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불안과 트라우마를 포착하는 잊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

밤, 네온

원제 Night, Neon

지음 조이스 캐럴 오츠 | 옮김 이수영

발행일 2023년 10월 13일 | ISBN 9791167373595

사양 변형판 130x190 · 468쪽 | 가격 17,000원

책소개

평범한 일상에서 섬뜩한 인간 존재의 밑바닥으로
삶의 불안과 트라우마를 포착하는
잊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

“불면의 아홉 밤을 선사하는 완벽한 레시피.” _커커스리뷰

미국 문학의 아이콘이자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어온 조이스 캐럴 오츠의 단편집 《밤, 네온》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13권으로 출간됐다. 오츠는 장편소설, 단편소설을 비롯하여 시, 에세이, 비평 등 문학 전 분야에 걸친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미국 사회의 모습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 인종차별, 여성 혐오 등의 갈등을 다양한 형식으로 다뤄왔다. 《밤, 네온》은 그러한 작가의 정수를 담은 작품 아홉 편을 모은 소설집으로, 미국 사회의 위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다 충격적인 결과를 맞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모아놓은 태피스트리다. 일상적 요구가 어떻게 존재를 그 한계까지 밀어붙이는가에 대한 이 이야기들은 미국의 정체성을 적나라하고 정직하게 탐구한다.

악몽 꾸는 타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서늘하고 사적인 아홉 편의 수수께끼

커커스리뷰는 《밤, 네온》에 대해 “어떤 이야기보다도 ‘악몽’이라는 말이 어울린다”라고 썼다. 평범하게 시작되어 한순간에 끔찍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악몽처럼,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장면으로 시작해 서서히 괴이하고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귀가하는 길에 우회 표지판을 만나 길을 따라가다가 사고가 난 후, 도움을 청하기 위해 낯선 집에 불쑥 들어가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우회하시오〉와 친구 병문안을 위해 오래전에 살던 도시로 돌아왔다가 어딘가 익숙하지만 낯선 남자를 따라 홀린 듯 그의 작업실로 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원한다는 것〉과 같은 작품이 특히 그렇다. 지극히 평범한 것 같았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표면에 생긴 사소한 균열이 서서히 벌어지며 그 아래에 있던 어둡고 섬뜩한 밑바닥을 드러낸다.
그러나 일상에서 비일상으로의 이 이동은 실제 비현실적 또는 초현실적 세계로의 이동이 아니라 형식에 의해 생기는 비현실감에 따른 것이다. 늘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맞는 이상적인 목소리와 형식을 찾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인다는 작가는 화자의 의식 속을 넘나드는 독특한 서술 기법으로 매력적인 악몽들을 만들어낸다. 기이한 상황을 맞닥뜨린,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한 인물들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의식의 흐름은 때로 초현실적인 곳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차의 시간’에 그런 상념들이 떠오른다. 낮과 밤 사이에. 이 시간에는 더러운 감방에 갇혀 있지 않고 스트라우츠밀 로드를 따라 자유롭게 나아가고 있으니까. 그는 픽업트럭을 몰고 있지 않다. 축축한 풀밭에 엎드려 있다. 포획자들을 따돌렸으며, 그는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다. 뱀의 교활함은 여성적 교활함이었지만 이제는 그의 것이 되었다. _296쪽, 〈고행〉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인물의 내면 묘사는 타인의 악몽 속보다도 한층 더 은밀하고 사적인 곳, 악몽을 꾸는 타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가 가석방을 신청하여 열린 공청회에서 청중을 향해 말을 거는 듯한 형식으로 쓰인 〈가석방 공청회〉나,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지른 재소자가 감옥 내에서 매일 스스로에게 매질을 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고행〉과 같은 작품에서 이러한 독특함이 두드러진다.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는 독자를 유사(流砂)처럼 괴이한 이야기들 속으로 끌어당긴다.

“실제 삶의 공포보다 더 끔찍한 픽션은 없다
우리를 습격해오는 우리 평범한 삶의 공포 말이다.”

그러나 비현실감을 자아내는 형식에 담긴 공포의 본질은 전혀 초현실적이지 않고, 심지어 별나거나 특이하지도 않다.

