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년 1월 17일 영국 북부 요크셔주의 손턴에서 성공회 신부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론테의 딸로 출생했다. 위로 네 언니 마리아, 엘리자베스, 샬럿, 에밀리와 오빠 브랜웰이 있었다. 한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으며, 집안일을 돌봐주러 온 손위 이모 아래서 보살핌과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들과 함께 놀이처럼 글을 쓰던 앤은 1831년 샬럿이 로헤드 학교로 떠나고 나자 에밀리와 함께 가상 세계 ‘곤달’을 창조하여 이에 대한 산문과 시를 집필한다. 1835년 로헤드 학교의 교사가 된 샬럿을 따라 학생으로 갔던 에밀리가 향수병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앤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2년 후 심각한 병으로 앤 또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1839년 가정교사 일을 시작했으며 이때의 경험을 《아그네스 그레이》에 녹여낸다. 샬럿, 에밀리와 함께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이라는 필명으로 1846년에 시집을 발표한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인 1847년에 첫 소설 《아그네스 그레이》를, 그다음 해 6월에 두 번째 소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출간한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의 성공 이후 앤은 더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다짐하지만 1849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앤 브론테는 샬럿과 에밀리 브론테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브론테 자매 중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급진적인 글을 썼다는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특히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은 최초의 진정한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소설’에 오르며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 담론을 제시한다는 평을 받았다.