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원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지음 전민식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2년 3월 22일 | ISBN 9788956606064

사양 변형판 150x210 · 296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내소설

수상/선정 2012년 제8회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 수상작 2012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도서\\\\\\\' 선정 네이버 오늘의 책(2015 1/27)

책소개

★ 1억원 고료 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오랜 잔상이 남는 양감(量感)이 살아 있는 ‘웰 메이드’ 소설

http://youtu.be/MRu0LL9zQfg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가 출간되었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한순간의 실수로 잘나가는 컨설턴트에서 직업을 잃고 추락한 주인공이 고급 애완견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내용이다.

심사위원단(박범신·방현석·서영채·은희경·김형경·김미현·김별아)은 이 작품에 대해 “상처 입은 존재들이 패배 속에서도 만들어내는 치유의 풍경을 훈훈하게 그린,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이라며,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소설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패배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파토스로 작용해 감동을 준다.”고 평했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는 언어나 플롯의 낭비 없이 경제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웰 메이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인 전민식 작가는 일용직 노동자와 대필 작가 생활을 하며 틈틈이 소설을 썼으며, 각종 문학상 최종심에서만 아홉 번을 떨어진 끝에 이번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작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다섯 마리의 개에게 끌려가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 <뉴욕 타임스>에 실린 사진을 보고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4대 보험 등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사회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현실에 발붙인 상상으로 가슴 찡한 울림을 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출구 없는 인생, 이대로 끝나고 마는 걸까?
“1%가 아닌 99%의 돌파구를 묻고 싶었다.”

한때 잘나가는 컨설팅 회사의 전도유망한 일등 사원이었던 ‘임도랑’. 그는 산업스파이였던 여자 친구에게 자료를 유출시킨 바람에 회사에서 잘린 후 개보다 못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일당 2만 5천 원짜리 불판 닦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누군가의 거짓 삶을 완성시켜 주는 역할 대행 일을 한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개―강남의 고급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아르바이트비는 대기업 연봉과 맞먹고, 돌싱인 그 개의 여주인은 남몰래 그를 응시하고 있다. 만약 그녀와 이어질 수만 있다면…….

이렇게 이 작품은 현대인의 미덕이라 일컬어지는 우직함과 성실함만으로 도저히 벗어날 길 없는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헛된 욕망을 형상화한다. 그리고 욕망의 모래성 반대쪽 그늘에는 생의 폭력을 묵묵히 견뎌 내며 서로 위로하며 살아가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냄으로써,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1%가 아닌 99%에 대한 이야기”라며 “99% 사람의 삶이 이렇게 흘러가도 되는가, 돌파구는 무엇인가?”를 묻고 싶었다고 한다.

최근 사회적 패자, 이른바 루저(loser)를 주인공으로 하여 삶과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다룬 소설은 흔하다. 그 속에서 이 작품이 도드라지는 이유는 단순히 각박한 세태 반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진 한 남자의 가슴 따뜻한 저항이 인간적 공감과 훈훈한 감동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루저(loser)가 있을까요? 1%를 제외한 99%의 사람들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루저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지 않아도, 대다수 인간이 존엄과 품위를 지키고 살아갈 수 있는 통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소설을 썼습니다.”
- 작가 인터뷰 중

상처 입은 존재들이 패배 속에서 만들어내는
가슴 시린 치유의 풍경

이 작품의 미덕은 무엇보다 도시의 마천루의 그늘에 가려진 밑바닥 삶의 풍경을 좌절만이 아닌 치유의 진경까지 훈훈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출구 없는 날들.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를 그런 나날들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은 생겨난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상처 입은 존재들이 만들어 내는 치유의 풍경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려 낸다.

