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결혼과 출산 문화

박희진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0년 10월 9일 | ISBN 9791191071047

사양 변형판 140x210 · 160쪽 | 가격 14,000원

분야 인문, 정치/사회, 종교/역사

책소개

다산다사(多産多死)의 나라 조선,

선조들의 결혼과 출산 문화를 통해 살펴보는

‘초(超)저출산 시대’의 해법과 전망

 

한국국학진흥원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고전의 지혜에서 찾아 그 대안을 모색하고자 새롭게 기획한 국학진흥원 교양학술 총서­고전에서 오늘의 답을 찾다의 첫 권 《조선의 결혼과 출산 문화》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2000년대에 진입한 이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며 인구 감소로 인한 제반 현상이 사회 이슈로 대두되었다. 출산과 사망 인구가 모두 많았던 다산다사의 시대인 조선의 결혼과 출산 문화를 들여다보며 국가가 사회를 존속시키기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현대 사회의 ‘초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국가는 어떻게 인구를 관리하고 조절했는가?

전통 사회의 풍조와 그 결과로서의 민()의 선택

 

1960년대 초 이후 강력하게 추진해온 한국의 출산 억제 정책은 성공을 거뒀다. 그 결과, 다산다사의 사회에서 소산소사(小産小死)의 사회가 되었다. 출산율이 낮아졌으며 인구는 감소하고 여러 사회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이러한 장기적이고 안정된 흐름이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인구의 노령화, 노동력 부족, 성장 잠재력 감소, 삶의 질 하락으로 과거와는 사뭇 다른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사회의 재생산이 위협받는 지금, 이러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 원인을 살피고 보다 적절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조선의 결혼과 출산 문화》는 과거와 현대의 연결점을 찾아 저출산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인구는 단순히 국가의 규모를 가늠하는 측정값이 아니라 사회변동을 반영하는 문화적 구성 요소다. 또한 역으로, 인구 현상의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각종 사회변동을 추적할 수 있다. 현대에 들어 불안정한 노동시장, 가족 형성의 지연과 약화, 양성평등의 확산 등으로 개인의 입지는 위축되었다. 배우자를 만나 자식을 낳고 가정을 돌보며 늙고 병들어 죽는 일련의 과정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절차이지만, 동시에 선택이 가능한 영역이다. 사회 활동을 필연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생존에 유리한 선택을 한다.

산업 및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생활환경을 구성하는 물질의 양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개인이 생존을 유지하는 데 드는 필수 조건 역시 이와 비례하여 늘어났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의 필요에 맞는 생활수준의 전면적인 개선을 통해 활동 반경의 확대, 결혼과 출산을 포함한 결합과 생산의 증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변동의 반영인 출산과 결혼 문화,

고유의 풍습으로 헤아리는 민족의 삶

 

이 책의 1장에서는 조선 시대의 인구 추이를 살피며 국가의 인구 관리 방식에 대해 살펴본다. 당시의 인구 파악을 위한 자료로는 호적, 족보, 혼서, 행장류 등이 있다. 이 중 행장류는 개인의 행적이나 일대기를 쓴 것으로 묘지명이나 묘비명까지 포함한다. 개인의 사망 후, 가까운 이들이 거두어 정리한 삶의 기록이다. 그러나 앞서 나열한 자료들이 지닌 각각의 공통점은 누락이 많아 정확한 인구수 추적에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식량 사정 등 사회 전반의 빈부에 따른 조사망률(인구 천 명당 새로 사망한 사람의 비율)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2장에서는 조선의 혼인 제도, 조혼 풍습, 성 문화를 살펴본다. 종법 질서의 강화로 조선의 남아 선호 사상은 높은 사망력(어떤 사람이 사망할 확률의 정도)과 맞물려 조혼을 야기했다. 흉년이 극심한 시기에 양반 계층에서는 혼인 연령을 앞당겨 속히 자손을 출산하고 대를 이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한편 여성의 재혼을 금지하고 성을 터부시하는 풍조로 인구가 억제되는 측면이 있었다.

3장에서는 식량 부족 등으로 인구 증가 속도를 조절해야 했던 사회 배경과 그 결과에 대해 다룬다. 영아 살해 등 극단적인 관습이 발견되는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달리 조선은 인구 조절 기제가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유교적 질서를 따르는 분위기에 따라 윤리적인 억압이 존재했으며 남아 선호 사상과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금기 사항이 여러 제약을 낳았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결혼과 출산은 시기,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 혼인 풍습, 성에 대한 인식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소산소사의 문제, 즉 노동생산성의 감소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변치 않고 오랜 시간 전해 내려온 한국 고유의 결혼과 출산 문화, 생명에 대한 높은 존중과 애정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머리말

1장 조선의 인구 추이
1 인구 파악 방법
2 고문헌으로 인구 파악하기: 한국의 역사인구학 자료
3 족보와 행장류를 통해 본 인구 현상

2장 혼인 풍습과 혼인 연령
1 혼인 제도와 풍습
2 혼인 연령

3장 출산 조절 기제와 출산 문화
1 출산 조절 기제
2 출산 문화

맺음말
참고문헌

작가 소개

박희진

영남대학교에서 「귀속 기업의 불하와 경제 발전」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저로 『고문서로 읽는 영남의 미시 세계』(2009)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 후기』(2013) 『한국 역사인구학연구의 가능성』(2016) 등이 있고, 논문으로 「조선 후기와 일제 시대의 인구 변동」 「양반의 혼인 연령」 「Influences of the Yangban’s Age at Marriage and Ban on Remarriage on Childbirth in Choson society」 「Marital fertility during the Korean demographic transition: child survival and birth spacing」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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