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별에 서툰 이십 대, 그들이 그리는 달곰쌉쌀한 번민과 희망

과테말라의 염소들

지음 김애현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0년 10월 21일 | ISBN 9788956603650

사양 변형판 128x188 · 288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내소설

수상/선정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책소개

이 소설은 우리를 덮친다.
엄마 기다리며 혼자 놀던 골목에 소리 없이 스며들던 어둠처럼 달빛처럼, 그렇게 어느 사이엔가, 정말로 어느 사이엔가 너무도 크고 아득하게 덮쳐와 옴짝달싹못하게 우릴 감싸버린다.
처음 이 소설은 도심 한복판에 세워진 크고 넓은 벽화로 읽힌다. 밝고 분방한, 이십 대 여성들의 ‘깝치는’ 모습들이 컬러풀하다. 그들은 스스로 붓을 들어 자신들의 벽화 위에 세대적 고민과 번민이라는, 그럴 듯한 명암을 덧댄다.
그러나 끝내 우리는 알게 된다. 그들은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열심히 그림의 표면을 긁어내고 있었다는 것을. 밝고 분방하고 경쾌한 그림 사이의 균열과 틈새를 확장하여 복원해 낸 밑그림은, 다름 아닌 ‘어머니’라는 이름의 성화(聖畵)다. 이름 같은 건 숫제 없는 존재, 이름이 너무 많아 어떤 걸 불러야 할지 말문 막혀 먹먹해지는 존재-어머니.
그 ‘엄마’가 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다. 주변이 설설 끓기 시작한다. 엄마를 알던 많은 이들, 당연 기쁠 리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고통스러운 것만도 아닌 수상한 술렁임. 어인 일인가.
발랄한 터치로 슬픔을 빚어내고, 덧바르면서 긁어내는 절묘한 현기증적 ‘모순 필법’은 이 작가의 특장이다. 그런 필법이 아니라면 어딘가 살천스럽고 깜찍한 소설 속 ‘요즘 엄마’는 결코 그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내지 못했으리라. 거대한 음각화(陰刻畵)로 살아나며 크게 크게 덮쳐오는 가없는 엄마일 수 없었으리라. -구효서(소설가)

신춘문예 삼관왕의 작가 김애현 첫 장편소설!
2006년 한국일보, 강원일보, 전북일보를 통해 신춘문예 삼관왕의 타이틀을 얻으며 등단한 김애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 《과테말라의 염소들》(은행나무 刊)이 출간되었다. 90여 년 신춘문예 사상 소설로 한 해에 삼관왕에 오른 유일한 작가답게 필력 역시 예사롭지 않다. 소설가 구효서는 “발랄한 터치로 슬픔을 빚어내고, 덧바르면서 긁어내는 절묘한 현기증적 ‘모순 필법’은 이 작가의 특장이다”라고 평했다.
작가는 아플 수도 있는 하나의 이야기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 넣는다. 현실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이십 대의 솔직한 고민, 삶의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88만 원 세대의 불안한 일상을 담은 이 책은 사랑하는 가족이 겪는 아픔에 대해 독자들의 감정을 이입시켜 마치 소설 속의 인물들이 나인 것 같은 동일시의 감정을 끌어낸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인물의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김애현 작가 특유의 유머가 돋보인다. 캐릭터들은 제각기 살아 움직이며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고, 슬픔 언저리에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엄마에게 일이 생겼다. 딸인 나보다 주변이 더 소란스럽다
《과테말라의 염소들》은 시종일관 담담하다. 정작 울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주변의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매몰찬 듯하지만 정이 넘친다. 운율이 넘치는 문장에선 큰일을 소소하게, 격정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노련한 필력이 돋보인다.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생명의 원천인 ‘젖’에 대한 기묘하고 재기 발랄한 은유. 이렇듯 제각각인가 싶던 ‘호세’와 ‘나’의 이야기가 중첩되면서 이야기는 마침내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 낸다.

