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 전시회와 함께 즐기면 좋은 책 <무엇이 예술인가>를 소개합니다다다닷

아래 그림을 보신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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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는 순간 아신 분들도 분명 계시겠지만…!) 적혀 있는 글귀를 보자면 “24개 자이언트 패키지”, “비누 수세미, 녹슬음 방지 함유”, “알루미늄을 신속히 빛나게 해줍니다” 알루미늄을 닦는 비누 수세미가 24개 들어있는 패키지 박스로, 그 제품명은 “브릴로Brillo”인 것으로 보이네요!

하.지.만 이 그림은 그 골판지 포장 상자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예술가 앤디 워홀이 똑같은 모양이 되도록 만든 ‘예술작품’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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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좀 예술작품 같나요? 앤디 워홀의 싸인도 있으니 말이에요! 똑같은 모양인데, ‘예술작품’이라니..? 상업용 포장 상자를 예술작품이라고 하는 경우는 없는데 말이죠…? 저 브릴로 제품을 운반하는 상자를 본 적은 없지만 앤디 워홀이 만든 작품이 마침 한국에 상륙했다는 소식이 있어 과연! 무엇이 다른 것인가 살펴보러 지난 주말, 든짱이 메르스를 뚫고 한번 다녀와봤답니다!

바로 앤디워홀전 “앤디 워홀 라이브”! 지난 6일에 시작해서 9월 27일 토요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서 전시되고 있다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서 내려 DDP쪽으로 나가면 정면 저멀리 바로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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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수프 통조림(캠벨 수프 캔)> 그림으로 장식한 티켓부스가 눈에 띄네요! 메르스의 여파인지 일요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별로 길지 않았어요 ㅜ.ㅜ 든짱도 마스크를 하고 돌아다녔는데요, 얼른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어야 전시계에도 도움이 될 텐데요… 아무튼 덕분에 줄 1도 안 서고 바로 입장권 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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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대표작 마릴린 먼로 연작 중 하나인 <민트 마릴린>으로 디자인되어 있네요. 티켓값은 15,000원!!…알고보니 롯○카드 20% 할인이 되는데, 집에 ○데카드 있는데…. ㅠ_ㅠ 가실 분들 계시면 꼭 챙겨가세요 흑흑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전시실 들어가기 전에 앤디워홀의 등신대(실제 사이즈로 판넬에 인쇄하여 세워논 것)과 〈캠벨 수프 깡통〉 가운데 부분에 구멍을 뚫어 셀카를 찍을 수 있게 해놓은 것들, 벨벳 언더그라운드 음반 표지로 사용되어 유명한 바나나 그림 등등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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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세의 워홀과 사진을 찍을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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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나나들과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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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프 가운데에 얼굴을 넣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호..혼자 간 든짱은 사진도 찍지 못했고 사진 찍으시는 분들이 꽤 있어서 풍경도 찍어오지 못했네요 흑흑 (전시실 입장하기 전에 있으니 DDP 놀러갈 때 친구들이랑 사진놀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그런다는게 아니라…☞☜) 전시장 바깥 풍경은 안 혼자 가서 많은 사진들을 남겨주신 인스타그래머 여러분의 사진들로 확인해보세요

이번 전시 “앤디 워홀 라이브”에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피츠버그에 소재한 앤디워홀 박물관에서 소장품을 많이 가져와 전시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우리가 흔히 아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들 말고도,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가던 시절의 그림들이나 자비 출판으로 만든 그림책들, 미디어에도 관심 많았던 앤디 워홀이 찍은 영화,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들, 수집벽이 있던 앤디 워홀이 수집한 온갖 잡다한 물품들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답니다. 이 전시 물품들은 시간순으로, 앤디 워홀의 생애에 따라 전시되어 있었어요.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시절, 팝아트에 본격 입문한 시절, 초상화를 만들던 시절 식으로요.

