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고 걸작? 《모나드의 영역》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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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강변 둔치에서 여성의 ‘한쪽 팔’이 발견됩니다.
전형적인 사체 훼손 사건을 상정하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는데
곧이어 근처 빵집에서 팔 모양의 바게트를 출시합니다. 심지어 시체의 한쪽 팔과 똑 닮은 모양의.
다소 경악스러운 상황임에도, 우여곡절 끝에 이 바게트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동네 공원에서 여성의 ‘한쪽 다리’가 발견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 빵집에 보란 듯이 다리 모양의 바게트가 떡하니 등장합니다

 # 쓰쓰이 야스타카의 <모나드의 영역>. 
최근에 편집을 마치고 출간한 소설인데요. 이 소설의 도입부입니다.
(시체와 바게트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기발하고도 황당한, 어쨌든 단숨에 호기심을 끄는 연결 때문에
저는 길가 빵집의 바게트가 바게트로만 보이지 않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추리소설일까? 싶은 마음에 사건을 이리저리 추리해보려 애를 쓰고 읽어나가다 보면,
엇..? 하는 의문의 외마디를 뱉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을 비롯한 추리소설도 여러 호평을 받았지만  
이 책의 작가인 쓰쓰이 야스타카는 엄연히 SF 작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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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의 단골 손님이었던 노교수가 갑자기 자신을 ‘신 이상의 존재’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을 향해 예언 비슷한 발언을 반복하고 그 발언이 줄줄이 적중합니다. 
느닷없이 사람들의 눈앞에 등장한 이 존재는 사람들을 동요시키고, 
도시 전체를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어놓습니다. 
종반에 접어들어서는 전 세계에 방송되는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류의 비밀을 폭로하기에 이릅니다…

# 이렇게 적고 나니 도입부와 갑자기 내용이 확 뜨는 느낌이 들지만, 
마지막 장까지 다 덮고 나면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쾌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작가 특유의 풍자와 위트, 블랙 유머도 여전하고요. 
결말까지 모두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 모든 것들을 직접 느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의 최고 걸작이며 아마도 마지막 장편일 것이다

작가는 <모나드의 영역>을 두고 이렇게 평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정말 최고 걸작인지, 왜 최고 걸작인지, 꽤 많은 사람들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아까도 살짝 말씀드린 대로 쓰쓰이 야스타카의 기존 작품에는 비판 정신이 짙게 깔려 있는데요,
물론 이 작품도 그러하고요. 그러나 이번에는 소설이라는 형태를 빌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아무리 악한 것일지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오랫동안 구축된 쓰쓰이 월드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지점에 바로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죠.
그간의 행보와 어울리지 않은 ‘따뜻함’을 드러내는 마지막 부분에서 많은 팬들이 놀라워하는 것이고요.
또 같은 지점에서 ‘최고 걸작’이라 평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합니다.
쓰쓰이 야스타카의 작품을 처음 접한 분들께는 이 소설을 시작으로
아주 독특한 SF 세계에 발을 담그는 계기가 되실 수 있기를,
작가의 오랜 애독자분들께는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쓰쓰이 야스타카 50년 작품 세계의 집대성
분류 국외소설 | 출간일 2016년 12월 20일
사양 변형판 128x188 · 276쪽 | 가격 13,000원 | ISBN 9788956605920
쓰쓰이 야스타카
고마쓰 사쿄, 호시 신이치와 함께 ‘SF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일본의 대표 SF 작가. 1934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도시샤대학교 문학부에서 심리학과 연극에 심취하고 미학 ·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그에 관해서는 IQ가 178이라는 점이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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