과테말라에서 다섯 마리의 염소를 키우며 염소젖을 파는 이 호세와 대한민국에 사는 이십 대 여성인 ‘나’와의 공통점은 전혀 찾을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점점 여기저기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조각들이 모이더니 급기야 내가 호세인지 호세가 나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 둘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일을 하느라 자신을 돌아봐 주지 않는 엄마에 대한 애증과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염소와 나의 친구들에 대한 질투가 그것이다. 이 기막힌 우연에의 해석은 작품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였던 지구 반대편의 이십 대는 사실, 작가의 치밀한 의도 하에 만들어진 필연이었던 것이다.
이 두 사람에게 엄마를 보내는 일은 길고 긴 탯줄을 끊는 의식과도 같다. 호세가 말 못하는 엄마라도 그저 옆에 있기만을 바랐던 것처럼, 엄마의 두 손이 끊어지는 상상을 할 정도로 그들은 자신의 근원인 모성에 대한 집착을 쉽사리 끊을 수 없었다. 엄마에 대한 나쁜 상상으로 인한 죄책감에 아픈 나의 이마를 쓰다듬는 엄마, 모두가 잠든 새벽, 어린 호세의 침대보를 까슬한 손으로 쓰는 엄마. 항상 먹고 살기에 바쁜 엄마를 원망하며 살아 왔던 그들이기에 이런 사소한 추억 때문이라도 누워 있는 엄마를 바라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갈아입지도 빨아 입지도 못할 엄마와의 기억을 공유하다
호세의 엄마에게 다섯 마리의 염소들은 생계의 수단이자 삶의 전부였다. 그리고 나의 엄마에겐 배고픈 딸보다 말라비틀어진 스킨 잎이 더 우선이었다. 잘 나가는 다큐작가로 일밖에 모르는 줄 알았던 엄마. 그런 엄마에게 일이 생긴 후 나보다 H, P, Y가 더 극성이다. 관객이 들지 않는 가난한 연극배우 H, 각종 자격증은 모조리 섭렵했지만 백수인 P, 친구 중 유일한 직장인이지만 왕언니 눈치 보기 바쁜 Y. 꿈과 희망을 잃은 그녀들에게 엄마는 최고의 스승이자 또 다른 엄마였다. 나도 모르는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드는 그녀들에게 배신감보다 엄마에게 그런 모습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다. 엄마가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 나. 그런 내가 엄마의 유일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이.
나는 엄마의 젖을 먹지 못했고, 그렇기에 젖 먹던 힘에 대한 의문이 항상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젖 먹던 힘’이라는 보편타당한 명제를 나는 쉬이 이해하기 힘들다. 엄마가 나에게 미안해하는 유일한 일. 그리고 엄마가 누워 있는 지금, 나는 젖 먹던 힘을 알기 위해 흰 우유에 의지한다.

피하려고도 하고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나는 이 모든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슬픔의 한복판에서 서서히 이별을 준비한다.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니까. 사소한 것들에게도 우주가 있듯이 만남과 헤어짐 역시 그 우주의 순리일 뿐이다. 그래도 호세에게 다섯 마리의 염소가 남았듯이, 나에게도 다섯 명의 친구들이 곁에 있다. 엄마와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H, P, Y에 초코와 딸기, 게다가 두 번째 아빠까지. 인생은 비극이지만 때때로 희극적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김애현 지음

2006년 한국일보에 <카리스마스탭>, 강원일보에 <빠삐루파, 빠삐루파>, 전북일보에 가 한꺼번에 당선, ‘신춘문예 삼관왕’으로 큰 화제를 모으며 등단했다. 2008년 <백야>로 문예진흥원 창작 기금을 받았으며, 2010년 첫 장편소설 《과테말라의 염소들》를 2011년에는 《오후의 문장》을 출간했다.

김애현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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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서평
달콤쌉싸름한 20대 번민과 희망
출처: AM7
소설은 시종일관 담담하다. 정작 울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주변의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처럼.

2006년 신춘문예 3관왕의 타이틀을 얻으며 등단한 작가답게 운율이 넘치는 문장에선 큰 일을 소소하게, 격정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필력이 돋보인다. 더불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매몰찬 듯하지만 정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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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과테말라의 염소들
출처: 한국일보
2006년 한국일보 등 3개 신문사 신춘문예에 동시에 당선된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88만원 세대의 불안한 일상과 아픔을 때로 담담하고 때로 재기발랄한 유머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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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과테말라의 염소들
출처: 중앙일보
◆과테말라의 염소들(김애현 지음, 은행나무, 288쪽, 1만2000원)=88만원 세대의 불안과 방황을 다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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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과테말라의 염소들
출처: 부산일보
△과테말라의 염소들(김애현)=장편소설. 어릴 적 엄마 젖을 먹지 못해 "젖 먹던 힘"이라는 걸 모르는 나는 개그맨 시험을 보던 날 엄마의 사고소식을 듣게 된다. 은행나무/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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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엄마와 88세대 딸의 "이별 준비"
출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지난 2006년 신춘문예 3관왕이 탄생해 화제가 됐다. 한국일보, 강원일보, 전북일보에 각각 다른 작품으로 응모해 당선된 김애현(45) 씨가 그 주인공이다.

"과테말라의 염소들"(은행나무)은 그의 첫 장편소설로, 이십대 여성인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다큐멘터리 작가인 엄마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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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출처: 강원일보
지난 2006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된 김애현(45·사진)씨가 첫 장편소설을 펴냈다. 당시 단편소설 `빠삐루파, 빠삐루파"로 당선된 김애현씨는 그해 한국일보에 `카리스마 스텝" 전북일보에 `K2 블로그"로 동시 당선돼 화제가 됐다. 1990년 한국 신춘문예사상 소설 부문 첫 3관왕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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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없이 방황하는 20대 고민을 담다
출처: 대전일보
2006년 한국일보를 포함한 전국 3곳의 일간지를 통해 신춘문예 삼관왕의 타이틀을 얻으며 등단한 김애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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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3일 새책
출처: 한겨레
과테말라의 염소들 2006년 한국일보, 강원일보, 전북일보 등 신춘문예 삼관왕을 차지하며 등단한 김애현의 첫 장편. 과테말라에서 염소 다섯 마리를 키우며 염소젖을 파는 이 호세와 한국에 사는 이십대 여성 ‘나’의 이야기가 병치되는데 겉으로 보기에 둘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결국 두 이야기는 서로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닮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은행나무·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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