할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며 식당과 술집, 캐셔 일을 전전하는 ‘미향’은 뭇 남성들에게 유혹을 받지만 끝내 사랑만은 팔지 않는다. 아내와 두 자녀를 모두 잃은 ‘삼손’은 모든 차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4차원적 믿음으로 자살방지클럽―자살자가 많아 자살클럽으로 오인받지만―을 운영한다. 가짜 가족을 만들어 이상적인 결혼을 꿈꾸었던 ‘은주’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인도로 도망친 작은형은 홀로 사하라 사막 도보 횡단에 도전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고달프고 신산스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보루’를 가지고 자기 앞에 놓인 삶을 꿋꿋하게 감당해 가는 인간군상의 희비애락을 애정 어린 성찰로 녹여 내고 있으며, 한 남자의 지극히 인간적이며 비루하고 치사한 내면의 방황을 리얼하고도 진솔하게 그려내 폐부를 찌른다.

심사위원들의 ‘사람 냄새 나는 소설’이라는 평가는, 바로 이처럼 각기 다른 인생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생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게 하며, 더불어 인간사의 어두운 구석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포착함으로써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실 거예요?”
“너는?”
“난 미모가 있잖아요. 오라는 데 많아요.”
미향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입술 위로 아침노을이 스며들어 붉게 빛났다. 직장 잃고 잠자리 잃고 서럽지 않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
- 본문 중에서

모두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삶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 속에 주인에게 가장 충실한 티벳 사자견 ‘라마’가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티벳 사자견은 ‘인간의 불순한 의도를 알아차리는 개’이며 ‘인간의 기분을 알아채는’ 개인 것이다. ‘도랑’이 밑바닥으로 떨어져서도 진심을 다해 성실하게 개들을 돌보고, 불판을 닦을 때 그 까다로운 개는 그에게 마음을 열고 기꺼이 따른다. 그리고 ‘도랑’이 개의 여주인에게 흑심을 품고, 헛된 꿈으로 해이해져 갈 즈음 그 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도망치고 만다.

이기적 사랑 끝에는 어지러운 추락이 기다리고 있고, 허망한 욕망 끝에는 모래성 같은 허물어짐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 삶의 나락 끝에는 다시 들꽃 같은 희망이 자라난다. 모두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졌던 유능한 한 젊은이의 비행과 추락, 그리고 욕망과 좌절을 통해 “삶은 빛과 어둠의 연속”이라는 세계관을 리듬감 있게 변주하며,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그리고 지나친 욕망에 근거한 돌파구는 쉽게 무너질 수 있으며, 진짜 돌파구는 어쩌면 현재의 삶에 충실한 것임을, 죽도록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안에 있음을 서서히 양각해 나간다.

이 작품은 시니컬한 농담이나 파격적인 묘사로 일종의 충격 요법을 주는 현대문학 작품의 기교와는 거리가 멀다. 도시의 산책자처럼 느릿하지만 군더더기 없고, 잔잔하면서도 진솔하며 기품 있는 묘사는 오히려 그래서 더 드문 희소성으로 가만히 도드라진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랜 여운이 남는 고전문학처럼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안 타? 비 맞고 집에 갈 거야?”
“미향이도 당분간 우리 사무실 나오기로 했어. 전단지 효과가 있는지 전화가 제법 오네. 좀 바빠질 거 같아. 전에 말했던 개 산책시키는 회사도 차려 볼까 구상 중이야. 빨리 타. 비가 많이 와서 길 막힌단 말이야.”
나는 조수석 쪽으로 걸어갔다. 미향이 뒤로 넘어갔다. 내가 조수석에 타자마자 삼손은 차를 돌렸다. 나는 미향의 손을 찾아 쥐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산업스파이로 해고당한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원조회를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밖에 없었어. 불판도 정성스럽게 닦고, 개들도 컨설턴트의 실력을 발휘해 꼼꼼하게 산책을 시켰지. 언젠가 내 삶의 본궤도로 돌아갈 수 있기를 꿈꾸면서 말이야. 그런데 개들이 산책 나온 다른 애완견을 물어 죽여 버리고 만 거야. 설상가상으로 고시원에서도 쫓겨나고, 식당에서 어렵게 얻은 잠자리도 여자 때문에 잃고 말았지. 삶은 어디까지 곤두박질칠까?