저는 개인적으로 앤디 워홀이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가던 시절에 그린 드로잉들이 참 맘에 들었어요. 사실 우리는 유명한 그림들만 접하다 보니 인터넷에서라도 그 시절의 그림들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봤던 그림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전시장 밖에서만 촬영이 가능하고, 전시장 안에서는 특정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덕분에, 든짱도 궁금해하던 〈브릴로 상자〉를 실물로 보았지만!!!! 그 인증샷은 남겨오지 못했답니다 ㅜ ㅜ 그래도 본 바를 토대로 이야기해보자면, 앤디 워홀은 〈브릴로 상자〉를 필두로 아래와 같이 다양한 포장 상자들과 똑같은 상자들을 만들었는데요.

면면을 살펴보니 비누 수세미인 브릴로를 비롯해, 켈로그Kellogg’s의 씨리얼, 델몬트Del Monte의 복숭아 음료, 캠벨Campbell’s의 수프, 하인츠Heinz의 케찹, Mott’s의 사과주스의 포장 상자네요! 왠지 평범한 미국인들의 식탁을 대변해주는 제품들만 모아놓은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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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앤디 워홀 라이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상자들은 델몬트와 하인츠의 박스였어요! 여러 개는 아니고, 한 개씩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제품들을 나르는 골판지 상자들과 달리 사진으로 봐도 각이 살아 있는 것이 보이죠?? 실제로 앤디 워홀의 상자들은 모두 목공소에서 정밀하게 만든 나무 상자라고 해요. 〈브릴로 상자〉의 외관에 대한 설명 몇가지를 함께 읽어보아요!

각각의 상자는 앤디 워홀과 그의 협력자들이 최대한 노력한 만큼 실제의 포장 상자와 매우 흡사했다. 상자는 목공소에서 워홀의 상세한 주문에 따라 제작되었다. 그들은 실제의 상자를 사진으로 찍은 후, 나무로 제작한 상자 위에 상표를 스텐실하여, 워홀을 도왔던 제라드 말랑가(Gerard Malanga)가 말했듯이 그야말로 삼차원의 사진을 만들어냈다. 가끔 보이는 작은 잉크 자국을 제외하면 워홀의 상자들은 실제의 상자와 아주 똑같았다.

_아서 단토, 《무엇이 예술인가》 66쪽
처음에 워홀은 보통의 판지 상자를 도매로 구입해서 이용하면 자금과 노동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상자는 테두리와 모서리가 너무 무르고 둥글었다. 그건 그의 눈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상자를 제작하고 스텐실하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스텐실로 완벽한 유사성에는 도달했지만, 상자의 물리적 특성까지 스텐실할 수는 없었다. 판지는 선적을 위해서는 완벽하지만 기하학적으로는 완벽하지 않았는데, 워홀은 자신의 상자에 기하학적 특성들을 부여하기를 원했다.
_아서 단토, 《무엇이 예술인가》 81쪽
실크스크린이 없었다면 그 전시회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브릴로 상자를 만들 때 그는 포장 상자의 윗면과 네 옆면을 사진으로 찍은 다음 합판으로 제작한 상자의 면에 망을 대고 그 위에 잉크를 눌러 스텐실하는 방법으로 실제 상자의 복제품을 만들었다.

_아서 단토, 《무엇이 예술인가》 170~171쪽

배송 중에 찌그러지고 더러워지는 상업용 포장 상자와 달리 충격에도 튼튼하고 각도 잘 살아 있어서 앤디 워홀의 상자들이 예술작품이 되는 걸까요? 그러면 만약에 브릴로의 회사에서 좀 더 튼튼한 상자를 만들고자 나무로 상자를 만들면 이것도 예술작품이 될까요? 상업용 포장 상자처럼 용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예술작품인 걸까요? 실제로 워홀은 예술이란 필요가 없는 것을 사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거든요.. (전시에서 봤는데 정확한 문장이 기억이 안 나네요 ^^;) 혹시 앤디 워홀의 상자들은 예술가인 앤디 워홀의 손으로 만든 것이라서 예술작품일까요? 사실 원래 브릴로 상자를 디자인한 제임스 하비(James Harvey) 역시 2세대 추상표현주의 화가로 생계를 위해 이 디자인을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렇다면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어서…??

