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캐롤 오츠를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게 한 바로 그 작품!

그들

원제 them

지음 조이스 캐롤 오츠 | 옮김 김승욱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5년 12월 17일 | ISBN 9788956609690

사양 변형판 150x210 · 720쪽 | 가격 18,000원

분야 국외소설

수상/선정 이동진의 빨간책방 추천 도서 / 리디북스 2월의 추천 작가

책소개

삶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섬세한 시선
사실과 환상의 정교한 교차를 통한 독창적인 플롯
오츠를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게 한 바로 그 작품!

 

가장 탁월한 동시대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
전미도서상 수상작

미국 현대문학을 이끄는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 《그들(them)》이 출간됐다. 오츠는 1960년대부터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썼으며,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 미국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비평가들은 오츠를 하트 크레인이나 시어도어 드라이저, 플래너리 오코너나 존 업다이크, 노먼 메일러 또는 나보코프, 보르헤스 등과 비견했고, 대중은 이 다작의 노장 작가에게 열띤 호응을 보였다. 오츠는 비평적 찬사와 대중적 인기 모두를 거머쥐면서 가장 탁월한 동시대 작가로서 자리매김했다.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그들》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경제 집단을 다룬 연작 ‘원더랜드 4부작’에 속한다. 오츠의 방대한 작품 세계에서 “독창성과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대표작이 되었다. 오츠는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을 두고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 기록”이라 설명하는데, 환상적 진실과 시대적 사실이 결합된 양식임을 알려주고 있다.
1969년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강력한 현실성과 핍진성을 발휘하는 《그들》은 1937년 여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격동의 삶을 살아낸 한 가족의 연대기를 서술한다. 지리멸렬한 삶의 한가운데 던져진 젊은 엄마 로레타 웬들,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는 그녀의 아이들 모린과 줄스의 삶에 대한 열망과 분투를 생생히 그려내며 사랑, 계급, 인종, 도시 문제 등을 탁월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현대 영미소설 가운데 최고의 성취를 이뤄냈다.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격동의 삶을 살아낸 한 가족의 연대기

《그들》은 확실히 미국식 모험가들의 집안인 웬들 일가의 연대기다. 꿈 많은 16세 소녀 로레타가 어린 연인에게 처녀성을 잃고, 오빠가 쏜 총탄에 다시 그 어린 연인을 잃고, 절망에 빠진 겨우 몇 시간 만에 남편을 얻기까지, 바로 그 전날 밤에 시작되는 이 이야기에는 곧바로 숨이 막힐 것 같은 긴박감이 있다. _〈발문〉, 708쪽

《그들》은 “전형적인 미국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거의 날마다 벌어지는 살인과 강간, 방화 등의 폭력, 성과 인종 및 세대 간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파헤친 작품이다. 도시 빈민의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한 가족이 적나라한 현실을 그려 보이는 전형으로서 기능한다.
토요일 밤, 한 주의 고된 일상을 위로해줄 사랑의 열기로 들떠 있던 16세 소녀 로레타는 남자 친구 버니 멀린과 사랑을 나누지만, 다음 날 새벽 오빠 브룩에게 총을 맞은 버니의 시체를 곁에서 발견한다. 황망한 가운데 도움을 청한 경찰 하워드 웬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임신한 로레타는 당연한 수순인 듯 하워드와 결혼하여 웬들 일가가 된다. 믿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새롭고 안정적이지만 여전히 불행한 삶으로 발을 디딘 로레타에 뒤이어 줄스와 모린이 등장한다.
로레타의 아들 줄스는 진작부터 집에서 뛰쳐나가 디트로이트 변두리를 떠돌아다닌다. 줄스는 안전한 거리 환경과 적절한 공공 서비스, 단란하고 유복한 가정, 올바른 교육 및 양질의 노동 환경 등 모든 긍정적인 기회와 가치가 박탈당한 채 지속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와 돈, 도박, 희망 없는 사랑, “타오르는 불”로 상징되는 무의미한 폭력에 경도된다. 한때나마 성실한 삶을 살아가려던 줄스를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은 사랑의 욕망이다. 새로운 삶으로의 이행을 꿈꾸는 줄스에게 사랑이란 어쩌면 사회의 안전장치가 제거된 밑바닥의 사람들이 기대게 마련인 마지막 환상일 것이다. 그러나 줄스에게 총을 쏜 연인 네이딘이나 줄스 자신에게 사랑은 모든 생의 가치를 무화하는 것이었다. 줄스는 결국 마약을 하고 애인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등 타락을 하고,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기에 이르러서는 살인을 저지른다.
로레타와 마찬가지로 모린 또한 가정을 꾸림으로써 안정되기를 갈구한다. 딸인 모린은 줄스가 가졌던 부정적 환경에 더해 가사 노동과 가정 폭력의 희생양이 되기까지 했다. 그런 모린에게 잠시나마 위안이 되는 공간은 도서관이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끔찍한 현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상상의 도피처다. 그러나 고통에 찬 현실에서 벗어나는 길은 돈을 버는 일뿐이었고, 그녀가 택할 수 있는 수단은 매춘이었다. 이 때문에 가해진 무자비한 폭력에 모린은 거의 2년간 혼수상태에 빠져든다. 간신히 회복되어 현실로 돌아왔을 때 대학 수업을 듣고 난 그녀는 ‘현실’을 알지 못하는 문학 교수 ‘오츠 선생님’에게 항변하면서도 그가 누리는 중산층의 안정된 삶을 갈망한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제 인생에는 형태가 없습니다. 아무 형태도 없습니다. 밤에 혼자 누워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바로잡을 수 없는 증오, 형태를 부여할 수 없는 증오로 꿈틀거립니다. 상대 남자들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신을 내어주는 모든 여자들, 우리 모두는 겁에 질려 뱃속에 고통과 비슷한 미움을 품고 빨리 걷습니다. 그런 것에 대해 선생님은 무엇을 아세요? 선생님은 책을 씁니다. 아는 것이 무엇이기에? _469~470쪽