그래도 나는 고꾸라지지 않아.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찾았거든. 역할 대행 사무실인데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면 죽은 사람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웃기는 소장이 있는 곳이야.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당장 일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역할대행자 노릇을 시작했어. 어떤 여자의 오빠가 되기도 했고, 어떤 녀석의 아빠가 되어주기도 했어. 애인 노릇도 마다하지 않았고 결혼식 하객으로도 참석했지. 과연 이런 생활로 내 인생의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까?

그런데 기회가 왔어.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개 ‘라마’를 산책시키게 된 거지. 나 아니면 아무도 그 개를 다룰 수 없었어. 게다가 그 개의 여주인은 돌싱이었거든. 그건 분명 기회였어. 나도 그에 걸맞은 남자가 되기 위해 개를 산책시키면서 명품 구두에 양복을 입기 시작했지. 그리고 비록 월세지만 오피스텔도 다시 얻고 최신 스마트폰도 장만했지. 그런데 그 개마저 결국 내 뒤통수를 치더군…….

하지만 말이야, 진짜 내 인생에 태양 같은 건 없는 걸까?

심사평

안정적인 ‘웰 메이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언어나 플롯의 낭비 없이 이야기를 경제적으로 형상화했다. 단단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집중력 있게 끌고 나가며 사이사이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어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인물들의 잔상이 남아 있는 등 ‘양감(量感)’이 있는 작품이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사전에 독자들에게 ‘미끼’를 충분히 던져 가독성도 살렸다. 사회적 패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삶과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다루고 있으며, 상처 입은 존재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 내는 치유의 풍경이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을 읽고 싶다.’는 바람을 충족시켰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소설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끊임없이 패배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파토스로 작용해 감동을 준다. 고단한 시대를 반영하듯 날로 사납고 강퍅해지는 소설과 등장인물들 속에서 당선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따뜻한 저항으로 가만히 도드라진다.

― 제8회 세계문학상 심사위원 박범신, 김형경, 은희경, 서영채, 방현석, 김미현, 김별아

목차

1. 행복도 불행도 아닌 잡(job)
2. 나로 산다는 건
3. 그래도 인생
4. 돌이킬 수 없는
5. 개 같은 나날들
6. 봄날
7. 은행나무 집
8. 벽
9. 블라인드 코너

제8회 세계문학상 심사평
제8회 세계문학상 심사과정
작가의 말

작가 소개

전민식 지음

1965년 겨울, 부산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자랐다. 서른을 앞둔 마지막 해에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6년 만에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오로지 글쓰기에만 매진했고, 20년 넘게 한길만 고집한 끝에 마흔일곱이라는 중년의 나이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꾸준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13월》,《불의 기억》,《알 수도 있는 사람》,《9일의 묘》 등이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강의를 하며 파주에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전민식의 다른 책들

표지/보도자료 다운로드
미디어 서평
대필 60권 \\\\\\\'유령 작가\\\\\\\'의 인생 반전
출처: 조선일보
세계문학상 받은 47세 전민식씨의 파란만장 인생 이야기
\\\\\\\'노가다\\\\\\\' 뛰면서 문학 포기 못해… 9전10기 쾌거 20년 만에 이뤄...

9전10기의 쾌거다. 올해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을 받은 신인 소설가 전민식(47)씨의 삶과 문학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波瀾萬丈)이다. 20년 동안 각종 장편 문학상에 9번 응모했으나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떨어졌다. 예심도 통과 못 했다면 차라리 포기라도 빨랐겠지만, 문제는 거의 대부분 최종심에 올랐다는 점. 결국 10번 도전 끝에 장편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13일 서울 계동에서 만난 이 \\\\\\\'9전10기의 사나이\\\\\\\'는 \\\\\\\"수상 소식을 들은 순간 아내와 함께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7일 세상을 떠난 부친 이야기를 덧붙였다. \\\\\\\"6년간 투병하던 아버지가 수상 소식을 듣고 돌아가신 게 그나마 위안\\\\\\\"이라 했다.

