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처럼 개인적이고 체계가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오래 ‘조직 생활’을 했는지 의아하다는 세간의 평이 떠도는 가운데 이충걸은 《행복이 가득한 집》 《보그》 에디터를 거쳐 《GQ KOREA》 초대 편집장으로 18년 간 일했다.
서양문화의 첨병인 패션 잡지 안에서 언어 포함, 한국적 가치를 사수하는 이율배반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몇몇 사회 문화적 사안들에 나름대로 참견하는 한편,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전공을 배경으로 도시 생태학을 지속적인 지큐 콘텐츠로 다루었다. 첫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을 비롯, 인터뷰집 《해를 등지고 놀다》 외에 《슬픔의 냄새》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을 위하여》에 이르는, 일관되지 않는 산문집 몇 권을 썼다. <11월의 왈츠> <노래처럼 말해줘> <내 사랑 히로시마> <여덟 개의 엄숙한 노래> 같은 연극 대본도 썼는데 모두 배우 박정자와 작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