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등 위해 싸운 흑인 여성, 미국 대통령을 밀어내다?


201705021945_61130011440848_3_20170502194602310     금 미국은 ’20달러 지폐의 주인공은 누가 될것인가?’하는 문제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현재 20달러 지폐의 주인공이자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은 재산에 따라 투표권에 차등을 두던 미국의 선거제도를 ‘보통선거’로 바꾼 업적을 세운 인물인데요. 동시에 흑인과 인디언에 대한 반인륜적 태도로 문제가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체로키 인디언을 학살하며 여자와 어린아이부터 죽이라고 명령한 일화가 악명높지요. 결국 오바마 정권은 2020년까지 이 대통령을 20달러 지폐에서 몰아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노예 해방 조직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조직원으로서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도망 노예 출신 흑인 여성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세우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새 정권의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폐 인물 교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20달러 지폐의 주인공이 무사히 바뀔 수 있을 것인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1893196_article_99_20160422121404 실 20달러 지폐의 인물 교체 논란이 화제가 되기 전에도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라는 비밀조직은 근 1년간 꾸준히 영미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비밀조직과 같은 이름을 가진 한 권의 책 때문입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트럼프 취임으로 미국이 시끄러울 무렵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도서관 협회가 인정하는 앤드루 카네기 메달, 미국 출판계가 선정하는 전미도서상까지 차지한 책입니다. 상을 휩쓸기 전에도 오프라 윈프리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시작으로 뉴욕타임즈 1위를 거머쥐었답니다. 평단의 인정뿐 아니라 대중의 사랑까지 듬뿍 받은 것이죠. 이 책은 20달러 지폐의 새로운 주인공 해리엇 터브먼이 활동했던 실제 노예 해방 조직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언그라표1   잠깐 이 책의 배경이자, 새로운 20달러 지폐 주인공 해리엇 터브먼이 살던 시대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1850~60년대 미국은 노예제에 찬성하는 남부와 노예제에 반대하는 북부로 나뉘어져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남부에서 억압받는 노예들을 북부로 탈출시켜 자유를 주었던 비밀조직이랍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지하철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은밀히 노예들을 이동시킨다는 은유적인 의미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작가인 콜슨 화이트헤드는 이 이름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굉장히 단순하지만 아무도 생각해내지 않았던 시도를 합니다. 바로 이름만 지하철도인 비밀조직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실제 존재하는 ‘지하철도’로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이 허를 찌르는 상상력덕분에 콜슨 화이트헤드는 SF소설이 아닌데도 SF소설을 쓴 작가에게 수여하는 ‘아서 C 클라크 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근 1년간 인류의 아픈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하며 영미권을 달구었답니다.

해리엇

해리엇 터브먼이 노예 탈출을 돕는 비밀조직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서 활동하며 300명이 넘는 노예를 탈출시켰던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남북전쟁때는 직접 군사를 끌고(!!!) 전쟁터에 나가 전투를 치루었는데요. 이때 700명이 넘는 노예를 구출했습니다. 평생 1000명이 넘는 사람에게 자유를 준 그녀의 삶은 4000명이 넘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잭슨 대통령과는 대조됩니다. 
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주인공인 ‘코라’ 역시 해리엇 터브먼처럼 농장에서 도망친 여성 노예인데요. 자신이 다치면서까지 불의를 참지 못하고 다른 노예를 돕는 모습, 자신보다 힘 센 사람에게도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해리엇 터브먼과 꼭 닮았습니다. 

아픈 역사에 상상력을 가미해 힘 있는 이야기로 엮어낸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영미권을 사로잡은 이 책의 한국 출간을 기념하며, 미국의 20달러 지폐의 초상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운 해리엇 터브먼으로 꼭 바뀔 수 있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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