이번에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책 《무엇이 예술인가》는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무엇이예술인가-입체(띠지)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 비평가이자 예술 철학자, 아서 단토(Arthur C. Danto)!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든짱도 학부 시절에 미학 관련 교양 강의를 들으면서 그 이름을 주워섬긴 정도가 전부였는데요.. 2013년에 타계한 아서 단토의 유작인 《무엇이 예술인가》를 읽으면서 그 철학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어요.! 미국의 대표적인 미학자이자 예술비평가인 아서 단토(1923~2013)가 반 세기가 넘는 철학적인 여정을 갈무리하여 콤팩트한 에세이로 풀어낸 마지막 저서가 바로 《무엇이 예술인가》랍니다!

아서 단토. ⓒD James Dee, 1990

아서 단토. ⓒD James Dee, 1990

아서 단토는 1964년에 앤디 워홀이 제작한 〈브릴로 상자〉가 전시된 뉴욕의 스테이블 화랑에서 우리가 지금 궁금해하는 〈브릴로 상자〉를 보고는 “예술의 종말”을 선언했다고 해요. 미술 쪽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예술의 종말’이란 말을 들어보셨을 수도 있으실 거예요. 19세기 이전의 미술들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한 미술작품들을 보면서 종종 곁들임처럼 나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단토가 말하는 “예술의 종말”은, 세상이 말세…라는 식의 뉘앙스는 (당연하게도) 전혀 아니랍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은, 회화를 필두로 한 미술만 놓고 보았을 때, 르네상스, 바로크, 낭만주의, 인상주의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것에서, 20세기에 야수파, 모더니즘이 등장하며 조금 사정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화가가 멋들어지게 그려 놓은 것이었죠. 하지만 〈브릴로 상자〉를 보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앤디 워홀이 ‘기하학적 특성’을 가미하고 그의 손으로 스텐실하기는 했지만 이게 뭔가 화가가 만들었다고는 잘 느껴지지가 않지요? 그런 화가의 손길, 뭔가 아름답다고 여길 수도 있을 법한 ‘미적인 가치’가 예술작품에서 분리되었다는 점에서 단토가 ‘예술의 종말’을 선포했던 것이랍니다.

실제로 앤디 워홀은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했을 때에, 물감이 흘러내리는 등의 회화적인 기법을 최대한 자제하여 표현주의적인 흔적을 지워버리기로 결심했다고 해요. 그때 선택한 것이 바로 캠벨 수프의 통조림 캔!!! 앤디 워홀은 1962년 LA에서 연 개인전에서, 이 캠벨 수프의 캔을 기계적으로 재현하여 상품처럼 선반에 늘어놓아 전시하면서 팝 아트 작가로서의 화려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캠벨 수프 통조림〉 연작은 LA의 페러스 갤러리(Ferus Gallery)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사실 당시에는 그다지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팝아트 자체도 인정을 못 받았다고.. 사진 속 인물은 당시 전시를 기획한 페러스 갤러리의 디렉터 어빙 블럼(Irving Blum).

〈캠벨 수프 통조림〉 연작은 LA의 페러스 갤러리(Ferus Gallery)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사실 당시에는 그다지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팝아트 자체도 인정을 못 받았다고.. 사진 속 인물은 당시 전시를 기획한 페러스 갤러리의 디렉터 어빙 블럼(Irving Blum).

그럼 워홀은 왜 캠벨 수프의 통조림 캔을 그리기로 결심했을까요? 워홀의 팝아트 시대의 포문을 연 〈캠벨 수프 통조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워홀이 팝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앤디 워홀이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팝 아트 작가로 전업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와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의 전시를 본 것이었다고 하던데요,

1950년대 초에 라우센버그가 작품으로 끌어들인 것과 같은 물건들이 사용되고부터 현실은 예술의 일부가 되었다. 물론 라우센버그가 〈침대(Bed)〉에 쓴 것과 같은 떡칠한 페인트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페인팅은 그의 작품과 뉴욕화파의 연결점을 보여준다. 재스퍼 존스(Jasper Johns)는 표적, 숫자, 깃발을 사용했는데, 이는 깃발의 그림은 깃발이고, 숫자의 그림은 숫자이고, 표적의 그림은 표적이기 때문에 그 사물이 예술인지 현실인지가 애매함을 보이려 한 것 같다. 또한 사이 톰블리(Cy Twombly)는 적어도 초기에는 휘갈겨 쓴 낙서를 그림의 제재로 삼았다.

