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통이 있어 빛나고, 우리는 부서지기 때문에 아름답다

P의 도시

지음 문지혁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6년 3월 15일 | ISBN 9788956609935

사양 변형판 130x199 · 176쪽 | 가격 8,000원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13 | 분야 국내소설

책소개

“누군가를 사랑하면 불행해져.

사랑은 마음 깊은 곳의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이거든.”

 

삶은 고통이 있어 빛나고, 우리는 부서지기 때문에 아름답다
문지혁 신작 《P의 도시》, ‘은행나무 노벨라’ 열세 번째 소설 출간

 

데뷔작 《체이서》로 한국 사이버펑크 하드보일드의 가능성을 알리며 독자와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문지혁의 신작 소설 《P의 도시》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3~4백매 분량의 중편소설 시리즈로 한국문학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은행나무 노벨라’ 열세 번째 수록 작품이다. 그동안 이 시리즈에는 배명훈, 김혜나, 김이설, 최민경, 정세랑, 황현진, 최진영, 안보윤, 윤이형, 서유미, 강태식, 이영훈 등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상상력이 담긴 작품들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도를 펼쳐 보이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번에 출간된 《P의 도시》는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사랑, 복수와 용서에 관한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는 오지웅, 강미혜, 한평화, 이희광 목사 등 등장인물 4명의 입을 통해, Professor(교수), Partner(파트너), Pursuit(추적), Punishment(징벌), Pastor(목사) 등 알파벳 P를 첫 글자로 한 몇 개의 키워드가 챕터를 이루며 소설을 이끌어간다.

4명의 인물이 각자의 입장에서 고백하는 사건의 진실을 조각조각 확인하다보면 어느새 독자는 무엇이 진짜인지, 누가 옳고 그른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4명 중 어느 쪽의 이야기를 지지하든 결국엔 삶의 굴레인 ‘고통’이라는 주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시종 긴장감을 잃지 않는 속도감 넘치는 서사와 촘촘하게 짜인 플롯의 정교함 역시 빠뜨릴 수 없는 이 소설의 묘미이다.

 

모든 이들의 꿈이 모여 폭죽처럼 터지는 도시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뜻밖에도 ‘고통’이었다.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의 뒷면에는 여지없이 고통이 있었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모든 현관문 뒤에는 아픔이 있다’고. 그때 이 이야기의 씨앗을 떠올렸다. 낯선 도시에서 벌어지는, 현관문에서 현관문으로 이어지는 고통의 연쇄와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_<작가의 말>에서

 

아내가 사라졌다…… 72시간 안에 그녀를 찾아야 한다

조각난 진실들이 모여 만든 거대한 모자이크, 《P의 도시》

 

교수가 될 날을 꿈꾸며 뉴욕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있는 오지웅은 어느 날 아내 강미혜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센트럴파크에서 조깅을 하다가 정체 모를 남자들로부터 강간을 당했다는 것. 밀린 공부로 늘 시간이 빠듯했던 그는 아내를 제대로 위로해주지 못하고 분노만 할 뿐이다. 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아내는 사라지고 없다. 그는 행방을 수소문하려 하지만 문득 아내에 대해 아는 게 없단 걸 깨닫는다. 단서를 찾으러 아내의 책상에 갔다가 색색의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는 《아이 러브 뉴욕》이라는 가이드북에 눈길이 머문 그는 페이지를 펼치다 포스트잇에 계속 등장하는 P라는 알파벳을 발견한다. ‘Think Coffe. 248 Mercer Street, New York. 처음 만난 곳. P.’ ‘Inakaya. 231 West 40thStreet. 오랜만에 회 먹으니 좋더라. Thanks, P.’……

사흘 뒤면 처갓집 식구들이 뉴욕에 도착하는 상황. 부잣집 딸인 아내를 설득해 매달 ‘장모님 장학금’을 받고 있었던 오지웅은 다급해진다. 조금 전 알파벳 P가 드리운 기시감 때문인지 그는 아내의 유일한 바깥 활동이었던, Pathfinder(패스파인더)라는 교회의 이름을 겨우 떠올려내고 청년부 담당 이희광 목사와 연락이 닿는다. 목사는 지금 강미혜가 어딨는지는 모르지만, 그 전에 당신이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다며 만남을 제안한다. 달리 물을 데도 없었던 오지웅은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으로 터덜터덜 약속 장소로 나간다.

