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유머, 풍자의 상관관계

안녕하세요.
그래도 지난 해보다는 덜 춥다, 라는 말을 하루에 10회는 하고 있는 edtior e.입니다.

한 해가 마무리 되는 시점인데,
은행나무 편집부에는 당췌 마무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1월 나올 책들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12월 느즈막하게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 새로운 표지로 이쁘게 출간되었습니다.
보셨나요?

저기 표지에 서 있는 자그마한 사람처럼 살면서 불안을 느끼는 우리들에게 알랭 드 보통이 말해주는 책입니다.

넌 왜 불안을 느끼는지 아니?
그 불안을 어떻게 없애는지 알려줄까?

개인적으로 알랭 드 보통의 책 중 가장 좋아합니다.
제 책상 위에 있는 책은 포스트잇 작렬;

그 중 한 부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리의 보통 씨는 불안을 없애는 방법 중 하나로 [예술]을 꼽았는데요, 여러 예술의 형태 중 ‘희극’을 이야기한 부분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19세기 프랑스의 루이-필리프 왕은 걱정이 없었습니다. 정세도 안정됐고, 관리들도 유능했으며, 재산도 엄청났구요. 단 하나, 샤를 필리퐁이라는 28세의 무명 화가만 없었다면 말이죠.

이 화가는 잡지를 발간해 이런 그림을 실었습니다 .

실제 왕의 얼굴을 모르더라도 어떤 의미인지 딱 알 수 있는 그림입니다.
필리퐁은 루이-필리프 왕이 부패와 무능의 상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
왕은 당연히 대노하셨죠.
잡지의 제작을 방해하고, 가판대에 팔고 있는 모든 잡지를 사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필리퐁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왕 개인을 모욕했다”라는 혐의로 고발되고, 필리퐁은 파리 법정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여기서 물러섰으면 애초에 이런 일을 시작도 안 했겠죠.
필리퐁은 법정에서 검사에게 자신과 같은 위험한 사람을 기소해주어 고맙다고, 정부는 왕을 비방하는 사람을 더 잡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배 모양으로 생긴 모든 것을 체포해야 하며, 아예 배 자체가 밖으로 돌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프랑스의 모든 배는 투옥해야 마땅하다고요.

결국 그는 6개월 형을 선고 받아 감옥에 갔습니다.

농담은 비판의 한 방법이다. 이것은 오만, 잔혹, 허세에 대하여, 미덕과 양식으로부터 이탈한 것에 대하여 불평을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유머는 불만을 제기하는 데 특별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정당화할 수 없고 어울리지 않는 것은 조롱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왕, 능력이 권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왕은 조롱한다. 인간적 보성을 잊고 특권을 남용하는 높은 지위의 권력자들은 조롱한다. 우리는 조롱을 하고, 웃음을 통하여 불의와 과잉을 비판한다….

농담은 정치적 이상을 표현하고, 더 공정하고 더 멀쩡한 세상을 창조하는 방법이다….

유머는 높은 지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 유용한 도구일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안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 알랭 드 보통 <불안> 중

역시, 제가 이래서 웃기는 사람을 좋아하는가 봅니다.
저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요. ^^;

그래서 만화가 필리퐁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출소 후 다시 잡지를 만듭니다.
또 배를 갖고 농담을 하죠.
또 투옥됩니다.
왕을 배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그는 감옥에서 총 2년을 보내게 됩니다.

앗,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1831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 외에도 <불안>을 통해 알랭 드 보통은 나폴레옹이 격노한 사건, 영국과 미국의 풍자만화 등을 풀어놓으며 불안과 유머, 풍자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에요.
불안의 해법 중 예술 속 아주 작은 ‘희극’ 챕터.
더 많은 불안 해법이 있습니다.

알랭 드 보통, 이분은 얼마나 똑똑하신 건지..
세상 모든 책과 그림, 음악, 역사를 다 포괄해서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 부분에서 좀 짜증이 나실지도 ^^;;)

그중 자기 불안의 원인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해법을 찾으면 조금 덜 불안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추운 날, 불안해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길…..

_ 올해 가장 춥다는 뉴스를 들은 12월 26일 editor e.

참고로, 루이-필리프 왕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필리퐁은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유머도 있으신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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