9전10기의 소설가 전민식씨는 “끝까지 한 우물을 파면 재능이 따라와 주지 않을까 라는 믿음 하나로 작품을 썼다”고 했다. /은행나무 제공 문학청년(文學靑年)의 출발은 소박했다. 평택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그는 친구들 연애편지 대필을 도맡았던 재주꾼이었다. 그런데 집안이 몰락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살 정도로 가난해졌다\\\\\\\"는 것. 강원도의 한 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형편은 더 나빠졌고, 전국을 떠돌며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고깃집 불판을 닦고, 이삿짐센터에서 짐을 날랐으며,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 \\\\\\\'노가다\\\\\\\'를 뛰었다. 그러면서도 문학은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는 작가들이 고백을 꺼리는 대필 이야기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재능이 글쓰기에 있었던 터라, 생계를 위해 가장 많이 한 일은 역시 대필. 지금까지 대략 60여권을 썼지만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없었던 \\\\\\\'유령작가\\\\\\\'였다고 했다. 분야는 장르 불문. 자서전은 기본이고, 제약 서적, 의학·한의학 관련 서적, 풍수 관련 서적 등 청탁이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썼다고 했다. 아예 모르는 분야는 그 분야 전문서적을 30~60권 읽고 공부해서 쓰기도 했다. 6개월을 거의 꼬박 바쳐야 하는데, 한 권당 보수는 대략 500만~800만원 정도. 작가는 \\\\\\\"대필 원고 마감일이 이번 아버님 장례 발인일이어서 장례식장에서도 몰래 노트북을 켜야만 했다\\\\\\\"고 했다.

그는 \\\\\\\'대필 인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 \\\\\\\"당신은 글쟁이 감이 아니다\\\\\\\"라고 한 점쟁이의 \\\\\\\'저주\\\\\\\'까지 뒤집어엎은 게 가장 통쾌하다고 했다. 그리고는 \\\\\\\"\\\\\\\'한우물을 파면 언젠가는 되는구나\\\\\\\'라는 단순한 진리를 믿을 수 있게 해 준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 이하 생략...)


- 어수웅 기자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3/14/2012031400084.html
\\\\\\\"등단 전 20년간 대필로 생계 소설은 나의 유일한 자존심
출처: 한국일보
전민식씨는 \\\\\\\"작품 공모에서 떨어질 때마다 좌절하기보다는 \\\\\\\'등단만 하고 나면 다 내 자산이 될 것\\\\\\\'이라며 힘을 냈다. 이번 당선작보다 나은 장편이 두 편쯤 있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등생 선배의 갑작스러운 출가를 접하고 문학의 길에 이끌렸다. \\\\\\\"이상 같은 옛 작가들의 방랑하는 삶이 멋있어서\\\\\\\" 대학을 1년 만에 그만두고 유랑하다가 스물일곱에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오로지 글만 쓰겠다며 취직도 마다한 이 늦깎이 소설가 지망생은 그러나 등단의 꿈을 이루기까지 장편 공모 최종심에서만 아홉 번 떨어지는 고초를 겪으며 무려 20년을 인내해야 했다.

마침내 올 초 상금 1억원의 장편 공모상인 제8회 세계문학상에 당선돼 등단한 전민식(47)씨. 당선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은행나무 발행) 출간을 맞아 13일 기자들과 만난 전씨는 \\\\\\\"자고 일어날 때마다 소설이 과연 내 길이 맞나 의심하면서도 여기서 고꾸라지면 안된다는 각오로 해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소설은 잘 나가던 기업 컨설턴트에서 한 순간에 밑바닥 인생으로 전락한 27세 남자 주인공이 절망을 이겨내며 재기를 모색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산업스파이와의 눈먼 사랑 탓에 직장을 잃은 그는 고깃집 불판을 닦고 심부름센터에서 \\\\\\\'역할 대행\\\\\\\'을 하며 근근이 살다가 유력가의 애완견을 산책시키는 일을 맡아 젊은 여주인의 환심을 사는데, 소설 속 인물이나 사건에 전씨의 실제 체험이 많이 녹아있다고 한다. 전씨는 \\\\\\\"평범하게 살다가도 언제든 절망으로 떨어질 수 있는 \\\\\\\'99%\\\\\\\'의 현실과 그들의 삶을 각박하게 내모는 사회를, 비록 개선될 수는 없겠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 이하 생략...)