_《무엇이 예술인가》 49쪽

단토의 설명에서 볼 수 있듯이, 워홀이 영감을 받은 로버트 라우센버그와 재스퍼 존스는 일상의 소재들을 자신들의 예술에 활용한 인물들이었어요. 마침 《무엇이 예술인가》에 넣으려다가 저작권 문제 때문에 포기한 그들의 작품이 있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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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로버트 라우센버그, 〈침대〉(1955) / (아래) 재스퍼 존스, 〈세 개의 깃발〉(1958)

페인트를 덕지덕지 발라놓은 침대가 있고, 또 미국의성조기를 활용한 작품이죠. 이처럼 일상의 사물을 활용하

거나, 그것을 그린 작품들을 본 앤디 워홀은 당시에 미술계의 주류였던 추상표현주의와 다른 미술의 가능성을 엿보았다고 해요. 일상생활의 이미지와 물건을 담아낸, 그래서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품들인 것이었죠. 실제로 앤디 워홀은, “지난 20년간 캠벨 수프 통조림은 나의 점심 식단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캠벨 통조림을 그렸다”고 말했다고 전해져요!

당시 〈캠벨 수프 통조림〉이나 〈브릴로 박스〉와 같이, 현대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차용한 팝아트로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앤디 워홀에게 대중들은 Mr. Mirror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해요. 현대인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 때문에요! 아서 단토는 《무엇이 예술인가》에서 〈캠벨 수프 통조림〉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철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답니다.

《무엇이 예술인가》 본문 196~197쪽 미리보기

《무엇이 예술인가》 본문 196~197쪽 미리보기

로코코 시대에 워홀의 〈캠벨 수프 통조림〉이 예술이 아닌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물론 어떤 사람이 그런 것을 그림으로 그렸을 수 있다. 1961년에는 미국의 모든 사람이 그 수프 통조림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그린 것은 분명 그들에게 익숙한 물건 — 쾨니히스베르크의 모든 사람이 익히 알만한 포장된 상품 — 이 아니었을 것이다. 1761년에 그것은 팝아트가 아니었을 테다. 1761년에 그것은 1961년과 같은 의미를 가질 수 없었다.

_《무엇이 예술인가》 196~198쪽

〈캠벨 수프 통조림〉이 그 다른 시대도 아니고 바로 현대에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생활을 거울처럼 보여준다는 바로 그 의미요! 이것이 바로 〈브릴로 상자〉를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것과 동일한 이유가 된답니다. 단순히 제품을 포장하기 위해 만든 브릴로의 상업용 포장 상자와 달리 , Mr. Mirror답게 앤디 워홀이 현대인의 삶을 보여주고자 하는 워홀의 의도가 있기 때문에 〈브릴로 상자〉가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죠! (본문에서 로코코시대를 특정하는 것은 칸트 철학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인데, 보다 깊고 자세한 내용은 화면으로 읽으시는 것보다 책에서 확인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마이크 비들로, 〈워홀 아님〉(2007) 앤디 워홀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마이크 비들로의 차용미술작품. 실제로 앤디 워홀은 “나는 실크스크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나의 그림이 내 것인지 다른 사람의 것인지를 아무도 모르게 된다면 아주 멋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Andrew Russeth

마이크 비들로, 〈워홀 아님〉(2007) 앤디 워홀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마이크 비들로의 차용미술작품. 실제로 앤디 워홀은 “나는 실크스크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나의 그림이 내 것인지 다른 사람의 것인지를 아무도 모르게 된다면 아주 멋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Andrew Russeth

사실 《무엇이 예술인가》는 〈브릴로 상자〉를 활용한 미학 에세이이지, 앤디 워홀에 관한 전기가 아니어서 “앤디 워홀 라이브”를 통해 앤디 워홀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의 생애에 따라 꼼꼼하게 설명하며 많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든짱은 《무엇이 예술인가》를 만들면서 눈에 익었던 이름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앞서 소개했던 로버트 라우센버그나 재스퍼 존스가 앤디 워홀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앤디 워홀이 팝아트 이후 초상화 제작을 하면서 지인들의 초상화를 그려놓았고 초상화를 위한 밑바탕으로 폴라로이드 촬영에 심취했는데, 또 친한 예술가들을 여럿 찍었더라고요.