본질적인 공포는 삶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픽션은 삶의 거울이다. 실제 삶의 공포보다 더 끔찍한 픽션은 없다. 전쟁이나 폭력을 겪는 삶뿐만 아니라, 우리를 습격해오는 우리 평범한 삶의 공포 말이다. _《나이트메어매거진》 인터뷰 중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길을 잃는 것, 성적 끌림과 혐오를 동시에 느끼면서 낯선 남자와 대화하는 것, 혼자 사는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사회에서 혼자 살아가야만 하는 것, 가족을 두고 떠나버린 아버지를 대신하여 열다섯의 나이에 아픈 어머니의 보호자 노릇을 해야 하는 것,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버릇과 관계를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것 등, 삶에서 언제든 마주할 수 있는 이와 같은 일들이 한 존재를 한계까지 밀어붙였을 때 예상치 못한 형태로 새로이 생겨나는 공포가 《밤, 네온》의 모든 작품을 관통한다. 젠더, 인종, 계급 등으로 이루어진 미국 사회 위계 속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지 못한 이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어느 순간 일상과 상식의 선을 넘어 끔찍한 결과를 맞는 것이다. 이에 더해 평범해 보였던 꿈이 기이한 악몽으로 바뀌는 그 과정을 지켜보아야만 한다는 사실이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그 전환의 순간에 명백한 것 같았던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순식간에 뒤바뀌기도 하고, 애초에 가해와 피해의 경계 자체가 흐린 경우도 있는데, 이처럼 폭력이 향하는 방향과 폭력의 행위자가 불분명하다는 점 또한 아홉 편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공포의 속성이다.
당장이라도 우리 삶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라는 점과, 마주한 순간에도 그 형태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이 이야기들에 섬뜩함을 더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 편 한 편의 작품이 강렬하고 오래 남는 이유는, 그 공포의 근원이 매일을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우리의 불안과 트라우마, 혼란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의 악몽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허구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이 잊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불명료한 공포는 우리에게 아찔한 현기증, 기이한 비현실감과 함께 미묘한 슬픔과 연민을 남긴다.

■ 추천의 말

개인적으로, 또는 이념적으로 붕괴되기 직전에 있는 인간의 삶을 포착한 불안한 스냅숏 같은 아홉 편의 이야기. 조이스 캐럴 오츠 작품 세계의 축소판. _가디언

불면의 아홉 밤을 선사하는 완벽한 레시피. _커커스리뷰

공포의 본질은 무력감이고, 조이스 캐럴 오츠는 어떤 작가보다도 그 감각을 탁월하게 전달한다. _뉴욕타임스

목차

우회하시오 • 9
궁금한 • 53
미스 골든 드림 1949 • 119
원한다는 것 • 141
가석방 공청회 • 217
친밀감 • 233
고행 • 273
흡입 사용 설명서 • 301
밤, 네온 • 339

감사의 말 • 466

작가 소개

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

미국의 가장 위대한 동시대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시러큐스 대학 재학 중이던 19세 때 〈구세계에서〉로 대학 단편소설 공모에 당선됐다. 1964년 《아찔한 추락과 함께》로 등단한 이후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비롯해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해왔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1962년부터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1978년부터 프린스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으며, 현재도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부의 특훈교수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1967년 〈얼음의 나라에서〉와 1973년 〈사자(死者)〉로 오헨리상을 받았고, 1970년에는 《그들》(1969)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1996년 《좀비》로 브램스토커상, 2005년 《폭포》로 페미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검은 물》(1992), 《내 삶의 목적》(1994), 《블론드》(2000)로 퓰리처상 후보로 지명된 바 있으며, 특히 2004년부터는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 《흉가》 《카시지》 《카디프, 바이 더 시》 등이 있다.
《밤, 네온》은 미국 사회의 위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다 충격적인 결과를 맞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독창성으로 풀어낸, 섬뜩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아홉 편을 엮은 단편집이다.

이수영 옮김

연세 대학교에서 국문학으로 학사를, 비교문학으로 석사를 받았다. 편집자, 기자, 전시기획자 등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책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소설 《비하인드 도어》 《굿모닝 미드나이트》, 에세이 《국경 너머의 키스》, 여행기 《헤밍웨이의 집에는 고양이가 산다》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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