- 이훈성기자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203/h2012031321000786330.htm
\\\\\\\"한우물 판 지 20년 만에 물 찾았죠\\\\\\\"
출처: 연합뉴스
\\\\\\\'9전10기\\\\\\\'로 세계문학상 당선된 전민식씨

\\\\\\\"당선 소식을 듣고 \\\\\\\'한우물을 파면 결국은 되는구나\\\\\\\'라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믿을 수 있게 됐죠. 아주 단순한 진리를 믿을 수 있게 해준 심사위원들에게 고마웠습니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1억원 고료의 제8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전민식(47) 씨는 책 출간에 맞춰 13일 종로구 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월 전화로 당선 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한참 울었다\\\\\\\"고 전했다. 20년 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당선 소식이니 눈물이 쏟아질 법도 하다.

전씨의 수상은 그야말로 \\\\\\\'9전10기\\\\\\\' 끝에 거둔 성과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작가의 꿈을 품었던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학업을 접고 말 그대로 유랑 생활을 했다. 1992년 이십대 후반에 다시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문단의 문을 두드렸다.

신춘문예에 낙방하기를 수차례. 이후에는 장편소설 공모에 집중적으로 응모했으나 아홉 번쯤 최종심에서 떨어지고 열 번 만에 당선 소식을 들은 것이다. 그와 같이 글을 썼던 아내 최민경 씨는 2006년 진주신문 가을문예, 2008년 세계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되며 먼저 문단에 나갔다.

\\\\\\\"최종심에서 떨어질 때마다 이 길이 맞는지 늘 의심을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특히 고민을 했죠. 2003년에 동생이 외국에서 사고사를 당해 대사관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당시 아내나 나나 경제 활동을 안 할 때라 전화가 다 끊긴 상태였죠. 장롱 밑을 뒤져 동전을 찾아서 공중전화로 전화했는데 그때 계속 고집스럽게 이 길을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늘 의심은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 이하 생략...)


- 고미혜 기자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553170
한순간 추락해 바닥을 스치는 인생들, 역전을 꿈꾸다
출처: 경향신문
개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젊은 남자가 있다. 원래 직업은 번듯한 컨설턴트. 그런데 진주라는 미모의 산업스파이의 꾐에 빠져 거래기업의 정보를 넘겨줬다가 발각돼 전 재산을 털리고 빚까지 진 채 실업자 신세가 됐다.

이 소설은 주인공 임도랑이 개 다섯 마리를 산책시키는 데서 시작한다. 닥스훈트, 화이트 슈나우저, 파피용, 퍼그, 아메리칸 코커스패니얼의 목줄을 잡고 공원으로 나온 도랑. 그런데 예상치 않게 파피용과 퍼그의 교미가 시작되고, 아이와 함께 나왔다가 기겁한 주부가 풍기문란죄로 경찰을 부르면서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설상가상으로 며칠 뒤 목줄이 풀린 개들이 어떤 여자의 요크셔테리어를 물어 죽이는 바람에 개 산책 아르바이트는 끊어지고 만다.

도랑의 다른 생업은 고기집에서 불판 닦는 일과 역할 대행. 저녁마다 수십 개의 불판을 철수세미로 성실하게 문질러 닦는 대가로 시급 6000원과 식당 별채의 잠자리를 제공 받는다. 그는 여기서 자신을 좋아하는 어린 여종업원 미향을 만난다.

역할 대행은 심부름센터의 변형으로, 의뢰인이 시키는 대로 가짜 오빠노릇, 애인노릇을 하는 것이다. 역할 대행 업체의 사장 삼손은 손가락이 세 개밖에 없어서 삼손이지만 괴력을 가진 것으로도 삼손이란 이름이 어울린다.

(...이하 생략...)

