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 유한성의 발견

지음 최은주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1년 5월 21일 | ISBN 9791167370259

사양 변형판 120x190 · 164쪽 | 가격 9,900원

시리즈 배반 인문학 2 | 분야 인문

책소개

나이 든 존재에 대한 혐오와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나이 듦의 가능성을 사유하다

2017년, 처음으로 15~64세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했다. 출생률은 1에 근접해 ‘부양인구’라고 말해지는 노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동시에 ‘젊은 것들을 무시하며 자기주장만 반복하는 꼰대 노인’이나 ‘나라를 팔아도 보수당을 찍는 노인’ 등 노인 혐오와 이에 따른 혐오 범죄 역시 늘어났다. 이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년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한 것과 연관된다. 노인과 접촉하는 일이 많아졌지만, 노인이라는 ‘나이 든 존재’를 이해하고 관계 맺는 방법은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름진 얼굴과 굽은 등, 느리고 굼뜬 행동, 가난과 외로움. 노인의 외양‧행동‧삶은 모두 ‘기피해야 할 것’으로 분류되고, 사회는 자기 관리를 통해 끊임없이 젊어질 것, 즉 나이 들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낙인찍고 피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모두 차차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나이 듦’을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나이 듦, 유한성의 발견』은 나이 드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삶의 장면들과 나이 든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비판적으로 사유한다. ‘나이 듦’이라는 필연적 과정을 두려워하며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나이 듦’의 풍경을 새롭게 조망하려 한다. 저자는 시, 소설, 영화, 그림 등 우리 삶을 묘사하는 예술 작품에 나타난 ‘나이 듦’과 나이 든 존재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혐오를 분석하여 ‘나이 듦’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비판한다. 나아가 ‘나이 듦’에 관한 사유를 개인의 실존에 대한 철학이자 사회를 위한 인문학으로 확장시키며, 새로운 ‘나이 듦’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우리는 모두 나이 듦의 과정 속을 살아가고 있다.
-성장과 성숙, 쇠락과 죽음, ‘나이 듦의 풍경에서 만나는 것들에 대한 사유

갓난아이도 죽음을 앞둔 노인도 공평하게 한 살씩 나이 들어가지만, 그들이 놓인 ‘나이 듦’의 과정은 다르다. ‘나이 듦’은 성장과 성숙으로 시작해 점차 쇠락과 죽음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배움의 시간을 지나 사회에 자리를 잡고 경력과 성취를 쌓아 삶에 자신감을 얻는다. 삶의 경험이 무르익어 성숙과 안정을 찾을 즈음, 문득 몸과 정신이 둔해졌음을 느낀다. 피부, 뼈, 관절, 몸 구석구석이 시간의 대가를 치르듯 쇠퇴하며 삶의 유한성을 체감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 ‘나이 듦’은 ‘성장’이 아닌 ‘늙어감’과 ‘노화’에 가까워진다. 이루었던 성취들로부터 멀어지고 쇠약해진 육체를 돌이켜보려 애쓰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떠나가고 경제적 능력을 잃으면서 고독과 가난을 경험한다. 죽음이 다가옴을 서서히 느낀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발달로 ‘나이 듦’에서 ‘늙어감’과 ‘노화’의 시기는 길어졌다. 나이 든 몸과 정신을 안고 오랜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 그만큼 ‘나이 듦’의 과정이 중요해졌고, 나이 든 존재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자신의 ‘나이 듦’을 마주하고 나이 든 존재와 관계하는 방법을 새롭게 배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바르게나이 들 수 있는가
-‘나이 듦과 나이 든 존재를 향한 혐오와 낙인

나이는 차곡차곡 쌓이기만 하므로 나이 드는 과정은 복습할 수 없다. 나이 든 육체를 갖고 살아가는 방법도, 나이 든 나와 타인의 육체를 바라보는 관점도 배울 기회는 좀처럼 찾을 수 없다. 흘러간 시간은 ‘나이’가 되어 우리에게 ‘나잇값’을 요구한다. 올바른 ‘나이 듦’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들이밀어지는 것이다. 지혜롭고 현명하게 나이 들어야 하고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아래 세대에게 쓸데없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 이상적인 ‘나이 듦’의 덕목은 아직 쇠락의 과정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지 못한 세대에 의해 만들어지고, 노인 세대로부터도 공감을 얻는다. 그러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갖춘 소수를 제외하고는 올바른 ‘나이 듦’의 방식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그때 개인은 ‘꼰대’라는 언어로 포착되거나 연령주의적 혐오에 노출된다.
노인의 몸은 ‘늙고 추한’ 것으로 타자화되며, 그들의 느린 행동과 어눌한 모습은 ‘나이 듦’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나이 듦’을 드러내는 신체적 변화는 모두 관리 대상이 되어, 필연적인 쇠퇴에 저항할 것을 요구받는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근육을 만들며, 주름을 감추기 위해 화장품과 의학 기술을 동원하고, 머리를 염색하고 풍성하게 유지하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야 한다는 강요 속에 놓인다. 경제력과 대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개인이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나이 들 수 없음에도, 그렇지 못한 노년의 삶과 ‘나이 듦’의 방식은 지워진다.

