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에센스 01 찰나의 회화, 영원의 감각 - 인상주의

지음 정하윤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5년 11월 28일 | ISBN 9791167375995

사양 변형판 110x170 · 224쪽 | 가격 16,800원

분야 예술/대중문화, 인문

아트 에센스 시리즈

책소개

색과 빛, 주제와 기법에 대한 완전한 혁명으로

현대미술의 서막을 알리다

오직 다섯 개의 작품이면 된다. 현대미술사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 시리즈, ‘아트 에센스’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학계와 현장의 접점에서 활약 중인 현대미술포럼 집필진의 서양미술사 강의를 책으로 만나는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오직 다섯 개의 대표 그림으로 각 미술사조의 핵심만 파악해 ‘아는 만큼 보이는’ 감상의 기쁨, 명작을 알아보는 감식안, 자신만의 자유로운 예술적 취향을 발견하게 해준다. 매혹적이지만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완벽한 길잡이다.

 

찰나의 회화, 영원의 감각 인상주의

색과 빛, 주제와 기법에 대한 완전한 혁명

‘아트 에센스’ 시리즈 첫 번째 책은 인상주의를 다룬다. 오늘날 세계 미술전시의 흥행 보증수표이자 현대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상주의가 당대 19세기 파리의 미술 소비층에게 엄청난 혹평을 받으며 모욕을 감내해야 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다. 인상주의자들은 소재, 방식, 목표 모두에 있어 엄청난 변화를 감행했는데, 일단 작품의 소재부터 달랐다. 과거 회화의 주요 소재였던 신이나 왕을 그리는 대신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예를 들어 무대 뒤의 발레리나(드가) 혹은 사회 하층민이 노동하는 모습(카유보트) 등을 그렸다. 또한 이들은 캔버스와 새로 발명된 튜브 물감을 들고 스튜디오 밖으로 나갔고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눈앞에 펼쳐진 도시나 자연 풍경을 빠르게 담았다. 이처럼 그림의 소재가 바뀌자 그리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순간적인 인상을 잡아야 했기에 형태를 정확히 묘사할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사실 형태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색 또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고 보았기에 모네가 짚더미를 보라색으로 칠한 것처럼 다양한 색채로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이처럼 색채와 형태, 붓 터치에 전례 없는 자유를 부여한 인상주의의 혁신성은 단순한 미술 기법의 변화를 넘어 감각적이고 직관적 표현을 중시하는 현대미술의 뿌리와 자산이 되었다. 바로 이 점이 현대미술에 다가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인상주의를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다.

 

 

조롱과 냉소의 의미를 담은 이름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매혹적이지만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오직 다섯 개의 대표 그림으로 각 미술사조의 핵심만 파악하는 시리즈다.첫 번째 책에서는 이전까지의 미술 즉 고전적인 미술에 대한 완전한 혁신으로 평가받는 인상주의자들에 주목한다. 인상주의의 시작은 1874년 파리에서 열린 전시 《무명의 화가, 조각가, 판화가 협회전》이었다. 훗날 제1회 인상주의 전시회로 기록된 이 전시는 파리의 대표적인 관전官展이었던 《살롱》으로 대표되는 아카데미즘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모네, 드가, 르누아르, 피사로 등 젊은 화가들이 스스로 조직해 주최한 독립 전시회였다. 당시 이곳에 들른 화가이자 극작가였던 루이 르루아는 이들의 작품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라는 글을 썼는데. 이 르루아의 표현 중 “인상”이라는 단어는 전시회에 걸린 모네의 작품 제목 〈해돋이, 인상〉에서 따온 것으로, 완벽한 조롱의 의미였다.

 

이야기가 아닌 빛을 그리겠다는 결심

하지만 인상주의자들의 행보는 단순한 비웃음의 대상으로 남지 않았다. 도리어 놀라움과 충격 그 자체로 미술사를 완전히 바꾸어놓기에 이른다. 인상주의자들은 무엇보다도 그림의 규칙을 모조리 파괴했다. 특히 고전적 그림에서는 대개 신화나 성경, 역사나 정치 즉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인상주의자들은 그 모두를 떠나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즉 눈앞에 쏟아지는 빛을 그리겠다는 결심은 “미술이 더 이상 문학의 시녀가 아니게 된”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이렇게 그림의 주제가 달라지는 순간,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대상을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묘사하기보다는 눈앞에서 사라지는 빛을 재빠르게 담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기에 그림의 오랜 목표였던 재현이라는 숙제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동시에 하늘은 파란색, 나무는 녹색과도 같은 ‘고유색’에 대한 개념도 사라졌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바다의 색 혹은 하늘의 색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술의 역사에서 전례 없는 혁명이었다.