- 한윤정 기자



--> 기사 바로 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3162058075&code=960205
삶이란 기회와 위기의 뫼비우스띠
출처: 한겨레신문
공모전 ‘구전십기’ 작가
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민식(47)의 소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은행나무)는 1억원 상금의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책날개의 소개글에 따르면 작가는 이 작품 이전에 아홉 차례나 장편소설 공모에서 떨어진 적이 있단다. 구전십기라 해야 할 이번 당선작에서 실패자의 아픔과 끝내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끈이 함께 만져지는 데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는 셈이다.

주인공인 임도랑은 한때 잘나가는 컨설팅 회사의 직원이었으나 사랑을 미끼로 접근한 산업 스파이에게 회사 기밀을 건넨 일로 해고된다. 업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취직길도 막힌 그는 값나가는 개들을 산책시키는 한편 역할대행업체의 아르바이트와 식당 불판 닦이로 근근이 생계를 해결한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그에게 티베트 사자견 ‘라마’를 산책시키는 대가로 대기업 사원 봉급을 상회하는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모든 걸 되돌려 놓을 생각”으로 그는 한껏 들뜬다….

(...이하 생략...)


- 최재봉 기자


--> 기사 바로보기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24051.html
도전과 패배 ‘파란만장’… 사람냄새 나는 소설
출처: 세계일보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전민식 작가
주인공 ‘도랑’의 밑바닥 인생은 작가 개인적 경험토대로 그려
“우리사회 99%에 대한 이야기”… 부인도 세계청소년문학상

소설 속 주인공과 작가의 삶이 이보다 더 비슷할 수 있을까.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은행나무)의 스토리가 작가 전민식(47)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닮았다.

이삿짐센터 직원, 일용노동자, 대필작가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다가 지천명을 앞두고 40대 후반의 나이로 화려하게 등단한 전씨의 삶은 그 자체로서 한 편의 소설이다.

◆끝없는 도전과 패배 속 진한 사람 냄새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 30대 노숙자 ‘임도랑’의 얘기다. 대형 컨설팅업체의 잘나가는 회사원 도랑은 매력적인 여성 ‘진주’와 사귀다가 그만 회사 기밀을 유출하고 만다.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았던 진주가 실은 ‘산업스파이’였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도랑은 해고와 함께 전 재산을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회사에 주고 빈털터리가 된다. 업계에서 ‘요주의인물’로 찍힌 그는 정규직 사원 입사를 포기한 채 고깃집 불판 닦기 등 아르바이트만 닥치는 대로 하며 겨우 입에 풀칠을 한다.

그대로 끝날 것 같았던 도랑의 답답한 인생에 갑가지 기회가 찾아든다. 부잣집에서 기르는 고급 애완견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라마는 개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티베트 사자견으로, 소설 속에서 “강남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다”고 묘사된다. 까다로운 라마가 의외로 도랑을 잘 따르자 흡족해진 개 주인은 거액의 수고비를 건넨다. 라마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만으로도 대졸사원 못지않은 수입을 올리게 된 도랑은 차츰 ‘라마는 영원히 내 곁을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자만심에 사로잡힌다.

(... 이하 생략...)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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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헛된 욕망’ 치유
출처: 서울신문
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전민식(47)은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은행나무 펴냄)에서 산업사회에서 상처 입은 존재들, 현대인의 헛된 욕망을 그린다.

잘나가는 컨설팅 회사의 일등사원, 임도랑은 산업스파이인 여자친구에게 자료를 유출시킨 실수로 회사에서 잘렸다.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기껏 하는 일이 일당 2만 5000원 받는 식당 불판닦이다. 그에게 온 기회는 돈 많은 이혼녀의 값비싼 개 ‘라마’를 산책시키는 것.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개를 돌보면서 도랑은 내심 인생역전을 꿈꾸면서 엉뚱한 상황들과 맞닥뜨린다는 내용이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두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소설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패배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파토스(연민을 끌어내는 힘)로 작용해 감동을 준다.”면서 “방법론적으로 언어나 플롯의 낭비 없이 경제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웰 메이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이하 생략...)


