷰)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매일의 불안을 이고 지고 산에 오르는 한 생활인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가는 ‘오모로이 순문(재밌는 순문학)’을 표방하며, 문학성이라는 핵을 간직한 채 심플하고 재밌는 작품을 추구한다. 아쿠타가와상 시상식 기자회견에서 ‘오모로이 순문 운동(オモロイ純文運動)’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리에이션 루트》는 이런 작가의 방향성과 등산 애호가이자 직장인인 자신의 경험이 절묘하게 만나는 작품이다. 삶과 산을 쉬운 문장으로 중첩하고 대비하는 한편,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로 몰입도를 높인다. 예컨대 바뀐 회사 방침에 따라 팀이 합쳐지고, 주인공 하타는 벌써부터 회사에서 잘리면 사택에서 나가야 한다는 걱정에 휩싸인다. 고객의 문제점을 대신 해결해준 동료를 차마 고객에게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다. 산에서는 이런 세밀함이 압도적인 생생함으로 발현된다. 이끼 위로 흐르는 매끄러운 물줄기가 손에 닿을 듯하고 멧돼지가 파헤쳐 드러난 검붉은 흙이 보이는 듯하다.

 

얼마 나아가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망설이고 헤매면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자
가까운 비일상을 오를 때 차오르는 일상을 움켜쥘 힘

나는 메가 씨 옆에 앉아 폭포를 올려다보며 심호흡했다. 어깨에서 힘이 빠지고 머릿속에 텅 빈 공백이 느껴졌다. 문득 회사와 일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깨닫는 순간 생각나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는 무심코 말을 꺼냈다. “우리 회사 어떻게 되는 걸까요…….”
말하자마자 후회했다. (…)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자, 하타 군” 하고 껄끄러워하면 금방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메가 씨가 아주 너그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글쎄, 어떻게 될까.” 그리고 한 박자 쉰 후에 콧김을 내뿜고 말했다. “뭐, 어쨌거나 난 내 할 일을 할 뿐이야.” _본문 중에서

주인공의 산행을 좇으며 우리는 산이 삶의 은유이자 삶을 달래는 공간임을 수긍하게 된다. 일상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그에 대한 반발심의 충돌은 하타가 ‘정해진 등산로’를 버리고 메가를 따라 ‘베리에이션 루트’를 하는 과정 속에 그대로 재현된다. 거대한 시스템 앞에서 느끼는 개인의 무력함 또한 산에서 재확인된다. 동시에 산은 하타에게 시각의 ‘위상’을 조금만 달리하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기어코 내딛는 한 발의 위대함을 알려준다. 하타는 전과 다른 산행 끝에 무엇을 얻었을까? 불안을 덜어낼 답을 알아냈을까? 혹은 삶에서도 다른 길을 걸어갈 용기가 생겼을까? 독자들에게도 저마다의 혜안을, 한나절 산행과 같은 고요와 선선함을 안겨줄 책이다.

작가 소개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간세이가쿠인대학 문학부를 졸업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습작을 이어가다 첫 작품 《카메오》가 2021년 군조신인문학상 우수작에 선정되며 문단에 발을 디뎠다. 이후 두 번째 작품 《베리에이션 루트》로 제171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단 두 작품으로 일본 신인 작가에게 주어지는 모든 영예를 안았다. 일명 ‘오모로이 순문(재밌는 순문학)’을 표방하는 작가로, 문학성이라는 핵을 간직한 채 심플하고 재밌는 작품을 추구한다.

김은모

일본 문학 번역가.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속임수의 섬》, 유키 하루오의 《방주》,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 우케쓰의 ‘이상한 시리즈’, 이사카 코타로의 《페퍼스 고스트》, 미치오 슈스케의 《폭포의 밤》, 미야베 미유키의 《비탄의 문》 1·2, 이케이도 준의 《변두리 로켓》,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이언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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