 

커샛과 모리조 등 숨은 여성 인상주의자들 조명

저자는 모네부터 시작해 드가, 르누아르, 카유보트 등 잘 알려진 유명 인상주의자들을 다루는 것은 물론 메리 커샛과 베르트 모리조처럼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여성 인상주의자들의 활약에도 주목한다. 메리 커샛은 인상주의 전시회에 참여한 유일한 미국인이자, 몇 안 되는 여성화가로 뒤늦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여성이라는 한계로 인해 남성 인상주의자들과 달리 집 안이나 실내의 장면을 주로 그려야 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인상주의를 미국에 소개하고 인상주의 전시회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또한 베르트 모리조는 타고난 재능과 열정을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적 작품으로 평가 절하되어 예술성을 크게 평가받지 못했다. 하지만 사후에는 그녀가 일상과 섬세한 감정을 경쾌하고 유려하며 밝은 색채로 포착해 독자적 예술 세계를 구축한 것이 대중적으로 크게 조명되고 있다.

저자는 인상주의는 여느 사조와는 달리 하나의 틀 안에 갖혀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기에, 마치 수많은 멤버로 구성되어 자기만의 ‘최애’를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아이돌 그룹처럼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다양함 속에 숨은 공통점, 전통에 대한 혁신은 오늘날 현대미술의 면면에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추천사

윤난지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명예교수

19세기 중엽 이후 100여 년은 진정 당대적인, 즉 ‘모던modern’ 미술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과감한 실험을 통한 형식과 기법의 비약적인 전환이 거듭된 이 시기 미술은 그만큼 흥미로운, 그러나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이 되어왔다. 한편 인터넷과 여행이 일반화되면서 이미지의 광범위한 유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당대 미술을 감각적으로 수용하는 이른바 ‘미술 애호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들에게 모던 미술은 매혹적인 그러나 난해한 대상이다.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이러한 일반 감상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제목처럼, 당대 미술의 에센스를 뽑아 쉽고도 친근한 어조로 이야기해주자는 것인데, 이번에는 인상주의에서 후기인상주의와 야수주의, 그리고 입체주의로 이어지는 흐름을 추적한다.

현대미술사를 전공하고 교육과 집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술사학자들로 이루어진 필진은 각 사조를 대표하는 5개의 작품을 선별하여 그 형식과 내용, 미술사적 의미를 쉽고도 친절한, 동시에 알찬 강의로 재구성한다. 필자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참신한 내용 구성과 필체도 주목할 만하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바로 옆에서 강의를 듣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끼는 동시에 미술을 보는 새로운 시각에 눈뜨게 될 것이다. 풍부한 관련 도판, 충실한 주석과 함께 전개되는 내용은 주요 작품을 넘어 당대 미술사 전반을, 나아가 그 사회적 맥락까지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게 한다. 이 작은 책이 실제로는 매우 넓고 깊은 내용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손안에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이 책을 들고 전 세계 미술관을 순례할 날을 상상해본다. 그들이 그 작품들의 진정한 미술사적 의미를 깨닫게 되기를, 현대미술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목차

들어가며
I. 모네, 〈해돋이, 인상〉 – 태양보다 빠르게
II. 드가, 〈무용 수업〉 – 카메라, 휴대용 물감, 우키요에
III.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 전쟁, 기차 그리고 모던 라이프
IV. 마네, 〈올랭피아〉 – 인상주의를 잉태한 화가들
V. 카유보트, 〈비 오는 날〉 – 대표하는 얼굴들
나가며

참고 문헌
미주
인상주의 다섯 개의 그림

작가 소개

정하윤 지음

이화여자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 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박사학위 논문 「1980년대 상하이의 추상미술Abstract Art in 1980s Shanghai」을 비롯해 「1930년대 상하이와 서울의 잡지에서 재현된 모던 와이프 연구Searching for the Modern Wife in 1930s Shanghai and Seoul Magazines」 「유영국의 회화: 동양의 예술관을 통한 서양미술의 수용」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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