- 최여경 기자
소설서 사람냄새가 나네
출처: 매일경제
\\\\\\\"호적이라는 임시 고용계약서에 묶여 있을 뿐 실제로는 헤어질 필요조차 없는 부부.\\\\\\\"(안보윤 `우선멈춤` 중)

\\\\\\\"직장을 잃고 잠자리를 잃고 서럽지 않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전민식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중)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하면서도 낯선 시선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2명이 장편을 냈다.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해온 안보윤(31)과 2012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늦깎이 작가 전민식(45)이 새로 펴낸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사정없이 파헤친다. 두 작가 모두 긍정으로 포장된 현대사회를 조롱한다. 이들이 말하고 싶은 건 지칠 대로 지친 산업사회 도시인의 삶이다.

(...이하 생략...)


- 허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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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옥 갇힌 99%의 삶… 탈출구는 사랑
출처: 노컷뉴스

개보다 못한 인생을 사는 주인공을 통해 스스로 원치 않는 삶을 사는 이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사회 구조적 모순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우리들 말이죠.

장편소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올해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전민식(47) 씨는 늦깎이 등단 작가다.

각종 문학상 최종심에서만 9번 고배를 마신 끝에 결국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전 씨는 일용직 노동자와 대필 작가로 생계를 유지하며 틈틈이 소설을 써왔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은 한때 잘나갔다는 것만 빼고 작가를 많이 닮았다.

유명 컨설팅 회사의 일등 사원이던 임도랑은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이다.

산업스파이인 여자친구에게 자료를 유출시키는 바람에 회사에서 잘린 탓이다.

평일에는 일당 2만 5000원짜리 불판닦이 알바를 하고, 주말에는 역할 대행 일을 하면서 생전 처음보는 사람의 상견례 자리에 나가 친오빠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는 등 역할 대행자로 사는 이들을 실제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이하 생략...)


- 데일리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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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몸값 ‘사자개’ 하루 100만원에 빌려
출처: 동아일보
최근 출간된 소설가 전민식의 장편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은행나무)에는 ‘라마’란 이름의 희귀견이 나온다. 회사에서 쫓겨나 날품팔이를 전전하던 주인공이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값을 줘야 살 수 있는 라마를 돌보며 일어나는 해프닝이 웃음을 준다.

티베탄 마스티프 종인 이 개는 중국에선 짱아오(藏獒)로도 불린다. 짱아오는 키 150cm, 체중 80kg 이상으로 자란다. 사자 갈기처럼 생긴 털 때문에 ‘사자개’로도 불리는데, 중국 부자들의 애견으로 사랑받으며 순종인 경우 10억 원 이상에 거래된다. 2008년 황우석 박사가 짱아오의 복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판사 은행나무는 국내에 몇 마리 없는 이 사자개를 어렵게 섭외해 책 소개 동영상인 북트레일러를 찍었다. 모델이 된 개는 ‘짱아’(사진)란 이름의 세 살짜리 암컷 짱아오로 국내 한 동물농장의 주인이 키우고 있는 개다. 북트레일러 제작을 맡은 광고회사 한애드의 최원상 감독(30)은 “귀한 몸값 때문에 촬영은 하루에 몰아서 했다”고 말했다.

(... 이하 생략...)

- 황인찬 기자


--> 기사 바로보기 : http://news.donga.com/3/all/20120321/44920537/1
출구도 안보이는 ‘밑바닥 인생’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는 많다
출처: 문화일보

상처 입은 존재들의 치유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 나왔다. 최근 출간된 소설가 전민식(47)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은행나무 펴냄)다.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소설은 현실에서 패배한 인물들이 어떻게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가는가를 잔잔한 어조로 그려보인다. 결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소설은, 지리멸렬한 삶과 일상 속에서도 누구나 살아갈 만한 이유가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소설은 한순간의 실수로 잘나가는 컨설턴트에서 직업을 잃고 추락한 주인공 ‘임도랑’이 고급 애완견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내용이다.

임도랑은 산업스파이였던 여자 친구에게 자료를 유출시키는 바람에 회사에서 해고된 후 ‘개보다 못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일당 2만5000원짜리 불판닦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누군가의 거짓 삶을 완성시켜 주는 역할 대행 일을 한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개, 강남의 고급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아르바이트비는 대기업 연봉과 맞먹는다. 게다가 개의 여주인은 남몰래 그를 응시하고 있다. 만약 그녀와 이어질 수만 있다면….

