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존재의 목소리

지음 김석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2년 5월 30일 | ISBN 9791167371799

사양 변형판 130x190 · 160쪽 | 가격 9,900원

시리즈 배반 인문학 14 | 분야 인문

책소개

“불안은 ‘나다움’의 상실을 경고하는 존재의 목소리이다”
불안의 새로운 가능성과 긍정성을 발견하는 인문학

크게는 코로나바이러스나 사회 갈등처럼, 작게는 내일 치러야 할 시험이나 면접처럼 삶은 늘 우리에게 불안을 가져다준다. 우리는 불안을 두려워하며 불안에서 벗어나려 애써보지만, 예기치 못한 불안 요소는 삶 곳곳에 잠복해 있어 느닷없이 찾아온다. 이처럼 불안은 나 자신, 타자,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영향을 주고받는 데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감정이다. 배반인문학 열 네 번째 책 《불안, 존재의 목소리》는 이러한 삶의 불편한 동반자인 ‘불안’을 ‘불안장애’나 ‘이상심리’로 규정하여 배제하려는 의학과 심리학의 관점을 비판하며, 철학과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불안을 다스리고 그 안에서 긍정성과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인문학적 시도를 보여준다.
저자는 불안을 무기력함,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번아웃 등 신체적·정신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문제적 감정으로 여기고, 불안에 시달리는 것을 ‘정신장애’로 규정하는 의학적 관점이 개인의 특수성을 무시한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관점은 불안의 부정적인 영향에 집중하여 불안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증상의 완화와 불안의 제거에만 집중할 뿐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불안이 개개인의 특수성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이해하고, 불안을 안고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철학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처럼 불안을 삶에 공기처럼 스며드는 필연적인 감정으로 보고, 불안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인문학적 방법을 다방면으로 탐구한다.

 

불안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다
의학적 관점을 넘어 개인적·사회적 치유의 관점으로
현대 의학에서 불안은 치료의 대상이 되는 ‘불안장애’로 다루어진다. 불안장애는 고통스러운 불안이 계속되어 이를 감소시키기 위해 부적응 행동이 지속되는 것으로, 공황장애, 각종 공포증, 강박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이 포함된다. 불안장애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이른바 《DSM》에서 정의한 ‘증상’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동일한 불안 증상을 보인다고 하여 마음 상태 역시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동일한 불안장애는 같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인가? 불안을 바라보는 의학적 관점은 증상과 치료라는 도식에 얽매여 개인의 고유성이나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며, 증상의 완화를 곧 치료로 인식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1980년까지 동성애를 정신장애로 규정했을 만큼 《DSM》의 기준은 불완전하며, 정신장애를 규정하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역시 역사적·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즉 불안을 단순한 ‘질병’으로 규정해 치료의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 증상 너머의 개인이 지워질 수 있다. 그보다는 개인의 삶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진단을 내려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신분석학의 관점과 불안 증상을 극복하고 이후의 삶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인문학적·철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나아가 불안은 오롯이 개인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감정이 아니다. 개인의 불안은 경쟁 지상주의나 물질 만능주의 같은 사회 풍조, 전염병이나 경기침체 같은 사회 문제 등으로부터도 발생하므로, 불안을 심층적·구조적인 시야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즉 개인이 느끼는 불안의 긍정성을 살리고 부정적 요소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문제를 개선하고 개인과 사회 사이의 불화를 조정하는 사회적 차원의 치유가 필요하다.
불안은 나를 속이지 않는 솔직한 목소리다
불안에 귀 기울이며 나다운 삶을 되찾기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라캉은 불안을 ‘(나를) 속이지 않는 유일한 정동affect’이라고 표현했다. 이때 ‘정동’이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감정’과 외부의 타인이 관찰할 수 있는 ‘정서’, 그리고 신체와 무의식의 상태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즉 우리는 불안을 통해 자신의 삶이 고통스럽다고 느끼거나(감정) 타인과의 관계에서 두려움을 느끼며 움츠러드는(정서) 순간을, 옴짝달싹할 수 없는 무기력과 자기 비하감에 휩싸이는 순간을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순간들은 모두 ‘나다움’이나 ‘고유성’의 실현을 방해하는 위기이며, 이처럼 불안은 우리가 우리의 본질을 잃어갈 때 경종을 울리는 내면의 목소리다.
불안은 욕망의 주체가 되고 있지 못한 상태를 나타내는 징후이기도 하다. 현실에 아무런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무미건조한 관성적 삶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중요한 업무를 성공적으로 해내거나 갈등을 극복하여 관계가 더 깊어지는 순간에, 즉 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극복했을 때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낀다. 불안이 사라진 상태는 욕망에 필요한 결여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자신이 욕망을 지니지 못한 상태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은 불안이 지니는 경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나다움을 회복하고 욕망에 충실한 삶을 찾아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안을 두려워하며 이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다스려야 한다. 불안의 긍정적 에너지를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기 욕망의 주인이 되고 불안을 행복의 원천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불안은 병이 아니다
나의 꿈 이야기
불안의 사회적 치유를 위하여

1장 불안은 병이 아니다
멘탈이 무너지고 있다?
심리 문제의 의료화
정신장애란 무엇일까?
주관적 고통이 척도

2장 정상과 비정상
정신장애의 등장
뇌 지도가 우리 마음을 설명할 수 있을까?
문명 속의 고통
증상은 사람의 고유성

3장 불안과 우울
일상 속에 있는 불안
불안장애가 아니라 불안
불안과 우울
불안의 긍정성

4장 불안시대, 불안사회
현대 사회의 불안
환상이 무너지고 있는 한국사회
헬조선에서 불안사회로 가는 한국
개인이 고갈되는 사회

5장 치료에 대하여
불안과 불안장애
의학적 치료
의학적 관점 비판과 개별 인간 중심 치료
정신분석 치료
공동체 관계 맺기가 치료

6장 건강한 자아와 행복을 위하여
불안에 대한 이해와 행복의 실현
개인 측면의 노력: 주체적 치료
불안을 에너지로 삼기
애도를 통한 욕망의 발견
사회 측면의 노력: 무조건 공감이 아니라 상호 인정이 중요
연대와 협동의 공동체적 관계를 향해

나가며
불안은 파르마콘과 같은 것이다
나의 욕망을 찾기 위한 홀로서기

참고문헌

작가 소개

김석 지음

프랑스 파리8대학 철학과에서 자크 라캉의 욕망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철학아카데미, 고려대, 시립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2012년부터 건국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신분석 개념과 철학을 접목해 한국 사회의 집단 심리와 사회, 문화 현상을 분석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인문학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신장애, 일탈과 범죄 등 사회 병리적 주제를 분석하면서 사회 통합을 위한 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중 강연과 활발한 집필을 통해 학문적 성과를 사회로 환원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것에도 열심이다. 지은 책으로 『에크리: 라캉으로 이끄는 마법의 문자들』 『무의식에로의 초대: 프로이트&라캉』 『인문학 명강 서양 고전』(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문자라는 증서: 라캉을 읽는 한 가지 방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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