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 선물
1. 베푸는 기쁨, 나누는 즐거움
겨울은 크리스마스의 계절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12월이 되면 한 달 내내 꿈에 부풀어 지내지요.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정리하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충분히 즐거울 테니 말입니다.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과 색색의 꼬마 전등이 반짝이는 나무들, 선물 상자로 가득 채워진 쇼윈도 등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나게 합니다. 이런 정겨운 풍경 속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것은 보다 풍요롭고 싶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누구에게나 축복의 날은 아닙니다. 선물은커녕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 부모님의 품을 그리워하며 쓸쓸히 고아원을 지켜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싫은 날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아이들이 이기적이라 걱정된다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한 가족 한 자녀" 가정이 일반화되면서, 우리 아이만은 최고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들의 욕심이 낳은 문제일 것입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나누는 기쁨보다는 받는 기쁨에만 익숙해 있기 마련이지요.
올 크리스마스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을 나누고 온정을 베풀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끼게 해 주면 어떨까요?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함께 나누면 기쁨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을, 선물은 받는 것보다도 주는 행복이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 주면 어떨까요?
은행나무아이들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베푸는 기쁨이, 나누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내놓았습니다.
2. 매슈 아저씨의 선물
[빨간머리 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크리스마스 아침에 예쁜 옷을 선물 받고 눈물을 글썽이는 앤을 기억할 것입니다. 과묵하고 소심한 매슈 아저씨가 앤의 선물을 준비해 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이 이야기는 『빨간머리 앤』 시리즈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손꼽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매슈 아저씨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앤을 보면서 앤의 옷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에 앤에게 예쁜 옷을 선물하리라 마음먹지요. 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아저씨는 몇번이고 상점에 들어갔다가 여자 점원 앞에서 엉뚱한 말만 계속하다 집으로 돌아오고 맙니다. 그 때 아저씨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 아저씨가 마을에서 유일하게 얘기를 나누는 여자, 린드 부인이었지요. 크리스마스 아침, 아저씨는 린드 부인의 도움으로 비싸지는 않지만 자신의 마음이 듬뿍 담긴 예쁜 옷을 앤에게 선물합니다. 하지만 선물을 받은 앤은 말없이 눈물만 글썽이는데…….
선물이란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는 한 방법입니다. 매슈 아저씨가 앤의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앤에 대한 아저씨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앤에게 오히려 감사하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선물은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의 마음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것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다시 다가온 크리스마스, 아이들에게 비싸고 화려한 선물보다는 추위를 녹일 수 있는 따뜻함이 가득한 『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부모님의 사랑을 선물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아이들은 이 책에서 선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원작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Lusy Maud Montgomery)
1874년, 몽고메리는 캐나다의 작고 아름다운 섬, 프린스 에드워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살이 채 되기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마저 장사 때문에 집을 떠난 뒤, 엄격한 외조부 밑에서 쓸쓸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어려서부터 이야기 만드는 재주가 뛰어났던 몽고메리는 "이야기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거나, 신문이나 잡지에 꾸준히 글을 기고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워 갔습니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교사 생활을 시작해야 했지요. 내성적인데다 어릴 적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던 몽고메리는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내야 했습니다. 주위의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던 몽고메리의 경험은 『빨간머리 앤』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진솔한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듯이, 『빨간머리 앤』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은 작가 자신의 따스한 숨결이 그대로 글 안에 녹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쓴이 전경숙
문예창작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들의 맑은 동심을 사랑하는 "동화랑" 회원으로 활동하며, 아름다운 글을 잣고 있답니다. 지은 책으로는 『눈물 찍! 콧물 찍! 호랑이』, 『며느리 방귀는 천둥 방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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