사십 대 중반의 이희광 목사는 미국에 온 지 십 년 된 이민자로, 부모가 이웃사람에게서 살인을 당한 후 아내와 자식들까지 차례로 잃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신학의 길에 들어선 사람이다. 그는 ‘고통이야말로 네 존재의 이유다’라는 신의 뜻을 간파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었고, 그러한 신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신의 배달부’를 자처한다.

목사는 얼마 전 뉴욕에 온 교회 청년부 한평화라는 남자와 강미혜가 특별한 관계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혹시 한수진을 아느냐고 묻는다. 오지웅은 오래전 헤어진 여자친구의 이름이 그의 입에서 나오자 당황한다. 겹겹이 둘러싸여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목사의 눈을 바라보며 그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렸음을 느낀다.

 

“고통의 이어달리기를 소설로 그려보고 싶었다…”

개인의 구원과 사랑, 용서로 위장한 몰락의 플롯

 

고통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리석게도 고통을 줄이고 피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곤 하지요. 생로병사를 관통하는 고통은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관계적이기도 합니다. 촘촘하게 이어진 고통의 연결고리,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지는 고통의 이어달리기를 소설의 형태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_<작가 인터뷰>에서

 

문지혁 작가는 2012년 여름 뉴욕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P의 도시》의 초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듬해 겨울에 탈고를 했고 이후 계속 퇴고를 거듭했으니 이 소설에는 4년여의 시간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 거의 장편소설 한 권 쓰는 시간에 맞먹는 공력과 시간을 바친 셈이다. 소설의 시작은 일상의 한 풍경에서 비롯했다. 그는 자주 가던 맨해튼의 한 카페에서 늘 같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남자를 눈여겨보았다. 홈리스라고 하기엔 너무 똑똑해 보이고, 정상이라고 하기엔 약간 이상해 보였던 그 남자의 사연을 상상하다가 무심코 한 문장을 써보았다. 이야기가 태동하는 순간이었다. 《P의 도시》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동인물 오지웅 캐릭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플롯에 관심 있는 작가라면 누구나 해보는 시도지만, 이번 소설에서 1인칭으로 여러 개의 목소리를 사용해서 입체적 진실을 구성하는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문지혁 작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 사이버펑크 하드보일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받는 첫 SF 장편소설 《체이서》에서 과학적 상상력과 존재론적 탐구에 심취했던 그는 이번 두 번째 소설 《P의 도시》에서 독특한 플롯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독자 친화적인 작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중학생 때 PC통신 하이텔에 접속해 글을 쓰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를 붙잡고 있는 것은 독자에게 울림을 주는 소설을 쓰겠다는 열망이다.

알다시피 플롯(Plot)의 번역어는 음모다. 《P의 도시》는 개인의 구원과 사랑, 용서로 위장한 몰락의 플롯을 취한다. 소설가 문지혁이 독자를 위해 꾸며놓은 치밀한 음모와 덫에 기꺼이 함께 빠져들 것을 제안하고 싶다.

목차

프롤로그 /007
1 교수 Professor /010
2 파트너 Partner /045
3 추적 Pursuit /076
4 징벌 Punishment /107
5 목사 Pastor /140
에필로그 /169

작가의 말 /173

작가 소개

문지혁 지음

서울대 영문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 전문사를 거쳐 뉴욕대에서 인문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사자와의 이틀밤》, 장편소설 《체이서》, 여행에세이 《뉴욕》과 《홋카이도》가 있고, 옮긴 책으로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등이 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글쓰기와 소설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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