이렇듯 소설은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헛된 욕망을 형상화한다. 그리고 욕망의 모래성 반대쪽 그늘에는 생의 폭력을 묵묵히 견뎌 내며 서로 위로하며 살아가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냄으로써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하 생략...)


- 김영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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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의 존엄은 끝까지 살아내는데서 온다”
출처: 씨네21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 받은 전민식 작가

“고백하건대, 나는 나쁜 남자다.” 전민식의 데뷔작인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작가의 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을 쓰겠다는 일념으로 처음 들어갔던 대학을 그만두고 방랑생활을 하며 47살이 된 지금까지 꿈을 접지 않은 그의 곁에서 힘이 되어준 모든 사람에게 하는 그만의 사과법이기도 하다. 작가와 주인공의 이력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자전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 책은 한국사회에서 변두리로 밀려난 인생을 산다는 일에 대한 흥미진진한 보고서와 같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주인공은 임도랑이라는 남자다. 한때 컨설턴트로 제법 잘나갔던 그는 지금 고시원에 살고 있다. 추락의 이유는 산업스파이였던 애인 진주. 추락하는 데는 날개가 없다더니, 산업스파이의 오명을 쓰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과거를 묻지 않고 몸만 있으면 되는 각종 육체노동뿐이었다. 개 산책시키기, 식당 불판닦기,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 쳇바퀴 돌 듯 반복될 것만 같던 그의 일상은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티베트 사자견과 함께 변화를 맞는다.

-영화화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
=아직 여기저기서 얘기가 들어오는 단계다. 예전에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1년 정도 한 적이 있다. 결국은 무산되었지만 그때 느낀 게, 원작 소설이 있는 시나리오가 완성도가 높구나 싶더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사진을 보고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를 구상했다. 사진의 어떤 점 때문이었나.
=그때 미국 상황이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인가 그랬다. 그때 미국 젊은이들이 실직을 많이 했고, 청년들은 취직 자체가 힘들었다. 고학력자가 다른 일거리가 없어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 많았다더라. 미국에서는 개 산책이 일반화된 아르바이트이기도 하고. 금융위기 직후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 상황이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모티브가 하나 더 있다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에 대한 참회의 감정이 주인공의 후회, 회한이라는 감정을 잡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주인공이 책 읽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 책 쓰면서 어떤 책들을 읽었나.
=레이먼드 카버, 레오나르도 파두라,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아베 고보, 르 클레지오, 오르한 파묵. 이 책 작업할 때는 우연한 일이지만 한국 작가의 책은 읽지 않았다. 고전으로 분류되는 책을 많이 읽는데, 고전적인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작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작가 중 잭 런던도 좋아한다. 한국 작가 중에는 <탈출기> <홍염>을 쓴 최서해를 좋아한다. 카프(KAPF) 계열로 분류되는 작가지만 지금 읽어도 손색없는 이야기를 잘 썼던 작가다.

-영향을 받을까 우려해 글 쓸 때 소설을 부러 안 읽는 작가들도 있던데.
=특이한 체질이라고 할까, 영향을 잘 안 받는다. 내 색깔만 가져가는 편이고. 나와 아내(제3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는 할머니와 산다>의 최민경 작가)가 다른 점이다. 내가 읽는 글에서 영향을 받는 것을 굳이 꼽자면 “아, 인생을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정도. 지금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읽는데 미스터리적인 것보다는 인간을 보는 시선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 읽다보면, 인생은 쉽게 변하지도 않고 변하기도 힘들다는 자조적인 마음이 든다.

(...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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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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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재현
    2012.04.09 6:48 오후

    정말 잘읽었습니다
    그런데 등장인물의 심리나 내용면에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작가님 메일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혹시 알수있을가요
    메일로 작가님 메일좀.. 알려주세요

  2. 최종호
    2014.01.11 2:02 오전

    책 너무 잘봤습니다…

    1. 강 건모
      2014.01.28 11:46 오전

      최종호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