 

현명하게, 또는 편협하게 나이 들기
-‘나이 듦에서 얻는 앎이 주는 가능성

‘나이 듦’이 모든 부분에서 쇠퇴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듦’은 앎의 과정이며, 개인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회의 법칙, 삶의 즐거움, 진리 등을 깨닫는다. 노련함과 현명함을 가져다주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게 한다. 어설픔, 혼란, 실패, 불쾌와 같은 부정적인 요소를 삶에서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한편 자신이 ‘삶의 진리’라고 여기는 무언가를 깨닫기도 하는데, 그 내용이나 깨달음에 대처하는 자세는 모두 다르다. ‘햄릿’은 숙부의 배신을 깨닫고 삶의 목표를 얻은 듯 단호히 복수를 결심하며, ‘오이디푸스’는 무지에서 나온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자 자신의 눈을 찔러 참회한다.
깨달음에 대한 모습은 이처럼 각성과 실천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꼰대’의 방식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 <애러비> 속 소년은 사랑에 좌절하며 환멸을 느끼는데, 이 고통스러운 깨달음은 소년에게 ‘사랑’을 고정적인 것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 사랑에 대한 나의 환멸을 모든 사랑에 적용하고 마는 것이다. 이렇듯 깨달음을 고정시키며 나이 들어갈 때, 우리는 차츰 완결되어 변화와 소통의 가능성을 잃어버린다.

 

올바른 나이 듦을 제시하기보다
나이 든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

고독, 가난, 추함, 느림 등 나이 든 사람을 지칭하는 말은 부정적 시선으로 점철되어 있다. ‘올바른 나이 듦’의 방식을 시간이 가져오는 육체적 쇠퇴와 경제적 몰락에 저항하는 것으로만 한정 짓는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현실에 맞는 ‘나이 듦’의 방식을 발견할 수 없다. 닥쳐올 불행에 공포감을 느끼며 나이 든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되새길 뿐이다. 그러나 반드시 찾아오는 쇠락과 고통을 이겨내며 현명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뚜렷하게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나이 듦’의 과정이 오로지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나이 든 존재 역시 다양한 삶의 방식과 욕망을 지녔음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나이 듦’의 풍경을 나누고 존중할 때,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나이 듦’의 방식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읽으면 결코 배신하지 않는 반려인문학
은행나무출판사 배반인문학〉 시리즈 출간!

인문학의 효용은 궁극적으로 나에 대한 관심, 나다움에 대한 발견에 존재한다. 또한 인문학은 스스로 성숙한 삶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 근본의 힘을 제공한다. 〈배반인문학〉 시리즈는 이처럼 ‘나’를 향한 탐구, 지금 나에게 필요한 질문과 그것을 둘러싼 사유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지금 나는 무엇을 보고,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현대철학과 사회의 화두인 ‘몸’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필진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선정해, 일상 속 인문학적 사유를 쉽고 명료하게 펼쳐낸다.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배반인문학〉의 다채로운 사유의 항해에 몸을 실어보자.

목차

들어가며
나이 듦과 늙어감
결정적 순간
시간의 유한성

1장 우리와 그들
30세
끝나지 않는 시작
어른 아이

2장 존재론적이거나 생물학적이거나
얼굴
젊음–늙음의 사이
사물의 나이
악어 뱃속의 시계

3장 선택과 결정
햄릿과 오이디푸스
놀이와 삶
가지 않은 길
기다림

4장 앎을 앎
타자화되는 나이
늙음의 이름
앎을 안다는 것

5장 현재의 그리고
아무 일 없음에 대한 칭송
삶을 잇기

인명 설명

참고문헌

작가 소개

최은주 지음

건국대에서 영미문학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몸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건국대와 백석대에 출강하고 있다. 어린 시절 많이 아팠던 경험 때문에 질병과 죽음에 대한 의학적·사회문화적 해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인문학 강의를 하였다. 지금은 빅토리아 시대 문학의 질병서사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호인정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의 ‘좋은 삶’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 「현실과 예술적 기능으로서의 자살 이미지」, 「대도시 삶에서의 관계의 운명과 감정의 발굴」 등의 논문과 『그로테스크의 몸』(공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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