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9.03-04

지음 윤이형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9년 3월 8일 | ISBN

사양 변형판 185x260 · 324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Axt 23 | 분야 잡지

책소개

*커버스토리 윤이형 ‘내’가 ‘내’가 되기까지
*실패의 자리를 더듬으며 – 『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이 노래를 부르세요』의 최승린 에세이
*시작하는 작가, 계속 쓰는 작가 – 오선호, 장희원, 전예진, 이승우, 강화길, 이충걸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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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탁했던 겨울을 건너, 우리는 봄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번 봄은 무사할까? 무언가 시작되는 거리의 활기, 해야만 하는 일들이 가득한 책상 위, 그리고 예정된 실패들이 문턱 넘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곧 다가올 과속방지턱을 보면서도 끈질기게 삶의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하는 낭패감이야말로 살아냄의 감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봄. 이런 계절에 ‘계절감’을 예민하게 감지한 글들이 한 발 앞서 우리에게 도착했다. 『Axt』 23호는 미세먼지가 예정된 3월에 독자를 찾아간다. 예정된 실패들 속에서도 문학으로 무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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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소설가 윤이형

“내면이 다 부서져 있다거나, 내가 지금 울면서 쓰러져 뉘우치는 일밖에 할 수 없는 게 맞을 때, 또는 언어를 잃고 괴로워하는 게 맞을 때, 그 정도로 무언가에 깊이 연루되어 있을 때. 그럴 때 이성적으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쓰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요. 그럴 때는 그냥 쓰러져 울거나 침묵하면서 견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윤이형, 「cover story」 중에서

23호의 커버스토리는 소설가 윤이형이다. 최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윤이형은 ‘내’가 ‘내’가 되기까지의 ‘좌충우돌’을 공유해주었다. 가장 자유로운 상상 속에서 가장 치열하게 현실을 고민하는 그의 소설은 문학장 속에서 하나의 독자적 영역을 획득했다. 진지하면서 위트 있는 그의 목소리 속에서 이런 영역을 만들어오기까지 그가 고민하며 움직여온 궤적을 살펴볼 수 있다. 글을 읽고 쓰는 일이 무한한 상상 속에서 나를 벗어나려는 시도이자 동시에 나에게 돌아와 나를 비추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탈각의 실패 속에서 ‘내’가 되어간다는 윤이형의 이야기는 글을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의 낭패감을 더듬고 위로할 것이다.
인터뷰는 새로 『Axt』 편집위원으로 합류한 소설가 손보미가 맡아주었다. 여성작가이며 고양이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두 작가의 만남이 무척 반갑다. 구체적 삶의 시공간 속에서 여성의 몸으로 사고하고 써내려가는 것에 대한 고민, 치열한 작가이자 성실한 독자로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 이 고단한 세상 속에서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려는 것의 (불)가능성 등. 그들의 대화는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독자를 기다린다. 무한한 상상력 속에서 자주 헤매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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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 review * biography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리가 끝낸 것들, 혹은 끝냈다고 믿은 것들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번호 intro에서는 기자 권석천이 ‘환멸’에 대해 이야기한다. 환멸이 ‘우리가 이루었다고 믿는 세계’를 어떻게 물고 늘어지는지를. 하지만 멈추지 않고 바로 그 곳에서, 『Axt』 23호는 시작하기로 한다.
이번호의 review의 주제는 항구이다. 시작과 끝의 공간, 경계이면서 동시에 오롯한 하나의 공간인 항구는 문학의 자리를 닮았다. 이 자리에서 7명의 필자―소설가 김성중, 시인이자 건축가 함성호, 번역가 류재화, 번역가 노승영, 출판인 김보경, 소설가 김종옥, 소설가 이경석―들이 7권의 책을 읽는다. 책을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친한 친구와 수다 떠는 듯한 기쁨을 건네주고,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여행해보자고 종용하는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끈질긴 목소리가 될 것이다.
biography에서는 무던히 실패의 자리를 찾는 소설에 대해 최근 첫 소설집을 펴낸 최승린이 이야기하고, 그의 소설집 『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이 노래를 부르세요』에 대해 문학평론가 황현경이 리뷰한다. 실패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로 실패에 성공하는 일을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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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rt story * novel
시작하는 소설가들을 위한 자리도 있다. short story에서는 2019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세 작가, 오선호(문화일보), 장희원(동아일보), 전예진(한국일보)의 소설을 소개한다. 경계를 헤매는 소설의 일을 기꺼이 감당해준 소설가들의 목소리가 더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리라 믿고, 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함께 보낸다.
공교롭게도 연재소설 역시 새로운 시작을 함께한다. novel에는 편집인이자 작가인 이충걸의 「꿈을 생각하면 마른다」 첫 회가 실렸다. 끝과 시작의 설렘이나 아쉬움에 마음이 흔들리는 독자들에게는 굳건한 문체로 연재를 계속해나가는 소설가 강화길의 「치유의 빛」 4회, 소설가 이승우의 「이국에서」의 연재를 말해둔다. 각자의 자리에서 또 한해를 버틸 소설가와 그들의 글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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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 3colors * hyper-essay * monotype
작가와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판을 벌려두려는 『Axt』의 시도도 계속된다. 23호에서 포커스를 맞춘 작가는 시인 故진이정이다. 혼잡한 시기를 자유분방한 목소리로 노래한 시인, 폐결핵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죽음과, 그리고 삶과 치열하게 싸워낸 시인 진이정. 시인과 시인의 작품에 대한 경험과 감상이 focus에서 어우러진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장석주, 문학전문기자 최재봉, 시인 신철규, 소설가 황현진의 글이 이제는 세상에 없는 시인에 대해 서로 같고 다르게 이야기하는 자리로 독자를 초대한다.
3colors에서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종교, 법, 정신분석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Great America Again이 제창되는 이 시기에, 미국 부의 절정기를 다룬 소설을 다시 읽는다면 무슨 말을 해볼 수 있을까. 독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고민을 이어가주면 좋겠다.
매력적인 산문도 빼놓을 수 없다. hyper-essay에서는 정여울 작가가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를 다룬다. 봄이 다가오는 이 계절에 나비가 되었다는 프시케를 통해 우리가 거쳐 왔거나 거쳐야할 순간들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monotype에서는 겨울을 마무리하며 가장 깊은 겨울로 다녀온 여행작가 안수향의 사진과 글이 실렸다. 겨울의 끝에 마음이 묶인 독자라면 그의 글과 사진에 흠뻑 젖어볼 수 있을 것이다. 삶과 가장 가까운 것, 음식에 대한 에세이도 있다. 칼럼니스트이자 셰프인 박준우의 에세이다. 이번 에세이는 ‘탄산수’와 금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년을 맞아 금주를 다짐한 사람들이라면 무척이나 공감할 수 있을 이야기가 독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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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copies * insite * ing * Axtstory
가장 잡(雜)지다운 공간, 『Axt』의 시각적 공간들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사진과 문학 텍스트를 결합한 photocopies에서는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이소호가 시와 산문으로 독자를 만난다. 편집자 김서해의 사진이 문자와 공명한다. 곧바로 독자를 향하는 날카로운 문장들 사이의 풍부한 감각을 사진과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사진잡지 『Vostok』과 함께하는 insite에서는 고정된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 고유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마주하는 사진작가 ‘아키텍’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순간을 위해 물체와 공간을, 어쩌면 숨죽이는 시간조차도 조심스레 세팅해낸다는 『Vostok』 편집장 박지수의 소개를 통해 그의 작품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중인 작품을 미리 소개하는 ing에서는 조제프 인카르도나의 작품, 『열기』 일부분을 번역가 장소미가 소개한다. 짧은 문단이지만 외국어의 아름다움과 번역된 글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0도가 넘는 사우나에서 가장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사우나 대회’가 배경이 되는 이 작품이 가장 뜨거운 온도로 독자와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린다.
Axtstory에서는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배수아가 초단편 분량의 짧은 글을 번역하여 싣는다. 22호에 이어 프리데리케 마이뢰커의 글이다. 산문의 운율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좋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번역문을 여러분도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목차