앤디 워홀이 제작한 요세프 보이스의 실크스크린 초상화. 요세프 보이스는 앤디 워홀과 긴밀하게 교류했던 독일 태생의 미술가로, 앤디 워홀과 마찬가지로 언론매체를 잘 활용하고 대중들이 본인을 쉽게 각인할 수 있도록 늘 비슷한 옷을 착용하곤 했다. 그 역시 일상적 사물을 예술작품으로 삼곤 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조난당했을 때 원주민들이 그의 몸에 동물의 기름을 바르고 담요로 감싸 간호한 덕분에 살아난 기억으로 비곗덩어리와 펠트 담요를 주요한 소재로 삼았다.

앤디 워홀이 제작한 요세프 보이스의 실크스크린 초상화. 요세프 보이스는 앤디 워홀과 긴밀하게 교류했던 독일 태생의 미술가로, 앤디 워홀과 마찬가지로 언론매체를 잘 활용하고 대중들이 본인을 쉽게 각인할 수 있도록 늘 비슷한 옷을 착용하곤 했다. 그 역시 일상적 사물을 예술작품으로 삼곤 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조난당했을 때 원주민들이 그의 몸에 동물의 기름을 바르고 담요로 감싸 간호한 덕분에 살아난 기억으로 비곗덩어리와 펠트 담요를 주요한 소재로 삼았다.

《무엇이 예술인가》에 등장하는 당대의 작가들 중 조지아 오키프,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버트 메이플소프, 요세프 보이스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있고요, 이 중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사진은 두 점이나 되었고 요세프 보이스의 경우에는 실크스크린 초상화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답니다. 이들은 《무엇이 예술인가》에서 앤디 워홀 만큼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지만, 현대에 들어서 예술의 개념이 새로이 결정되어야만 했던 만큼 현대 미술의 흐름을 짚어주는 1장 〈깨어 있는 꿈〉에서 현대 미술의 변천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 중요하게 언급되는 작가들이에요. 앤디 워홀이 시대를 풍미했던 팝 아티스트인 만큼, 또한 당시 현대인의 삶을 잘 그려낸 만큼, 그가 기록한 중요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사진이라니 역시 Mr. Mirror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서 단토는 《무엇이 예술인가》를 통해 예술작품이 되는 기준을 단 한 가지로 정의하려고 노력했는데, ‘구현된 의미’라는 표현을 사용했어요. 앞서 간략히 이야기하긴 했지만, 부드럽고 재치 있는 문장으로  앤디 워홀 전시회를 보고 앤디 워홀의 작품이 왜 예술이 될까? 한 번쯤 궁금해하신 분들이라면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비평가이자 미학자인 아서 단토가 자신의 학문적인 여정을 돌아보며 타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이 미학 에세이를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책표지는_다시_한번

#책표지는_다시_한번

그럼, 지금까지 “앤디 워홀 라이브”를 보러 가기 전에 읽기 좋은 책, 혹은 다녀와서 읽기 좋은 책 《무엇이 예술인가》 소개였습니다! ^0^

‘예술의 종말’을 선언한 아서 단토의 마지막 미학 에세이
지음 아서 단토 | 옮김 김한영
분류 인문 | 출간일 2015년 6월 24일
사양 변형판 144x216 · 248쪽 | 가격 16,000원 | ISBN 9788956608754
아서 단토
미국의 미술비평가이자 철학자로, 오랜 기간 《네이션(The Nation)》의 미술평론가로 활약하며 예술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단토는 1924년 미시건 주 앤아버에서 태어나 디트로이트에서 자랐다. 웨인 주립대학교에서 미술과 역사를 공부한 뒤 컬럼비아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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