섬세한 시선에 의한 일상의 세밀한 기록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역사적 사실의 장으로 나아가다

소설 끝부분에서 모린은 대학 강사 랜돌프와 결혼해서 디트로이트 교외의 안전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토록 갈망해오던 안정된 가정을 꾸린 상태다. 하지만 줄스는 새로운 꿈을 좇아 서부로 떠나기로 하고 모린 앞에 나타난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 가족과 단호히 결별하겠다는 모린에게 줄스는 “하지만 모린, 너도 ‘그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야?”라고 되묻는다.

하지만 여기 이 집도 불에 타서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남자들이 다시 네 삶에 끼어들 수 있어, 모린. 널 다시 두들겨 패고 강제로 네 무릎을 벌릴 수 있어. 왜 안 되겠어? 세상에는 그런 일이 얼마나 많은데. _706쪽

작가가 여기에서 상기시키는 것은 이 소설을 읽는 우리 또한 ‘그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알 수 없는 삶의 비릿한 이면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섬세한 시선으로,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관계망 속에 위치한 독자를 호출한다.

《그들》이 쉽게 읽히는 대중 소설의 범주에서 벗어나 현대 영미문학사상 최고의 성취로 인정받는 이유는 역사의 수면에 떠오르지 않고 가라앉아 사라져간 일상의 작은 군상을 관찰하고 세밀히 기록함으로써 사적이고 내밀한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공적인 역사의 한 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목차

작가의 말

I. 침묵의 아이들
II. 내가 온 곳은 누구의 나라인가?
III. 오라, 내 영혼이여, 이미 오래전 시들어버린……

발문 | 조이스 캐롤 오츠

작가 소개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미국의 가장 위대한 동시대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시러큐스 대학 재학 중이던 19세 때 〈구세계에서〉로 대학 단편소설 공모에 당선됐다. 1964년 《아찔한 추락과 함께》로 등단한 이후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비롯해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해왔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1962년부터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1978년부터 프린스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으며, 2015년 현재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부의 ‘로저 S. 벌린드’ 특훈교수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1967년 〈얼음의 나라에서〉와 1973년 〈사자(死者)〉로 오헨리상을 받았고, 1996년 《좀비》로 브램스토커상, 2005년 《폭포》로 페미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검은 물》(1992), 《내 삶의 목적》(1994), 《블론드》(2000)로 퓰리처상 후보로 지명된 바 있으며, 특히 2004년부터는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978년부터 미국 학술원 회원으로서 2003년 문학 부문의 업적으로 커먼웰스상과 케니언리뷰상을, 2006년에는 시카고트리뷴 문학상을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대디 러브》, 《멀베이니 가족》, 《사토장이의 딸》 등이 있다.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그들》(1969)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경제 집단을 다룬 ‘원더랜드 4부작’에 속하는데,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1967), 《사치스러운 사람들》(1968), 《원더랜드》(1971)가 이 연작에 포함된다. 이후 오츠는 생생한 심리묘사와 사회 분석을 융합한 일련의 소설들을 통해 미국 사람들과 미국의 제도를 계속 탐구했다.

김승욱 옮김

성균관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뉴욕 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 과정을 수료하고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 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들》 《풀이 있는 여름별장》 《그리스 기행》 《19호실로 가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시간 밖으로》 《스토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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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서평
[소설리스트] 100년 뒤의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그들>은 1970년 전미도서상을 받은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으로 이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 기록’이라는 오츠의 말처럼 1937년 여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까지를 시대 배경으로 해서 역사의 이면에 숨은 사적이고 내밀하고 고통스러운 개인적 경험을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6세 소녀 로레타가 우여곡절(이라는 말로 요약하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끔찍하게) 끝에 웬들 가에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로레타의 딸이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모린이 문학교수인 ‘오츠 선생님’에게 하는 다음과 같은 말에서 그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제 인생에는 형태가 없습니다. 아무 형태도 없습니다. 밤에 혼자 누워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바로잡을 수 없는 증오, 형태를 부여할 수 없는 증오로 꿈틀거립니다. 상대 남자들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신을 내어주는 모든 여자들, 우리 모두는 겁에 질려 뱃속에 고통과 비슷한 미움을 품고 빨리 걷습니다. 그런 것에 대해 선생님은 무엇을 아세요? 선생님은 책을 씁니다. 아는 것이 무엇이기에?”
[김연수|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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