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전 & 다이버전트 –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

# 1.

 

 작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먼저 선을 보이고 씨네큐브에서 잠시 상영했던 <행복한 사전>이 드디어 한국에서 2월 20일 정식으로 개봉합니다. 친절하기로 소문한 요시다 슈이치도 즐겁게 보셨다던 그 영화… 아직까지 영화로 못 보신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사실 요시다 슈이치 방한 행사를 마무리하는 소소한 술자리에 마케터 M군도 함께 동석을 했었습니다. 일본의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고, 영화로 제작된 <배를 엮다>도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되었죠. 게다가 그 자리엔 요시다 슈이치의 책을 편집하던 편집자도 함께 계셨는데, 영화 속에서 사전 출간을 앞두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마지메의 고충을 자신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도 이제 마지메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화이팅!!

# 2.

 M군이 왜 사전편집부의 편집자 마지메의 고충을 이해하는지는 차후에 설명드리기로 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과연 오늘날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과연 사전을 얼마나 가까이 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종이 사전이 언제나 책상 근처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어사전과 영어사전, 그리고 옥편은 교실에 있는 사물함에 두고 야간 자율학습을 하면서 사용하곤 했지요. 친구들에게 사전을 빌리고 빌려주던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던 것입니다.

 

이제는 코원이라는 회사를 대부분 모르시겠지만, D2는 최고의 디바이스였습니다.

 아마도 군대를 다녀온 이후부터, 저도 종이 사전을 멀리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동생의 전자사전을 빌려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국내 포털 N사에도 무료로 사전을 사용할 수 있었죠. 게다가 전자사전과 mp3, 일드까지 볼 수 있는 D2를 구매한 이후로는 더 이상 종이사전을 찾아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배를 엮다>에 등장하는 《대도해》를 위한 사전 용지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룬 부분이 기억에 깊게 남아있습니다.

 《대도해》에 가장 적합한 종이를 만들기 위해 기시베는 1년 8개월 동안 많은 종류의 사전을 만져 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할 때는 깨닫지 못했지만, 확실히 사전에 따라, 회사에 따라 종이의 질과 촉감과 넘기는 감촉이 달랐다. 편집부에 있는 사전을 몇 번이고 넘겨 보며, 기시베는 손가락 끝으로 종이를 음미했다. …

 

눈앞에 있는 견본지는 색도 두께도 촉감도 충분히 합격점이다. 중요한 것은 미끌거리는 손맛. 마지메가 가장 중시하는 손맛은 과연 어떨까? …

 

아케보노 제지가 개발한  《대도해》전용 용지는 훌륭했다. 한마디로 충분했다. 넘기려고 하면 종이가 손가락 마디를 빨아들이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종이도 함게 넘겨지거나 정전기가 일어 손가락에 달라붙는 일도 없다. 마른 모래처럼 자연스럽게 손가락에서 떨어졌다. 넘기는 감촉이 완벽하다. 이 종이라면 마지메도 좋아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사실 작년에 <배를 엮다> 출간 기념 블로그 이벤트로 준비했던 것은 바로 여러분이 소장하고 있는 사전의 1024페이지를 펼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와 그 단어의 뜻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였으나 서울국제도서전을 비롯한 연이은 작업으로 인해서 진행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대신 <배를 엮다> 클리어파일을 선물로 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맞나요? 흠흠.

# 3.

 

  미국에서 먼저 개봉하는 <다이버전트>, 역시 한국에서도 개봉합니다. 정확히는 4월 17일입니다. “<트와일라잇>과 <헝거게임>을 능가하는 차원이 다른 SF 판타지 액션”이라는 엄청난 찬사를 받으며 이미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SNS를  통한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페이스북이 오픈된 이래 처음으로 타임라인에 노출시킨 동영상 광고가 바로 <다이버전트>의 예고편이었다는 사실… 영화를 앞두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베로니카 로스의 원작 소설인 <다이버전트>, <인서전트>, <얼리전트> 세 편이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크게 화제가 되지 못했던 소설 <다이버전트>!! 먼저 읽어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영화 예고편이라도???

  

 

 # 4.

  <다이버전트>는 가까운 미래의 인간 사회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사회에서 인간은 다섯 개의 분파로 나뉘죠. 이타심의 애브니게이션, 용기의 돈트리스, 지식의 에러다이트, 평화의 애머티, 정직의 캔더.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 다이버전트. 

 

내가 어떤 분파일까? 궁금하시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보세요.

 그런데 다섯 개의 분파라고 하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추억의 만화영화가 있었습니다. 혹시나 벌써 그 만화영화의 주제곡이 귓가에 자연스럽게 울려퍼진다면 반올림해서 30대 나이 인증입니다.(적어도) 아직 감이 오지 않은 분들을 위한 힌트 드립니다. 

히어로물치고는 매우 드물게 주제가 환경보호(…)이고, 주인공들이 환경파괴의 현장에서 잠입수사(…)를 하다가 걸리면 반지를 통해 00 000을 호출한 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기본적 전개.

다섯 대륙에서 모인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공해와 파괴를 즐기는’ 환경 빌런들과 전투를 벌이다가 ’00 000′이라는 김병지를 닮은(…) 꽁지머리 마초 슈퍼 히어로를 소환해서 적들을 물리치는 게 기본적인 구성이다. 각 에피소드가 끝나면 일종의 건전가요 처럼 짤막한 환경 갬페인이 하나씩 나오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

국내에서는 1993년 8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 KBS에서 방영되었고, 1995년 4월 5일부터 5월 24일까지 재방송하였다.

 

출처: 엔하위키미러 

 각설하고 서둘러 그 노래를 들어봅시다!!

  

  # 5.

 

마케터 M군, 하늘을 나는 히어로를 보며 깜짝 놀랐음!!

 캡틴플래닛을 모르시더라도,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히어로들… 배트맨, 슈퍼맨, 아이언맨을 모르시는 분들은 없으실테죠. 심지어 마블 슈퍼 히어로가 총출동하는 <어벤져스>라는 영화도 있답니다. 이상하리만큼 서양에서는 히어로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많습니다. 그들은 항상 예측하기 어려운 악당을 마주치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천재적 능력을 통해 악당을 퇴치하고 찬란한 승리를 만들어내죠. 왜 그럴까요??

    “서양의 모델화는 행동 전에 계획을 구상하는 전략이다. … 클라우제비츠는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모델화할 때는, 즉 계획을 세울 때는 땅 위를 걷는 것과 같지만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는 물속을 걷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모델화를 통해 전쟁을 사유하는 서양의 사유에는 일종의 구멍이 있다. 전쟁이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을 때, 역설적으로 지휘관에게 기대되는 것은 천재적 능력이기 때문이다. 천재적 능력은 기존의 모든 계획을 무시하는 것이고, 직접 마주친 상황에서 생겨나는 일에 즉석으로 반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 이러한 점은 서양에서 영웅주의가  발달된 이유를 설명해주는 요소다.”

  오호, 뭔가 그럴듯한데요… 여튼간에 2014년을 맞이하여 마케터 M군 캐릭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앞으로 은행나무의 페이스북과 블로그, 텀블러에 자주 등장해서 맹활약할 예정입니다. 저희 책과 출판사 소식을 전하기 위해 준비했는데 여러분들의 따듯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마케터 M군과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행히도 은행나무 식구들은 비슷하다..라고 말씀해주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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