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슈이치 프로젝트] 일본 담당자가 말하는 <원숭이와 게의 전쟁>

안녕하세요.

요시다 슈이치 신작 나오기 직전, 여러 의미로 두근거리는 editor e.입니다.

이번 나오는 <원숭이와 게의 전쟁>이 국내에서는 3년 만에 나오는 장편소설이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일본에서는 작년에 나와서 2년 만의 신작이었구요,, 그보다는 영화 <악인>의 개봉과 함께 호평을 받으며 소설이 정말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습니다.

그렇게 일본에서 <악인>은 밀리언셀러 등극! (이 시대에 밀리언이라… 뭔가 비현실적… ) 덕분에 요즘 요시다 슈이치는 ‘<악인> 작가’로 소개되는 게 아주 자연스럽더라구요.

괜히 넣어보는 <악인> 스틸~

<원숭이와 게의 전쟁>은 그 이후에 나온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굉장히 이목이 집중되었던 작품입니다. 작가님이 아니라, 담당자 인터뷰까지 실렸을 정도니 말이죠 ^^ 책을 만나기 전, 먼저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어떤 내용입니까?

나가사키 고토 열도에서 상경한 아기 엄마인 호스티스 미쓰키가 신주쿠 가부키초 길거리에서 길 잃은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거기서 한국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하마모토 준페이가 나타나고, 미쓰키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자신이 뺑소니 사건의 현장을 목격한 걸 고백합니다.

사건의 배경으로서 평범한 생황을 하고 있던 사람들에의 복수가 밝혀져가고, 이야기 초반에는 불온한 사건이 감지되지만, 그 후 미쓰키와 준페이를 시작으로 못나가는 호스트, 정치가의 비서를 꿈꾸는 여자, 세계적인 첼리스트, 한국 술집의 마담, 무고한 죄를 뒤집어쓴 교사의 딸, 아키타 오다테에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 등 마음 착한 8명의 주인공이 서로 엮이고, 같이 일본의 미래를 변해가는 ‘싸움’에 도전해가게 됩니다. 어떤‘전쟁’인지는, 전혀 예상을 할 수 없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 책의 의미라면?

<주간 아사히>에 48회에 걸쳐 연재됐습니다. 마침 요시다 씨 자신이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한 영화 <악인>의 첫 시사 때에 연재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 후에 완성 시사회,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 개봉 첫날 무대인사, 부산 영화제, 키네마준보 베스트텐, 일본 아카데미상 등 요시다 씨에게 영화 관계의 일과 축하연이 계속되는 중이어서 글을 쓰기가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공도 있고, <악인>은 요시다 씨에게도 첫 밀리언셀러가 됐습니다. 이 책은 밀리언셀러 후 처음으로 간행되는 장편소설이기 때문에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도 많지 않을까요.

— 요시다 슈이치의 지금까지의 작품과 어떻게 다른가요?

<악인>에는 아무것도 갖지 않은 지방 청년이 살인 사건을 일으키고, 똑같이 아무것도 같지 않은 여성과 도망치는, 스토리적으로는 ‘순애’로 승화되면서도, 어떤 ‘희망 없음’에 대해 그려져 있었습니다. <원숭이와 게의 전쟁>에 등장하는 8명 중, 준페이, 미쓰키를 시작으로 한 젊은 세대, 인기 없는 호스트로 미쓰키의 남편인 도모키도, 짓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쓴 첼리스트의 형을 아버지로 둔 미대생 도모카도,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에서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읽은 후 아주 적은 용기든 뭐든 믿는 힘이 있으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알려주고 있습니다. <원숭이와 게의 전쟁>이라는 타이틀에도 볼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동화로 비쳐질 수 있지만,읽는 사람에 따라 어떤 ‘구원’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희망’이라는 단어로 바꿔도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요시다 씨는 어떤 분인가요. 편집 과정에서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악인>의 촬영으로 나가사키 후쿠에지마를 방문했던 밤, 요시다 씨와 함께 카메라맨, 프로듀서 7,8인과 함께 술집에 들어갔는데, 설마 그 장면이 소설 속에 그려질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술 시중을 들기 위해 왔던 여성분이 있었는데, 그녀가 미쓰키라는 캐릭터가 태어난 계기가 됐습니다. 소설가는 언제 무엇을 보는지, 무엇에 자극 받아 작품이 태어나는지, 그 시선이라고 할까, 감각에 깜짝 놀랐습니다.

또 한편으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등 너무 바쁜 와중에 요시다 씨 자신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보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확실히 요시다 씨로부터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몇 번이나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기대되는 건 지금부터예요”와 비슷한 뉘앙스의 겸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실은 진짜였는데 말이죠.(웃음) 하나의 큰 실마리를 잡은 후부터는 마지막까지 단숨에 써나갔습니다. 읽고서는 퍼즐의 조각이 모두 맞춰나가는 듯한 쾌감을 느꼈거든요. <악인> 때도 그랬지만,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전체 연재 회수를 정하고 쓰는 스타일도 여전하구요. 전체 48회=4회*4장*3막 구성으로, 완전히 계산이 맞지 않는 곳 없는 멋진 라스트였습니다.

— 어디를 주목해서 읽으면 좋을까요?

등장인물 중 한 사람, 한국 술집의 마담인 미키가 이야기 후반부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딱히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하면서 살아온 것도 아니고, 누구한테 보복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자잘하게 속상한 일쯤은 있게 마련이고, 그게 자잘한 일이라며 참고 살아가는 거잖아? 왠지 그런 자잘한 인내 같은 게 시원하게 날아가 버릴 것 같거든.” 
결코 세상에 절망하고 있는 건 아니고, 무거운 스트레스가 있는 것도 아닌, 하지만 자잘한 일이라며 참아가며 살아가는 매일이 계속 누적돼가는 거죠. 누구나 그런 기억이 있겠지만,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분명 미키와 같은 기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의 답이 너무 좋네요. 책 속에서 저 대사가 나올 때 뭔가 시원한 느낌이 들었는데 말이죠 ^^  그리고 작가님의 경험이 담긴 술집의 에피소드는 초반에 등장합니다. 읽으시면 바로 ‘앗, 이 장면이군~!’ 하실 거예요 ^^

인터뷰의 출처는 일본 출판사 관련 홈페이지인데, 지금은 개편 중이라 원문을 볼 수가 없네요..;; 페이지가 좀 깨지지만 그래도 원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쪽으로 >>> http://goo.gl/oVVI7

[요시다프로젝트] 다음 편은,, 이젠 요시다 작가님이 직접 이야기하는 <원숭이와 게의 전쟁>입니다. ^^ 공식 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시는 분들은 이미 거기서 보셨을 테지만 그래도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 번 정리해보려구요. 그럼 조만간 다시 프로젝트 가동하겠습니다!  휘리릭~

_ 뭔가 이미지가 없는 게 아쉬워서 괜히 하나 더 보태보는 editor e.

요건 <원숭이와 게의 전쟁>의 일본 표지입니다. 구도가 참 독특하네요… ^^;;
유명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요코야마 유이치가 책 전체의 일러스트를 맡았습니다.

7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