intro
권석천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002

review
김성중 이병주 『소설·알렉산드리아』・018
함성호 윤후명 「하얀 배」・022
류재화 기 드 모파상 『피에르와 장』・026
노승영 로맹 가리 「몰락」・032
김보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기』 ・035
김종옥 무라카미 하루키 『여자 없는 남자들』・040
이경석 팀 피츠 『소주 클럽』・048

cover story
윤이형+손보미 ‘내’가 ‘내’가 되기까지・052

biography
최승린 실패 전문가・094
황현경 최승린 『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이 노래를 부르세요』・102

photocopies
이소호+김서해 Habana Blues・108
257일 17분 56초간의 암실・110

insite
아키텍 바라봄, 혼자의 일・112

focus – 진이정
장석주 디스토피아를 건너오기
―진이정 시집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읽기・122
최재봉 진이정을 괴롭힌 ‘세 허씨’는 누구?・126
신철규 흐르는 시간과 사라지지 않는 그리움・129
황현진 더 리얼한 꿈을 위하여・132

3 colors – F.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최병학 개츠비의 위대한 환상 세 가지:믿음, 사랑, 소망・138
최재천 권리와 자유를 향한 질문・144
박한선 개츠비의 위대한 죽음・149

monotype
안수향 우리는, 우리를 발견하는 중―일본, 시라카와고・156
박준우 물거품이 된 탄산수・170

hyper-essay
정여울 우리가 잃어버린 통과의례의 아름다움
―프시케와 에로스, 모든 것을 걸어야만 쟁취할 수 있는 그 무엇・178

short story
오선호 들어가지 못해서・192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207
전예진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221

Axtstory
배수아 프리데리케 마이뢰커 「빈Wien으로 둘러싸여」・240

ing
장소미 조제프 인카르도나 『열기』・244

novel
이승우 이국에서(6회)・252
강화길 치유의 빛(4회)・266
이충걸 지금은 고통이 편리해2―꿈을 생각하면 마른다(1회)・298

outro
정용준・322

작가 소개

윤이형 지음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 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을 펴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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